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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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터슨 - 소소하지만 행복한 일상, 詩가 되다 영화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패터슨, 아날로그 취향의 아마추어 시인

짐 자무쉬 감독의 2016년 작‘패터슨’은 패터슨 시의 시내버스 기사 패터슨(아담 드라이버)의 일상을 묘사합니다. 패터슨은 아내 로라(골쉬프테 파라하니 분), 애견 마빈과 함께 살아가며 취미로 시(詩)를 씁니다.

패터슨(Paterson) 시의 토박이 패터슨(Paterson)은 그의 고향이자 거주지와 이름이 같습니다. 패터슨 시는 미국 뉴저지 주에 위치한 인구 15만 명이 되지 않는 고즈넉한 소도시입니다. 차분한 주인공 패터슨은 이름 그대로 패터슨시를 상징하는 인물로 직접적인 의미의 작명입니다.

스마트폰은커녕 휴대전화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패터슨은 시는 노트에 펜으로 수기로 작성하는 아날로그적 인간입니다. TV나 라디오도 접하지 않습니다. 시내버스 운행 중에도 라디오를 틀어놓지 않습니다.

그가 저녁마다 마빈과 산책하다 들러 생맥주 한 잔을 기울이는 바 역시 TV가 없습니다. 바의 벽에는 패터슨 시와 관련된 20세기의 사진과 스크랩으로 가득합니다.

패터슨이 TV에 무관심하니 문화적 취향도 고풍스럽습니다. 극중에 언급되는 애봇과 코스텔로는 1940년대에 활동하던 개그 콤비입니다. 그들의 이름은 드니 빌뇌브의 SF 영화 ‘콘택트’에서 두 외계인의 이름으로 명명되기도 했습니다.

패터슨 부부의 주말 데이트에서 선택되는 영화는 1932년 작 고전 호러 ‘Island of Lost Souls’입니다. ‘우주전쟁’의 원작자로 유명한 H.G. 웰스의 소설 ‘The Island of Doctor Moreau’를 영화화한 것으로 말론 브란도, 발 킬머 주연의 1996년 작‘닥터 모로의 DNA’로 리메이크된 바 있습니다.

반복되는 일상 속 소소한 행복

점심시간마다 패터슨은 지역 명소인 파사익 강의 폭포 앞 벤치에 앉아 아내가 만든 컵케이크를 먹습니다. 그는 근무 중 승객들의 대화를 듣는 것도 즐깁니다. 우연히 만난 소녀의 참신한 자작시를 듣는 일도 그에게는 즐겁습니다.

패터슨의 아내 로라는 패터슨이 출근한 사이 커튼과 옷을 만들고 인테리어를 바꾸며 주말 장터에 내놓을 컵케이크를 준비합니다. 로라는 흑색과 백색으로만 자신의 옷과 인테리어는 물론 컵케이크를 제작해 독특한 미적 감각을 드러냅니다.

월요일 아침부터 그 다음 월요일 아침까지 일주일 동안 특별히 자극적인 사건이 없는 서사 전개는 ‘패터슨’의 주제의식을 상징합니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며 반복되는 일상의 아름다움과 소소한 행복을 부각시킵니다.

영상과 편집은 패터슨이 짓거나 읊는 시처럼 시적입니다. 서두의 월요일 아침 로라가 쌍둥이를 언급한 뒤 패터슨은 쌍둥이들이 자꾸만 눈에 띄는 등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을 반영하기도 합니다. 오락성을 갖춘 대중적 영화는 아니지만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삶은 계속된다

극중 최대 사건은 패터슨이 로라와 영화를 보러 나간 주말 저녁 마빈이 패터슨의 노트를 복구가 불가능하게 발기발기 찢어 놓은 것입니다. 초반에 로라가 패터슨에 노트의 복사본을 마련하자고 강권하지만 패터슨이 주말에 하겠다고 미루는 장면에서 불행은 예고됩니다.

하지만 패터슨은 그 다음 주 새로운 일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요일 오후 폭포 앞에서 우연히 만난 일본인 시인은 그에게 새 노트를 선물합니다. 패터슨이 기존 노트를 잃은 낙담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를 쓰는 삶이 계속될 것을 암시합니다. 일본인 시인은 ‘앙 단팥 인생 이야기’에서 주연을 맡았던 나가세 마사토시가 연기했습니다.

아담 드라이버, 카일로 렌과 정반대 연기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타이틀 롤을 맡은 배우 아담 드라이버입니다. 그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와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에서 성마르고 미성숙한 악역 카일로 렌을 연기했습니다.

하지만 ‘패터슨’에서 그는 카일로 렌과는 정반대로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으며 분노도 삭일 줄 아는 내성적이고 섬세한 인물을 연기합니다.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주연을 맡았던 배우들 상당수가 스타워즈 이외의 영화로는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징크스를 아담 드라이버가 떨쳐낼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극중에서 패터슨은 자명종을 맞추지 않고도 오전 6시 15분을 전후한 시간에 기상합니다. 침대 옆에는 그의 군 복무 시절 사진이 있습니다. 군 복무 시절을 거치며 규칙적인 생활이 습관화되었다는 암시입니다. 아담 드라이버가 2001년부터 2004년까지 4년 간 미 해병대에 복무했던 경력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극중 패터슨의 식성은 아담 드라이버의 체구와는 어울리지 않는 측면이 있습니다. 패터슨은 아침 식사는 우유에 만 시리얼이 전부이고 점심은 컵케이크로 때웁니다. 군것질은 하지 않으며 입도 짧은 편입니다. 패터슨이 소위 ‘초식남’임을 강조하기 위한 설정으로 보이지만 한눈에 보기에도 거구인 189cm 신장의 근육질 아담 드라이버와는 어울리지 않아 비현실적입니다.

패터슨의 또 다른 가족 마빈은 브리티시 불독 넬리가 연기했습니다. 패터슨의 일상을 아름답게 빛내는 것은 물론 관객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마빈이지만 넬리는 ‘패터슨’의 촬영이 종료된 뒤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엔딩 크레딧 말미에서 넬리의 명복을 빕니다.

브로큰 플라워 - 외로운 중년 사내의 로드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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