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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 - 걸작 시리즈 중 최고봉 영화

※ 본 포스팅은 ‘다크 나이트’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초능력자 없는 슈퍼 히어로 영화

‘다크 나이트’가 재개봉되었습니다. 2008년 개봉 이후 9년 만입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 삼부작은 슈퍼 히어로 영화 역사를 통틀어 최고의 시리즈로 손꼽힙니다. ‘다크 나이트’는 삼부작 내에서도 최고봉입니다. 배트맨(크리스찬 베일 분)의 숙적 조커(히스 레저 분)가 등장해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물론 하비 덴트/투 페이스(아론 에크하트 분)까지 가세해 복잡한 삼자 구도를 형성합니다.

‘다크 나이트’는 슈퍼 히어로 영화이지만 초능력자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배트맨, 조커, 투 페이스 모두 초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들은 모두 정신이 육체를 과하게 지배하고 있는 인물들입니다.

배트맨은 부모의 불행한 죽음에서 비롯된 악과 범죄에 대한 증오로 인해 자경단이 되었습니다. 조커는 범죄를 이용해 쾌락을 얻는 인물로 돈에는 무관심합니다. 투 페이스는 범죄를 증오하지만 사랑하는 이를 잃고 자신의 무기력을 확인한 뒤 범죄자로 돌아섭니다.

조커는 배트맨이 자신과 같은 ‘괴물(Freak)’이라고 규정하며 동질성을 강조합니다. 광기에 사로잡힌 조커이지만 핵심을 꿰뚫고 있습니다. 살인을 하지 않는 배트맨은 조커를 죽이지 못하며 조커 또한 유희를 반복하기 위해 배트맨을 살해하지는 않습니다. 두 사람은 필생의 라이벌입니다.

결말 또한 조커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집니다. 조커가 원하는 결말은 자신이 체포되지 않는 일신상의 수준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대신 선에 대해 악이 승리하는 결말을 원합니다. 고담 시민들에게 정의의 상징으로 알려진 지방 검사 하비 덴트가 살인자 투 페이스로 돌변하면서 조커는 원하는 결말을 손에 넣는 듯합니다.

투 페이스가 죽자 고담 시민들이 하비 덴트의 정체를 알고 정의에 대한 신념을 완전히 상실할까봐 배트맨은 살인 누명을 스스로 뒤집어씁니다. 배트맨이 어둠의 기사, 즉 다크 나이트가 된 것입니다.

배트맨은 스스로의 희생을 통해 조커의 마지막 승리를 미약하게나마 차단합니다. 주인공이 패하고 악이 승리하는 결말은 역시 삼부작 중 두 번째 영화이자 시리즈 최고의 영화로 평가받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5 제국의 역습’과 유사합니다.

옥에 티

‘다크 나이트’에도 옥에 티는 없지 않습니다. 많은 이들이 지적하듯 전편 ‘배트맨 비긴즈’의 레이첼의 캐스팅이 케이티 홈즈에서 메기 질렌할로 바뀐 것은 어색합니다. 배트맨/브루스 웨인과 하비 덴트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삼각관계를 형성할 만큼 매력적인 여배우가 아닌 것도 약점입니다.

‘죄수의 딜레마’를 적용한 페리 장면도 사실성에 대한 의문을 남깁니다. 일반 시민들이 탑승한 페리와 재소자들이 탑승한 페리가 조커의 의도와 달리 모두 상대 배를 격침시키지 않아 둘 모두 살아남습니다.

실제 상황이 발생하면 과연 그럴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9.11 테러에 대한 미국인의 트라우마를 자극하지 않기 위한 시퀀스의 결말로 보이지만 설득력은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박제가 된 신화

그럼에도‘다크 나이트’는 슈퍼 히어로 영화가 아니라 하드보일드 느와르 스릴러로서도 손꼽히는 걸작임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꽉 차인 각본과 긴박한 연출로 인해 155분의 긴 러닝 타임 속에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조커의 경찰 호송차 습격 및 배트 모빌에서 배트 포드로의 변신 장면을 비롯한 자동차 추격전 장면은 클라이맥스입니다. 이 장면에서는 조커가 차량에서 내리는 시퀀스의 종반까지 배경 음악을 삽입하지 않아 크리스토퍼 놀란의 연출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습니다.

히스 레저의 비극적 사망으로 인해 ‘다크 나이트’는 박제가 된 신화가 되었습니다. 히스 레저의 조커는 단 한 편의 영화가 전부입니다. 지난해 개봉된 ‘수어 사이드 스쿼드’의 자레드 레토를 포함해 향후 모든 실사 영화의 조커는 히스 레저의 조커와 비교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DCEU의 방향성 결정

크리스토퍼 리브 주연의 슈퍼맨 4부작과 팀 버튼의 2부작을 포함한 배트맨 4부작만 해도 DC의 실사 영화는 결코 무거운 분위기만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진지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 나이트 삼부작 이후 ‘DC는 진지하고 어둡다’는 인식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DCEU(DC Extended Universe)의 방향성을 결정한 다크 나이트 삼부작입니다.

비록 배트맨의 주연 배우는 교체되었지만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역시 크리스토퍼 놀란이 구축한 다크 나이트 삼부작의 어두운 분위기를 계승하려 노력했던 듯합니다. 하지만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의 배트맨을 크리스찬 베일이 맡았다면 어울리지 않았을 것입니다.‘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의 배트맨은 슈퍼맨을 때려잡아야 한다는 살의에 사로잡히며 체구도 슈퍼맨에 결코 뒤지지 않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신장 182cm의 크리스찬 베일은 선이 가늘고 섬세하며 내적인 갈등에 항상 사로잡혀 있는 다소 왜소한 배트맨이었습니다. ‘슈퍼맨 살해’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192cm의 거구 벤 애플렉으로의 캐스팅 교체는 적절한 선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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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炎帝 2017/07/26 11:21 #

    듣기론 히스레저가 돌아가시지만 않았어도 라이즈도 꽤 걸작이 되었을텐데
    (3부에서도 조커의 비중이 컸다고 들었습니다.)
    3부가 2% 부족한 작품이 된 것도 결국 그의 빈자리가 컸던 탓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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