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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얼 서스펙트 - ‘이야기의 근원’에 충실한 걸작 스릴러 영화

※ 본 포스팅은 ‘유주얼 서스펙트’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의 산 페드로 항구에 정박한 선박이 습격당해 선원들은 물론 선박을 노리던 강도단까지 몰살당합니다. 세관 수사관 쿠얀(채즈 팔민테리 분)은 석방이 확정된 사건의 생존자 킨트(케빈 스페이시 분)를 심문합니다. 쿠얀은 전설적인 범죄자 카이저 소제의 사건 연루를 확신하고 그의 정체에 대해 킨트에 추궁합니다.

카이저 소제

크리스토퍼 맥쿼리 각본, 브라이언 싱어 제작 및 연출의 1995년 작 ‘유주얼 서스펙트’는 반전 스릴러의 효시로 손꼽히는 작품입니다. 제목을 뜻하는 5명의 용의자들의 실루엣은 개봉 당시 포스터는 물론 브라이언 싱어가 설립한 제작사 배드 햇 해리 프로덕션(Bad Hat Harry Productions)의 로고로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습니다.

치밀하면서도 잔혹하기로 소문난 범죄자 카이저 소제의 정체가 밝혀지는 결말은 화려한 편집과 더불어 너무나 유명합니다. 5명의 용의자가 한 팀을 이루는데 그 와중에 신체적으로 가장 취약한 킨트가 카이저 소제이고 장애 또한 위장이었음이 드러나는 반전은 전범으로 남아있습니다.

수사관 쿠얀은 경찰 출신의 범죄자 키튼(가브리엘 번 분)을 카이저 소제로 지목하고 의기양양합니다. 그러나 킨트의 즉흥적이면서 정교한 거짓말에 속았음을 뒤늦게 눈치 채지만 킨트, 즉 카이저 소제는 종적을 감춘 뒤입니다. 킨트의 별명 ‘버벌(Verbal)’은 그가 달변을 넘어 거짓말을 지어내는데도 일가견이 있음을 암시합니다.

버벌은 카이저 소제가 터키 출신으로 자신의 앞에서 성폭행당한 아내와 어린 자식, 그리고 아내를 성폭한 일당을 모두 살해했다며 도시 전설과 같은 이야기를 쿠얀에게 전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 역시 버벌이 카이저 소제, 즉 자기 자신에 대한 공포심을 강조하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전을 뒷받침하는 것은 속도감 넘치는 편집과 더불어 케빈 스페이시의 압도적인 연기입니다. 그는 같은 해 개봉된 범죄 스릴러 데이빗 핀처 감독의 ‘세븐’에서는 다른 방식의 연쇄 살인마 존 도우로 출연해 일약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됩니다.

카이저 소제가 돈에 눈이 먼 탐욕스런 살인마라면 존 도우는 왜곡된 종교적 신념을 실행에 옮기는 금욕적인 연쇄 살인마입니다. 카이저 소제는 부하를 두고 있지만 존 도우는 혈혈단신입니다. 하지만 둘 모두 목적 달성을 위한 살인에 전혀 주저하지 않는 무자비한 악인이라는 점은 동일합니다.

고바야시

카이저 소제의 심복은 고바야시(피트 포슬스웨이트 분)입니다. 그는 일본인의 이름을 지닌 변호사입니다. 킨트의 회상 속에는 ‘弁護士 小林’로 일본식 한자 표기가 명시된 고바야시의 사무실도 등장합니다. 장애인 흉내를 멈춘 킨트를 차에 탑승시켜 떠나는 인물 또한 고바야시입니다.

하지만 ‘고바야시’라는 이름은 쿠얀이 심문하는 과정에 마신 머그컵의 상표 ‘KOBAYASHI’에서 비롯되었음이 밝혀집니다. 고바야시(小林)는 일본에서 매우 흔한 성 중 하나입니다. 즉 고바야시라는 이름 역시 킨트가 즉흥적으로 지어낸 것에 불과합니다. 고바야시는 실존 인물이지만 실제 이름은 고바야시가 아닌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고바야시로 캐스팅된 배우가 일본인이나 일본계가 아니라 영국 출신의 백인 피트 포슬스웨이트이며 그의 인도식 억양은 고바야시가 가명이며 더 나아가 킨트가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단서입니다. 지난 2011년 6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피트 포슬스웨이트는 첫 등장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서사 전체를 뒤집는 반전에 일조합니다.

뉴욕에 거주하는 키튼 일당과 LA에서 접촉하는 고바야시의 연결책 레드풋(피터 그린 분) 또한 킨트가 즉흥적으로 지어낸 이름임이 드러납니다. 실존 인물인 고바야시와 달리 레드풋은 실존 인물이 아닐 가능성도 있습니다.

‘개연성 있는 허구’에 충실

‘유주얼 서스펙트’는 진범 및 결말을 알고 보거나 재 관람해도 흥미롭습니다. 과연 킨트의 진술 중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그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고바야시와 레드풋의 이름이 가짜인 점을 감안하면 킨트의 진술은 거의 전부가 거짓일 수도 있습니다.

영화의 관객은 기본적으로 영상으로 제시되는 장면을 믿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킨트의 진술을 통해 제시된 과거는 모두 허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관객이 본 106분의 러닝 타임 중 과거 회상에 해당하는 거의 대부분이 거짓이라는 해석입니다. 인간이 타인으로부터 들은 것은 물론 눈으로 직접 본 것조차 믿기 어려운 근본적 불확실성을 주제의식으로 설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주얼 서스펙트’는 사회 고발을 포착한 영화는 아니지만 액자식 구성을 바탕으로 ‘허구 속의 허구’를 다룹니다. 소설, 연극, 영화 등 개연성 있는 허구가 본질인 ‘이야기의 근원’에 충실합니다. 영화의 전부라 할 수 있는 킨트의 긴 사설은 그야말로 그럴싸한 거짓말, 즉 ‘개연성 있는 허구’입니다.

어찌 됐든 킨트는 뉴욕에서 4명의 용의자와 팀을 이뤄 LA에서 범죄를 모의했고 4명은 물론 키튼의 연인 피너란(수지 에이미스 분)까지 모두 살해한 뒤 거액을 챙겨 고바야시와 함께 잠적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범행 과정에서 킨트가 동료들을 기만한 속임수에 대해서는 구체적 묘사가 없어 관객은 자세한 내막과 진실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킨트가 현란한 입놀림으로 동료들을 속여 죽음의 한탕에 끌어들였음은 짐작 가능합니다.

고전 갱 영화 요소

‘유주얼 서스펙트’의 서사와 편집은 매우 세련된 현대적인 스릴러이지만 갱이 등장하는 고전 필름 느와르를 연상시키는 요소가 엿보입니다.

킨트가 묘사한 카이저 소제는 중절모와 롱코트를 착용한 거구의 중년 사내입니다. 그는 왼손으로 라이터를 켜 담배에 불을 붙입니다. 극중에서 현재인 1990년대 후반보다는 그보다 반세기 전 20세기 중반의 갱에 어울리는 전형적인 복장과 움직임입니다. 시대착오에 가까운 복장 역시 킨트의 거짓말을 암시합니다. 카이저 소제의 라이터는 킨트의 것임이 드러나며 두 사람이 동일 인물임이 밝혀집니다.

이 같은 고전적 차림에 어울리는 등장인물은 원숙미를 자랑하는 가브리엘 번이 맡은 키튼입니다. 쿠얀이 키튼을 카이저 소제로 지목해 헛다리를 짚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가브리엘 번은 1990년 작 ‘밀러스 크로싱’에서 고전적인 갱스터를 연기한 바 있습니다.

범죄 모의, 습격, 배신, 동료 살해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를 비롯한 고전 갱 영화의 단골 공식입니다. 전술한 요소들은 물론 주인공의 진술 및 회상이 어디까지 진위인지 알 수 없는 점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와 ‘유주얼 서스펙트’의 공통점입니다. 일반적인 갱 영화에서는 동료를 배신하고 거액을 챙긴 주인공이 최후를 맞이하는 권선징악이 결말을 차지하지만 두 작품 모두 동료를 배신한 주인공이 응징을 당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유주얼 서스펙트’의 산 페드로 항구의 불에 타 늘어놓은 시체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에서도 제시된 바 있습니다. 키튼이 갱생에 실패해 한탕만 뛰려 하는 설정 또한 갱영화의 전형적 요소 중 하나입니다.

한글 자막 오타 많아

최근 국내에 재개봉된 ‘유주얼 서스펙트’의 한글 자막은 오타가 많습니다. 타이틀 시퀀스에서는 스티븐 볼드윈(Stephen Baldwin)을 ‘스티브 볼드윈’으로 표기했습니다. 본편에서는 버벌 킨트(Verbal Kint)를 ‘버벌 키튼’으로 표기해 가브리엘 번이 연기한 딘 키튼과 헷갈리게 합니다. 공간적 배경인 산 페드로(San Pedro)를 ‘산 패트로’로 잘못 표기한 자막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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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무지개빛 미카 2016/11/04 17:13 #

    아마 한국에서 이 영화 때문에 스포일러라는 말이 널리퍼진 계기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결론이 누가 범인이었어~하고 다 퍼진 것이 참 유주얼서스펙트 스러웠습니다.
  • 소시민A군 2016/11/04 18:49 #

    그 유명한 스포일러는 한참 전에 당했었지만, 그래도 TV로 보면서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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