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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 2049 - 데커드는 레플리컨트인가? 영화

※ 본 포스팅은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블레이드 러너 2049 IMAX - 전편에 충실한 속편, 농축된 여운 남겨’와 ‘블레이드 러너 2049 IMAX - ‘진짜’와 ‘가짜’, 경계는 무엇인가?’에 이어

죽음의 키스

‘블레이드 러너 2049’의 흑막은 월레스(자레드 레토 분)입니다. 그는 타이렐 사의 마지막 비밀인 레플리컨트 간의 생식의 비밀을 손에 넣으려 합니다. 레플리컨트 간에 생식이 가능하면 굳이 제작을 하지 않고도 ‘노예’ 레플리컨트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데커드(해리슨 포드 분)와 레이첼(숀 영 분)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의 행방에 집착하는 이유입니다.

월레스는 러브(실비아 혹스 분)의 앞에서 방금 탄생한 여성형 레플리컨트(샐리 함센 분)가 임신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메스로 배를 베어 살해합니다. 죽음 직전 월레스는 여성형 레플리컨트에 입을 맞춥니다. ‘죽음의 키스’입니다.

클라이맥스에서 러브는 주인공 K(라이언 고슬링 분)와 사투를 벌이는 와중에 메스로 치명타를 가한 뒤 입을 맞춥니다. K에 대한 호감의 표현으로 볼 수 있으나 월레스로부터 배운 ‘죽음의 키스’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블레이드 러너 2049’에는 살인 도구로 메스가 자주 등장합니다. 서두에 등장하는 새퍼(데이브 바티스타 분)도 K에 저항할 때 메스를 활용합니다. 새퍼는 과거 참전 경험이 있는 의무병으로 메스를 항상 휴대합니다. 월레스 역시 레플리컨트로 규정한다면 레플리컨트는 유난히 메스를 즐겨 사용합니다.

새퍼와의 격투 후 상처를 입은 K에 국장(로빈 라이트 분)은 “치료비는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K가 새퍼를 처단하는 임무를 마치고 기준선 테스트를 통과했을 때도 치료비가 아닌 ‘보너스’가 주어집니다. (K는 보너스로 홀로그램 조이(아나 디 아르마스 분)를 언제든지 휴대할 수 있는 애메네이터를 구입합니다.)

K는 새퍼와의 격투에서 메스에 찔린 상처 치료를 접착제로 합니다. 레플리컨트는 어느 정도의 자상은 접착제로 복원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데커드는 레플리컨트인가?

전편 ‘블레이드 러너’의 주인공 데커드의 레플리컨트 여부는 오랫동안 논란거리가 되어 왔습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데커드가 레플리컨트라고 설명했지만 매우 함축적인 영화였던 ‘블레이드 러너’에 대한 해석은 분분할 수밖에 없습니다.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 데커드와 레이첼 사이에서 태어난 딸 안나(칼라 주리 분)의 존재로 인해 데커드는 레플리컨드로 확정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데커드가 인간이라면 레플리컨트 레이첼과의 사이에서의 임신 및 출산은 레플리컨트 간의 생식이 아니게 되기 때문입니다.

데커드가 인간이라면 안나는 레플리컨트가 아니라 ‘혼혈’이 됩니다. 인간과 레플리컨트의 혼혈은 너무도 복잡한 철학적 문제를 안고 있기에 시리즈 두 번째 작품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 다루기는 버거운 소재입니다. 레플리컨트 간의 임신 및 출산만으로도 충분히 철학적인 접근이 가능한 만큼 데커드는 인간이 아니라 레플리컨트로 보는 편이 타당합니다.

LA의 ‘벽’

국장이 언급하는 대사 중에는 자신들, 즉 LA 경찰은‘벽’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합니다. 벽은 LA의 경계선에 세워진 물리적 벽을 일컫는 듯합니다. 클라이맥스에서 K와 러브가 혈투를 벌이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LA의 벽은 오프월드로부터 LA로의 레플리컨트 잠입을 막기 위한 용도로 세워져 있습니다. 즉 인간과 레플리컨트에 대한 계급 차별을 상징하는 벽입니다. LA 경찰과 그에 소속된 블레이드 러너는 ‘차별을 위한 벽’, 즉 ‘차별의 질서’를 지키는 체제 수호자입니다. 자유로운 인적 교류를 막는다는 점에서는 냉전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과 한반도의 휴전선, 그리고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추구하는 멕시코 국경 장벽을 빗댄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국장과 K의 대화는 레플리컨트에 대한 인간의 인식을 드러냅니다. “너(K)는 그것 없이도 잘 살았어”, “무엇 말입니까?”, “영혼”이라며 국장은 레플리컨트가 영혼이 없는 존재로 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 레플리컨트는 물론 홀로그램에도 영혼은 있습니다. 인간이 레플리컨트에 영혼이 없다고 규정하는 것은 그들을 고분고분한 노예로서 착취하다 언제든지 폐기처분하기 위함입니다.

인간은 레플리컨트가 영혼이 없는 ‘껍데기’라며 ‘Skinjob’,‘Skinner’등으로 부르며 멸시합니다. 하지만 레플리컨트의 육체인 인공적 껍데기 안에는 영혼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블레이드 러너’의 지대한 영향을 받은 ‘공각기동대 Ghost in the Shell’의 제목을 풀이한 ‘껍질 속의 영혼’이 연상됩니다.

인간도 비참한 디스토피아

레플리컨트를 노예로 삼고 있지만 인간의 삶은 윤택함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조가 거주하는 비좁은 아파트에는 인간과 레플리컨트가 뒤섞여 거주합니다. (아파트 맞은 편 대형 전광판의 화장품 광고에는 “안녕히 계세요”, “숨을 내쉬고…”등의 느릿느릿한 한국어가 여성 목소리로 들립니다. ‘블레이드 러너 2049 IMAX - 전편에 충실한 속편, 농축된 여운 남겨’에서 언급했던 한글 ‘버블티’ ‘행운’ 외에 ‘독수리 바’, ‘라면’ 등의 한글 간판도 보입니다.) 고아원에는 인간 어린이들이 유아 노동과 인신매매에 내몰립니다.

고아원 주변 쓰레기장의 일련의 무리가 K를 공격하자 러브는 위성 미사일로 K를 구출합니다. K를 이용해 레플리컨트 생식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함입니다. 러브는 한가하게 손톱 손질을 받으며 음성으로 공격을 지시합니다. 인공위성과 드론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해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도 대량 살상이 가능해진 현대전을 풍자합니다.

서두에 등장하는 K의 식사는 곤약과 같은 샐러드인데 조이는 그 위에 햄버거와 감자튀김 홀로그램을 곁들여 대조를 이룹니다. 샐러드가 맛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인공적으로 제작된 동물조차 귀한 만큼 고기는 비싼 음식일 것입니다. 따라서 곤약과 같은 음식물의 원료는 새퍼가 재배하는 단백질 공급원, 벌레일 수도 있습니다. K는 새퍼가 만든 마늘 조림은 먹으려 하지 않습니다.

후속편 가능성은?

K는 자신의 목숨을 내던져 데커드와 안나의 부녀 상봉을 주선했습니다. 하지만 데커드 부녀는 월레스 사는 물론 프레이사의 저항 조직으로부터도 쫓기는 신세입니다. 저항 조직의 대규모 봉기를 오프 월드와 접목시켜 데커드 부녀를 출연시킨다면 후속편 제작은 얼마든지 가능할 듯합니다. ‘블레이드 러너’와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 오프 월드는 대사 속에서만 언급되었을 뿐 한 번도 실제로 등장한 적은 없습니다.

문제는 ‘블레이드 러너 2049’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실패했다는 점입니다. 만 75세의 해리슨 포드가 더 늙기 전에 후속편이 나와야겠지만 ‘저주받은 걸작’의 운명을 밟은 두 편의 영화를 감안하면 시리즈 세 번째 영화가 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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