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tomino.egloos.com

포토로그


메모장

KBReport 프로야구 필자/다음카카오 1boon/KBO 야매카툰 작가

LG 트윈스 야구 전 경기 아프리카 생중계 http://afreecatv.com/tomino

사진, 글, 동영상 펌 금지합니다. 영화 포스터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서 있습니다.

반말, 욕설, 비아냥, 협박 등의 악성 댓글은 삭제합니다. 비로그인 IP로 댓글 작성은 가능하지만 동일 IP로 닉네임을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 행위' 시 역시 삭제합니다.


하이-라이즈 - 각본, 연출 총체적 난국 영화

※ 본 포스팅은 ‘하이-라이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정신과 의사 랭(톰 히들스턴 분)은 누나의 사망 뒤 40층 규모의 거대 아파트 하이-라이즈에 입주합니다. 저층에는 하류층, 상층에는 상류층이 거주하는 하이-라이즈에서 랭은 개성이 강한 입주민들과 가까워집니다.

상층민과 하층민의 대립

J. G. 발라드의 원작 소설 ‘하이 라이즈(High Rise)’를 영화화한 ‘하이-라이즈(High-Rise)’는 계급에 따라 거주하는 층이 구분된 아파트를 공간적 배경으로 합니다. ‘설국열차’와 ‘코스모폴리스’를 연상시키는 SF 부조리극 설정입니다. 내부에 슈퍼마켓까지 갖춰 외부와 단절된 최첨단 아파트가 공간적 배경이지만 시간적 배경은 20세기 중후반을 연상시킵니다. 아파트의 인테리어, 등장인물들의 의상, 주차장의 자동차 등이 21세기나 미래가 아닌 20세기 중후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상층민과 하층민은 서로에 적개심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층민은 어린 자식들을 학교에 보내지 못하는 처지이지만 상층민은 파티와 환락으로 지새웁니다. 하층에 거주하는 엘렌(엘리자베스 모스 분)이 만삭에도 불구하고 음주와 흡연을 전혀 자제하지 않는 행태는 의료 복지로부터 소외된 하층민의 삶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엘렌의 남편이자 카메라맨 리차드(루크 에반스 분)는 자식들을 포함해 어린이들을 데리고 수영장으로 향합니다. 상층민이 수영장을 파티 장으로 활용해 출입이 불가능해지자 리차드는 완력으로 상층민들을 밀어냅니다. 정전 속에서 상층민과 하층민의 극단적인 대립이 촉발되어 약탈과 살인이 자행됩니다. 하이-라이즈는 무정부적인 쓰레기장으로 전락합니다.

구멍과 의문투성이 서사

‘하이-라이즈’의 러닝 타임은 119분으로 짧지 않습니다. 하지만 서사는 구멍과 의문투성이입니다. 우선 왜 상층민과 하층민이 아파트 건물 한 동에 함께 살아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아파트는 기본적으로 엇비슷한 수준의 입주민들이 모여 사는 공동 주택입니다. ‘하이-라이즈’는 아파트에 대한 통념을 뒤집지만 구체적 이유를 제시하지 않습니다. 하이-라이즈의 건축가이자 최상층인 40층에 거주하는 로열(제레미 아이언스 분)의 대사는 뜬구름 잡는 식에 불과합니다.

계급에서 비롯된 차별에 대한 고찰도 치열함과 깊이가 부족합니다. 단지 폭력과 섹스를 나열하기 위한 밑밥에 지나지 않아 보입니다. 그렇다고 폭력과 섹스 장면이 자극적인가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딱히 볼거리가 없습니다.

하층민의 저항은 조직적이지 못합니다. 그들의 저항은 즉흥적이어서 마치 술주정이나 유희처럼 보입니다. 하층민의 리더 리차드는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다큐멘터리 영화를 촬영하지만 그에게 사명감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단지 치기만 엿보일 뿐입니다. 그가 영화를 촬영하면 누구를 대상으로 어디에서 공개할지도 제시되지 않습니다. 그는 영화를 만들지만 극중 세계관에서는 아무도 영화를 보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왜 그들은 밖으로 나가지 않는가

왜 하이-라이즈 내부에만 등장인물들이 처박혀 지내는지도 의문입니다. 라디오 방송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며 하이-라이즈가 분쟁에 휩싸인 뒤에는 경찰 순찰차가 방문하기도 합니다. (그에 앞서 랭의 동료 먼로(어거스터스 프루 분)가 투신자살했을 때 나타나지 않았던 경찰이 후반부에 우연히 등장한 장면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하이-라이즈의 바깥세상은 무정부적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랭은 건물 밖으로 나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입주민들은 하이-라이즈 내부의 슈퍼마켓을 약탈하고 개와 말을 잡아먹습니다. 좀비 영화와 같은 설정을 제시하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등장인물들이 하이-라이즈 밖으로 나가지 못할 이유는 제시되지 않습니다. 결말까지 해결되지 못한 하이-라이즈의 정전 문제에 대해 정부나 당국이 나서지 않은 것도 설득력이 없습니다.

편집도 아쉬움을 남깁니다. 서두에서 하이-라이즈가 지옥으로 전락해 랭이 개를 잡아먹는 장면이 제시된 뒤 3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랭의 하이-라이즈 입주부터 묘사합니다. 결론을 서두에 선제시한 셈입니다. 그렇다면 서두에 제시한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흥미진진한 사건과 반전을 제시해야만 관객의 집중력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이-라이즈’는 러닝 타임 동안 딱히 흥미로운 사건이 없어 극도로 지루합니다. 서두에 스포일러와 다를 바 없는 3개월 후 장면을 제시하지 않는 편이 차라리 나았을 것입니다.

감정 이입 불가

랭은 하이-라이즈에서 관찰자이자 방관자의 입장을 유지하려 합니다. 그는 상층민과도, 하층민과도 우호적 관계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그의 내면에는 감정 이입이 쉽지 않습니다. 랭뿐만 아니라 모든 등장인물에 감정 이입이 어렵습니다.

로열의 40층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내부의 거울에 반사된 숱한 그의 모습이 암시하듯 랭은 자아 분열에 시달리는 듯합니다. 그러나 원인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가 하이-라이즈에 큰맘을 먹고 입주하기 전 가족들을 살해했다는 암시도 제시되지만 구체적인 설명은 부족합니다. 누나가 왜, 어떻게 사망했는지도 설명이 없습니다.

‘하이-라이즈’에서 가장 인상적인 요소는 제작진이 제법 고생했을 듯한 쓰레기더미뿐입니다. 톰 히들스턴, 시에나 밀러, 제레미 아이언스, 루크 에반스 등 캐스팅이 화려하지만 배우들은 소비될 뿐입니다. 설정은 흥미롭지만 개연성 있는 서사와는 인연을 맺지 못합니다. 각본과 연출이 총체적 난국입니다.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2016/04/09 13:4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6/04/09 16:41 # 삭제

    솔직히 이 영화 나온 배우들 필모가 x 됐다는 생각이 드는 망작입니다. 있어 보이는 척만 하지 뭐 대단한 영화도 아니예요. 뒷부분은 편집이고 연출이고 개도 안 물어 가겠더군요. 딱 뮤직 비디오로 끝나면 좋을 게 영화로 나왔어요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