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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 거짓으로 쌓아올린 관계, 붕괴에 대한 공포 영화

※ 본 포스팅은 ‘프란츠’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약혼자 프란츠(안톤 폰 루케 분)를 잃은 독일인 여성 안나(폴라 비어 분)는 프란츠의 무덤에서 눈물짓는 프랑스인 아드리엥(피에르 니니 분)을 만납니다. 아드리엥은 프란츠가 파리에서 머물던 시절 친구였다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안나와 아드리엥은 망자를 추억하며 가까워집니다.

제1차 세계대전 패전 직후의 독일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프란츠’는 제1차 세계대전 직후 프랑스인 남성 아드리엥과 독일인 여성 안나의 미묘한 사랑을 묘사합니다. 아드리엥은 안나의 약혼자 프란츠의 친구였다고 주장하지만 실은 최전선에서 프란츠를 살해했음을 고백합니다. 아드리엥의 프란츠 살해는 반전이라 규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예상하기 쉽습니다.

전쟁을 배경으로 자신의 신분을 속인 남자가 짝을 잃은 여자에 접근해 가까워지는 전개는 16세기 실재했던 마르탱 게르 사건을 연상시킵니다. 마르탱 게르 사건은 ‘마르탱 게르의 귀환’과 ‘서머스비’ 등으로 영화화된 바 있습니다.

‘프란츠’의 긴장감은 역사적으로 오랜 견원지간인 독일과 프랑스의 관계에서 비롯됩니다. 아드리엥은 프란츠의 아버지 호프마이스터(에른스트 스퇴츠너 분)는 물론 크로이츠(요한 폰 뷜로 분) 등 프란츠의 고향마을 사람들에게 배척당합니다. 프랑스에 대한 강한 적개심으로 무장한 크로이츠(Kreutz)는 이름부터 향후 등장할 나치와 그 상징 하켄크로이츠(Hakenkreuz)를 연상시키는 작명이 아닌가 싶습니다. 크로이츠는 미래의 나치 당원입니다.

크로이츠는 안나에게 치근덕대며 아드리엥과 삼각관계를 형성합니다. 아드리엥의 앞에서 크로이츠는 독일군 군가의 제창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배타적 국수주의에 대한 비판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시선은 패전국 독일에만 비판적인 것은 아닙니다. 안나가 아드리엥을 만나기 위해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파리의 카페에서는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예즈를 즉석에서 합창합니다.

아드리엥의 가족 및 친지들과 안나가 식사할 때는 패전 확정 순간의 독일의 분위기를 질문하는 무례한 프랑스인 중년 여성도 있습니다. 프랑스인들은 승전에 대한 우월감으로 가득합니다. 독일인과 프랑스인의 서로에 대한 적개심과 배타적 국수주의는 데칼코마니처럼 대칭적입니다.

프란츠, 아드리엥, 안나는 각기 이웃나라에 대한 이해가 풍부하며 그 문화를 사랑하는 경계인이자 세계인으로 긍정적 인물상입니다. 예술을 사랑하는 프란츠와 아드리엥이 서로를 죽여야만 하며 전사자의 가족은 물론 생존자조차 불행하게 만드는 전쟁은 야만적입니다. 반면 크로이츠와 같은 국수주의자와 안나에게 독일 패전의 순간을 묻는 프랑스인 여성과 같은 우월론자는 부정적 인물상입니다.

‘프란츠’는 반전 의식이 뚜렷합니다. 심리적 국경이 희미해져 많은 이들이 교류하는 현재를 감안하면 전쟁이 얼마나 비극적 재앙인지 부각시킵니다. 더 나아가 현재 유럽의 우경화에 따른 이민자 배척에 대한 비판적 의식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습니다.

‘쥴 앤 짐’의 변주

프랑스 및 독일 청춘 남녀의 복잡한 사랑을 묘사했다는 점에서는 누벨바그를 대표하는 1961년 작 ‘쥴 앤 짐’의 변주처럼 보입니다. ‘쥴 앤 짐’의 여주인공 카트린을 연기한 ‘누벨바그의 여신’ 잔느 모로는 지난 7월 31일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프란츠’는 흑백 영상이 주를 이룹니다. 당대 재현과 더불어 누벨바그에 대한 오마주로도 읽힙니다. 독일과 프랑스를 연결하는 증기기관차와 그 기적소리는 20세기 초반을 상징합니다.

컬러 장면은 안나와 아드리엥의 등산 및 아드리엥의 수영, 그리고 바이올린 연주 등 몇몇 아름다운 장면에만 활용되었습니다. 인간의 행복한 기억은 찰나처럼 짧지만 반짝거린다는 연출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거짓으로 쌓아올린 관계, 그 붕괴에 대한 공포

‘프란츠’는 거짓으로 구성된 관계가 무너지는 것에 대한 공포를 반영합니다. 아드리엥은 프란츠를 살해한 잘못을 안나에 고백하지만 안나가 진정 아드리엥을 용서한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안나가 프랑스까지 아드리엥을 찾아온 이유는 아드리엥을 용서했기 때문이 아니라 아드리엥에 대한 사랑에 눈이 멀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에는 아드리엥의 약혼녀 파니(알리스 드 랑퀘생 분)가 있음이 드러납니다. 아드리엥의 어머니(시릴 클레어 분)는 안나가 아드리엥을 빼앗으러 왔다며 그 심리를 직감적으로 꿰뚫어봅니다.

안나가 아드리엥에 대한 사랑 때문에 거짓말을 하면서 프란츠의 부모는 아드리엥 자신이 알려지기를 바랐던 진실을 끝내 알지 못하게 됩니다. 언제 들통 날지 모르는 거짓말은 프랑소와 오종 특유의 미스터리에 긴장감을 부여합니다.

안나는 결말에서 새로운 사랑에 빠질 것이 암시됩니다. 안나 앞에 나타난 새로운 남자는 프란츠와 아드리엥의 외모를 반반 씩 닮았습니다.

중층적 매력과 신선한 전개가 돋보였던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에 비하면 ‘프란츠’는 긴장감과 참신함이 상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안나는 프란츠 전사 후에도 프란츠 부모의 집에 며느리처럼 머무는데 안나의 부모를 비롯한 가족이 등장하지 않으며 그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없어 의문을 남깁니다.

타임 투 리브 - 담담히 죽음에 이르는 여정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 - 복잡한 성적 취향, 팽팽한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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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Ryunan 2017/08/07 10:24 #

    두번째 문단 캐릭터 소개에 국적이 바뀐 듯 합니다.

    아드리앵이 좀... 뭐랄까요 뒤로 갈 수록 못났다 정도로 답답했습니다.
  • 디제 2017/08/07 13:13 #

    지적 고맙습니다.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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