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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당한 사람들 - 미묘한 여심, 호기심에서 위선으로 영화

※ 본 포스팅은 ‘매혹당한 사람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남북전쟁이 한창인 남부 버지니아에 부상당한 북군 탈영병 존(콜린 패럴 분)이 교장 마사(니콜 키드먼 분)의 기숙여학교에 오게 됩니다. 마사와 교사 에드위나(커스틴 던스트 분), 그리고 알리시아(엘르 패닝 분)를 포함한 5명의 여학생은 청일점 존을 끊임없이 의식합니다.

7명 여심의 변화, 섬세하게 묘사

영화‘매혹당한 사람들(원제 ‘The Beguiled ’)’는 토마스 P. 컬리넌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소피아 코폴라 감독이 각색, 제작, 연출을 맡았습니다. 돈 시겔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1971년 작에 이은 두 번째 영화화이지만 소피아 코폴라 감독은 여성 감독답게 존이 아닌 7명의 미묘한 여심에 초점을 맞춰 어떻게 변화하는지 섬세하게 묘사합니다.

남북전쟁 3년차에 남부 기숙여학교에 등장한 북군 탈영병의 존재는 금남구역인 여성들만의 공동체에 나타난 남성이라는 점에서 신화적입니다. 성적 긴장감을 야기하는 이러한 설정은 신화는 물론 최근 개봉된 슈퍼히어로 영화 ‘원더우먼’에도 활용된 바 있습니다. ‘매혹당한 사람들’은 존에 매혹된 7명의 여자들을 뜻합니다.

음향에 대한 의존도 커

숲속에 위치한 마사의 학교에는 새소리와 벌레소리 등 음향이 부각되는 자연친화적 공간이지만 멀리서는 포성과 포연이 끊이지 않아 여자들을 긴장시킵니다. 북군이 들이닥치지 않는지 여학생들이 돌아가며 망을 봅니다.

존이 등장한 이후 등장인물들의 성적 긴장감은 나무로 된 바닥에서 나는 삐거덕대는 소리를 통해 상징됩니다. 전쟁을 시간적 배경으로 하지만 실제 전투 장면 묘사가 없으며 대화 속에서도 전투가 거의 언급되지 않는 ‘매혹당한 사람’의 공간적 배경 및 긴장감은 상당 부분 음향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등장인물의 숫자가 적고 대부분이 실내 장면이라는 점에서 ‘매혹당한 사람들’은 연극적입니다.

인물의 과거 설명 아껴 이채

인간을 움직이는 동기는 물론 그 인간을 설명하는 요소 중 하나는 과거입니다. 하지만 ‘매혹당한 사람들’은 등장인물들의 과거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습니다.

존은 아일랜드 출신으로 300달러를 받고 대리 입대했지만 그 외의 세부적 신상은 설명되지 않습니다. 정원사 일에 능숙하지만 과거 직업이 정원사였는지는 입에 올리지 않습니다. 결혼 여부도 언급되지 않습니다.

존은 여자들을 상대할 때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직감적으로 파악해 환심을 사는 바람둥이입니다. 마사와 에드위나는 물론 알리시아까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능수능란함을 갖췄습니다. 하지만 그의 언변은 지나치게 섬세하고 능수능란해 19세기적이 아니라 21세기적입니다. 시대상에 어울리지 않게 세련된 것이 영화적으로 옥에 티입니다.

마사는 사랑하는 사람이 참전했다고는 하지만 그가 남편인지 연인이지는 설명하지 않습니다. 의학에 상당한 지식은 지닌 것은 물론 절단 수술까지 감행하나 과거 어떤 경력을 통해 의술을 갖추게 되었는지 설명되지 않습니다.

에드위나는 차분하고 냉정한 인물인 듯하지만 실은 열정과 불만을 숨기고 있습니다. 기숙학교를 가장 떠나고 싶어 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에드위나의 잠재된 열정과 욕망은 다리 절단 뒤 폭력적으로 돌변한 존과의 섹스를 통해 해소됩니다. 하지만 에드위나가 존의 다리 절단의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에 두 사람의 섹스는 이상 심리의 결과로 보여 뜬금없습니다.

알리시아는 5명의 여학생 중 최고 연장자로 보이며 공부에 무관심한 대신 존에 대한 호기심으로 모자라 직접 행동에 나설 정도로 도발적입니다. 알리시아와 존의 스킨십이 영화 전체의 서사와 분위기를 급반전시키는 원인입니다.

북군에 대한 유일한 경계심을 드러내며 음악적 재능이 있는 제인을 연기한 앵거리 라이스는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 주인공 피터가 재학중인 미드타운 스쿨의 학내 TV 방송의 진행자 베티로 출연한 바 있습니다.

위선 드러내는 교장

존은 자신의 다리 절단이 계획적이고 악의적이었다고 판단한 나머지 여자들에게 폭력적으로 돌변합니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마사와 학생들은 머리를 짜낸 끝에 자위적 차원에서 존을 살해하기로 결심합니다.

마사는 위선적 교장이자 비교육적 교사입니다. 학생들에게 교훈과 기도를 강조하는 크리스트교 신자이지만 결국 학생들을 이용해 존을 살해합니다. 마사가 교육자로서 일말의 양심이 있었다면 존을 살해하더라도 학생들의 힘을 빌리지 않고 암암리에 해결하려 노력했을 것입니다. 마사는 학생들을 범죄에 동참시키고 살인을 가르친 셈입니다.

에드위나는 존과 섹스한 뒤에 식탁에서 그가 살해될 것을 알아차리고도 말리려 하지 않습니다. 존과의 섹스가 사랑이 아니라 육욕의 결과로 해석될 수 있는 행동입니다. 그에 앞서 존의 적극적 접근에 에드위나가 못 이기는 척 응한 이유도 존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학교로부터 탈출 욕구를 존이 실행으로 옮겨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존의 절단된 다리는 장례식과 같은 절차를 거쳐 나름대로 성스럽게 매장됩니다. 그러나 살해된 존의 시체는 어떤 기도나 장례식과 같은 절차도 없이 남군이 수거하도록 학교 앞 대문에 버려집니다. 다리는 소중히 다뤄지고 몸뚱이는 버려지는 두 개의 대조적 장면은 ‘매혹당한 사람들’을 상징하는 아이러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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