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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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몰리션 - 해체를 통한 삶의 원점 회귀 영화

※ 본 포스팅은 ‘데몰리션’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던 증권업 종사자 데이비스(제이크 질렌할 분)는 교통사고로 인해 아내 줄리아(히써 린드 분)를 잃습니다. 아내와의 갑작스런 사별에도 불구하고 슬픔을 느끼지 못하던 데이비스는 자신의 심경을 토로하는 편지를 자판기 회사의 고객 서비스 센터에 보냅니다.

데이비스의 기행

장 마크 발레 감독의 ‘데몰리션’은 아내의 사고사 이후 삶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진 장년 남성을 주인공으로 합니다. 주인공 데이비스는 아내를 잃은 이후 슬픔보다는 공허감을 견디지 못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이 놓쳐왔던 사소하지만 유의미한 일들을 되새기기 시작합니다.

데이비스는 기행을 저지르기 시작합니다. 장인 필(크리스 쿠퍼 분)과의 대화에 착안해 냉장고와 커피 머신 등을 비롯해 닥치는 대로 분해합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신혼집까지 공구와 중장비를 동원해 해체합니다. 액션 영화를 연상시키지만 실은 액션과는 무관한 제목 ‘데몰리션(Demolition)’은 데이비스가 추구하는 파괴를 통한 삶의 재구축을 뜻합니다. 그의 기행은 상당한 웃음을 유발해 ‘데몰리션’은 코미디의 요소도 지니고 있습니다.

해체 및 파괴는 원점 회귀로 연결됩니다. 분초를 다투며 거액이 오가는 증권업 종사자로서 앞만 보고 달려오는 삶에 충실했던 데이비스는 아내와의 생전의 추억은 물론 어린 시절의 추억까지 회상합니다. 어린 시절 달리기 1위를 해보고 싶었던 데이비스는 대도시의 거리를 거꾸로 걸으며 역주행의 쾌감을 맛봅니다. 선글라스와 헤드폰을 착용한 제이크는 앞으로 걷지만 다른 모든 이들은 뒤로 걷는 슬로 모션 장면은 제이크의 역주행을 거꾸로 돌린 것입니다. 제이크의 역주행은 현대인의 분주한 삶을 비판하는 주제의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와일드’와 공통점

데이비스는 자판기 회사의 고객 상담원 캐런(나오미 왓츠 분)과 가까워지지만 나름대로 플라토닉한 관계를 유지합니다. 오히려 데이비스는 캐런의 말썽쟁이 10대 아들 크리스(주다 루이스 분)와 교감합니다. 두 사람은 틀에 박힌 삶과 타인의 시선을 거부하며 직감적으로 행동하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말썽쟁이 크리스의 순수함은 수영 선수 출신의 장학생이지만 실은 내면은 추악하고 불량스런 토드(브렌던 둘링 분)와 대조됩니다.

장 마크 발레 감독은 전작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과 ‘와일드’에서 현실에 대한 순응을 거부하고 직감을 바탕으로 돌발적인 행동에 나서는 주인공을 감각적 편집으로 설득력 있게 묘사한 바 있습니다. ‘데몰리션’ 또한 두 작품과 공통점이 많은 성인용 드라마입니다.

주연 배우의 훌륭한 연기를 앞세운 심리 묘사 또한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과 ‘와일드’와 마찬가지로 볼거리입니다. 연기력이 보증된 제이크 질렌할은 4차원이면서도 순수한 복합적인 캐릭터를 섬세하게 연기합니다.

아내를 잃은 충격이 너무 심해 슬픔을 다른 방식으로 해소하려 했던 데비이스는 결국 아내에 대한 사랑을 재발견하기에 이릅니다. 목마를 활용한 결말은 다소 작위적이기는 하지만 상처의 치유와 새로운 삶을 향한 전진에 충실합니다.

제이크 질렌할은 극중에서 한국어 인사를 선보입니다. 엔딩 크레딧 말미에는 영화 전체를 마무리하는 그의 내레이션 음성이 삽입됩니다.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 매력적인 사회 드라마, 성장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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