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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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컨피덴셜 - 3人 주인공이 大사건 해결하는 걸작 범죄 소설

※ 본 포스팅은 ‘L.A. 컨피덴셜’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L.A. 컨피덴셜’은 제임스 엘로이가 집필한 1990년 작 범죄 소설입니다. 1950년대 LA를 배경으로 경찰 내부와 갱단, 그리고 유력 인사가 뒤얽힌 성폭행, 살인, 마약, 음란물 등 추악한 연쇄 범죄를 묘사합니다.

에드, 버드, 그리고 잭

‘L.A. 컨피덴셜’의 주인공은 3명의 LA 경찰입니다. 에드 헉슬리는 전직 경관이자 현재 건축가인 프레스톤 엑슬리의 외아들입니다. 에드의 형 토마스는 경찰이었지만 임무 수행 도중 소매치기에 살해되었습니다. 에드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군을 무찌른 전쟁 영웅 칭호를 얻었지만 실은 조작된 것입니다. 그는 유능하고 냉철하면서도 출세욕에 불타 동료 경관들과의 관계는 소원합니다.

버드 화이트는 에드와는 정반대 타입의 경관입니다. 말보다는 주먹이 앞서며 자료 분석보다는 몸을 움직이기를 선호합니다. 어머니가 아버지에 살해당한 과거로 인해 버드는 여성을 폭행하는 남성을 보면 지체 없이 폭력을 휘둘러 응징합니다. 버드가 매춘부 연쇄 살인 사건 수사에 홀로 매달리는 이유가 됩니다.

‘쓰레기통’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잭 빈센즈는 할리우드를 비롯한 연예계 및 언론과 끈이 닿아있는 부패 경찰입니다. 가십 기사에 의존하는 ‘허시-허시’ 기자 시드 허진스와 친분이 깊습니다. 잭은 과시적 인물이라 대단치 않은 자신의 성과도 부풀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15세 연하의 카렌 모로우와 결혼해 지방 검사 엘리스 로우와는 동서지간이 됩니다. 잭은 약물과 알코올에 중독되었던 약점이 있으며 임무 수행 도중 무고한 시민을 살해했던 과거를 은폐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변화는 필연적

‘L.A. 컨피덴셜’의 시간적 배경은 1950년부터 1958년까지 8년의 세월입니다. 그 이전에 발생한 애서턴 사건 등 한 세대 이전의 인물들의 과거까지 다뤄 서사시라 해도 과언이 아닌 긴 분량입니다. 찰리 파커, 자니 스톰파나토 등 실존 인물 들이 언급되거나 등장해 시대상을 반영합니다.

상당한 세월을 포착하는 만큼 등장인물들의 변화는 필연적입니다. 대조적 성격 등을 이유로 으르렁거리던 에드와 버드는 서로의 개성을 닮아가기 시작합니다.

에드는 폭력이 유용한 수단임을 깨닫게 됩니다. 아버지로부터 배운 ‘절대적 정의’를 신봉하며 규정대로만 수사하겠다는 원칙을 스스로 깨뜨리기 시작합니다.

버드는 경찰 아카데미를 거치며 문서를 활용한 수사 기법을 터득합니다. 버드의 변화에는 에드의 연인이자 집단 성폭행 피해자 이네즈 소토의 뒷받침이 있습니다.

이네즈는 버드를 사랑하지 않지만 그의 남성미에 반해 때때로 동침합니다. 버드가 사랑하는 매춘부 린 브래큰도 에드와 동침하면서 버드와 에드는 두 명의 여자와 사각관계를 형성합니다. 여성에 대한 폭력을 혐오하던 버드는 린이 에드와 동침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린을 폭행합니다.

잭은 허진스 토막 살해와 포르노의 밀접한 연관성을 간파한 뒤 수사 과정을 외부로 알리지 않은 채 단독 수사에 나섭니다. 자신의 성과를 대중매체를 통해 적극 홍보하던 평소와는 다른 모습입니다. 잭의 과거에 관한 자료를 보유했던 허진스가 살해된 뒤 자료가 사라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에드, 버드, 그리고 잭까지 3명의 주인공을 비롯해 개성과 비중을 지닌 등장인물 중 선한 경찰은 한 명도 없습니다. 모두가 비열하며 인간적 약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L.A. 컨피덴셜’이 생생하면서도 매력적인 범죄 소설로 승화된 요인 중 하나입니다.

‘밤부엉이 사건’은 빙산의 일각

거의 동등한 비중을 부여받은 세 명의 주인공이 서사를 주도하는 것도 놀랍지만 이들을 중심으로 어마어마한 숫자의 등장인물들이 뒤얽혀 거대한 사건의 실체가 드러납니다. 폭력배, 연예계, 정계, 그리고 경찰까지 부패하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서사의 중심은 ‘밤부엉이 사건’으로 3명의 범인이 비무장 상태의 6명을 카페 ‘밤부엉이’에서 총기로 무참히 살해한 사건입니다. 밤부엉이 사건의 이면에는 포르노 제작 및 유포, 마약, 매춘부 연쇄 살인은 물론 부패 경찰과 폭력배의 결탁 및 세력 다툼까지 뒤엉켜 있음이 드러납니다. 밤부엉이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사건이 복잡다단한 가운데 숫자도 많은 등장인물들이 때로는 성으로, 때로는 이름으로, 혹은 애칭이나 별명으로 불려 독자는 헷갈릴 수도 있습니다.

제임스 엘로이는 극도로 건조한 하드보일드 문체를 추구합니다. 잔혹한 범죄는 물론 주인공 중 1명인 잭의 죽음까지도 담담히 묘사합니다. 하드보일드는 아무리 긴 세월이 소요되어도 세련미를 잃지 않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문장은 꾸밈이 많을수록 시간이 지나면 조잡하게 보이기 마련입니다. 잭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이 알코올 및 약물에 의존하는 경향은 제임스 엘로이 본인의 경험이 반영된 듯합니다.

빠른 전개는 물론 새로운 단서를 제시하기 위해 제임스 엘로이는 언론 보도나 경찰 보고서 등의 형식을 삽입합니다. 단조로운 구성을 피하며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영화와의 차이점

‘L.A. 컨피덴셜’은 1997년 커티스 핸슨 감독이 연출한 영화로 개봉되었습니다. 아카데미에서는 킴 베이싱어가 여우조연상을, 커티스 핸슨과 브라이언 헬겔랜드가 각색상을 수상했습니다. 영화화가 불가능할 것이라 여겨진 압도적 분량의 원작 소설을 138분의 한정된 러닝 타임으로 압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영화 ‘L.A. 컨피덴셜’은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합니다. 에드는 가이 피어스, 버드는 러셀 크로우, 잭은 케빈 스페이시, 린은 킴 베이싱어, 허진스는 대니 드비토, 그리고 진정한 흑막 더들리 스미스는 제임스 크롬웰이 연기했습니다. 영화를 먼저 접했다면 영화 속 배우들을 대입하며 원작 소설을 읽을 경우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소설과 영화가 밤부엉이 사건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것은 동일하지만 차이도 두드러집니다. 소설에서는 서두에서 더들리가 모든 사건의 흑막임을 밝히면서 출발합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후반에 잭을 살해하는 순간 더들리가 본색을 드러냅니다. 원작 소설에서 잭은 더들리에 의해 살해되는 것이 아니라 탈옥을 꾀하는 수감자와의 총격전 과정에서 순직합니다.

영화에서는 에드가 자신의 형을 살해한 소매치기로 정체가 특정되지 않은 ‘롤로 토마시’에 대해 잭에 알려준 것이 더들리의 정체를 간파하는 결정적 증거가 됩니다. 하지만 원작 소설에서 토마스를 살해한 소매치기는 에드의 트라우마 그 이상은 아닙니다.

원작 소설에서 더들리는 건재해 에드가 그를 응징할 것을 다짐하며 마무리됩니다. ‘기밀’을 뜻하는 제목 ‘Confidential’에 부합되며 여운을 남기는 소설의 결말입니다. 하지만 보다 명확한 결말을 제시해야 하는 영화에서는 에드가 더들리를 사살하며 마무리됩니다. 영화에서는 순수한 여성이었던 린은 소설에서는 대담하고 영리한 팜므 파탈입니다.

작품 해설 없어

한국어 번역본은 작품이 긴 탓인지 번역자가 통일된 표기법을 유지하지 못하는 약점을 드러냅니다. ‘태드’와 ‘새드’가, ‘형사반장’과 ‘형사실장’이 혼용됩니다. 75페이지에는 ‘애스턴’과 ‘애서턴’이 혼용되기도 합니다.

표지 좌우의 책날개에는 제임스 엘로이에 대해 소개하고 있으나 정작 본 책에는 작가의 연표를 비롯한 추가적인 소개는 없습니다.

작품 해설이 전혀 없는 것은 가장 큰 문제입니다. 대신 서두에는 극찬으로 점철된, 독자에게는 쓸모가 없는 ‘미디어 리뷰’라는 이름의 언론의 찬사만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L.A. 컨피덴셜’은 극찬이 어울리는 걸작이지만 미미한 분량의 언론의 찬사 문구보다는 제대로 된 작품 해설이 필요했습니다.

내 어둠의 근원 ① - 근친상간 감정까지 술회한 적나라한 자서전
내 어둠의 근원 ② [完] - 모친 살해 사건 파헤치는 범죄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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