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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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레셔널 맨 - 히치콕을 꿈꾼 우디 앨런, 결과는? 영화

※ 본 포스팅은 ‘이레셔널 맨’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유명 철학자 에이브(호아킨 피닉스 분)는 삶에 대한 권태와 허무를 견딜 수 없어 술에 의존합니다. 학교를 옮겨 교수로 부임한 에이브는 여학생 질(엠마 스톤 분)과 가까워지지만 사랑에 빠지지는 않습니다. 에이브는 질과 외식하던 도중 판사 스팽글러(톰 켐프 분)의 부패상에 대한 이야기를 엿듣습니다.

살인 계획이 뒤바꾼 철학자의 일상

우디 앨런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2015년 작 이레셔널 맨은 중년의 독신 철학교수가 새로운 환경과 주변 사람들 속에서 살인을 착안하고 실행에 옮기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주인공 에이브는 자신의 수업을 수강하는 매력적인 여학생 질과 친밀해지지만 적당히 거리를 둡니다.

매력적인 중년 남성과 풋풋한 젊은 여성의 친밀한 극중 관계는 젊은 아내와 결혼한 노감독 우디 앨런의 자전적 삶을 반영한 듯합니다. 우디 앨런의 전작이자 엠마 스톤이 출연한 ‘매직 인 더 문라이트’에도 유사한 관계가 제시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에이브는 질에게 결코 흠뻑 빠져들지는 않습니다.

대신 에이브는 정의를 실현한다는 미명 하에 살인 계획에 몰두합니다. 그가 심취한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충실히 오마주합니다. 에이브는 발기 불능을 극복하고 섹스를 즐기며 삶의 의욕도 되찾습니다. 주인공이 젊은 여성과의 연애 혹은 섹스보다는 범죄 계획에 의해 삶의 의미를 되찾는 설정은 흥미롭습니다.

완전 살인을 계획하며 이상 심리에 잠식된 주인공이 친밀했던 여주인공까지 압박하는 전개는 히치콕의 스릴러를 연상시킵니다. 에이브가 살인을 꿈꾸듯 우디 앨런도 히치콕을 꿈꿉니다. 중반 이후 호아킨 피닉스의 비열한 광기 연기는 ‘글래디에이터’를 연상시킵니다.

중반부터 결말까지 진부해

에이브가 스팽글러 살인 사건을 직접 실행에 옮긴 뒤부터 결말까지의 전개는 매우 전형적입니다. 결말을 예상하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소품 손전등의 활용과 질의 대사 “살인은 또 다른 살인을 부른다”는 너무나 친절한 결말 암시라 영화적 재미를 반감시킵니다. 두 번의 죽음 장면의 구체적 묘사를 생략한 연출은 인상적입니다. 그러나 ‘완전 범죄는 없다’는 교훈적 주제의식은 진부합니다.

많은 양의 대사와 흥겨운 재즈 등 우디 앨런 영화의 기본 요소들은 여전합니다. 그러나 그의 영화의 최대 매력인 유머 감각도 살인 사건에 짓눌린 듯 허전합니다. 웃음과 범죄를 양립시키는 각본 및 연출력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살인을 소재로 한 범죄 스릴러는 노년의 우디 앨런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듯합니다.

제목 ‘이레셔널 맨(Irrational Man)’은 ‘비이성적 인간’을 뜻합니다. 철학 교수이자 지식인인 에이브처럼 아무리 똑똑한 인간도 불합리한 일을 저지를 수 있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하지만 에이브는 살인을 도모하기 이전부터 알코올에 중독된 인간으로 ‘합리’와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극중에서 에이브가 살인에 나서는 심리 변화는 갑작스러워 공감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에이브와 질, 두 남녀 주인공의 내레이션으로 서사를 끌고 가는 연출은 ‘중경삼림’ 등 왕가위 영화를 연상시킵니다. 그런데 질의 대사를 번역한 한글 자막에서 에이브 루카스를 이름 ‘에이브’와 성 ‘루카스’를 혼용한 것은 어색합니다. ‘에이브’로 통일하는 편이 바람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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