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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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 IMAX - 보라색처럼 아름답지만 짧은 사랑 영화

※ 본 포스팅은 ‘라라랜드’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미안 차젤, 2개의 분신

‘라라랜드’의 두 주인공은 다미안 차젤 감독의 2개의 분신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 분)은 학창 시절 음악을 공부했으며 음악적 성공을 꿈꾸는 재즈 뮤지션입니다. 이 같은 요소는 ‘위플래쉬’의 주인공 앤드류에도 반영된 바 있습니다. 다미안 차젤 감독의 이력이 고스란히 묻어난 캐릭터입니다.

한편 미아(엠마 스톤 분)는 여성이자 배우 지망생이지만 자신이 직접 쓴 각본으로 돌파구를 도모합니다. 다미안 차젤 감독은 데뷔작이었던 ‘Guy and Madeline on a Park Bench’을 비롯해 ‘위플래쉬’와 ‘라라랜드’에서도 모두 자신이 집필한 각본을 영화화했습니다. 미아의 창작에 대한 고통은 다미안 차젤의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위플래쉬’와 ‘라라랜드’의 연타석 홈런은 다미안 차젤이라는 만 31세의 젊은 거장이 탄생했다는 설렘을 선사합니다. 그것도 장르적으로 희귀한 음악 영화를 연출하는 감독으로 말입니다.

미아가 PC나 타자기가 아닌 수기로 집필하는 각본의 여성 캐릭터 이름은 ‘주느비에브(Genevieve)’입니다. 1964년 작 자크 드미의 뮤지컬 ‘쉘부르의 우산’에서 카트린 드뇌브가 연기한 여주인공의 이름과 동일합니다. 프랑스에도 체류한 바 있었던 이모의 영향을 미아가 받았음을 암시합니다. 더불어 사랑에 빠진 연인이 결국 이별한 뒤 잠시 재회하는 씁쓸한 결말까지 닮은 뮤지컬 영화라는 점에서 ‘라라랜드’는 ‘쉘부르의 우산’에 대한 경의를 담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보라색의 의미

‘라라랜드’를 상징하는 색상은 보라색입니다. 세바스찬과 미아가 처음으로 함께 ‘A Lovely Night’를 부르며 춤을 추는 장면에서 시간적 배경은 해질녘이며 하늘은 보라색으로 가득합니다. 포스터에도 활용된 이 장면에 이어 두 사람으로 첫 키스를 하는 그리피스 천문대 장면까지 하늘과 LA 시가지의 보라색은 ‘라라랜드’를 지배합니다.

보라색은 아름다운 색상으로 고귀함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죽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극중에서 사망하는 이는 없지만 두 주인공의 사랑이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을 암시합니다. 라라랜드의 보라색은 ‘아름답지만 짧은 사랑’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클라이맥스의 미아의 상상의 초반에 미아는 보라색 드레스를 입으며 중반에는 세바스찬이 보라색 정장을 착용하기도 합니다.

세바스찬과 미아의 진정한 이별

‘라라랜드’는 ‘겨울’을 시작으로 계절을 순차적으로 자막으로 삽입해 약 1년간의 경과를 묘사합니다. 그리고 5년 뒤 겨울 세바스찬과 미아는 이별한지 한참 된 상태입니다. 미아는 다른 남자와 결혼해 딸까지 낳았습니다. (극중에서 세바스찬은 미아 외에는 다른 여자는 만나지 않지만 미아는 세바스찬을 포함해 2명의 남자와 연애하고 다른 남자와 결혼합니다.)

하지만 세바스찬과 미아가 어떻게 이별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묘사되지 않습니다. 미아의 오디션 후 그리피스 천문대를 앞에 두고 두 사람은 이별을 예감합니다. 세바스찬이 투어와 레코딩으로 바쁜 와중에 미아는 프랑스로 떠날 수 있어 두 사람이 미래를 함께 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하면서도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합니다. 그리피스 천문대는 두 사람이 첫 키스를 하며 사랑에 본격적으로 빠진 공간이기도 합니다.

두 사람의 실제 이별이 평범한 연인들이 그러하듯 질척거리거나 아니면 흐지부지 되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단지 관객은 상상을 통해 유추할 뿐입니다. 이별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지 않은 이유는 서사 전개의 속도감을 떨어뜨리지 않으려는 의도가 포함된 듯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이별은 극중의 마지막 장면이라는 다미안 차젤 감독의 의도도 엿보입니다. 세바스찬이 피아노를 홀로 연주하는 가운데 미아가 자신들이 함께 하는 광경을 상상한 뒤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며 헤어지는 결말의 마지막 장면이야말로 진정한 이별이라는 것입니다.

굳이 IMAX로 관람할 필요 없어

한 발 늦게 발매된 스코어 앨범을 포함해 OST로 2장이 각각 발매되었지만 어느 쪽에도 ‘Take on Me’와 ‘I Ran’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희화화의 목적으로 불린 곡이라 OST의 전체적인 분위기와는 부합되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보이지만 아쉬움은 남습니다.

‘라라랜드’는 IMAX로도 상영되었지만 IMAX 필름으로 촬영된 작품이 아닙니다. 애당초 서두에서 제시되는 바와 같이 고전적인 시네마스코프(2.55:1)의 화면 비율이기에 IMAX관에서는 스크린의 상하에 상당한 여백이 남습니다. 첫 장면의 ‘Another Day of Sun’의 군무는 인상적이지만 이후부터는 IMAX 관람의 의미는 찾지 못했습니다.

라라랜드 - 달콤 씁쓸한 사랑, 아름다운 뮤지컬

위플래쉬 - 원초적이며 직선적, 강력하다
위플래쉬 - 한국 사회의 숱한 ‘플레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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