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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 반복된 꿈과 회상, 맥 끊었다 영화

※ 본 포스팅은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 과욕 아쉽지만 묵직함 돋보여’에 이어

죽음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둔중한 영화 분위기를 상징하듯 원작 만화로 알려진 캐릭터 중 죽은 이들이 많습니다.

초반에는 지미 올슨(마이클 캐시디 분)이 살해됩니다. 지미는 다섯 편의 슈퍼맨 영화에도 등장한 데일리 플래닛의 사진 기자입니다. 순진한 이미지로 알려진 지미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의 초반 아프리카 나이로미 장면에서 CIA의 끄나풀임이 들통 나 렉스 루터(제시 아이젠버그 분)가 고용한 용병에 의해 살해됩니다. ‘맨 오브 스틸’에 등장하지 않았던 지미가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 등장하자마자 퇴장하는 전개는 원작 만화와 이전 영화들에 익숙한 팬들에게 찜찜한 뒷맛을 남길 수밖에 없습니다.

렉스의 비서 머시 그레이브스(오카모토 타오 분)도 살해됩니다. 원작 만화에서도 나름의 비중을 지니고 있던 머시는 루터가 만든 의사당 폭탄 테러 음모에 휘말려 사망합니다. 왜 루터가 자신의 충직한 비서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는지 설명이 전혀 없어 의문을 남깁니다. 오카모토 타오는 ‘더 울버린’에 이어 다시 할리우드 슈퍼히어로 영화에 출연했지만 대사도 거의 없이 미미한 비중 끝에 어이없이 퇴장했습니다.

배트맨/브루스(벤 애플렉 분)의 지하 근거지에는 ‘HAHAHA Jokes on you BATMAN’이라고 노란 글씨로 적힌 수트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수트의 왼쪽 가슴에는 로빈(ROBIN)을 상징하는 ‘R’자가 선명합니다. 원작 만화에서 조커에 의해 살해된 로빈/제이슨 토드의 수트로 보입니다. 1989년 ‘배트맨’ 이래 7편의 배트맨 단독 영화가 제작되었지만 조커에 의한 로빈의 죽음은 묘사된 바 없었습니다. 향후 벤 애플렉 주연의 배트맨 영화가 제작될 경우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의 이전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 조커에 의한 로빈의 죽음을 묘사할지 주목됩니다.

렉스에 놀아난 두 영웅

배트맨은 슈퍼맨을 죽이기 위해 렉스가 반입한 크립토나이트를 탈취합니다. 렉스코프가 엉망진창이 된 채 배트맨의 표식이 남지만 렉스는 묘한 표정을 짓습니다. 배트맨의 크립토나이트 탈취는 렉스가 유도한 계획이었음을 암시합니다. 렉스는 슈퍼맨을 살해하기 위해 배트맨을 이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일 배트맨이 슈퍼맨을 죽이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렉스는 둠스데이를 준비합니다. 배트맨과 슈퍼맨의 격투 끝에 살아남은 한 명의 슈퍼히어로는 둠스데이면 충분할 것이라는 계산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두 영웅은 격투 끝에 한 편이 되고 원더우먼까지 출현해 렉스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갑니다. 삭발을 해 특유의 대머리가 된 옥중의 렉스는 배트맨에게 하늘에서 내려오는 어둠을 강조해 ‘저스티스 리그 파트 1’에 등장할 새로운 악역을 예고합니다.

슈퍼맨의 죽음과 부활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의 클라이맥스는 슈퍼히어로의 상징 슈퍼맨의 죽음이 장식합니다. 과거 제작된 5편의 슈퍼맨 영화에서 슈퍼맨은 앞머리 일부가 이마로 흘러내린 머리모양이 트레이드마크였습니다. 하지만 헨리 카빌이 슈퍼맨을 연기한 ‘맨 오브 스틸’에서는 수트의 대대적인 변화와 더불어 앞머리가 내려오는 머리모양도 사라졌습니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의 클라이맥스에서 슈퍼맨은 앞머리 일부가 흘러내려 선대의 슈퍼맨과 겹쳐 보입니다. 배트맨과의 격전 및 최강의 적 둠스데이와의 혈투에서 고전을 거듭했기 때문에 머리모양이 흐트러진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의도적인 연출을 통해 과거 슈퍼맨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슈퍼맨이 등장한 7번째 영화 끝에 처음으로 맞이한 죽음인 만큼 장엄한 최후의 순간만큼은 원점 회귀를 시도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로이스 레인(에이미 아담스 분)이 죽은 슈퍼맨을 끌어안고 배트맨과 원더우먼이 서 있는 장면에서는 배트맨의 뒤로 십자가 모양의 잔해 2개가 보입니다. ‘맨 오브 스틸’의 성당 장면부터 예수에 노골적으로 비견된 슈퍼맨입니다. 그의 죽음에 로이스가 함께 한 장면은 신약성서에서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함께 했던 막달라 마리아를 연상시킵니다. 결말에 암시되는 슈퍼맨의 부활 또한 예수의 부활과 비견될 수 있습니다.

그에 앞서 캔자스의 스몰빌의 자택에서 슈퍼맨/클라크 켄트는 진청색 정장을 입은 채 관 속에 누워 있습니다. ‘맨 오브 스틸’ 이래 슈퍼맨이 착용했던 수트와 유사한 색상입니다. 의상의 색상을 유사하게 배치한 것은 의도적으로 보입니다.

슈퍼맨의 부활은 암시되었으나 2017년 개봉 예정인 ‘저스티스 리그 파트 1’에 그가 초반부터 등장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2019년 개봉 예정인 ‘저스티스 리그 파트 2’도 예정된 만큼 슈퍼맨의 재등장은 ‘저스티스 리그 파트 1’의 중후반 이후에나 이루어지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배트맨은 플래시, 아쿠아맨, 사이보그 등을 설득해 저스티스 리그를 발족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할 전망입니다. 부모의 죽음으로 인해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았던 배트맨은 슈퍼맨의 죽음 뒤 원더우먼(갤 가돗 분)에 “인간은 아직 선하다”며 새로운 희망을 피력합니다. 그의 희망은 저스티스 리그의 발족으로 연결될 것입니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슈퍼맨이 자신의 목숨을 바쳐 선의를 입증한 만큼 배트맨과 지구인들의 슈퍼맨에 대한 의심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따라서 ‘저스티스 리그 파트 1’에서 슈퍼맨은 결정적인 순간 출현해 저스티스 리그의 멤버들을 구원할 것으로 보입니다.

1918년의 스티브 트레버

브루스가 본 원더우먼의 1918년 사진에서 원더우먼의 왼편으로는 그녀의 조력자 스티브 트레버(크리스 파인 분)가 보입니다. 그렇다면 내년 개봉 예정인 ‘원더우먼’은 일단 1918년 장면이 제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의 개봉 전 브루스와 렉스가 등장하는 두 가지 종류의 CF로 화제를 모았던 터키 항공은 극중에도 존재감을 남깁니다. 원더우먼/다이애나 프린스가 탑승하지만 둠스데이가 출현으로 그녀가 100년 만에 인간 세상에 개입하기 위해 내리는 장면에 등장한 여객기가 터키 항공의 것입니다.

반복되는 꿈과 회상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151분의 긴 러닝 타임에도 불구하고 꿈과 환상, 그리고 과거 회상 장면이 번번이 겹쳐 혼란스럽습니다. 서두에서 브루스가 부모를 잃는 장면은 시점이 과거이고 그가 박쥐 떼에 의해 공중 부양되는 장면은 환상입니다.

여성과 동침한 브루스가 어머니 마사의 묘에서 박쥐에 물리는 꿈 장면도 제시됩니다. 배트맨의 어머니와 슈퍼맨의 어머니가 동일하게 ‘마사(Martha)’라는 이름을 가졌다는 설정을 강조해 배트맨과 슈퍼맨의 화해의 모티브를 제시하는 의도로 보입니다. 하지만 서두에서 배트맨의 아버지 토마스가 ‘마사’라고 이름을 부르는 장면이 제시되었으니 묘지 장면은 편집되는 편이 바람직했을 것입니다.

렉스로부터 훔친 데이터를 원더우먼으로부터 돌려받은 브루스는 데이터 해독 도중 잠시 백일몽에 빠집니다. 슈퍼맨이 군대를 거느린 독재자가 되고 지구가 황폐해진 꿈입니다. 배트맨이 슈퍼맨 타도의 결의를 되새기게 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이지만 설명이 불충분해 뜬금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배트맨이 슈퍼맨과의 대결에서 우세를 점한 뒤 크립토나이트 창으로 찌르기 직전 슈퍼맨이 어머니 마사의 이름을 부릅니다. 이때 배트맨이 자신의 어머니 마사의 죽음을 회상하는 장면이 삽입되었습니다. 서두와 묘지 장면을 포함하면 세 번째로 마사의 죽음을 강조해 지나치게 친절한 편집입니다.

슈퍼맨도 환상에 빠집니다. 그가 설원으로 향해 자아를 성찰할 때 아버지 조나단(케빈 코스트너 분)이 등장해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합니다. 슈퍼히어로의 내면으로 파고들어 깊이를 강조하기 위한 장면으로 보이지만 굳이 필요한 장면이었는지 의문입니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맨 오브 스틸’에 등장한 슈퍼맨과 그의 주변 캐릭터들 외에는 배트맨, 원더우먼, 렉스를 비롯한 캐릭터들을 소개하기에 바빴습니다. 따라서 배트맨의 꿈 및 회상 장면이 반복 삽입되는 무리수가 시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마블은 2012년 작 ‘어벤져스’에 도달하기까지 ‘인크레더블 헐크’를 제외하고도 4편의 영화를 개봉해 관객들에게 개별 슈퍼히어로와 세계관을 인지시키는 데 공을 들인 바 있습니다. 이를 간과한 DC의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혹평 혹은 아쉬움이 주류를 이루는 결과로 직결되었습니다. 잭 스나이더가 압도적인 연출력을 보유한 감독으로 분류되기 어려운 가운데 새로운 캐릭터들을 한 편의 영화에 쏟아 붓는 기획의 출발점부터 문제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차근차근 쌓아올리기보다 한 방에 해결하려했던 DC와 워너의 과욕이 안타깝습니다.

엔딩 크레딧에서 감사를 표하는 ‘Special Thanks To’에는 프랭크 밀러, 짐 리 등 원작 만화 작가들의 이름이 보입니다.

[CD 지름]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2CD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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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 과욕 아쉽지만 묵직함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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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엑스트라 2016/04/04 11:25 #

    우리가 너무 기대를 했기에 실망이 큰다 아닌가 싶습니다...... 전 나름 괜찮게 봤는데......... 전투씬, 스토리 이해도는 불완전했었긴 했죠........
  • ㅇㅇ 2016/04/04 13:32 # 삭제

    그낭 잭스나이더의 문제같네요
  • 잠본이 2016/04/04 22:04 #

    저는 크립토나이트 도둑맞았을때 렉스 표정이 뭔가 계획과 달라 당황한것처럼 느껴졌는데 다음에 보게 되면 다시 살펴봐야겠군요. 뱃맨이 혼내준 범죄자들 사진 보내고 청문회 테러에 뱃맨과 관련된 사람 얽어넣고 하는걸 보면 확실히 뱃맨과 붙일 생각은 가지고 있었긴 할텐데
  • 듀얼콜렉터 2016/04/05 15:52 #

    저도 배트맨이 크립토나이트 훔쳐서 렉스가 빡 돌아서 급하게 둠즈데이를 만드는걸로 선회한것 같은데 워낙 영화가 개판이라 진짜 당황한건지 아니면 노린건지 모르겠다는게 이 영화의 문제인것 같습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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