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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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 더 펜스 - 아오이 유우 과장된 캐릭터, 홀로 튀어 영화

※ 본 포스팅은 ‘오버 더 펜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내와 이혼한 뒤 도쿄에서 고향 하코다테로 돌아온 시라이와(오다기리 죠 분)는 본가와 떨어진 채 혼자 지냅니다. 회사원이었던 그는 직업학교에서 목수 일을 배우며 시간을 보냅니다. 직업학교 동기 다이지마(마쓰다 쇼타 분)는 함께 술집을 경영하자며 여종업원 사토시(아오이 유우 분)를 시라이와에 소개시켜줍니다.

벽을 넘어서

‘오버 더 펜스’는 사토 야스시의 1985년 작 단편 소설을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이 영화화했습니다. 원작 소설의 제목과 영화 원제는 모두 ‘오버 펜스’입니다.

공간적 배경인 홋카이도의 하코다테는 지난해 한국에 개봉된 일본 영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에 등장한 바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소설을 영화화했으며 하코다테의 명물인 전차와 언덕이 등장하고 주인공이 자전거를 애용하는 남성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가정을 꾸리고 평범한 삶을 꿈꾸던 시라이와는 고독한 이혼남이 된 상황입니다. 매일 같이 홀로 마셔대는 맥주는 친구도, 취미도 없는 시라이와의 처지를 대변합니다. 몇 년 전의 이혼의 충격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술집 여종업원 사토시와 가까워지며 조금씩 사랑에 눈을 뜹니다.

하지만 사토시는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갑자기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시라이와와 사토시가 사랑에 가까워지는 것은 제목이 뜻하듯 담장, 즉 자신의 벽을 넘어서는 행위입니다. 사토시는 낮에 근무하는 유원지의 동물원의 문을 열어 동물들을 탈출시키는 기행을 저지릅니다. 사토시가 스스로의 마음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사랑에 빠지고 싶어 하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동물 중에서 탈출하지 않는 독수리는 좀처럼 자신의 벽을 허물지 못하는 사토시 본인을 상징합니다.

결말에서 시라이와는 사토시가 지켜보는 가운데 소프트볼 경기에서 3점 홈런을 터뜨립니다. 타구가 제목 그대로 담장을 넘어간 것입니다. 시라이와와 사토시의 사랑이 이루어질 것을 강하게 암시하는 해피엔딩입니다.

첫 섹스 후 다투는 남녀

시라이와와 사토시가 처음으로 동침한 뒤 오히려 다투며 각자의 약점을 드러내는 장면은 가장 인상적입니다. 대부분의 로맨스 영화들이 그러하듯 첫 섹스 뒤 달콤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과는 정반대입니다. 시라이와는 이혼의 근본 이유가 자신에게 있음을 추궁당하고 사토시는 정신적 약점을 드러냅니다.

‘오버 더 펜스’의 또 다른 매력은 시라이와의 직업학교 동기들이 다양한 연령대와 더불어 매우 사실적 인물들이라는 점입니다. 인간적 결점과 살 냄새를 동시에 지녀 실제로 우리 주변에 있을 듯한 이들입니다.

여종업원들과의 섹스를 부추기며 술집 영업을 하는 다이지마, 따돌림 당하는 모리(미츠시마 신노스케 분), 조직폭력배였던 하라(키타무라 유키야 분) 등입니다. 시라이와는 그들과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도 어울립니다.

사토시, 과장되고 어색한 캐릭터

남자 이름을 지닌 사토시(聡)의 과장된 캐릭터는 영화 전체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못합니다. 아오이 유우의 연기력이 문제가 아니라 각본과 연출의 문제로 보입니다.

약을 복용하는 사토시의 병명이 구체적으로 밝혀질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설정의 측면에서 사토시는 의문을 많이 남깁니다. 이를테면 왜 그녀가 부모의 본가에 딸린, 욕실조차 없는 독특한 구조의 별채에서 사는지 설명이 없습니다.

낮에는 동물원, 밤에는 술집에서 일하지만 금전적 채무는 언급되지 않으며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설정도 어색합니다. 정신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소위 ‘투 잡’을 소화하면서 고된 기색이 없는 것도 이상합니다.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연출작 ‘린다 린다 린다’, ‘마츠가네 난사 사건’은 나른하면서도 사실적인 일상의 분위기가 돋보였습니다. ‘오버 더 펜스’도 전작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토시의 존재는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부합되지 않습니다. 사토시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 날리는 새의 깃털도 뜬금없습니다. 현실적 작품 속의 비현실적 캐릭터가 빚어낸 판타지적 상황입니다.

전처에 미련이 남은 시라이와에 매정한 편지를 보낸 전 장인의 내레이션은 감독 겸 배우 츠카모토 신야가 맡았습니다.

린다 린다 린다 - 소녀들의 작지만 아름다운 성취
마츠가네 난사 사건 - 기묘하고 파렴치한 소읍의 사람들
마이 백 페이지 - 시대의 정수를 위해 분투한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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