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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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신저스 - 담백하다 못해 싱거워 영화

※ 본 포스팅은 ‘패신저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20년에 걸쳐 항행해 식민 행성에 도달하려는 우주선 아발론의 출항 30년 후 엔지니어 짐(크리스 프랫 분)이 깨어납니다. 동면기의 이상으로 인해 예정보다 90년 먼저 깨어난 짐은 고독을 이기지 못해 아름다운 여성 오로라(제니퍼 로렌스 분)를 깨어나게 만듭니다.

성서 연상 소재

모르텐 튈둠 감독의 ‘패신저스’는 장기간의 우주여행 도중에 깨어나 위기에 봉착한 남녀 주인공을 소재로 한 SF 영화입니다. 기계 이상으로 조기에 깨어난 엔지니어 짐은 목적지에 도달할 때까지 생존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로빈슨 크루소’를 연상시킵니다.

결국 짐은 1년 뒤 여성 작가 오로라를 깨웁니다. 아담이 외로움을 못 이겨 짝을 창조해달라고 요구해 하와가 탄생했던 구약성서의 창세기를 연상시킵니다. 두 주인공이 거대 우주선 내부에서 행동하는 인간의 전부이며 그들이 동면 중인 5,000명의 여행자들의 생명을 지키는 전개는 구약성서의 노아의 방주를 떠올리게 합니다.

자식은 안 낳았다?

역시 아담과 하와를 연상시키며 고립된 선남선녀의 사랑이라는 점에서는 브룩 쉴즈 주연의 1980년 작 ‘블루 라군’을 떠올리게도 합니다.

하지만 ‘블루 라군’과 ‘패신저스’는 주인공의 후손 유무에 차이가 있습니다. ‘블루 라군’에서 두 주인공은 자식을 낳지만 ‘패신저스’의 주인공들은 자식을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암시됩니다. 동면자 중에는 산파가 있어 오로라의 출산의 복선이 아닌가 싶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짐과 오로라가 자식을 낳더라도 자식들이 대략 90년 가까이 살아남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남매간의 결혼 및 출산은 근친상간 논란으로 부담스러운 소재가 됩니다. 그러므로 짐과 오로라에게는 자식이 없었다는 암시로 귀결된 듯합니다. 그들에게 자식이 있든 없든 어느 쪽이든 결과적으로는 어색한 설정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기존 SF 영화의 요소들

기존 SF 영화를 연상시키는 요소도 많습니다. 아발론의 원형 복도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연상시키며 늘어선 동면기는 ‘에이리언’을 연상시킵니다. 죽음 일보 직전에서 짐의 생명을 구하는 의료용 포드는 ‘프로메테우스’의 클라이맥스와 흡사합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에이리언’에 영향을 주었으며 ‘에이리언’의 후속편이 ‘프로메테우스’입니다. ‘프로메테우스’의 각본에 참여했던 존 스페이츠가 각본을 맡은 영화가 ‘패신저스’입니다.

오로라가 짐을 구출하는 우주 유영 장면은 ‘그래비티’와 ‘마션’을 떠올리게 합니다. 짐이 댄스 배틀 게임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장면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클라이맥스를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로렌스 피시번의 깜짝 등장은 그가 주연을 맡았던 SF 호러 ‘이벤트 호라이즌’을 연상시키지만 12세 관람가의 ‘패신저스’의 방향과 분위기를 바꾸지는 못합니다. 로렌스 피시번이 연기한 승무원 거스는 단지 ID 카드라는 아이템을 두 주인공에 제공하는 역할에 그칩니다. 마지막 장면에는 앤디 가르시아가 카메오 출연합니다.

중반 이후 긴장감 상실

‘패신저스’의 중반까지의 가장 큰 관심사는 짐이 오로라를 깨운 행위를 숨긴다는 점입니다. 짐은 오로라 역시 동면기의 이상인 것처럼 가장해 자신의 ‘원죄’를 은폐합니다. 이 소재를 결말까지 질질 끌지 않고 중반에 오로라가 인지하는 전개는 인상적입니다.

하지만 이후부터 결말까지는 평범한 전개로 인해 긴장감을 상실합니다. 서사 전체를 좌우하는 최대 미스터리인 짐을 깨운 동면기 이상의 원인은 서두에 제시되는 운석으로 밝혀지는 것이 전부입니다. 즉 물리적 고장이 유일무이한 원인입니다.

AI, 로봇, 기계 등의 반란도 없으며 외계인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특별한 반전조차 없는 셈입니다. 흔한 음모론에 휘둘리지 않는 점은 인상적이지만 20세기 중반의 평작 SF 소설처럼 담백하다 못해 너무나 심심한 결말입니다.

우주 소재의 SF 영화라면 참신한 발상이나 독특한 영상 둘 중 최소한 하나는 기대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패신저스’는 둘 모두 갖추지 못했습니다. 섹스도, 호러도, 고어도, 스릴도 없습니다. 회사의 음모도, 자본의 생명 위협도, 환경 보호 주제의식도 없습니다.

엔딩 크레딧에는 제니퍼 로렌스의 이름이 선두를 장식하며 크리스 프랫이 뒤를 따릅니다. 서두부터 한동안은 크리스 프랫이 거의 홀로 출연하다시피하며 극중의 시간적 배경 1년 뒤부터 제니퍼 로렌스가 출연하는데 의외의 엔딩 크레딧 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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