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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필드 10번지 - 잔 기교 의존도 낮은 스릴러 영화

※ 본 포스팅은 ‘클로버필드 10번지’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남자친구에 결별을 선언한 뒤 길을 떠난 미셸(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테드 분)은 야간 운전 중 교통사고를 당합니다. 그녀가 깨어난 곳은 하워드(존 굿맨 분)의 벙커입니다. 하워드는 지상은 외계인의 공격으로 오염되었으니 밖으로 나갈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클로버필드’의 동 시간대 묘사

댄 트라첸버그 감독이 연출을 맡은 ‘클로버필드 10번지’는 외계인의 침공을 묘사한 2008년 작 SF 영화 ‘클로버필드’의 속편입니다. 시간적 배경은 거의 동일하지만 공간 및 등장인물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즉 동 시간대의 다른 곳,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입니다. 제목 ‘클로버필드 10번지’는 ‘클로버필드’의 속편임을 강조하지만 동시에 공간적 배경인 하워드의 벙커가 위치한 주소를 뜻하기도 합니다. ‘클로버필드’의 제작자 J. J 에이브람스는 ‘클로버필드 10번지’에도 제작자로 참여했습니다.

장르적으로 ‘클로버필드’와 ‘클로버필드 10번지’는 차이가 큽니다. ‘클로버필드’는 SF 재난 영화로 실외 장면이 많았지만 ‘클로버필드 10번지’는 저예산 밀실 스릴러로 실내 장면 위주입니다. 외계인의 침공으로 인해 벙커로 피신한 세 사람의 이야기를 위주로 묘사합니다. 따라서 캐스팅 또한 배우 3명이 사실상 전부입니다.

등장인물들의 처지를 대변하는 음악으로 ‘I think we're alone now(지금 우리들뿐인 것 같아)’가 삽입됩니다. 하지만 초반부에 긴장과 공포감 조성을 위해 배경 음악을 과다하게 삽입한 것은 아쉽습니다.

잔 기교 의존도 낮아

클로버필드’는 캠코더로 촬영한 UCC 동영상의 관점으로 연출된 재난 영화였지만 소위 ‘떡밥’만 난무했습니다. 왜 외계인이 침공했는지, 그리고 외계인은 격퇴했는지 여부는 제시하지 않은 채 외계인 침공 자체에만 초점을 맞췄습니다. 서사 구조의 기승전결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장면까지 헤어진 연인에 대한 미련에 초점을 맞춰 정서적으로 진부했습니다.

‘클로버필드 10번지’는 다릅니다. ‘그래비티’의 우주복 헬멧 내부의 시점처럼 주인공 미셸의 방독면 내부 시점이 일부 삽입되지만 캠코더로 촬영한 듯한 영상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미셸은 남자친구 벤과 결별했지만 미련이 없습니다. 교통사고 직전 미셸이 벤의 전화를 받지만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전화를 끊는 장면을 통해 ‘클로버필드’의 정서적 진부함과 차별화를 도모합니다. 따라서 잔재주와 기교에 의존했던 ‘클로버필드’와 달리 ‘클로버필드 10번지’는 정통 스릴러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스케일은 ‘클로버필드’에 비해 작지만 완성도는 나은 ‘클로버필드 10번지’는 자극적 장면이나 특별한 반전은 없습니다. 하워드가 미셸의 교통사고를 자신이 저질렀다고 실토하는 전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미셸이 그에 앞서 교통사고의 원인을 어느 정도 간파하는 장면이 제시되지만 하워드의 고백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폭로되는 편이 흥미로웠을 것입니다.

설정 상의 의문

설정에도 의문점은 남습니다. 미셸은 의상 디자인에 재능이 있어 방호복을 자작합니다. 그런데 그녀는 신체 동작이 민첩하고 기지와 영리함까지 갖추고 있어 의상 디자인 외에도 다른 재능이나 숨겨진 과거가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구체적 설명은 없어 궁금증을 남깁니다. 과거 해군에 오래 복무했다는 하워드에 비하면 미셸은 주인공임에도 과거가 희박합니다.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테드는 2011년 작 ‘더 씽’에 이어 외계인 소재 스릴러에서 다시 주연을 맡았습니다.

존 굿맨은 선한 인물인지 악한 인물인지 속을 알 수 없는 하워드를 훌륭히 연기합니다. 영화 전체를 이끌어가는 카리스마가 돋보입니다. 그런데 음모이론에 빠삭해 의심으로 가득하며 외부 공기 유입을 극력 막으려는 하워드조차 수도의 오염 가능성은 전혀 의심하지 않는 설정은 어색합니다. 지하수를 끌어올려 벙커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지만 지하수 또한 오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수돗물이 어떤 경로로 벙커에 들어오는 것인지도 설명이 없어 궁금합니다.

외계인의 소형 우주선을 상대로 미셸이 급조한 화염병으로 위기에서 벗어나는 장면은 2005년 작 ‘우주전쟁’의 수류탄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클로버필드 10번지’는 새로움은 부족하지만 시간 때우기 오락 영화로는 무난합니다.

결말에서는 인류의 반격이 라디오 뉴스로 제시됩니다. 만일 ‘클로버필드’의 세 번째 영화가 제작된다면 인류와 외계인의 본격적인 전쟁이 묘사될지 기대됩니다.

클로버필드 - 본편은 못보고 외전만 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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