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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 시리즈 최악, 지루-산만 영화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레아(캐리 피셔 분)가 이끄는 저항군 함대는 퍼스트 오더를 따돌리지 못해 전멸 위기에 처합니다. 레이(데이지 리들리 분)는 최후의 제다이 루크(마크 해밀 분)와 조우해 가르침을 청하지만 루크는 냉담합니다. 카일로 렌(아담 드라이버 분)은 레이와 대화를 시도합니다.

‘최후의 제다이’가 더 나았을 것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는 서두의 자막(opening crawl) ‘Episode VIII’이 제시하듯 정규 시리즈 8번째 영화입니다. 그간 스타워즈 시리즈는 한국에서 개봉되며 부제는 ‘제다이’, ‘시스’, ‘포스’, ‘클론’ 등 전문 용어를 제외하면 한글로 번역되었습니다.

하지만 ‘Star Wars The Last Jedi’는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로 한글이 배제된 채 번역되었습니다. ‘한글 번역’의 원칙과 전통을 이어가 ‘스타워즈 최후의 제다이’가 되었다면 비장함과 긴박감을 부여하는 부제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제국의 역습’ 강하게 의식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직후의 시간을 묘사합니다. 레이가 루크를 찾아가 제다이가 되기 위한 수련을 받는 사이 레아가 이끄는 저항군은 제국군의 후예 퍼스트 오더에 추격당합니다. 시퀄 삼부작 중 두 번째 영화답게 줄거리부터 오리지널 삼부작 두 번째 영화이자 시리즈 최고 걸작 ‘스타워즈 에피소드 5 제국의 역습’을 크게 의식합니다.

최후의 제다이 루크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5 제국의 역습’에서 자신이 요다의 파다완이 되기 어려웠듯이 레이도 제자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습니다. 결국 레이는 루크의 가르침을 받지만 ‘스타워즈 에피소드 5 제국의 역습’의 루크의 수련에 비하면 극히 짧은 시간이며 그 가르침 또한 양적으로 적습니다. 과연 레이가 무엇을 배웠을지 의문입니다.

레이의 마음을 잡아끄는 존재는 루크가 아니라 카일로 렌입니다. 헬멧을 박살내고 맨 얼굴로만 등장하는 카일로 렌은 레이에게 자신과 함께 할 것을 요구합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5 제국의 역습’의 클라이맥스에서 다스 베이더가 루크에게 자신과 함께 할 것을 요구하는 전개와 동일합니다.

루크와 카일로 렌의 과거도 조명됩니다. 카일로 렌이 루크를 공격한 이유는 루크가 카일로 렌의 위험성을 예견하고 사전에 제거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이 장면에서 루크는 초록색 라이트세이버를, 카일로 렌은 파란색 라이트세이버를 사용합니다.

레이, 출생의 비밀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5 제국의 역습’의 최대 반전은 다스 베이더가 루크에게 자신이 그의 아버지 아나킨 스카이워커임을 밝히는 장면이었습니다. 루크의 출생의 비밀이 드러나며 영화 역사상 최고의 반전 중 하나로 꼽히는 명장면이자 명대사(“I Am Your Father”)로 유명합니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서 압도적 포스를 자랑했던 레이의 출생의 비밀은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에서도 중요한 소재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캐릭터 중 레이와 혈연이 있는 인물은 없으며 부모가 레이를 팔았다고만 밝혀집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험’에서 밝혀진 아나킨의 어머니 시미의 ‘처녀 수태’에 비견되는 설정을 맥 빠지게 제시합니다.

후속편이자 시퀄 삼부작의 최종편에서 새로운 반전이 제시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이래 기대감을 부풀려온 레이의 출생의 비밀은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에서는 차마 반전이라고 말할 수조차 없습니다.

스노크 맥없이 퇴장

설정 상의 의문이 해결되지 않은 또 다른 캐릭터도 퇴장합니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서 퍼스트 오더의 수프림 리더이자 홀로그램으로만 등장했던 스노크는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에는 실체를 드러냅니다. 그는 제다이 혹은 시스와 같은 염력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스노크는 카일로 렌의 배신으로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합니다. 방심의 결과이지만 허망하기 짝이 없습니다. 제다이도 시스도 아닌 그가 어떻게 염력을 사용할 수 있는지도 규명되지 않은 채 어처구니없이 퇴장합니다.

레이와 마찬가지로 스노크의 과거도 여전히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최고 악역의 미미한 퇴장은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를 맥 빠지게 만드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루크도 맥없이 퇴장

타이틀 롤 최후의 제다이에 해당하며 엔딩 크레딧에도 그를 연기한 마크 해밀의 이름을 가장 먼저 올리듯 루크는 클라이맥스에서 포스의 힘을 앞세워 공간을 초월해 마치 실체를 갖춘 듯 등장합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6 제다이의 귀환’ 이후 영화상으로는 처음으로 루크와 레아가 재회합니다.

루크는 퍼스트 오더의 대부대를 홀로 막아선 채 카일로 렌과 결투를 벌이지만 저항군 탈출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자 죽음을 맞이하듯 소멸합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의 오비완, ‘스타워즈 에피소드 5 제국의 역습’의 요다와 같은 최후입니다.

클라이맥스의 루크가 실체가 아니라는 점은 라이트세이버를 통해 암시됩니다. 그에 앞서 레이와 카일로 렌의 대결에서 파란색 라이트세이버가 파손되는데 클라이맥스에서 루크가 파란색 라이트세이버를 들고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미 파손된 라이트세이버를 수리도 하지 않고 레이로부터 건네받지도 못한 채 루크가 들고 나왔다는 점에서 그가 ‘가짜’임을 유추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후속편에서 루크는 포스의 영으로 재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레이는 파란색 라이트세이버를 수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습니다.

요다, 루크 바보 만들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의 가장 놀랄 만한 등장은 요다입니다. 레이가 루크의 곁을 떠나자 요다는 포스의 영으로 루크의 앞에 나타납니다.

루크가 고이 보관하고 있던 제다이의 고서를 요다는 모두 불태워 버립니다. 제다이의 전통과 명성에 더 이상 연연하지 말 것을 주문합니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가 가장 강조하는 주제의식인 ‘제다이와 시스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상징적 장면입니다.

하지만 포스의 영이 물리적 방화가 가능한 묘사는 상당한 논란거리가 될 듯합니다. 설득력이 떨어지는 설정이기 때문입니다.

루크는 제다이 마스터이지만 요다로부터 지팡이로 이마를 얻어맞는 등 파다완 취급을 받습니다. 제자 카일로 렌이 잠든 사이 살해하려 했던 미숙한 대처와 레이와 카일로 렌의 ‘대화’를 눈치 채지 못했다는 점에서 루크는 파다완 취급을 받아도 할 말이 없습니다.

클라이맥스에서 잠시 힘을 발휘하지만 루크의 정신과 성숙도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6 제다이의 귀환’으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현재까지 전혀 향상되지 않은 듯합니다. 그는 선대의 제다이 마스터들과는 달리 깨달음은 깊어지지 않았고 카리스마도 보유하지 못한 채 괴팍한 늙은이가 되었을 뿐입니다.

캐리 피셔는 죽고 레아는 살아남다

지루한 152분의 러닝 타임 중 몇 안 되는 인상적 장면 중 하나는 레아가 시리즈 사상 최초로 포스를 제대로 사용하는 장면입니다. 퍼스트 오더의 습격으로 레아가 탑승한 전함의 함교가 직격당해 ‘스타워즈 에피소드 6 제다이의 귀환’과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 등장했던 아크바르 제독 등 저항군 수뇌부가 몰살당합니다.

이때 레아는 함교 밖 우주 공간으로 내팽개쳐집니다. 지난해 11월 60세를 일기로 사망한 캐리 피셔가 이렇게 퇴장하나 싶었지만 레아는 포스를 발휘해 전함으로 되돌아와 구조됩니다. 후반부에는 부상을 털어낸 채 정상적으로 거동합니다.

엔딩 크레딧은 캐리 피셔의 명복을 빌지만 레아는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에서도 생존했습니다. 과연 후속편에서는 레아를 어떻게 등장시키고 어떤 귀결을 부여할지 궁금합니다.

로즈, 흐름 끊는 천덕꾸러기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의 새로운 캐릭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은 로즈(켈리 마리 트랜 분)입니다. 로즈는 핀(존 보예가 분)과 콤비를 이뤄 퍼스트 오더의 추적을 피할 수 있는 열쇠가 되는 인물을 찾아 나섭니다. 그들은 베니치오 델 토로가 연기한 DJ와 조우합니다.

로즈는 핀을 사랑하기에 레이와 삼각관계가 형성됩니다. 로즈는 할리우드 영화이자 가족 영화인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에서 일본식 가미카제를 미화하지 않는 역할의 의미도 있습니다.

제다이가 될 레이는 결혼은 물론 연애도 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어 핀에게 새로운 인연을 맺어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로즈의 등장 장면은 늘어지며 재미가 없습니다. 로즈의 등장 장면마다 서사의 흐름은 심하게 단절됩니다.

선남선녀 배우 존 보예가와 데이지 리들리에 비해 아시아계 여배우 켈리 마리 트랜은 외모가 너무도 평범합니다. 배우는 물론 캐릭터로서의 매력도 떨어져 감정 이입이 되지 않습니다. 왜 아시아계 캐릭터만 외모의 차별을 받아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할리우드가 지닌 아시아계 여성 외모의 스테레오 타입이라는 편견이 작용한 캐스팅이 아닌가 의심스럽습니다.

아시아 시장을 의식해 아시아계 여배우가 출연해야 했다면 보다 매력적인 배우에게 로즈 역할을 맡겼어야 합니다. 로즈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험’의 자자 빙크스와 같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할 우려마저 있습니다.

BB-8 외 캐릭터들 미미해

핀을 로즈와 짝지우면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참신한 장면이었던 핀의 라이트세이버 격투 장면은 아무런 단서가 되지 못합니다. 핀이 제다이로 각성할 가능성은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에서 소멸됩니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서 미미한 등장 끝에 죽은 듯했던 캡틴 파스마(그웬돌린 크리스티 분)는 핀과 잠시 대결을 벌이지만 예고편에서 보여준 액션이 사실상 전부입니다. 이번에는 캡틴 파스마가 진정한 죽음을 맞이한 듯합니다. 번쩍거리는 화려한 외양에 비하면 두 편의 영화에서 참으로 카리스마도, 비중도 없던 캐릭터였습니다.

오리지널 삼부작의 기존 캐릭터도 거의 활용하지 못합니다. C-3PO, R2-D2, 츄바카는 비중이 거의 없습니다. C-3PO는 특유의 비관적인 촌철살인 대사를 기억에 남기지 못하며 R2-D2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의 레아의 홀로그램을 재생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츄바카는 루크의 거처의 문을 부수는 것 외에는 역할이 없습니다.

유머를 책임졌던 이들의 역할이 대폭 감소하면서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는 웃을 수 있는 장면이 대폭 줄어들며 지루함이 증폭될 뿐입니다. 단지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탄생시킨 디즈니의 아들 BB-8만이 각본 및 연출의 총애를 받을 뿐입니다.

전사한 아크바르 제독과 달리 ‘스타워즈 에피소드 6 제다이의 귀환’과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니엔 넌은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에도 등장해 건재를 과시합니다. 저항군 절멸 위기 속에서도 그는 결말에서 핀과 대화를 나누며 후속편을 기약합니다. 하지만 파일럿인 그가 단 한 번도 출격하지 않은 연출은 의아합니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서 상당한 비중이었던 에이스 파일럿 포(오스카 아이삭 분)는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서두의 X윙 파이터 액션 장면을 제외하면 사실상 무의미해집니다. 포는 함 내에서 동분서주하지만 단지 말로만 해결하려 합니다. 잠시 동안의 선상반란과 그 실패는 실소를 유발할 뿐입니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에 처음으로 등장한 부제독 홀도(로라 던 분)는 인내심을 앞세웁니다. 하지만 퇴장을 제외하면 그녀의 등장 장면마다 서사는 답답한 제자리걸음을 반복합니다. 로즈가 부정했던 가미카제를 홀도가 실행에 옮겨 저항군이 생존한다는 점에서 한 편의 영화로서 이념의 일관성을 상실합니다.

카일로 렌은 여전히 카리스마가 없으며 전혀 성장하지 못합니다. 단지 권력욕만 앞세울 뿐입니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부터 언급된 렌 기사단은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까지 등장하지 않습니다. 과연 렌 기사단의 실체는 존재하는지 궁금합니다.

스노크와 캡틴 파스마가 퇴장하면서 퍼스트 오더 캐릭터는 카일로 렌과 헉스 장군(도널 글리슨 분)만이 남았습니다. 참으로 썰렁한 악역 구성입니다. 오리지널 삼부작의 다스 베이더와 팰퍼틴의 구성에 비하면 발끝에도 못 미칩니다.

제다이-시스 경계 허물기?

서두의 함대전 장면과 스노크 말살 이후 레이와 카일로 렌의 격투 장면이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의 액션의 사실상 전부입니다. 나머지 액션 장면들은 분절적이어서 감흥이 없습니다.

새로운 메카닉 중에서도 인상적인 것은 없습니다. 감독 라이언 존슨이 연출과 각본의 참혹한 총체적 실패를 노출한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는 시리즈 사상 최악의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프리퀄 삼부작은 유치해도 재미는 있었습니다. 전편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오리지널 삼부작을 충실히 모방했지만 오락성은 손색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는 제다이와 시스의 구분을 초월한다는 모호한 개념에 얽매이다 뜬구름도 잡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선악 구도를 완전히 극복한 것도 아닙니다.

새로운 시도를 높이 평가하기에는 오락성이 너무나 떨어집니다. 스타워즈 시리즈 사상 이토록 재미없는 영화는 처음입니다. 저항군을 끊임없이 위기로 몰아넣는 듯하지만 관객은 긴박감을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와 마찬가지로 존 윌리엄스의 음악 중 귓가에 남는 새로운 테마곡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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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퍼 - 소설 보는 듯 인상적 SF, 아쉬운 연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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