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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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Report 프로야구 필자, 전 스포츠조선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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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 - 1980년대 향수 물씬한 소년소녀 모험담 영화

※ 본 포스팅은 ‘그것’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7살 소년 조지(잭슨 로버트 스캇 분)가 비 오는 날 밖에서 놀다 실종되자 형 빌(제이든 리버허 분)은 트라우마에 사로잡힙니다. 빌이 리더인 루저 클럽의 소년들은 속출하는 실종 사건의 주범으로 피에로 페니와이즈(빌 스카스가드 분)를 지목합니다. 전학생 벤(제레미 레이 테일러 분), 왕따 여학생 베벌리(소피아 릴리스 분), 그리고 학교에 다니지 않는 소년 마이크(초슨 제이콥스 분)가 루저 클럽에 가세해 페니와이즈와 맞섭니다.

원작과는 다른 시간적 배경

스티븐 킹의 1986년 작 원작 소설을 영화화해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이 연출하고 정정훈 촬영 감독이 참여한 ‘그것’은 피에로의 공포와 싸우는 소년소녀들을 소재로 합니다.

원작 소설은 발표 당시에 근접한 1984년과 1985년을 현재로 설정하고 그로부터 27년 전인 1957년과 1958년을 과거로 설정해 소년소녀들의 사투를 묘사했습니다. 피에로 페니와이즈가 27년을 주기로 출몰해 소년소녀들을 납치하기 때문입니다.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의 ‘그것’은 1988년과 1989년의 소년소녀의 모험을 묘사합니다. 엔딩 크레딧 직전 제시되는 제목 ‘IT Chapter 1(‘그것’ 제1장)’을 통해 주인공들이 성장해 성인이 되는 후속편 ‘IT Chapter 2(‘그것’ 제2장)’을 기약합니다. 후속편에서는 1988년과 1989년의 27년 뒤로 현재에 근접한 2015년과 2016년을 배경으로 설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T.’부터 ‘캐리’까지

영화‘그것’은 1980년대에 대한 향수로 가득합니다. 소년소녀들이 거주하는 데리는 메인 주의 가상의 소읍으로 중산층이 유지되던 당대 미국 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두드러진 부자도 없지만 딱히 생계를 걱정하는 가난한 이도 없습니다.

소년소녀들은 자전거를 애용합니다. 1980년대를 상징하는 걸작 SF ‘E.T.’를 떠올리게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10대 초반 사춘기 소년소녀가 이질적 존재와 뒤엉키며 성장하고 사랑에 빠진다는 점에서는 ‘E.T.’에 대한 철두철미한 오마주 2011년 작 ‘슈퍼 에이트’를 연상시킵니다.

소년들이 집 근처로부터 모험을 출발해 위기에 빠지고 성장한다는 점에서는 역시 1980년대를 상징하는 청춘 영화 중 하나인 1986년 작 ‘스탠 바이 미’와 흡사합니다. 소년소녀 집단의 비현실적 모험이라는 점에서는 1985년 작 ‘구니스’를 연상시킵니다.

4명의 소년으로 시작한 루저 클럽은 비만 전학생, 왕따 소녀, 홈 스쿨 흑인 소년이 가세해 7명이 됩니다. 걸작 ‘7인의 사무라이’와 할리우드 리메이크 ‘황야의 7인’을 연상시키는 캐릭터 구성입니다.

베벌리는 학교 화장실에서 다른 여학생들로부터 오물을 뒤집어쓰더니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는 핏물을 뒤집어씁니다. 오물은 핏물로의 확장을 암시합니다. 호러 퀸을 연상시키는 전개로 ‘캐리’의 명장면 핏물 뒤집어쓰기가 연상됩니다.

‘에어울프’와 뉴 키즈 온 더 블락

세부적 요소들도 1980년대에 충실합니다. 여름 방학을 맞아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에 빠져 오락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소년이 있습니다. 당시 흑사병에 비견된 에이즈에 대한 공포가 대사에 반영되어 있으며 당대 최고의 스타 마이클 잭슨도 언급됩니다.

전학생 벤은 혜성처럼 등장한 아이돌 그룹 뉴 키즈 온 더 블락(New Kids on the Block)과 마찬가지로 ‘뉴 키드(New Kid)’로 불립니다. 벤은 첫눈에 반한 베벌리의 뒷모습에 뉴 키즈 온 더 블락의 히트송 제목‘Please Don't Go Girl’을 읊조리며 그의 방에는 뉴 키즈 온 더 블락의 포스터가 붙어 있습니다. 뉴 키즈 온 더 블락의 또 다른 히트송 ‘Hangin' Tough’가 잠시 삽입됩니다.

소년들의 티셔츠에는 TV 시리즈 ‘에어울프’의 에어울프와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의 톰이 그려져 있습니다. 루저 클럽을 괴롭히는 불량배의 리더 격 헨리(니콜라스 해밀턴 분)의 머리모양은 TV 시리즈 ‘맥가이버’의 주인공 맥가이버를 빼닮았습니다. 루저 클럽의 소년이 헨리 일당과 투석전을 벌이다 헨리의 머리 모양을 조롱하는 대사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루저 클럽 소년들의 촌티 나는 흰색 삼각팬티까지 1980년대에 충실합니다.

베벌리, 소년들을 이끄는 홍일점

지하실, 비 오는 날, 우비, 하수구, 마을 괴담, 폐가 등은 호러 장르의 클리셰이지만 ‘그것’은 첫사랑, 연애편지(엽서), 흡연, 이성에 대한 성적 호기심, 삼각관계, 첫 키스 등 성장 영화의 요소와 멋들어지게 조화를 이룹니다.

얼굴이 널리 알려진 배우는 거의 없지만 (페니와이즈 역의 빌 스카스가드는 피에로 분장으로 인해 본 얼굴이 거의 드러나지 않습니다.) 아역 배우들의 연기는 깜찍하고 귀엽습니다. 고어 장면이 양적으로는 많지만 그 잔혹도가 높지 않은 대신 유머 감각이 뛰어난 훌륭한 오락 영화입니다.

루저 클럽 홍일점 베벌리는 영화 전체를 이끌어가는 힘입니다. 베벌리의 존재는 빌과 벤으로 하여금 용기 있게 행동하도록 만드는 동기를 부여합니다.

성장 영화의 클리셰 중 하나로 통과의례를 상징하는 다이빙 장면에서 4명의 소년은 물에 뛰어들지 않고 쭈뼛거립니다. 이때 옷을 벗고 가장 먼저 뛰어드는 베벌리는 또래의 소년보다 소녀가 훨씬 조숙하고 대담함을 입증합니다. 가득한 주근깨와 단발머리는 베벌리의 보이시한 매력을 돋보이게 합니다. 베벌리 역의 소피아 릴리스는 향후 주목되는 배우입니다.

후속편 캐스팅부터 주목

성장 영화 혹은 청춘 영화가 대부분 그렇듯 ‘그것’도 소년소녀들의 부모와 기성세대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10대들의 실종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도 무능한 경찰은 하수구를 수색하려 하지 않습니다.

베벌리의 홀아버지 알빈(스티븐 보가트 분)은 외동딸 베벌리를 성적으로 학대합니다. 빌의 아버지 잭(제프리 폰셋 분)은 동생 조지에 대한 빌의 집착을 꾸짖습니다. 소년소녀가 부모를 비롯한 기성세대에 도움을 청할 여지는 없습니다. 누구도 사춘기 아이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베벌리의 집 화장실 세면대에서 분수처럼 솟아오른 핏물은 베벌리와 소년소녀들의 눈에는 보이지만 알빈에게는 보이지 않습니다. 페니와이즈의 존재도 소년소녀들에게는 보이지만 성인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듯합니다. 왜 페니와이즈가 소년소녀들만 노리며 소년소녀들에게만 보이는지에 대한 의문점은 후속편에서 규명될 듯합니다. 페니와이즈에 의해 소년소녀들이 공중에 띄워진 초자연적 현상은 어떻게 가능했는지에 대한 궁금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CG의 힘을 빌린 페니와이즈의 자유자재 변신은 ‘그것’의 가장 큰 시각적 쾌감입니다. 엔딩 크레딧 후 추가 장면은 없으나 페니와이즈의 웃음소리는 그의 생존 및 후속편을 암시합니다. 후속편은 소년소녀의 성인 버전으로 어떤 배우가 캐스팅될지 제작 단계부터 화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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