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tomino.egloos.com

포토로그


메모장

KBReport 프로야구 필자/다음카카오 1boon/KBO 야매카툰 작가

LG 트윈스 야구 전 경기 아프리카 생중계 http://afreecatv.com/tomino

사진, 글, 동영상 펌 금지합니다. 영화 포스터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서 있습니다.

반말, 욕설, 비아냥, 협박 등의 악성 댓글은 삭제합니다. 비로그인 IP로 댓글 작성은 가능하지만 동일 IP로 닉네임을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 행위' 시 역시 삭제합니다.


곡성 - 무명의 정체, 일본인과 일광의 관계는? 영화

※ 본 포스팅은 ‘곡성’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곡성 - 동서양 오컬트 요소의 혼성 호러에 이어

소복 위의 야전상의

‘곡성’에서 소복을 입은 무명(천우희 분)은 등장 분량은 많지 않지만 서사를 이끌어가는 중요 인물 중 하나입니다. 무명은 살인 사건 현장에 첫 등장해 목격담을 주인공 종구(곽도원 분)에게 상세하게 설명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무명의 의상입니다. 첫 등장을 비롯해 마을에서 무명이 종구 앞에 나타날 때는 야전상의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소복 위에 야전상의를 걸쳐 평범한 시골 처녀로 보이는 무명입니다.

하지만 무명이 산에서 일본인(쿠니무라 준 분)의 폭포 목욕을 숨어 훔쳐보고 일본인과 추격전을 벌일 때까지는 야전상의 없이 소복만을 착용하고 있습니다. 일본인이 산에서 추락해 종구가 운전하는 트럭에 치인 뒤에는 무명이 산에서 소복을 입고 내려다보고 있어 그녀가 귀신임을 눈치 채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무명이 첫 등장부터 소복만을 착용하지 않고 야전상의를 걸친 연출은 귀신이라는 사실을 관객이 일찍 간파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일광이 1천만 원짜리 굿판을 벌이는 동안 일본인도 주술을 행합니다. 마치 일광의 굿판에 일본인이 대응하는 듯한 교차 편집입니다. 하지만 일본인은 이내 고통을 이기지 못해 주술을 중단하고 드러눕습니다. 이때 일본인의 집 앞에 무명이 나타납니다. 즉 일본인의 고통은 일광의 굿이 아닌 무명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암시입니다. 일본인을 종구의 트럭에 치이게 한 것도 무명으로 보입니다.

‘할매’의 정체는?

무명은 독특한 말버릇을 지니고 있습니다. 발화를 시작할 때 “할매가 그러는디”를 습관적으로 덧붙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어딘가의 할머니가 말하는 것을 듣고 전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곡성’에서 ‘할매’의 실체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으며 ‘할매’라는 등장인물도 없습니다. 따라서 ‘할매’는 무명 본인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자신을 3인칭으로 지칭해 발화하는 것입니다.

‘할매’는 출산과 수명을 관장하는 삼신할머니를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무명은 젊은 여성처럼 보이지만 귀신이 실체임을 감안하면 나이를 먹지 않은 외모는 당연한 것입니다.

무명은 종구와 그의 가족들을 구하려 합니다. 일광이 종구의 집 앞에 나타나자 신통력을 발휘해 내쫓습니다. 종구의 집 대문에 버섯을 걸어놓고 “귀신을 잡으려 덫을 놓았다”고 합니다. 무명이 내건 조건은 암탉이 세 번 울 때까지 종구가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초조한 종구는 무명의 조건을 어기고 집으로 들어가 일가는 모두 살해됩니다. 종구가 집안으로 들어가자 버섯은 시들어버립니다. 종구와 그의 가족들이 희생되자 무명은 온몸을 웅크리고 안타까워합니다. 일본인과의 내기와 같은 대결에서 패했다는 아쉬움 차원이 아니라 잔혹한 희생을 막지 못했다는 자책마저 엿보입니다. 무명은 귀신이지만 선한 배역입니다.

극중에 처음 등장한 살인 현장인 돼지우리가 딸린 집 벽에도 버섯이 붙어 있었음을 종구가 확인합니다. 무명이 이 집에도 나타나 버섯을 걸고 일본인을 막으려 했음을 암시합니다. 하지만 종구가 이후에 그랬듯 그들도 무명이 내건 조건을 준수하지 못해 희생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인과 일광의 관계

일본의 전통 속옷 훈도시를 착용하는 공통점이 있는 일본인과 일광의 관계는 동일인물이 아니라 한패로 보입니다. 무명에 의해 종구의 집 앞에서 내쫓긴 일광은 공포에 질려 허겁지겁 짐을 챙겨 상경하려 합니다. 하지만 무명의 차량에 나비가 잔뜩 와서 부닥치는 듯한 착시 효과가 발생합니다. 일광은 상경에 실패한 채 곡성으로 되돌아옵니다. 일광의 차량에 초자연적 현상을 일으켜 되돌린 인물이 일본인으로 보입니다. 즉 일광은 일본인의 수하입니다.

일광은 되돌아와 종구 일가의 살해 현장을 촬영합니다. 피해자들의 사진 촬영은 일본인만의 행위는 아님이 밝혀집니다. 일본인이 종구에게 아궁이에서 불태웠다고 거짓말한 사진을 보관하고 있는 인물 또한 일광입니다. 예수와 악마의 특성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일본인이 수족처럼 부리는 수하가 일광입니다. 일본인은 마을에 죽음을 몰아오고 일광은 그 와중에 굿으로 거액을 버는 2인 1조 사기단입니다.

공권력 무능, 근친상간

‘곡성’은 귀신과 귀신의 대결에 희생된 인간을 묘사합니다. 즉 일본인과 무명의 대립 속에서 피아 구별에 실패한 종구와 일가가 죽음을 맞이한 것입니다. 초자연적 능력을 지닌 귀신들 앞에서 종구를 비롯한 인간은 미약한 존재입니다.

종구는 경찰이지만 용감하지도, 유능하지도 않습니다. 종구는 딸 효진(김환희 분)을 살리기 위해 일본인을 찾아가 행패를 부리는 것으로 모자라 살해하려 합니다. 공권력의 상징 경찰이 사적 복수를 행한다는 점에서 ‘곡성’은 공권력의 무능을 극적으로 부각시킵니다. 공권력의 무능은 나홍진 감독의 전작 ‘추격자’와 ‘황해’에서도 이미 비판된 바 있습니다.

종구는 아내(장소연 분)에 무관심합니다. 아내와의 섹스는 사랑도, 쾌락도 없이 차 안에서 의무방어전마냥 치러집니다. 아내의 비중은 일광을 불러온 장모(허진 분)보다 작아 미미합니다. 아내와의 카섹스를 효진에 들킨 종구는 아연실색합니다. 마치 또 다른 연인에게 들통 나 어쩔 줄 몰라 하는 양다리 걸친 남자와 같습니다.

종구는 효진이 피부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밤중에 들어가 속옷을 들추다 발각되어 효진의 강한 반발을 삽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소녀의 심리를 종구는 전혀 몰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종구가 효진의 피부병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싶었다면 아내에 맡기면 되었을 것입니다. 카섹스 장면에 이어 또 다시 아버지와 딸이 팽팽한 성적 긴장감을 노출하는 장면이 속옷 들추는 장면입니다. 딸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은 지나쳐 근친상간의 함의마저 연상케 합니다.

추격자 - 잔인한 살인마, 더욱 잔인한 공권력의 무능
황해 - ‘추격자’ 의식, 강박관념에 갇히다
곡성 - 동서양 오컬트 요소의 혼성 호러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ㅇㅇㅇ 2016/06/18 21:19 # 삭제

    잘 가다가 근친상간쪽 해석은 좀 이상하네요.. 비논리적입니다
  • 대부분 2016/06/25 13:05 # 삭제

    대부분 공감하는데, 단순히 일본인은 죽음을, 일광은 돈을 목적으로 하는거 같진 않네요. 일광도 사람들의 죽음에 일조를 하는 부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처음 등장시 장독을 깨는 장면 = 무명이 까마귀를 이용해 쳐 놓은 결계를 부수는 장면이라고도 해석할수 있고, 님께서 지적하셨듯이 1천만원 짜리 굿판이 일본인을 향한것이 아님으로 딸을 표적으로한 굿판으로 볼수있죠. 그리고 근친상간적인 느낌은 좀 납득하기 어렵네요. 악마에게 빙의된 딸이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은것을 그쪽으로 몰고가는 느낌은 받았는데... 그리고 부부가 성관계를 하다 아이에게 발각된다면 그런 반응은 상당히 상식적인 반응일거라고 생각 되네요.
  • ㅇㅇ 2016/06/26 17:26 # 삭제

    일본인과 황정민이 한패라는것은 감독인터뷰에서도 이미 밝혀졌고 이 둘이 신앙행위를할때 닭을 이용하는장면이 교차된것에서 같은신을 모시는것으로 생각할수있습니다.이 둘의목적은 돈이아닌 곡성주민들을 자신들이모시는 신에게 제물로바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사진에 형상을 담다.찍어 남긴다.는 부분이 사진안에 제물로써 가둬놓는듯한 느낌을줍니다.같은 훈도시를 입은모습과 일본인을 돕는 황정민을 친일파로 빗대 꼬집었다고도 볼수있겠죠.
  • ㅇㅇ 2016/06/28 06:44 # 삭제

    거의 정확한 정리 같습니다 잘읽었습니다 ㅎㅎ
  • 아나로즈 2016/07/11 17:02 #

    사소한 부분들이지만 버섯을 건 게 아니라 금어초이고, 나비가 아니라 나방들이 부딪히는 것입니다...
    전반적으로는 잘 읽었습니다.
  • 포포 2016/09/23 14:44 # 삭제

    잘 해석하시다가 근친상간은 같은 글쓴이가 맞나 심을 정도로 엉뚱하네요.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