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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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의 움직이는 성 - 가족 영화의 꼬리표를 뗀 지브리의 사랑 영화 애니메이션

가족 영화로 잘 알려진 지브리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 불명’처럼 흥행에 대성공한 작품도 있고 국내에 너무 늦게 수입되어서 흥행하지 못했던 ‘붉은 돼지’같은 작품도 있었지만 흥행 여부(혹은 그 이데올로기성)와 상관없이 직접 관람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재미있다, 는 점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의가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어쩐지 세상을 너무 밝게만 보는 것 같아 지브리의 작품에 대한 근본적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저조차도 국내의 극장에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걸리면 빼놓지 않고 꼬박꼬박 보았으니까요.

하지만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대한 평가는 좀 엇갈립니다. 우선 가족 영화라는 꼬리표를 붙이기 쉽지 않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좋아하기에는 작품의 분위기가 매우 무겁죠.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고 전쟁을 거부한다는 하울의 삶의 방식이나 저주를 받아 할머니가 된 소피가 하울을 사랑하는 방식을 아이들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아이들이 보기에는 어려운 작품이라는 입소문이 나서인지 일요일 낮의 CGV 강변에는 어린이 관객은 거의 찾아볼 수 없더군요. 덕분에 관람 태도도 매우 조용하고 좋았습니다.

스토리도 난해합니다. 하울의 자유 분방한 삶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듯 내러티브는 개연성보다는 직감과 감성에 의존합니다. 왠지 가족 영화로 정평이 나 누구든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지브리의 고정 관념이 타파된 것 같아 저는 좋았습니다만 대다수의 관객은 어리둥절해하면서 극장을 나서더군요. 난해한 스토리에 일조한 것은 저주에 걸린 것처럼 어딘지 모르게 일그러진 캐릭터들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엄청난 능력을 지닌 하울은 자신의 소심함을 숨기고 있고,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에게 버려지다시피 한 소피는 하울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알아챌 때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젊음에 집착하는 황야의 미녀나 물을 무서워하는 캘시퍼, 하울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전쟁을 획책하는 설리만에 이르기까지 단순히 관객들을 웃기기 위한 소품으로 등장했던 이전 지브리 작품들의 캐릭터들의 개성, 그 이상의 트라우마와 상처 그리고 약점을 지니고 있는 것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캐릭터들입니다.

기무라 타쿠야의 성우 연기는 쓸만했습니다. 무난한 수준 같았습니다만 팬들의 입장에서는 좋아한 분들도 많았겠군요. (일본에서 인기있는 배용준과 한국에서 인기있는 기무라 타쿠야를 교환하면 안될까요? 농담입니다.) 저는 오히려 국왕으로 깜짝 출연한 오오츠카 아키오 쪽이 더 좋았습니다.

스탭이 교체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일본 흥행은 순항 중인 것 같습니다만 한국에서는 어떻게 관객들이 받아들일지는 이제 개봉 3일째니 조금 지켜봐야 겠군요. 그동안의 지브리의 작품들은 지나치게 반듯해서 가까워지기 힘든 모범생을 옆에서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지만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어딘지 모르게 알 수 없는 구석이 있지만 그래도 인간적인 새 친구를 만나게 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여지껏 봐왔던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중 최고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덧글

  • 똑똑돌이 2004/12/27 02:02 #

    예전 센과 치히로를 극장에서 봤을 때와 비교했을 때 확실히 어린 관객들이 적더군요...아니 없다라고 표현해도 틀리지 않을 듯...
  • Eskimo女 2004/12/27 02:10 #

    오호 어린 관객 없는게 오히려 마음에 드네요. 애니메이션 볼 때 떠드는 애들 보면 때려주고픈 성격이라 ㅡㅡㅋㅋ
    지브리 작품 중 본 건 치히로밖에 없지만 기중 최고라니, 내일 보러 가는데 기대되욧! +_+
  • 브룸바 2004/12/27 10:56 #

    스토리가 이것보여주다 저것보여주다 뒤죽박죽인 느낌이 들어서 저로선 아쉬웠습니다. 마법의 성이니 여러 입구의 문을 통해 다양한 풍경을 보여준다는 장점은 있었죠. 한 10분정도만 이런저런 배경설명에 투자했다면 훨씬 좋았을 뻔 했습니다.
  • 디제 2004/12/27 12:23 #

    똑똑돌이님, Eskimo女님/ 개봉 3일만인데 용케 애들 취향이 아니라고 소문났나 봅니다. 천만다행이죠.
    브룸바님/ 그동안 지브리의 작품들이 지나치게 친절했죠. 그랬기 때문에 가족 영화였었고요. 이제는 그런 꼬리표를 언제까지나 붙이고 있을 수만은 없었겠죠.
  • FromBeyonD 2004/12/27 14:44 #

    저와는 생각이 많이 다르시군요.
    저는 이 작품 많이 아쉽습니다.
    친절함의 여부를 넘어서 원작상의 생략 및 수정이 너무 과감한 것 같았어요.

    소피의 얼굴이 노인과 아이를 넘나들던 장면들은 참 좋더군요.
    뭐랄까 감정의 변화에 충실하다고 해야 할까요.
  • 프리크리 2004/12/27 14:49 # 삭제

    저의 경우는 너무 재미있게 봤습니다. 스토리에 설명이 부족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래도 전혀 이해 못할 수준도 아니었거든요. 센과 치히로 때 저는 상당히 이해가 안갔는데 이번은 센과 치히로 보다는 이해하기가 좋았습니다.
  • 디제 2004/12/27 14:51 #

    FreomBeyonD님/ 원작은 못봐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전까지의 지브리의 작품과는 다르고 다소 불친절해서 호오가 갈리는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프리크리님/ 저도 참 재미있었습니다.
  • Dreamer 2004/12/27 17:42 #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개봉 전부터 기대하고 있었던 영화입니다.. 이 글을 읽고 나니 빨리 극장으로 가고싶어지는군요~!!
  • zenca 2004/12/27 21:31 #

    저도 이 영화 보고 싶어요~^^ 이 글 읽어보니 빨리 봐야겠다는 생각이...^^
  • 디제 2004/12/27 21:41 #

    Dreamer님, zenca님/ 이번 성탄절 연휴 기간 국내 박스 오피스 1위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되었더군요. 수입사인 대원 측에서는 400만까지 바라보고 있다는데 천천히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이오공감에 올라간 것도 아닌데 제 블로그에 두 배의 조회수가 몰려들길래 이상해서 확인해봤더니 '하울'과 '하울의'가 이글루 검색어 1, 2위 더군요. 확실히 대박인가 봅니다.
  • 노마드 2004/12/27 22:14 #

    "성탄절 연휴 기간 국내 박스 오피스 1위"에 저도 동참했던 거였군요^^;
    전 증기기관으로 포롱포롱 움직이는 하울의 성이 정말 멋지더군요.
    배경도 그렇고, 미야자키 하야오가 늘상 말하던 그 '기계와 인간이 함께 어울려 살았던 근대 초기' 냄새가 폴폴 나더라구요.
  • noda 2004/12/28 01:42 #

    아 아무말도 없이 관련글 달고 가서 놀랬습니다만, 저랑 영화를 보신 느낌이 비슷해서였군요^-^ 저는 이 작품이 투철한 사랑이야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센과 치히로와는 다른 의미로 지브리의 작품중에 이질적인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센과 치히로에서 보여주었던 '성장' 그리고 이 작품의 '사랑'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 작품 원츄! 라죠-_
  • 이코 2004/12/28 03:10 #

    설리만이 하울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전쟁을 획책하는지는 전혀 몰랐던 내용이네요;; 역시 원작을 한 번 읽어봐야겠군요.
  • 디제 2004/12/28 08:16 #

    노마드님/ 미야자키 하야오가 원래 기계광이라죠. 전력이 전공투에 매달렸던 사회주의자라는 것도 유명하고요.
    noda님/ 저도 이 작품의 주제인 '사랑'을 좋아합니다. 그동안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에서 '사랑'은 곁가지였는데 이제서야 주제가 되었죠.
    이코님 / 저는 원작을 읽어 본 적이 없습니다. 원작과 애니메이션은 좀 다르다던데요.
  • EST_ 2004/12/28 23:36 #

    지브리 작품에서는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이 노골적으로 표현된 터라 저도 적잖이 놀랐답니다.
    (영감님, 요즘 무슨 일이라도 생기신건가? 하구요)
  • 재롱바라기 2004/12/30 10:12 #

    아아 너무 재밌게 봤어요 저는..;ㅅ;
  • 디제 2004/12/30 10:23 #

    EST_님/ 크리스마스와 잘 어울리는 사랑 영화였죠.
    재롱바라기님/ 저도요. ^^
  • 딸기 2005/01/02 00:30 #

    기무라 타쿠야가 하울역이었나요? -_-;; 저는 전혀 몰랐군요. 아주 아주 좋았어서 또 보고 싶어요.^^
  • 디제 2005/01/02 00:53 #

    딸기님/ 입소문이 좋아서 흥행이 잘되나 봅니다. 기무라 타쿠야 때문에 일부러 보러 가는 사람도 있었는데 딸기님은 모르고 보셨군요. ^^
  • 조상은 2005/01/04 14:34 # 삭제

    저도...기무라 타쿠야의 영향이 아예없던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미야자키 하야오씨의 작품에 신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보게 됬는데요... 사랑얘기[?]가 나와서 조금은 의외였습니다만... 그만큼 더 재미있었고,또 하울에게 푹 빠져버렸답니다~^-^ 정말 다시 보고 싶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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