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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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외치고 싶어해 - ‘철혈’과는 다르다! ‘철혈’과는! 애니메이션

※ 본 포스팅은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자신의 수다가 빌미가 되어 부모가 이혼하게 됐다고 여긴 준은 말하는 법을 잊게 됩니다. 지역교류회를 준의 학급이 맡게 되어 뮤지컬을 추진하게 됩니다. 준은 음악을 좋아하는 타쿠미와 가까워지며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됩니다.

캐릭터 전형적이나 각본 짜임새 있어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는 도쿄 근교 사이타마의 고등학교를 주된 배경으로 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입니다. 마을에 위치한 성(城) 모양의 러브호텔에 매혹된 어린 준은 러브호텔에서 나오는 아버지를 보고 그 의미도 모른 채 어머니에게 사실대로 말합니다. 준의 부모는 이혼하고 아버지는 떠납니다. 준은 후유증으로 인해 말을 꺼내려고 하면 복통에 시달리게 됩니다.

고교생이 된 준은 뮤지컬에 참여해 타쿠미와 친해지면서 그를 짝사랑하게 됩니다. 하지만 타쿠미는 중학생 시절 한때 사귀었던 나츠키를 잊지 못합니다. 야구부 주장 다이키도 나츠키에 접근합니다. 네 사람은 뮤지컬 제작을 주도하는 와중에 미묘한 관계가 됩니다.

캐릭터 배치는 전형적입니다. 섬세하면서도 현실적인 타쿠미, 직선적인 운동선수 다이키가 대조적입니다. 순수하고 내성적인 준, 활달한 치어리더 나츠키 역시 뚜렷한 대비를 이룹니다.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생생한 캐릭터를 통해 관객의 이입을 쉽게 유도합니다. 사각관계 로맨스는 청춘 영화에 빠져서는 안 될 양념입니다. 여학생들이 착용하는 순백의 세일러교복은 캐릭터는 물론 작품 전체의 순수함을 강조합니다.

서사는 짜임새가 있습니다. 준이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말하는 법을 되찾고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게 되는 결말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츠키에 대한 타쿠미의 마음을 알게 된 준은 뮤지컬에 온전히 참여하지 못합니다. 새로운 우여곡절이 끼어듭니다.

준과 타쿠미가 사랑에 빠지지 않는 전개와 더불어 다이키의 선택까지 의외의 결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두 남녀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는 전형적 해피엔딩은 결코 아닙니다. 실사 영화로 제작되었어도 무리가 없었을 만큼 짜임새 있는 각본입니다. 음악 공연을 소재로 준비 과정에서 성취를 맛보며 성장하는 10대를 묘사했다는 점에서는 ‘린다 린다 린다’와 같은 청춘 영화의 교과서적 전개를 답습합니다.

계란 왕자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의 유일한 판타지적 요소는 계란 왕자입니다. 준의 입을 닫게 한 상상의 산물입니다. 준은 계란이 깨지면 흰자와 노른자와 새어나와 뒤죽박죽된다고 두려워합니다. 자신의 껍질 안에 갇힌 채 타인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는 준의 심리를 상징합니다. 계란 왕자의 성우는 타쿠미 역의 우치야마 코우키가 맡았습니다. 준이 타쿠미를 왕자님으로 여기는 전개와도 연관 지을 수 있습니다.

준은 자신과 계란 왕자에 착안해 오리지널 뮤지컬 ‘청춘의 정강이’의 이야기를 제공합니다. ‘청춘의 정강이’에서 성을 동경하다 비극을 맞이하는 주인공 소녀는 준 그 자체입니다. 준은 계란껍질과도 같은 자신의 껍질을 깨뜨리고 세상에 나와 타인과 소통하고 어른으로 한 걸을 내딛습니다. 크리스트교의 부활절 계란과도 상통하는 은유입니다. 엔딩 크레딧이 종료된 뒤에는 계란 왕자가 등장합니다.

말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준으로부터 본심을 꾹꾹 눌러 숨기는 일본인 특유의 성향도 읽을 수 있습니다. 타인에 대한 배려를 강박적으로 중시하는 일본인의 성향이 극단적으로 응축된 캐릭터가 준입니다.

하지만 입 밖으로 나오는 말만이 타인에 상처를 주는 유일한 요인은 아닙니다. 때로는 행동이, 때로는 무관심이, 때로는 침묵이 상처를 줄 수도 있습니다. 인간관계는 기본적으로 상처를 주고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최소화시키며 소통하고 공감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어머니는 딸을 전문적 치료를 받게 했나?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는 몇 가지 의문점을 남깁니다. 준의 어머니는 마을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당하는 준을 창피스럽게 여깁니다. 하지만 실어증과 같은 증세와 더불어 복통에 시달리는 딸에 전문적인 심리 치료를 받게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습니다.

준은 타쿠미와의 사실상 초면에서 러브호텔 이야기를 비롯한 아버지의 불륜과 부모의 이혼을 털어놓습니다. 육성은 아니지만 모바일 메신저를 활용합니다. 타쿠미 또한 부모가 이혼해 준에 공감하는 이유가 됩니다. 하지만 타인에 대한 경계가 극도로 심했던 준이 아무리 타쿠미에 반했다 해도 처음부터 세세하게 자신의 아픈 과거를 고백하는 전개는 성급합니다.

등장인물 중 누구도 학업, 성적, 입시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것도 어색합니다. 일본 또한 입시 경쟁이 심한 편인데 일본의 청춘 영화 및 애니메이션에는 이 같은 고민이 드문 편입니다. 굳이 지적하면 계란 왕자와 더불어 또 다른 판타지 요소로 볼 수 있습니다.

청춘 애니메이션인 만큼 소년소녀들은 스마트폰과 노트북 PC를 능수능란하게 다뤄 서사 전개의 중요 소품으로 활용됩니다. 모바일 메신저의 말풍선을 영상에 삽입하는 연출은 리암 니슨 주연의 액션 영화 ‘논스톱’에서 활용된 기법과 동일합니다. 중소도시를 공간적 배경을 선택해 사실성을 강조한 작화는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의 추세에 충실합니다.

‘철혈의 오펀스’는 왜?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는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와 제작진이 겹칩니다. 감독 나가이 타츠유키와 각본가 오카다 마리의 1976년생 콤비는 두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습니다. 두 작품 모두 10대의 소년소녀 주인공이 소속된 집단을 묘사하는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이키 역의 성우 호소야 요시마사는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에서 올가를 맡았습니다. 다이키와 올가는 직선적 성격, 짙은 색 피부, 거구가 두드러지는 리더라는 점에서 판에 박은 듯 닮았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와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의 완성도는 천양지차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형적이며 오글거리는 측면은 있지만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한 아기자기함을 갖춘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와 달리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는 변변한 로맨스조차 없이 서사에는 구멍투성이였으며 로봇 액션도 제대로 선보이지 못했습니다. 야쿠자 미화, 인명 경시, 전체주의 옹호의 이념적 편향성마저 노출했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가 건담 시리즈 특유의 공식과 설정이 거대한 그림자처럼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소년소녀의 사랑과 성장이라는 청춘 영화의 요소 또한 갖추고 있습니다.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와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를 과연 동일한 제작진이 탄생시킨 작품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 제1화 철과 피와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 제2화 발바토스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 제3화 산화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 제4화 목숨의 가격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 제5화 붉은 하늘의 저편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 제6화 그들에 관하여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 제7화 고래잡이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 제8화 다가서는 모습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 제9화 술잔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 제10화 내일로부터의 편지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 제11화 휴먼 데브리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 제12화 암초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 제13화 장송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 제14화 희망을 나르는 배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 제15화 발자국의 행방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 제16화 후미탄 아드모스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 제17화 쿠델리아의 결의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 제18화 목소리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 제19화 소원의 중력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 제20화 파트너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 제21화 돌아가야 할 곳으로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 제22화 아직 돌아갈 수 없어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 제23화 최후의 거짓말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 제24화 미래의 보수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 제25화 철화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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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에우리드改 2016/04/23 11:10 #

    '건담은 만드는게 아니라 보는것'이라는 타카마츠감독의 명언이 생각납니다.
  • kayajack 2016/04/23 21:49 #

    철혈의 오펜스가 용두사미가된건 제작진들 때문이라기보단 스폰서측 이라는 말도 있더군요.
    짧게 끝내려던걸 길게 늘리는 바람에 스토리라 산으로 간거라고 하더군요...
  • 니시오잇신 2016/04/25 20:31 #

    그렇게 반응이 후졌는데 스폰서측이 길게 늘리라고 했을까요....
    기획단계에서 이미 길어진거면 제작진들 탓이 맞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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