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포스팅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소코비아 사건으로 인해 심각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UN이 어벤져스의 활동을 제약하는 소코비아 협정을 체결하려 합니다.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분)는 협정에 반대하지만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은 찬성합니다. 어벤져스 내부의 이견은 정리되지 않아 내분으로 점화됩니다.
어벤져스의 내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내전’을 뜻하는 제목 ‘시빌 워(Civil War)’에서 드러나듯 어벤져스 내부의 분열을 묘사합니다. 스티브 로저스/캡틴 아메리카는 어벤져스가 스스로를 제어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토니 스타크/아이언맨은 어벤져스에 통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아이언맨은 소코비아 사건 희생자의 부모의 항의와 더불어 페퍼와의 소원해진 관계로 인해 어벤져스 활동에 염증을 느끼고 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에게는 아픈 손가락이 있습니다. 반세기도 더 된 친구 버키 반즈/윈터 솔저(세바스찬 스탠 분)입니다. 과거 세뇌의 망령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윈터 솔저는 폭탄 테러범으로 지목되어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캡틴 아메리카는 어떻게든 윈터 솔저를 구해 곁에 두려 합니다.
캡틴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윈터 솔저, 샘 윌슨/팰콘(안소니 마키 분), 클린트 바튼/호크 아이(제레미 레너 분), 완다 막시모프/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 분), 스캇 랭/앤트맨(폴 러드 분)이 팀 캡틴을 구성합니다. ‘앤트맨’에서 윈터 솔저를 앉힌 가운데 캡틴 아메리카에게 팰콘이 앤트맨의 스카우트를 암시했던 엔딩 크레딧 후 추가 장면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오롯이 삽입되었습니다. 한편 아이언맨을 중심으로 제임스 로즈/워 머신(돈 치들 분), 비전(폴 베타니 분), 나타샤 로마노프/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분)가 팀 아이언맨을 구성합니다.
블랙 팬서와 스파이더맨
팀 아이언맨에 가세해 6:6의 균형을 맞추는 두 명의 새로운 슈퍼히어로가 있습니다. 첫째, 윈터 솔저가 범인으로 지목된 폭탄 테러 사건에 의해 국왕인 아버지를 여읜 와칸다의 왕자 트찰라/블랙 팬서(채드윅 보스먼 분)입니다. 블랙 팬서의 수트는 와칸다의 특산물이자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의 재료가 된 금속 비브라늄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블랙 팬서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윈터 솔저를 집요하게 쫓습니다. 그는 당초 팀 아이언맨에 가세하지만 부친 살해의 진범을 알게 된 후 캡틴 아메리카와 윈터 솔저를 돕습니다. 2018년 개봉 예정인 영화 ‘블랙 팬서’에 앞서 첫 등장한 블랙 팬서는 정신적으로 성숙한 캐릭터입니다.
둘째, 피터 파커/스파이더맨(톰 홀랜드 분)입니다. 그는 아이언맨에 스카우트되어 시빌 워에 참전합니다. 3편의 ‘스파이더맨’과 2편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 달리 마블의 영화화 세계관에 편입된 뒤 새롭게 선보인 스파이더맨입니다. 2017년 여름 개봉될 ‘스파이더맨 홈커밍’을 위한 예고편 역할을 수행합니다.
5편의 단독 주연 영화에서 스파이더맨과 메이 숙모의 이미지는 청년과 노파에 가까웠으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둘은 각각 소년과 장년 여성으로 젊어졌습니다. 초능력을 얻게 된지 6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스파이더맨은 탄탄한 근육질이 아닌 미완성의 마른 몸매를 지녔으며 수다스럽고 호기심 많은 소년으로 등장합니다. 그의 호기심을 강조하듯 마스크의 눈이 움직이는 연출도 인상적입니다.
스파이더맨의 동영상은 인터넷에 공개되었지만 피터는 자신의 정체를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토니는 피터의 집으로 찾아와 그를 자신의 팀으로 스카우트합니다. 토니가 어떻게 피터의 정체를 알게 되었는지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에 토니가 등장하는 만큼 스카우트 과정이 드러날지 궁금합니다. 스파이더맨은 엔딩 크레딧 후 추가 장면을 차지하며 “스파이더맨은 돌아온다(SPIDER-MAN WILL RETURN)”가 자막으로 삽입됩니다.
지모가 밝힌 충격적 진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서사를 움직이는 악역 캐릭터는 헬무트 지모(다니엘 브륄 분)입니다. 윈터 솔저가 누명을 쓴 폭탄 테러의 진범입니다. 소코비아 출신인 그는 소코비아 사건으로 인해 가족을 모두 잃어 어벤져스를 증오하게 되었습니다. 어벤져스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내부 분열이 최선의 방법이라 여기고 교묘하게 실행에 옮깁니다.
공항에서의 팀 아이언맨과의 6:6 대결 끝에 캡틴 아메리카와 윈터 솔저는 탈출에 성공합니다. 결정적인 순간 블랙 위도우가 둘을 돕습니다. 시베리아에 숨겨진 슈퍼 군인을 지모가 깨워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 우려한 캡틴 아메리카와 윈터 솔저는 지모의 뒤를 쫓습니다. 아이언맨은 캡틴 아메리카를 이해하고 그를 돕기 위해 뒤따라옵니다.
하지만 지모는 슈퍼 군인들을 모두 살해한 뒤 아이언맨에게 그의 부모가 윈터 솔저에 의해 살해된 1991년 동영상을 공개합니다. 아이언맨은 윈터 솔저에 복수하려하고 캡틴 아메리카는 제지합니다. 어벤져스의 두 번째 분열입니다. 끝까지 지모는 힘이 아닌 술책으로 어벤져스를 뒤흔듭니다. 그는 자살하려 하지만 블랙 팬서에 의해 제지된 후 감금 신세가 됩니다.
1991년 장면은 서두에 마블의 로고가 제시되기에 앞서 제시됩니다. 윈터 솔저가 암살자로 암약하는 장면이지만 정작 희생양이 된 인물은 누구인지 드러니지 않아 궁금증을 남깁니다. 지모가 공개한 동영상을 통해 아이언맨의 아버지 하워드 스타크(존 슬래터리 분)와 어머니 마리아 스타크(호프 데이비스 분)가 희생자였음이 밝혀집니다. 한 달 전에 개봉된 DC의 슈퍼히어로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과 마찬가지로 서두에서 슈퍼히어로의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은 부모의 죽음이 제시된 것입니다.
캡틴 아메리카의 은신
타이틀 롤 캡틴 아메리카는 아이언맨의 원터 솔저 살해를 막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원터 솔저는 기계화된 왼팔을 잃습니다. 윈터 솔저와 함께 떠난 캡틴은 수중 감옥에 갇힌 동료들을 구출한 뒤 와칸다에 은신합니다. 하지만 캡틴 아메리카는 아이언맨에게 언제든지 자신들을 호출할 수 있도록 편지를 남깁니다. 편지를 배달하는 페덱스의 직원으로 마블 세계관의 창시자 스탠 리가 카메오로 등장합니다. 그는 토니 스타크의 이름을 ‘토니 스탱크’라고 잘못 불러 웃음을 유발합니다.
엔딩 크레딧 도중의 추가 장면에서 세뇌당할 약점을 해결하지 못한 윈터 솔저는 블랙 팬서의 협조 하에 와칸다에서 동면을 취합니다. 그에 앞서 거대화한 자이언트 앤트맨을 거미줄로 묶어 쓰러뜨린 스파이더맨이 ‘스타워즈 에피소드 5 제국의 역습’에서 AT-AT를 스노우 스피더로 공략한 호스 행성의 명장면을 언급해 오마주한 바 있습니다. 윈터 솔저의 동면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5 제국의 역습’의 결말의 한 솔로의 동면을 연상시킵니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보다 깊이 갖춰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가 제시하는 슈퍼히어로 간의 대립은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과 소재는 비슷합니다. 하지만 각본의 완성도와 설득력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가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 비해 크게 우위입니다.
새로운 배트맨을 첫 등장시키는 와중에 갈등과 화해까지 과욕을 부렸던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과 달리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그간 10여 편의 영화를 통해 캐릭터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했기에 그들의 대립 또한 개연성이 충분합니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 섣부른 화해로 공감하기 어려웠다면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아이언맨이 윈터 솔저에 아직 앙금이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향후 새로운 불씨가 될 수도 있다는 암시입니다.
‘엑스맨’ 시리즈의 돌연변이 등록법과 유사한 소코비아 협정은 만일 슈퍼히어로가 실재한다면 충분히 이슈화될 수 있습니다. 슈퍼히어로의 자의적 정의 행사가 과연 옳은지, 그리고 그로 인한 희생자 발생은 감수해야 하는지 고민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슈퍼히어로가 법 위에 존재하는 것이 가능한지 21세기적 고민이 수반됩니다. 슈퍼히어로가 법 위에 존재할 수 없다면 그들 또한 통제를 받아야 합니다.
현재에 대입한다면 정의는 존재하는가, 정의에 입각한 폭력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 그리고 전쟁을 비롯한 폭력 행사의 와중에 희생자는 필연적인가 하는 논쟁이 가능합니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 비하면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보다 현실적이며 정치적이어서 진지한 깊이가 돋보입니다.
새로운 인피니티 스톤 미 등장
DC의 슈퍼맨이나 원더우먼에 비하면 마블의 영화에 등장하는 슈퍼히어로들의 초능력은 상대적으로 약해 보입니다. DC의 배트맨과 마찬가지로 실제 능력은 단련된 인간에 그치지만 첨단 장비의 힘으로 인해 강해지는 슈퍼히어로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마블의 슈퍼히어로가 인간적이며 그들이 출연하는 영화가 아기자기한 맛도 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등장하는 슈퍼히어로 중 가장 강력한 능력을 가진 것은 비전마저 순식간에 제압할 수 있는 스칼렛 위치로 보입니다. 하지만 27세의 엘리자베스 올슨이 연기한 스칼렛 위치가 10대 소녀 취급을 받는 극중 연출은 납득하기 쉽지 않습니다.
노령으로 사망한 페기를 제외하면 중요 캐릭터 중 죽음을 맞이하는 캐릭터는 없습니다. 단 6:6 대결에서 워 머신이 중상을 입어 기계의 도움으로 걷는 처지가 됩니다. 헐크와 토르는 대사로는 언급되지만 등장하지 않으며 누구도 그들의 행방을 알지 못합니다. 닉 퓨리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히드라는 여전히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새로운 인피니티 스톤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비전은 자신의 이마에 박힌 인피니티 스톤 중 하나인 마인드 스톤이 자신의 정신을 좌우하지 않을까 두려워합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엔딩 크레딧 후 추가 장면에서 인피니티 건틀렛을 착용했던 타노스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엔딩 크레딧에서는 각각의 슈퍼히어로를 그림자 형식의 아이콘으로 세련되게 표현합니다.
아이언맨 - 진지한 히어로에 반기를 들어라
아이언맨2 - 빈약한 액션의 히어로 블록버스터
아이언맨3 - 진지한 성찰, 시원한 액션
퍼스트 어벤져 - 애국심 강조하는 미국의 약물 영웅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 첩보물 추구, 지루하다
어벤져스 - 떼로 나온 영웅들, 악역은 고작 1명?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 어벤져스, 심화되는 내부 갈등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IMAX 3D - 스칼렛 위치, ‘시빌 워’ 방아쇠 당겼다
앤트맨 - 스케일보다 유머 강조한 소품 가깝다
http://twitter.com/tominodijeh

어벤져스의 내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내전’을 뜻하는 제목 ‘시빌 워(Civil War)’에서 드러나듯 어벤져스 내부의 분열을 묘사합니다. 스티브 로저스/캡틴 아메리카는 어벤져스가 스스로를 제어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토니 스타크/아이언맨은 어벤져스에 통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아이언맨은 소코비아 사건 희생자의 부모의 항의와 더불어 페퍼와의 소원해진 관계로 인해 어벤져스 활동에 염증을 느끼고 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에게는 아픈 손가락이 있습니다. 반세기도 더 된 친구 버키 반즈/윈터 솔저(세바스찬 스탠 분)입니다. 과거 세뇌의 망령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윈터 솔저는 폭탄 테러범으로 지목되어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캡틴 아메리카는 어떻게든 윈터 솔저를 구해 곁에 두려 합니다.
캡틴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윈터 솔저, 샘 윌슨/팰콘(안소니 마키 분), 클린트 바튼/호크 아이(제레미 레너 분), 완다 막시모프/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 분), 스캇 랭/앤트맨(폴 러드 분)이 팀 캡틴을 구성합니다. ‘앤트맨’에서 윈터 솔저를 앉힌 가운데 캡틴 아메리카에게 팰콘이 앤트맨의 스카우트를 암시했던 엔딩 크레딧 후 추가 장면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오롯이 삽입되었습니다. 한편 아이언맨을 중심으로 제임스 로즈/워 머신(돈 치들 분), 비전(폴 베타니 분), 나타샤 로마노프/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분)가 팀 아이언맨을 구성합니다.
블랙 팬서와 스파이더맨
팀 아이언맨에 가세해 6:6의 균형을 맞추는 두 명의 새로운 슈퍼히어로가 있습니다. 첫째, 윈터 솔저가 범인으로 지목된 폭탄 테러 사건에 의해 국왕인 아버지를 여읜 와칸다의 왕자 트찰라/블랙 팬서(채드윅 보스먼 분)입니다. 블랙 팬서의 수트는 와칸다의 특산물이자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의 재료가 된 금속 비브라늄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블랙 팬서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윈터 솔저를 집요하게 쫓습니다. 그는 당초 팀 아이언맨에 가세하지만 부친 살해의 진범을 알게 된 후 캡틴 아메리카와 윈터 솔저를 돕습니다. 2018년 개봉 예정인 영화 ‘블랙 팬서’에 앞서 첫 등장한 블랙 팬서는 정신적으로 성숙한 캐릭터입니다.
둘째, 피터 파커/스파이더맨(톰 홀랜드 분)입니다. 그는 아이언맨에 스카우트되어 시빌 워에 참전합니다. 3편의 ‘스파이더맨’과 2편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 달리 마블의 영화화 세계관에 편입된 뒤 새롭게 선보인 스파이더맨입니다. 2017년 여름 개봉될 ‘스파이더맨 홈커밍’을 위한 예고편 역할을 수행합니다.
5편의 단독 주연 영화에서 스파이더맨과 메이 숙모의 이미지는 청년과 노파에 가까웠으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둘은 각각 소년과 장년 여성으로 젊어졌습니다. 초능력을 얻게 된지 6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스파이더맨은 탄탄한 근육질이 아닌 미완성의 마른 몸매를 지녔으며 수다스럽고 호기심 많은 소년으로 등장합니다. 그의 호기심을 강조하듯 마스크의 눈이 움직이는 연출도 인상적입니다.
스파이더맨의 동영상은 인터넷에 공개되었지만 피터는 자신의 정체를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토니는 피터의 집으로 찾아와 그를 자신의 팀으로 스카우트합니다. 토니가 어떻게 피터의 정체를 알게 되었는지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에 토니가 등장하는 만큼 스카우트 과정이 드러날지 궁금합니다. 스파이더맨은 엔딩 크레딧 후 추가 장면을 차지하며 “스파이더맨은 돌아온다(SPIDER-MAN WILL RETURN)”가 자막으로 삽입됩니다.
지모가 밝힌 충격적 진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서사를 움직이는 악역 캐릭터는 헬무트 지모(다니엘 브륄 분)입니다. 윈터 솔저가 누명을 쓴 폭탄 테러의 진범입니다. 소코비아 출신인 그는 소코비아 사건으로 인해 가족을 모두 잃어 어벤져스를 증오하게 되었습니다. 어벤져스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내부 분열이 최선의 방법이라 여기고 교묘하게 실행에 옮깁니다.
공항에서의 팀 아이언맨과의 6:6 대결 끝에 캡틴 아메리카와 윈터 솔저는 탈출에 성공합니다. 결정적인 순간 블랙 위도우가 둘을 돕습니다. 시베리아에 숨겨진 슈퍼 군인을 지모가 깨워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 우려한 캡틴 아메리카와 윈터 솔저는 지모의 뒤를 쫓습니다. 아이언맨은 캡틴 아메리카를 이해하고 그를 돕기 위해 뒤따라옵니다.
하지만 지모는 슈퍼 군인들을 모두 살해한 뒤 아이언맨에게 그의 부모가 윈터 솔저에 의해 살해된 1991년 동영상을 공개합니다. 아이언맨은 윈터 솔저에 복수하려하고 캡틴 아메리카는 제지합니다. 어벤져스의 두 번째 분열입니다. 끝까지 지모는 힘이 아닌 술책으로 어벤져스를 뒤흔듭니다. 그는 자살하려 하지만 블랙 팬서에 의해 제지된 후 감금 신세가 됩니다.
1991년 장면은 서두에 마블의 로고가 제시되기에 앞서 제시됩니다. 윈터 솔저가 암살자로 암약하는 장면이지만 정작 희생양이 된 인물은 누구인지 드러니지 않아 궁금증을 남깁니다. 지모가 공개한 동영상을 통해 아이언맨의 아버지 하워드 스타크(존 슬래터리 분)와 어머니 마리아 스타크(호프 데이비스 분)가 희생자였음이 밝혀집니다. 한 달 전에 개봉된 DC의 슈퍼히어로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과 마찬가지로 서두에서 슈퍼히어로의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은 부모의 죽음이 제시된 것입니다.
캡틴 아메리카의 은신
타이틀 롤 캡틴 아메리카는 아이언맨의 원터 솔저 살해를 막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원터 솔저는 기계화된 왼팔을 잃습니다. 윈터 솔저와 함께 떠난 캡틴은 수중 감옥에 갇힌 동료들을 구출한 뒤 와칸다에 은신합니다. 하지만 캡틴 아메리카는 아이언맨에게 언제든지 자신들을 호출할 수 있도록 편지를 남깁니다. 편지를 배달하는 페덱스의 직원으로 마블 세계관의 창시자 스탠 리가 카메오로 등장합니다. 그는 토니 스타크의 이름을 ‘토니 스탱크’라고 잘못 불러 웃음을 유발합니다.
엔딩 크레딧 도중의 추가 장면에서 세뇌당할 약점을 해결하지 못한 윈터 솔저는 블랙 팬서의 협조 하에 와칸다에서 동면을 취합니다. 그에 앞서 거대화한 자이언트 앤트맨을 거미줄로 묶어 쓰러뜨린 스파이더맨이 ‘스타워즈 에피소드 5 제국의 역습’에서 AT-AT를 스노우 스피더로 공략한 호스 행성의 명장면을 언급해 오마주한 바 있습니다. 윈터 솔저의 동면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5 제국의 역습’의 결말의 한 솔로의 동면을 연상시킵니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보다 깊이 갖춰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가 제시하는 슈퍼히어로 간의 대립은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과 소재는 비슷합니다. 하지만 각본의 완성도와 설득력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가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 비해 크게 우위입니다.
새로운 배트맨을 첫 등장시키는 와중에 갈등과 화해까지 과욕을 부렸던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과 달리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그간 10여 편의 영화를 통해 캐릭터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했기에 그들의 대립 또한 개연성이 충분합니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 섣부른 화해로 공감하기 어려웠다면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아이언맨이 윈터 솔저에 아직 앙금이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향후 새로운 불씨가 될 수도 있다는 암시입니다.
‘엑스맨’ 시리즈의 돌연변이 등록법과 유사한 소코비아 협정은 만일 슈퍼히어로가 실재한다면 충분히 이슈화될 수 있습니다. 슈퍼히어로의 자의적 정의 행사가 과연 옳은지, 그리고 그로 인한 희생자 발생은 감수해야 하는지 고민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슈퍼히어로가 법 위에 존재하는 것이 가능한지 21세기적 고민이 수반됩니다. 슈퍼히어로가 법 위에 존재할 수 없다면 그들 또한 통제를 받아야 합니다.
현재에 대입한다면 정의는 존재하는가, 정의에 입각한 폭력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 그리고 전쟁을 비롯한 폭력 행사의 와중에 희생자는 필연적인가 하는 논쟁이 가능합니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 비하면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보다 현실적이며 정치적이어서 진지한 깊이가 돋보입니다.
새로운 인피니티 스톤 미 등장
DC의 슈퍼맨이나 원더우먼에 비하면 마블의 영화에 등장하는 슈퍼히어로들의 초능력은 상대적으로 약해 보입니다. DC의 배트맨과 마찬가지로 실제 능력은 단련된 인간에 그치지만 첨단 장비의 힘으로 인해 강해지는 슈퍼히어로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마블의 슈퍼히어로가 인간적이며 그들이 출연하는 영화가 아기자기한 맛도 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등장하는 슈퍼히어로 중 가장 강력한 능력을 가진 것은 비전마저 순식간에 제압할 수 있는 스칼렛 위치로 보입니다. 하지만 27세의 엘리자베스 올슨이 연기한 스칼렛 위치가 10대 소녀 취급을 받는 극중 연출은 납득하기 쉽지 않습니다.
노령으로 사망한 페기를 제외하면 중요 캐릭터 중 죽음을 맞이하는 캐릭터는 없습니다. 단 6:6 대결에서 워 머신이 중상을 입어 기계의 도움으로 걷는 처지가 됩니다. 헐크와 토르는 대사로는 언급되지만 등장하지 않으며 누구도 그들의 행방을 알지 못합니다. 닉 퓨리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히드라는 여전히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새로운 인피니티 스톤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비전은 자신의 이마에 박힌 인피니티 스톤 중 하나인 마인드 스톤이 자신의 정신을 좌우하지 않을까 두려워합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엔딩 크레딧 후 추가 장면에서 인피니티 건틀렛을 착용했던 타노스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엔딩 크레딧에서는 각각의 슈퍼히어로를 그림자 형식의 아이콘으로 세련되게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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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twitter.com/tominodij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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