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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믹 블론드 - 액션-스타일 인상적, 첩보물로는 물음표 영화

※ 본 포스팅은 ‘아토믹 블론드’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베를린 장벽 붕괴를 앞두고 소련에서 암약 중인 서구 스파이의 리스트가 KGB 요원 바흐친(요하네스 하쿠르 요하네손 분)의 손에 들어갑니다. 냉전 해체가 무산될 것을 두려워한 MI6는 여성 요원 로레인(샤를리즈 테론 분)을 파견합니다. 로레인은 MI6의 지시에 따라 베를린 지국장 퍼시벌(제임스 맥어보이 분)과 함께 리스트를 확보하려 합니다.

동서 베를린 오가는 스파이 영화

‘아토믹 블론드’는 2012년 작 그래픽 노블 ‘The Coldest City’를 데이빗 레이치 감독이 영화화했습니다. 동서냉전의 상징인 독일 베를린의 장벽이 해체되기 직전 영국, 미국, 소련의 첩보전을 묘사하는 액션 스릴러입니다.

냉전을 전후한 시기의 첩보 영화라는 점에서 ‘아토믹 블론드’는 동종 장르의 다양한 영화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한겨울의 동서 베를린을 오가며 첩보 활동을 벌이는 서구의 주인공이라는 점에서는 ‘스파이 브릿지’를, 스파이 리스트를 둘러싼 각국 스파이의 대결은 ‘미션 임파서블’을 연상시킵니다.

스파이 영화의 전범의 반열에 오른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의식한 설정도 두드러집니다. 주인공이 냉전 시대의 MI6 요원이며 MI6의 수장이 C(제임스 포크너 분), 즉 ‘컨트롤(Control)’인 것은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와의 공통점입니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와 마찬가지로 MI6의 간부로 토비 존스를 캐스팅한 것도 의도적으로 해석됩니다. 두 작품 모두 토비 존스가 그다지 예리하지 못한 캐릭터인 것도 동일합니다.

C는 로레인에 임무를 부여하며 “아무도 믿지 말라(Trust No One)”고 경고합니다. 아무도 믿지 말라(Trust No One)’는 첩보 기관에 외계인 소재를 혼합한 ‘엑스 파일’ 의 명대사입니다. 참고로 로레인이 퍼시벌에 내뱉는 대사 “꺼져(Fuck Off)”는 퍼시벌을 연기한 제임스 맥어보이가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와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 프로페서X로 출연해 울버린과 주고받았던 대사이기도 합니다.

‘존 윅’과 ‘글로리아’ 합친 듯

스턴트맨 출신의 데이빗 레이치 감독은 만화처럼 과장되면서도 처절한 액션이 돋보였던 독특한 오락 영화 ‘존 윅’의 제작에 참여해 각광받은 바 있습니다. ‘아토믹 블론드’는 ‘존 윅’의 여성 버전 영화입니다.

주인공 로레인은 1980년 작 ‘글로리아’의 여주인공 글로리아처럼 장신과 금발 단발, 그리고 롱코트로 무장한 총잡이 여성으로 뭇 남성들과의 격투에서도 절대 밀리지 않는 강인함을 과시합니다. ‘매드 맥스 퓨리 로드’에서 퓨리오사를 연기한 샤를리즈 테론의 외형적 이미지는 ‘아토믹 블론드’에서 말쑥하게 바뀌었지만 강인함과 카리스마는 동일합니다. 얼음 욕조의 첫 등장 장면에서 샤를리즈 테론이 얼마나 사지가 길고 늘씬한 배우인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건물 액션부터 자동차 추격전까지 압권

액션의 클라이맥스는 리스트를 암기하고 있는 스파이글라스(에디 마산 분)와 함께 로레인이 동베를린을 탈출하는 장면의 건물 내 격투 장면입니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격투 장면은 힘이 넘치는 것은 물론 사실적이며 잔혹합니다. 손에 잡히는 대로 닥치는 대로 쥐고 휘두르고 내던지며 찔러 제이슨 본 시리즈로부터 진화한 액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롱 테이크로 연출되었다는 점에서도 연출 및 촬영, 그리고 편집 과정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는 명장면입니다.

건물을 빠져 나온 뒤에는 차량 추격전 장면으로 쉬지 않고 이어지는 압권입니다. 이 장면에는 ‘라라랜드’의 파티 장면에 커버곡으로 활용된 ‘I Ran (So Far Away)’의 A Flock of Seagulls가 부른 원곡이 삽입됩니다.

‘아토믹 블론드’는 의상과 영상 등이 돋보이는 액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스파이 영화의 측면에서는 서사, 트릭, 반전 등이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습니다. 의문의 첩보원 사첼의 정체는 극중의 등장인물 숫자가 많지 않은 만큼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배신자의 정체도 딱히 궁금증을 유발하지 못합니다. 액션의 막간에 삽입되는 스파이 놀음이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소피아 부텔라 - 틸 슈바이거, 이미지 변신

바흐친에 리스트를 빼앗기고 살해된 MI6 요원 개스코인(제임스 하그레이브 분)은 로레인의 과거 연인이었다는 설정입니다. 하지만 극중의 현재 시점에서 로레인은 남자가 아닌 여자와 사랑에 빠집니다. 상대는 프랑스의 초보 요원 라살(소피아 부텔라 분)입니다. 사실상 유일한 베드신은 로레인과 라살의 섹스 장면입니다. 로레인이 양성애자라는 설정은 그녀가 남성에게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 캐릭터임을 강조하기 위한 설정으로 해석됩니다.

소피아 부텔라는 ‘킹스맨’과 ‘미이라’에서 늘씬한 체형을 앞세워 카리스마를 과시한 바 있지만 ‘아토믹 블론드’에서는 정반대로 순진하고 이상적인 여성 요원을 연기합니다. 주인공 로레인이 강력한 캐릭터인 만큼 또 다른 여성 캐릭터 라살은 조연에 충실합니다. 영상 속에서도 165cm의 소피아 부텔라가 177cm의 샤를리즈 테론보다 왜소함을 강조합니다.

‘아토믹 블론드’에서 이미지 변신에 나선 또 다른 배우는 틸 슈바이거입니다. 그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등에서 거칠고 즉물적인 등장인물을 연기했습니다. 하지만 ‘아토믹 블론드’에서 틸 슈바이거는 과묵하며 신비스러운 고급시계상 겸 첩보원으로 등장합니다. 액션 장면과도 거리가 멉니다.

1980년대 분위기 물씬

시대적 배경인 1980년대를 상징하는 요소들도 가득합니다. 주로 당시의 팝음악을 활용합니다.

퍼시벌의 머리모양은 당시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삭발로 화제가 되었던 여가수 시네이드 오코너에 비견됩니다. 배경 음악으로는 1981년에 발표된 퀸의 ‘Under Pressure’와 1987년에 발표된 조지 마이클의 ‘Father Figure’가 삽입됩니다. 두 곡 모두 지금은 사망한 영국인이 불렀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휴대용 대형 카세트 플레이어가 소품으로 등장하며 브레이크 댄스와 클럽 열풍도 다뤄집니다. 1980년대 후반을 달군 샘플링 논란은 뉴스 화면으로 삽입됩니다.

오프닝 크레딧은 그래피트 스타일로, 엔딩 크레딧은 과거 PC의 폰트로 삽입됩니다. 극중에는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었던 게임 테트리스도 등장합니다. ‘전격 Z작전’의 주연이자 최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에 직접 출연했던 데비잇 핫셀호프도 대사에서 언급됩니다.

http://twitter.com/tominodije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