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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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 -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오락성 갖춰 애니메이션

※ 본 포스팅은 ‘씽’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주토피아와 설정 비슷하나…

‘씽’은 망해가는 극장의 주인이자 연예 기획자인 코알라 버스터가 부활을 위해 노래 대회를 개최한다는 줄거리로 출발하는 뮤지컬 애니메이션입니다. 감독은 동명의 SF를 실사 영화화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연출한 가스 제닝스가, 제작은 ‘미니언즈’와 ‘마이펫의 이중생활’의 일루미네이션이 맡았습니다.

LA와 샌프란시스코를 합친 듯한 가상의 동물 도시를 배경으로 한 ‘씽’에서 동물들은 의인화되어 있습니다. 인간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작년 2월 개봉된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주토피아’를 연상시키는 설정입니다. 두 작품 모두 꿈을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말고 전진하라는 주제의식도 흡사합니다.

하지만 개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정 관념과 싸우며 노력하는 주인공을 묘사해 의외로 무거운 주제의식을 보유했던 ‘주토피아’와 달리 ‘씽’은 사회적 메시지를 포함하지 않습니다.

가사와 양육에 무관심한 남편과 25명의 아이가 딸린 전업 주부 돼지 로지타나 아버지가 갱단의 리더로 자신까지 끌어들인 조니 등은 사회적 차원에서 접근할 수도 있는 캐릭터입니다. 그러나 ‘씽’은 그들의 고민을 개인적 차원으로 국한시키며 유머로만 활용합니다. 주인공 버스터의 최대 위기를 묘사해 울적해질 수 있는 세차장 장면도 웃음에 집중합니다.

오락성 돋보여

‘씽’의 최대 장점은 사회적 차원으로 굳이 확장하지 않은 가운데 오락성이 돋보인다는 점입니다. 정석적이며 전형적인 캐릭터 구성이기는 하지만 110분의 러닝 타임 동안 군더더기 없이 빠른 전개로 승부하며 남녀노소 모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유쾌하며 쾌락적입니다.

한국의 많은 관객들은 ‘씽’의 중반부까지 오디션 TV 프로그램 ‘슈퍼스타 K’를 연상했을 듯합니다. 하지만 ‘씽’은 중반부에 놀라운 반전을 선택합니다. 버스터가 제대로 된 상금을 확보하지 않은 약점을 참가자들에 공개하면서 동시에 극장을 일거에 붕괴시키는 전개를 선택합니다. 굳이 캐릭터들의 순위를 매기는 경쟁보다는 다함께 즐기는 화합이 결말에 어울리기에 선택된 장치이지만 보다 흥미를 유발하는 반전임에 분명합니다.

일본어를 구사하는 5인조 너구리 걸그룹도 양념으로 등장합니다. 웃자고 만든 캐릭터들이지만 일본 걸그룹의 팬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장면일 수도 있습니다.

캐스팅 화려

화려한 캐스팅도 귀를 즐겁게 합니다. 주인공 버스터는 매튜 매커너히가 목소리 연기를 맡았습니다. 매튜 매커너히는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등에서는 사기꾼에 가까운 캐릭터를, ‘머드’, ‘인터스텔라’에서는 이루어지기 힘든 꿈에 매달리는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씽’의 버스터는 양면을 동시에 지닌 캐릭터입니다.

스칼렛 요한슨은 로커가 되기를 선망하는 10대 소녀 애쉬를 연기합니다. 타협을 거부하는 애쉬는 가시가 특징인 고슴도치라는 점에서 캐릭터의 개성과 동물의 외양이 상통합니다. 한 발 더 나아가 고슴도치의 가시를 아메리카 원주민의 거대한 깃털 머리 장식으로 표현해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2002년 작 뮤지컬 ‘시카고’에 출연해 ‘Mister Cellophane’를 열창하며 배꼽을 잡게 했던 존 C. 라일리가 버스터의 절친한 친구 에디를 연기했지만 제대로 된 노래를 들려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버스터의 비서인 이구아나 노파 크롤리는 감독 가스 제닝스가 연기했습니다.

익숙한 곡 활용

‘씽’은 너무나 유명해 귀에 익은 곡들 사이에 창작곡을 배치하는 영리함을 발휘합니다. 자신감이 지나친 흰쥐 마이크가 부르는 노래는 설명이 필요 없는 ‘My Way’입니다. 마이크(Mike)의 이름과 발음이 비슷한 곡입니다. 그는 자신의 이름과 철자가 동일한 마이크를 능숙하게 다룹니다.

휴대 전화 착신음으로는 작년 크리스마스에 사망한 조지 마이클의 왬!이 부르는 ‘Wake me up before you go go’가 삽입되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에서 막내 도미닉이 살해될 때 깔리는 배경 음악 ‘Childhood Memories’의 첫 소절도 활용됩니다.

서사의 측면에서는 조니의 아버지가 탈옥한 뒤 어떻게 되었는지 구체적 설명이 없어 의문을 남깁니다. 엔딩 크레딧에는 극장 붕괴 직전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던 오징어 떼가 재등장합니다. 엔딩 크레딧 후 추가 장면은 없습니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맛깔스런 SF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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