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포스팅은 ‘디시에르토’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필버그의 ‘결투’ 연상시켜
조나스 쿠아론 감독의 ‘디시에르토’는 미국에 불법적으로 이민하려는 멕시코 인들과 그들을 저격해 살해하는 미국인의 대결을 묘사합니다. 제목 ‘디시에르토(Desierto)’는 스페인어로 공간적 배경 사막을 뜻합니다. 한국 개봉명은 ‘디시에르토’이지만 보다 정확한 발음은 ‘데시에르토’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막을 배경으로 강력한 악역이 매우 약한 주인공을 쫓는 추격전이 근간이라는 점에서 ‘디시에르토’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1971년 TV용 영화 ‘결투’를 연상시킵니다.
‘결투’에서는 대형 트럭과 승용차의 간접적 대결이었지만 ‘디시에르토’는 능수능란한 저격수와 비무장 인간의 대결로 보다 직접적이며 잔혹하게 치환되었습니다. 쫓기는 주인공 모이시스(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분)가 추격자 샘(제프리 딘 모건 분)보다 신장과 체격이 작은 것도 의도적인 캐스팅의 산물로 보입니다.
결말에서 여성 아델라(알론드라 히달고 분)를 구해 사막을 탈출하는 모이시스(Moises)의 이름은 구약성서 출애굽기에서 유대 민족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한 모세(Moses)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사냥개 액션 인상적
샘의 사냥개 트래커(Tracker)는 ‘추적자’라는 이름답게 인간을 직접 공격해 살해하기도 합니다. 트래커가 산을 자유자재로 타며 우회해 모이시스 일행을 습격하는 장면은 ‘디시에르토’에서 가장 섬뜩하며 인상적입니다.
사막 오지를 배경으로 많은 이가 살해되는 전개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낮은 계급의 인간의 사냥을 통해 쾌감을 얻는 피도 눈물도 없는 악역의 등장은 ‘은하철도 999’의 제1화 ‘출발의 발라드’의 기계 백작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그래비티’와 공통점
‘디시에르토’의 각본, 제작, 연출을 맡은 조나스 쿠아론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아들입니다. 알폰소 쿠아론은 ‘디시에르토’의 제작에도 참여했는데 그가 연출한 ‘그래비티’를 떠올리게 하는 요소도 있습니다.
우주와 사막이라는 공간적 배경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고독한 공간, 극한 상황에서의 모험, 탈출, 생존, 그리고 건조한 분위기는 ‘그래비티’와 ‘디시에르토’의 공통점입니다. ‘디시에르토’는 헨드 헬드를 활용해 다큐멘터리와 같은 분위기를 강조합니다.
조나스 쿠아론은 ‘그래비티’의 각본에도 참여했으며 ‘그래비티’와 연결되는 단편 영화 ‘아닌가크’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아닌가크’과 ‘디시에르토’는 아끼던 개를 총으로 살해하는 남성 등장인물이 등장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주제와 서사, 새롭지 않아
‘디시에르토’는 불법 이민자에 대한 혐오를 비판합니다. 모이시스가 기지를 발휘해 트래커에 치명상을 입히자 샘은 오열하며 트래커를 총살합니다. 불법 이민자를 살해하며 즐거움을 느끼던 모습과는 정반대입니다. 샘은 인간보다 개를 더 중시하는 광기의 인물입니다. 샘의 군복 바지는 그가 퇴역 군인 출신임을 암시합니다. 그에 앞서 아델라는 “불법 이민자라고 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주제의식을 직접적으로 드러냅니다.
‘디시에르토’가 미국이나 유럽 등의 반 이민자 감정에 대한 비판적 주제의식을 깊이 있게 제시하는가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대사를 통해 지나치게 선명하게 제시되는 주제의식은 오히려 세련되지 못합니다.
‘데시에르토’는 사회적인 영화보다는 한정된 숫자의 등장인물과 공간을 활용한 미니멀리즘 오락 영화에 가깝습니다. 오지에서 촬영한 배우 및 스태프들의 노고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특히 모이시스가 트래커에 역습을 가하기 위해 선인장 틈사이로 몸을 구겨 넣는 장면에서는 고통이 생생히 전해집니다.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은 이미 알려진 매끈한 미남 이미지가 아니라 ‘반지의 제왕’ 삼부작에서 아라곤으로 출연한 비고 모르텐센을 연상시킬 정도로 고생을 많이 한 분장으로 출연합니다.
서사는 매우 전형적입니다. 등장인물 중 누가 어떤 순서로 죽고 누가 살아남을지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샘의 저격용 소총의 탄환은 무한한가 하는 설정 상의 의문을 남깁니다. 샘은 다리에 대검을 차고 있지만 끝내 사용하지 않아 맥거핀으로 남습니다.
‘디시에르토’는 수입사 측에서 15세 관람가 등급에 맞추기 위해서인지 샘의 저격 및 트래커의 습격 장면 상당수가 모자이크 처리되었습니다. 영화에 대한 몰입을 크게 저해합니다.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http://twitter.com/tominodijeh

조나스 쿠아론 감독의 ‘디시에르토’는 미국에 불법적으로 이민하려는 멕시코 인들과 그들을 저격해 살해하는 미국인의 대결을 묘사합니다. 제목 ‘디시에르토(Desierto)’는 스페인어로 공간적 배경 사막을 뜻합니다. 한국 개봉명은 ‘디시에르토’이지만 보다 정확한 발음은 ‘데시에르토’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막을 배경으로 강력한 악역이 매우 약한 주인공을 쫓는 추격전이 근간이라는 점에서 ‘디시에르토’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1971년 TV용 영화 ‘결투’를 연상시킵니다.
‘결투’에서는 대형 트럭과 승용차의 간접적 대결이었지만 ‘디시에르토’는 능수능란한 저격수와 비무장 인간의 대결로 보다 직접적이며 잔혹하게 치환되었습니다. 쫓기는 주인공 모이시스(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분)가 추격자 샘(제프리 딘 모건 분)보다 신장과 체격이 작은 것도 의도적인 캐스팅의 산물로 보입니다.
결말에서 여성 아델라(알론드라 히달고 분)를 구해 사막을 탈출하는 모이시스(Moises)의 이름은 구약성서 출애굽기에서 유대 민족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한 모세(Moses)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사냥개 액션 인상적
샘의 사냥개 트래커(Tracker)는 ‘추적자’라는 이름답게 인간을 직접 공격해 살해하기도 합니다. 트래커가 산을 자유자재로 타며 우회해 모이시스 일행을 습격하는 장면은 ‘디시에르토’에서 가장 섬뜩하며 인상적입니다.
사막 오지를 배경으로 많은 이가 살해되는 전개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낮은 계급의 인간의 사냥을 통해 쾌감을 얻는 피도 눈물도 없는 악역의 등장은 ‘은하철도 999’의 제1화 ‘출발의 발라드’의 기계 백작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그래비티’와 공통점
‘디시에르토’의 각본, 제작, 연출을 맡은 조나스 쿠아론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아들입니다. 알폰소 쿠아론은 ‘디시에르토’의 제작에도 참여했는데 그가 연출한 ‘그래비티’를 떠올리게 하는 요소도 있습니다.
우주와 사막이라는 공간적 배경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고독한 공간, 극한 상황에서의 모험, 탈출, 생존, 그리고 건조한 분위기는 ‘그래비티’와 ‘디시에르토’의 공통점입니다. ‘디시에르토’는 헨드 헬드를 활용해 다큐멘터리와 같은 분위기를 강조합니다.
조나스 쿠아론은 ‘그래비티’의 각본에도 참여했으며 ‘그래비티’와 연결되는 단편 영화 ‘아닌가크’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아닌가크’과 ‘디시에르토’는 아끼던 개를 총으로 살해하는 남성 등장인물이 등장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주제와 서사, 새롭지 않아
‘디시에르토’는 불법 이민자에 대한 혐오를 비판합니다. 모이시스가 기지를 발휘해 트래커에 치명상을 입히자 샘은 오열하며 트래커를 총살합니다. 불법 이민자를 살해하며 즐거움을 느끼던 모습과는 정반대입니다. 샘은 인간보다 개를 더 중시하는 광기의 인물입니다. 샘의 군복 바지는 그가 퇴역 군인 출신임을 암시합니다. 그에 앞서 아델라는 “불법 이민자라고 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주제의식을 직접적으로 드러냅니다.
‘디시에르토’가 미국이나 유럽 등의 반 이민자 감정에 대한 비판적 주제의식을 깊이 있게 제시하는가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대사를 통해 지나치게 선명하게 제시되는 주제의식은 오히려 세련되지 못합니다.
‘데시에르토’는 사회적인 영화보다는 한정된 숫자의 등장인물과 공간을 활용한 미니멀리즘 오락 영화에 가깝습니다. 오지에서 촬영한 배우 및 스태프들의 노고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특히 모이시스가 트래커에 역습을 가하기 위해 선인장 틈사이로 몸을 구겨 넣는 장면에서는 고통이 생생히 전해집니다.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은 이미 알려진 매끈한 미남 이미지가 아니라 ‘반지의 제왕’ 삼부작에서 아라곤으로 출연한 비고 모르텐센을 연상시킬 정도로 고생을 많이 한 분장으로 출연합니다.
서사는 매우 전형적입니다. 등장인물 중 누가 어떤 순서로 죽고 누가 살아남을지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샘의 저격용 소총의 탄환은 무한한가 하는 설정 상의 의문을 남깁니다. 샘은 다리에 대검을 차고 있지만 끝내 사용하지 않아 맥거핀으로 남습니다.
‘디시에르토’는 수입사 측에서 15세 관람가 등급에 맞추기 위해서인지 샘의 저격 및 트래커의 습격 장면 상당수가 모자이크 처리되었습니다. 영화에 대한 몰입을 크게 저해합니다.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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