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포스팅은 ‘전쟁과 평화 2’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2’는 1806년부터 1812년까지를 묘사합니다. ‘전쟁’보다는 ‘평화’에, 특히 ‘사랑’에 방점을 둔 6년간의 전개입니다. 1805년 1년간을 포착했던 ‘전쟁과 평화 1’에 비해 훨씬 시간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쟁’의 비중이 적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사랑 때문에 금 간 우정
조연급 등장인물인 돌로호프와 아나톨이 일으키는 사랑의 파문이 ‘전쟁과 평화 2’의 처음과 끝을 점철합니다.
전반부는 돌로호프가 중심인물입니다. 피예르는 아내 옐렌이 바람둥이 돌로호프와 정을 통하자 돌로호프에 결투를 신청합니다. 결투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피예르는 예상을 뒤엎고 결투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돌로호프에 중상을 입힙니다. 러키펀치입니다. 결투에 입회한 니콜라이는 돌로호프를 보살핍니다.
돌로호프는 은혜를 원수로 갚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니콜라이를 사랑한 소냐에 청혼합니다. 니콜라이는 소냐와 당장 결혼하고픈 마음은 없으며 매춘부를 통해 성적 쾌락을 충족하는 것으로 암시되지만 그렇다고 소냐를 빼앗기고 싶지는 않습니다. 소냐는 니콜라이의 마음을 헤아리듯 돌로호프의 청혼을 거절합니다.
쾌락주의자 돌로호프는 복수를 위해 니콜라이를 도박판으로 끌어들여 거액의 빚을 지웁니다. 니콜라이는 자기혐오에 시달리면서도 빚을 갚기 위해 아버지에 손을 벌립니다.
두 사람의 또 다른 절친한 친구 데니소프도 니콜라이와 사랑으로 뒤얽힙니다. 데니소프는 니콜라이의 여동생 나타샤에 청혼하지만 거절당합니다. 데니소프는 큰 충격에 빠집니다. 니콜라이, 데니소프, 돌로호프의 우정은 금이 갑니다.
로스토프가의 3명의 여성 베라, 나타샤, 소냐는 대조적이며 뚜렷한 개성을 자랑합니다. 베라는 현실적이며 나타냐는 쾌활하고 소냐는 일편단심입니다.
10대 중후반이 된 나타냐는 미모가 빛이 나면서 여주인공으로 급부상합니다. 베라는 상대적으로 한미한 집안 출신의 근위대 장교 베르그와 결혼합니다. 베르그는 베라와의 결혼을 통해 한 밑천 잡으려 합니다. 결혼을 출세 및 치부의 수단으로 삼는 인간의 심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슷합니다.
생환일에 아들 얻고 아내 잃은 안드레이
아우스터리츠 전투에서 중상을 입은 안드레이는 전장에서 요절한 것으로 귀족 사회에 알려집니다. 하지만 안드레이는 아내 리자의 출산 당일에 가문의 영지 리시예 고리에 극적으로 귀환합니다.
인류 최고의 이야기꾼 중 한 사람인 톨스토이는 아내의 출산일에 때맞춘 주인공의 귀환으로 만족하지 않고 아내를 죽음으로 몰아 더욱 극적으로 마무리합니다. 리자는 아들 니콜루시카를 낳은 직후 사망합니다. 리자는 1권에서 사망한 베주호프 백작을 제외하면 죽음을 맞이한 최초의 중요 등장인물입니다.
안드레이의 아버지 볼콘스키 공작은 아들을 되찾고 손자를 얻은 날 며느리를 잃습니다. 전장의 죽음의 문턱을 경험한 뒤 허무주의에 빠지게 된 안드레이는 아내의 죽음으로 더욱 큰 허무감에 빠집니다. 그는 아들을 비롯한 가족 외에는 무관심해지며 전선에 복귀하려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볼콘스키 공작이 민병대 사령관에 취임해 후방 지원 임무를 맡게 되어 안드레이도 군무에 관여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안드레이는 실존 인물 스페란스키의 개혁을 잠시 돕지만 이내 그의 한계를 꿰뚫어봅니다. 안드레이는 당대 러시아의 정치, 사회적 한계를 직시하는 통찰력을 갖춘 인물의 표상입니다.
틸지트 조약의 이면
‘전쟁과 평화 2’에서 전쟁은 니콜라이의 눈높이를 통해 짤막하게 묘사됩니다. 그가 전선에 복귀했을 때 데니소프는 식량 보급 부족에 시달리는 부하들을 위해 아군의 군수 물자를 약탈해 군법 재판에 회부됩니다. 데니소프는 전투에서 총상을 입고 야전 병원에 입원합니다. 군법 재판을 피하기 위한 의도적 부상으로 읽힙니다.
니콜라이는 데니소프의 문병을 위해 야전 병원을 찾았다 평민 병사들의 시체마저 제대로 치우지 못하는 참혹한 현실을 마주합니다. 야전 병원은 러시아 계급 사회의 치부를 고스란히 반영합니다.
자신이 옳다고 믿으며 체면을 중시하지만 결국 사면을 원하는 데니소프의 부탁에 따라 니콜라이는 군 수뇌부를 찾아 틸지트로 향합니다. 틸지트에서는 양국 황제인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1세와 프랑스의 나폴레옹이 만나 조약을 맺고 강화합니다. 1807년 틸지트 조약입니다.
니콜라이는 최전선에서 전투에 내몰려 개처럼 희생되는 병사들과는 극히 대조적으로 적과 연회를 즐기며 희희낙락하는 아군 수뇌부를 보고 의구심을 피하지 못합니다. 니콜라이의 황제에 대한 충성심도 희박해집니다. 애꿎은 국민 다수를 희생시키는 소수 지배계급의 유희가 전쟁의 본질이라는 주제의식을 반영합니다.
‘전쟁과 평화 1’의 결말에서 중상을 입은 안드레이와 조우하는 장면에 처음으로 등장한 나폴레옹은 ‘전쟁과 평화 2’에서는 니콜라이의 시점으로 재등장합니다. ‘나폴레옹의 승마 솜씨가 서툴고 불안정하다’는 문장은 마치 톨스토이가 나폴레옹을 직접 목도한 것처럼 생생합니다. 사진이나 동영상이 없었으며 기록과 그림에만 의존했던 당대를 감안하면 톨스토이의 기술은 놀랍습니다.
프리메이슨에 대한 비판
돌로호프와의 결투 이후 더욱 극심한 우울에 빠진 피예르는 프리메이슨 활동을 통해 활로를 모색합니다. 약자를 도와 사회를 바로잡는 선행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찾으려 합니다. 절친한 친구인 피예르와 안드레이는 극도의 허무감이라는 공통분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프리메이슨은 귀족 친목 동호회에 지나지 않으며 피예르의 선행은 자족감을 위한 얼치기 시혜에 지나지 않음을 톨스토이는 꼬집습니다. 피예르의 프리메이슨 활동에 대한 안드레이의 일침은 톨스토이가 하고 싶은 말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톨스토이는 농노 해방에 대해 비판적입니다. 신분에 따라 고정된 직업이 당연하다는 봉건적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 의식도 작품 속에서 드러납니다. 대문호도 시대의 부조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안드레이와 나타샤, 미뤄진 결혼
‘전쟁과 평화 2’의 후반부를 장식하는 것은 안드레이와 나타샤의 사랑입니다. 보리스의 청혼이 나타샤의 어머니 로스토바 백작부인에 의해 거절된 뒤 나타샤는 안드레이와 사랑에 빠집니다. 안드레이와 나타샤의 무도회 장면은 ‘전쟁과 평화 2’의 클라이맥스입니다.
안드레이는 나타샤의 미모와 쾌활함에 반해 청혼합니다. 데니소프와 보리스의 청혼을 거절했던 나타샤의 어머니 백작 부인은 안드레이의 청혼을 승낙합니다.
하지만 볼콘스키 공작은 아들의 재혼에 불만을 터뜨리며 결혼을 1년 늦출 것을 주장합니다. 안드레이의 여동생 마리야 또한 자신과는 외모 및 성격이 대조적인 나타샤를 탐탁하지 않게 여깁니다. 안드레이는 아버지의 의향에 따라 해외에 홀로 나가 요양을 하며 1년을 기다립니다.
떠나기 전 안드레이는 나타샤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피예르의 조언을 구할 것을 충고합니다. 사회적으로는 벼락부자 기인 취급을 받는 피예르를 안드레이는 ‘황금 같은 마음씨를 지닌 사람’이라 평하며 절대적 신뢰를 나타샤에게 드러냅니다.
니콜라이와 나타샤 남매가 겨울 사냥과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제4부는 귀족적 삶에 대한 톨스토이의 예찬이 드러납니다. 여성이 사냥에 참가하는 일이 드물었던 당대에 나타샤는 사냥에 참가해 주위 사람들의 주목을 받습니다. 나타샤의 활달한 개성이 드러납니다. 하지만 나타샤의 내면에는 결혼을 앞두고 약혼자와 떨어져 있는 외로운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묻어납니다.
파혼, 그리고 새로운 시작
안드레이가 예견한 불행한 사태가 발생합니다. 아나톨이 나타샤의 마음을 빼앗아 사랑의 도피 행각을 계획합니다. 말썽쟁이 돌로호프가 아나톨을 돕습니다. 아나톨과 옐렌까지 쿠라긴가는 ‘악의 근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쟁과 평화 1’에서 마리야는 외모만 번지르르한 아나톨의 내면이 실은 공허하다는 본질을 꿰뚫어보고 청혼을 거절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나타샤는 아나톨의 본질을 직시할 만한 지혜와 분별력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나타샤는 아나톨이 해외에서 이미 결혼한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나타샤는 마리야에 편지를 보내 안드레이와의 파혼을 선언합니다.
나타샤의 도피 행각은 실행 일보 직전 소냐에 의해 좌절됩니다. 로스토프가에 입은 은혜를 소중히 여기는 소냐는 나타샤를 지키며 은혜를 갚습니다. 소냐는 여러모로 충성심이 강한 인물입니다. 피예르는 아나톨에 돈을 줘 페테르부르크를 떠나게 합니다. 사실상의 퇴출입니다.
뒤늦게 귀국한 안드레이는 파혼으로 인해 엄청난 상처를 입지만 절친한 피예르에게도 내색하지 않으며 자존심을 지키려 합니다. 안드레이가 매력적인 주인공인 이유는 그가 교만하리만치 자신감이 넘치며,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나이이기 때문입니다.
피예르는 나타샤를 위로하는 가운데 그녀에 대한 사랑을 느낍니다. ‘전쟁과 평화 3’에서 두 사람이 가까워질 것을 암시합니다.
전쟁과 평화 1 - 전쟁 둘러싼 인간의 어리석은 욕망
안나 카레니나 - 진 주인공은 레빈과 19세기 러시아 사회
http://twitter.com/tominodijeh

사랑 때문에 금 간 우정
조연급 등장인물인 돌로호프와 아나톨이 일으키는 사랑의 파문이 ‘전쟁과 평화 2’의 처음과 끝을 점철합니다.
전반부는 돌로호프가 중심인물입니다. 피예르는 아내 옐렌이 바람둥이 돌로호프와 정을 통하자 돌로호프에 결투를 신청합니다. 결투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피예르는 예상을 뒤엎고 결투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돌로호프에 중상을 입힙니다. 러키펀치입니다. 결투에 입회한 니콜라이는 돌로호프를 보살핍니다.
돌로호프는 은혜를 원수로 갚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니콜라이를 사랑한 소냐에 청혼합니다. 니콜라이는 소냐와 당장 결혼하고픈 마음은 없으며 매춘부를 통해 성적 쾌락을 충족하는 것으로 암시되지만 그렇다고 소냐를 빼앗기고 싶지는 않습니다. 소냐는 니콜라이의 마음을 헤아리듯 돌로호프의 청혼을 거절합니다.
쾌락주의자 돌로호프는 복수를 위해 니콜라이를 도박판으로 끌어들여 거액의 빚을 지웁니다. 니콜라이는 자기혐오에 시달리면서도 빚을 갚기 위해 아버지에 손을 벌립니다.
두 사람의 또 다른 절친한 친구 데니소프도 니콜라이와 사랑으로 뒤얽힙니다. 데니소프는 니콜라이의 여동생 나타샤에 청혼하지만 거절당합니다. 데니소프는 큰 충격에 빠집니다. 니콜라이, 데니소프, 돌로호프의 우정은 금이 갑니다.
로스토프가의 3명의 여성 베라, 나타샤, 소냐는 대조적이며 뚜렷한 개성을 자랑합니다. 베라는 현실적이며 나타냐는 쾌활하고 소냐는 일편단심입니다.
10대 중후반이 된 나타냐는 미모가 빛이 나면서 여주인공으로 급부상합니다. 베라는 상대적으로 한미한 집안 출신의 근위대 장교 베르그와 결혼합니다. 베르그는 베라와의 결혼을 통해 한 밑천 잡으려 합니다. 결혼을 출세 및 치부의 수단으로 삼는 인간의 심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슷합니다.
생환일에 아들 얻고 아내 잃은 안드레이
아우스터리츠 전투에서 중상을 입은 안드레이는 전장에서 요절한 것으로 귀족 사회에 알려집니다. 하지만 안드레이는 아내 리자의 출산 당일에 가문의 영지 리시예 고리에 극적으로 귀환합니다.
인류 최고의 이야기꾼 중 한 사람인 톨스토이는 아내의 출산일에 때맞춘 주인공의 귀환으로 만족하지 않고 아내를 죽음으로 몰아 더욱 극적으로 마무리합니다. 리자는 아들 니콜루시카를 낳은 직후 사망합니다. 리자는 1권에서 사망한 베주호프 백작을 제외하면 죽음을 맞이한 최초의 중요 등장인물입니다.
안드레이의 아버지 볼콘스키 공작은 아들을 되찾고 손자를 얻은 날 며느리를 잃습니다. 전장의 죽음의 문턱을 경험한 뒤 허무주의에 빠지게 된 안드레이는 아내의 죽음으로 더욱 큰 허무감에 빠집니다. 그는 아들을 비롯한 가족 외에는 무관심해지며 전선에 복귀하려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볼콘스키 공작이 민병대 사령관에 취임해 후방 지원 임무를 맡게 되어 안드레이도 군무에 관여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안드레이는 실존 인물 스페란스키의 개혁을 잠시 돕지만 이내 그의 한계를 꿰뚫어봅니다. 안드레이는 당대 러시아의 정치, 사회적 한계를 직시하는 통찰력을 갖춘 인물의 표상입니다.
틸지트 조약의 이면
‘전쟁과 평화 2’에서 전쟁은 니콜라이의 눈높이를 통해 짤막하게 묘사됩니다. 그가 전선에 복귀했을 때 데니소프는 식량 보급 부족에 시달리는 부하들을 위해 아군의 군수 물자를 약탈해 군법 재판에 회부됩니다. 데니소프는 전투에서 총상을 입고 야전 병원에 입원합니다. 군법 재판을 피하기 위한 의도적 부상으로 읽힙니다.
니콜라이는 데니소프의 문병을 위해 야전 병원을 찾았다 평민 병사들의 시체마저 제대로 치우지 못하는 참혹한 현실을 마주합니다. 야전 병원은 러시아 계급 사회의 치부를 고스란히 반영합니다.
자신이 옳다고 믿으며 체면을 중시하지만 결국 사면을 원하는 데니소프의 부탁에 따라 니콜라이는 군 수뇌부를 찾아 틸지트로 향합니다. 틸지트에서는 양국 황제인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1세와 프랑스의 나폴레옹이 만나 조약을 맺고 강화합니다. 1807년 틸지트 조약입니다.
니콜라이는 최전선에서 전투에 내몰려 개처럼 희생되는 병사들과는 극히 대조적으로 적과 연회를 즐기며 희희낙락하는 아군 수뇌부를 보고 의구심을 피하지 못합니다. 니콜라이의 황제에 대한 충성심도 희박해집니다. 애꿎은 국민 다수를 희생시키는 소수 지배계급의 유희가 전쟁의 본질이라는 주제의식을 반영합니다.
‘전쟁과 평화 1’의 결말에서 중상을 입은 안드레이와 조우하는 장면에 처음으로 등장한 나폴레옹은 ‘전쟁과 평화 2’에서는 니콜라이의 시점으로 재등장합니다. ‘나폴레옹의 승마 솜씨가 서툴고 불안정하다’는 문장은 마치 톨스토이가 나폴레옹을 직접 목도한 것처럼 생생합니다. 사진이나 동영상이 없었으며 기록과 그림에만 의존했던 당대를 감안하면 톨스토이의 기술은 놀랍습니다.
프리메이슨에 대한 비판
돌로호프와의 결투 이후 더욱 극심한 우울에 빠진 피예르는 프리메이슨 활동을 통해 활로를 모색합니다. 약자를 도와 사회를 바로잡는 선행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찾으려 합니다. 절친한 친구인 피예르와 안드레이는 극도의 허무감이라는 공통분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프리메이슨은 귀족 친목 동호회에 지나지 않으며 피예르의 선행은 자족감을 위한 얼치기 시혜에 지나지 않음을 톨스토이는 꼬집습니다. 피예르의 프리메이슨 활동에 대한 안드레이의 일침은 톨스토이가 하고 싶은 말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톨스토이는 농노 해방에 대해 비판적입니다. 신분에 따라 고정된 직업이 당연하다는 봉건적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 의식도 작품 속에서 드러납니다. 대문호도 시대의 부조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안드레이와 나타샤, 미뤄진 결혼
‘전쟁과 평화 2’의 후반부를 장식하는 것은 안드레이와 나타샤의 사랑입니다. 보리스의 청혼이 나타샤의 어머니 로스토바 백작부인에 의해 거절된 뒤 나타샤는 안드레이와 사랑에 빠집니다. 안드레이와 나타샤의 무도회 장면은 ‘전쟁과 평화 2’의 클라이맥스입니다.
안드레이는 나타샤의 미모와 쾌활함에 반해 청혼합니다. 데니소프와 보리스의 청혼을 거절했던 나타샤의 어머니 백작 부인은 안드레이의 청혼을 승낙합니다.
하지만 볼콘스키 공작은 아들의 재혼에 불만을 터뜨리며 결혼을 1년 늦출 것을 주장합니다. 안드레이의 여동생 마리야 또한 자신과는 외모 및 성격이 대조적인 나타샤를 탐탁하지 않게 여깁니다. 안드레이는 아버지의 의향에 따라 해외에 홀로 나가 요양을 하며 1년을 기다립니다.
떠나기 전 안드레이는 나타샤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피예르의 조언을 구할 것을 충고합니다. 사회적으로는 벼락부자 기인 취급을 받는 피예르를 안드레이는 ‘황금 같은 마음씨를 지닌 사람’이라 평하며 절대적 신뢰를 나타샤에게 드러냅니다.
니콜라이와 나타샤 남매가 겨울 사냥과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제4부는 귀족적 삶에 대한 톨스토이의 예찬이 드러납니다. 여성이 사냥에 참가하는 일이 드물었던 당대에 나타샤는 사냥에 참가해 주위 사람들의 주목을 받습니다. 나타샤의 활달한 개성이 드러납니다. 하지만 나타샤의 내면에는 결혼을 앞두고 약혼자와 떨어져 있는 외로운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묻어납니다.
파혼, 그리고 새로운 시작
안드레이가 예견한 불행한 사태가 발생합니다. 아나톨이 나타샤의 마음을 빼앗아 사랑의 도피 행각을 계획합니다. 말썽쟁이 돌로호프가 아나톨을 돕습니다. 아나톨과 옐렌까지 쿠라긴가는 ‘악의 근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쟁과 평화 1’에서 마리야는 외모만 번지르르한 아나톨의 내면이 실은 공허하다는 본질을 꿰뚫어보고 청혼을 거절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나타샤는 아나톨의 본질을 직시할 만한 지혜와 분별력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나타샤는 아나톨이 해외에서 이미 결혼한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나타샤는 마리야에 편지를 보내 안드레이와의 파혼을 선언합니다.
나타샤의 도피 행각은 실행 일보 직전 소냐에 의해 좌절됩니다. 로스토프가에 입은 은혜를 소중히 여기는 소냐는 나타샤를 지키며 은혜를 갚습니다. 소냐는 여러모로 충성심이 강한 인물입니다. 피예르는 아나톨에 돈을 줘 페테르부르크를 떠나게 합니다. 사실상의 퇴출입니다.
뒤늦게 귀국한 안드레이는 파혼으로 인해 엄청난 상처를 입지만 절친한 피예르에게도 내색하지 않으며 자존심을 지키려 합니다. 안드레이가 매력적인 주인공인 이유는 그가 교만하리만치 자신감이 넘치며,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나이이기 때문입니다.
피예르는 나타샤를 위로하는 가운데 그녀에 대한 사랑을 느낍니다. ‘전쟁과 평화 3’에서 두 사람이 가까워질 것을 암시합니다.
전쟁과 평화 1 - 전쟁 둘러싼 인간의 어리석은 욕망
안나 카레니나 - 진 주인공은 레빈과 19세기 러시아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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