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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 극장판 - ‘내레이션-결말’도 걸작의 진가는 못 가려 영화

※ 본 포스팅은 ‘블레이드 러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극장판과 디렉터스 컷의 차이

리들리 스콧 감독의 1982년 작 ‘블레이드 러너’는 필립 K. 딕의 1968년 작 SF 소설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을 꿈꾸는가?’를 영화화했습니다. 서기 2019년 LA를 배경으로 복제인간 레플리컨트를 처단하는 블레이드 러너를 묘사합니다. 블레이드 러너 데커드(해리슨 포드 분)는 레플리컨트 로이(루트거 하우어 분) 일당을 차례로 처단하지만 레플리컨트 레이첼(숀 영 분)과 사랑에 빠집니다.

‘블레이드 러너’의 극장판은 1982년 극장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버전입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1992년 재편집해 개봉한 디렉터스 컷과는 차이가 분명합니다. 디렉터스 컷을 상징하는 유니콘 장면은 극장판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데커드 역시 레플리컨트라는 암시는 극장판이 훨씬 약화되었습니다.

데커드는 레플리컨트가 사진에 집착한다며 납득하지 못하지만 정작 그의 아파트의 피아노 위에는 온갖 사진들로 가득합니다. 그도 레플리컨트라는 단서입니다.

결말도 다릅니다. 디렉터스 컷은 데커드와 레이첼이 데커드의 아파트에서 탈출을 감행하는 엘리베이터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그들이 탈출에 성공했는지 여부는 관객의 상상에 맡겨 여운을 남깁니다.

반면 극장판은 엘리베이터 장면 뒤에 추가 장면을 삽입합니다. 두 사람이 탁 트인 대자연을 자동차로 달려 탈출 성공을 명시합니다. 러닝 타임 내내 제시된 암울한 LA와는 대조적 공간적 배경을 제시하는, 지극히 할리우드적인 해피엔딩입니다.

극장판과 디렉터스 컷의 가장 큰 차이는 내레이션의 유무입니다. 극장판은 데커드의 내레이션이 삽입되었지만 디렉터스 컷은 내레이션이 없습니다. 리들리 스콧은 당초 내레이션 없이 영화를 완성했지만 초기 시사에서 난해하다는 이유로 부정적 반응이 주를 이루자 내레이션을 급조해 삽입했습니다.

하지만 로이의 죽음 직후에 ‘왜 나를 살려줬는지 모르겠다’는 데커드의 내레이션이 삽입되어 산통을 깨는 등 내레이션은 작품에 대한 관객의 몰입과 상상을 방해합니다. 리들리 스콧은 디렉터스 컷에서 내레이션을 모두 들어냈습니다.

저주받은 걸작

비록 디렉터스 컷에 비해 부정적 평가가 많은 감독판이지만 왜 ‘블레이드 러너’가 ‘저주받은 걸작’으로 인정받아왔는지는 분명하게 입증됩니다. 색채, 조명, 미술, 세트, 분장, 의상, 편집으로 구현된 압도적 영상이 뿜어내는 매력은 내레이션과 해피엔딩 등의 약점들도 가리지 못합니다.

‘블레이드 러너’가 제시하는 몽환적 아름다움은 암울함에서 비롯됩니다. 서기 2019년의 LA는 환경오염으로 인해 매연이 자욱하며 끊임없이 비가 내립니다. 거의 모든 장면이 밤입니다. 리들리 스콧은 제작비 절감을 위해 기존 세트를 재활용하면서도 새로운 시공간적 배경을 제시하기 위해 밤을 배경으로 비와 연기를 활용하는 영리함을 발휘했고 그 결과 ‘암울한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미래의 대도시 LA’가 탄생했습니다.

데커드의 아파트까지 파고드는 탐조등은 ‘블레이드 러너’의 세계관이 감시 사회라는 복선입니다. 블레이드 러너가 레플리컨트 발견 시 체포하는 것이 아니라 즉시 사살하는 잔혹한 처사도 탐조등과 상통합니다. 데커드와 레이첼의 탈출이 결코 해피엔딩으로 귀결되기 어려울 것을 암시하기도 합니다.

서기 2019년의 LA는 아시아적 요소로 가득합니다. 거리와 상점에는 동양인으로 가득합니다. 한자와 일본어 간판, 일본 전통 의상을 착용한 일본인 여성이 등장하는 대형 광고 영상 등은 ‘블레이드 러너’를 시작으로 이후 숱한 SF 영화들에 영향을 줍니다. 노란색 대형 쓰레기차에는 ‘수수께끼 사업’이라는 한글도 보입니다.

숱한 광고판 중에는 코카콜라, 아타리, 팬암 등의 브랜드도 보입니다. 개봉 당시를 풍미했던 아타리는 쇠락했고 팬암은 파산했습니다.

레플리컨트, 인간보다 더욱 인간적인

이질적 존재 레플리컨트는 미국 사회의 여전한 사회 문제인 이민자를 상징합니다. ‘블레이드 러너’는 불법 이민자를 처단하는 주인공을 묘사하지만 실제 미국 사회의 이민자인 아시아적 요소들로 극중의 LA는 가득합니다. 작품 내적으로 블레이드 러너가 레플리컨트를 모두 처단할 수 없다는 암시이자 궁극적으로는 미국 사회가 이민자를 배척할 수 없다는 정치적이며 사회적인 주제의식의 반영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레플리컨트는 대사에서 언급되듯 인간보다 더욱 인간적입니다. 데커드 역시 레플리컨트로 가정한다면 사랑에 빠진 모든 이들은 레플리컨트입니다.

로이는 자신을 창조한 타이렐(조 터켈 분)을 살해합니다. 인조인간을 창조해 창조주에 도전하는 인간과, 인조인간이 자신을 창조한 인간에 도전하는 전개는 리들리 스콧 감독이 최신작 ‘에이리언 커버넌트’에서 반복합니다.

로이는 악역이지만 결말에서 자신의 연인을 살해한 데커드의 생명을 구하고 숭고한 죽음을 맞이합니다. 디테일의 차이는 있지만 로이가 데커드를 살려주고 죽음을 맞이하는 귀결은 극장판과 디렉터스 컷이 동일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메말라가는 인간의 감수성을 레플리컨트에 빗대어 비판합니다. 진정한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 질문한다는 점에서 ‘블레이드 러너’는 철학적입니다. 루트거 하우어의 압도적 카리스마는 로이가 죽음을 맞이하는 영화사에 빛나는 명장면을 통해 완성됩니다.

데커드는 첫 번째 대상인 레플리컨트 조라(조안나 캐시디 불)를 등 뒤에서 발포해 살해한 직후 조라의 연인 레온(브라이언 제임스 분)과의 대결에서 일방적 수세에 몰려 죽음 일보 직전까지 직면합니다. 조라를 살해한 뒤 데커드의 어두운 표정을 통해 양심의 가책을 느껴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데커드의 양심은 그가 레플리컨트임을 암시하는 또 다른 요소입니다.

데커드는 로이의 연인 프리스(다릴 한나 분)도 살해하는데 데커드가 살해하는 레플리컨트는 모두 비무장의 여성형입니다. 데커드는 할리우드 영화의 전형적 주인공과는 달리 비겁합니다.

후속편 ‘블레이드 러너 2049’ 개봉

‘블레이드 러너’가 제시했던 미래상인 2019년과 현재인 2017년은 거의 동시대입니다. 극중의 화상 통화와 사진 확대를 통한 단서 찾기는 구현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행 가능한 자동차 ‘스피너’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으며 레플리컨트와 같은 인조인간 제작은 아직도 먼 미래입니다.

‘블레이드 러너’의 35년만의 후속작 ‘블레이드 러너 2049’가 정식 개봉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만일 데커드가 레플리컨트라면 그의 수명은 4년인데 어떻게 2049년까지 살아남아 나이를 먹고 늙었는지부터 설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블레이드 러너 파이널 컷 - 장르적 전복을 통해 탄생한 SF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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