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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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 ‘실화 감각’ 희석된 실화 영화

※ 본 포스팅은 ‘조이’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이혼녀 조이(제니퍼 로렌스 분)는 손으로 짜지 않아도 되는 밀대걸레를 발명합니다. 조이는 이혼한 아버지 루디(로버트 드니로 분)의 연인 트루디(이사벨라 로셀리니 분)의 투자까지 끌어들여 밀대걸레를 상품화합니다. 하지만 좀처럼 판로를 찾지 못한 채 조이의 빚은 늘어만 갑니다.

실화 같지 않은 실화

데이빗 O. 러셀 감독이 각본, 제작, 연출을 맡은 ‘조이’는 1990년대를 배경으로 평범한 주부에서 발명가이자 사업가, 그리고 홈쇼핑 호스트로 대성공한 조이 망가노(Joy Mangano)의 실화를 영화화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조이’는 그녀와 가족 구성원의 성(姓) 망가노(Mangano)를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습니다. 중반에 첫 등장해 조이의 홈쇼핑 데뷔를 돕는 TV 홈쇼핑 회사 QVC의 책임자 닐 워커(브래들리 쿠퍼 분)를 제외하면 등장인물들은 모두 성 없이 이름으로만 불립니다.

조이의 이혼한 부모가 각자 새로운 연인을 사귀고 조이의 전 남편 토니(에드가 라미레즈 분)에게도 연인이 있습니다. 조이의 이복언니 페기(엘리자베스 롬 분)도 등장합니다. 결혼과 이혼의 반복으로 인해 복잡해진 망가노 집안의 가계도를 단순화하기 위해 성을 아예 제외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 대부분의 성이 제시되지 않기에 ‘조이’는 서두에서 실화에 기초한 영화임을 언급함에도 불구하고 실화의 감각을 상대적으로 희석시키는 측면이 있습니다.

실화의 감각이 희석된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실화에 기초한 영화라면 응당 수반되는 엔딩 크레딧의 자막이나 실존 인물의 사진이 전혀 제시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작년 개봉된 ‘하늘을 걷는 남자’의 엔딩 크레딧과 마찬가지입니다.

역시 실화를 소재로 작년에 개봉된 ‘레전드’와의 공통점도 있습니다. ‘레전드’의 여주인공이자 내레이터 프랜시스는 후반에 사망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내레이션은 계속 삽입됩니다. ‘조이’의 내레이터는 조이의 할머니 미미(다이앤 래드 분)입니다. 미미는 중반에 사망하지만 그녀의 내레이션은 계속 삽입됩니다. 마치 죽은 자가 하늘에서 주인공을 비롯한 살아있는 이들을 내려다보는 듯한 방식입니다. 내레이터는 결말까지는 사망하지 않는다는 영화적 고정관념을 깨뜨립니다.

실화 소재 영화의 유행 이유

최근 할리우드에는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가 범람하고 있습니다. 관객이 영화에 사실성을 요구하는 추세와 연관 지을 수 있습니다. 개연성이 결여된 서사를 관객이 즐기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실화의 성공담을 통해 고단한 삶을 위로받으려는 현대인의 심리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극적인 성공은 흔치 않지만 그것이 없지는 않으며 관객 자신에게도 언젠가 돌아올 것이라는 위안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실화의 영화화는 실존 인물의 삶을 속속들이 엿보는 듯한 쾌감도 제공합니다.

영화 산업이 한 세기 이상 지속되면서 허구적 상상력이 고갈되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최근 대유행 중인 슈퍼 히어로 영화는 외형적으로는 허구적 상상력의 극대화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만화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캐릭터 상품을 통해 이미 친숙한 대상을 스크린으로 불러냈다는 점에서 실화와 유사한 맥락으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슈퍼 히어로 영화는 얼마나 서사와 설정이 현실성을 갖췄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고 있습니다.

실화 소재 영화와 만화에 기초한 슈퍼 히어로 영화는 마치 양 극단에 위치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사실성과 극적인 성격을 갖췄으면서도 친숙한 인물, 그것이 실화 소재 영화와 슈퍼 히어로 영화의 공통점입니다.

‘대부’ 연상시키는 장례식 장면

데이빗 O. 러셀 감독은 ‘실버라이닝 플레이북’과 ‘아메리칸 허슬’에 이어 또 다시 제니퍼 로렌스, 브래들리 쿠퍼, 로버트 드니로를 동시에 기용했습니다. ‘아메리칸 허슬’에 카메오 출연했던 로버트 드니로는 ‘조이’에서 상당한 비중으로 등장합니다. 70대인 그의 장년 분장도 눈요깃거리입니다. ‘조이’는 근본적으로 코미디의 성격을 지녔으며 로버트 드니로도 과거와 같은 카리스마를 최근 출연작에서 보이지 않기에 그가 연기한 루디는 상대적으로 평범한 캐릭터입니다.

특허와 제품 생산을 둘러싸고 조이가 미미의 장례식과 그 이후에 루디와 페기 앞에서 경영자로서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장면은 ‘대부’의 비토 꼴레오네의 장례식 장면과 마이클의 테시오 제거를 연상시킵니다. 로버트 드니로는 ‘대부 2’에서 비토 꼴레오네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바 있습니다.

제니퍼 로렌스는 그녀의 강렬했던 초기 출연작 ‘윈터스 본’의 소녀 가장 리 돌리로부터 나이만 먹었을 뿐 엉망진창인 주변 상황은 동일한 것처럼 보입니다.

빈곤의 책임, 개인에 국한시켜

‘조이’의 주제의식은 ‘미국은 기회의 땅’이라는 아메리칸 드림에 수렴합니다. 아무리 가난하고 보잘 것 없는 이라도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기회를 잡는다면 누구나 성공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TV 홈쇼핑은 화수분이며 자본주의는 성스러운 것으로 묘사됩니다. 하지만 ‘조이’는 빈곤의 원인을 국가나 사회, 계급보다는 개인에 국한된 시각을 견지하기에 주제의식의 깊이는 부족합니다.

캐릭터와 그에 따른 대사가 많아 산만한 것도 약점입니다. 닐 워커가 등장해 홈 쇼핑으로 소재가 확장되기 전까지는 정리되지 않은 대가족 코미디와 같이 어수선합니다. 다양한 기법으로 지루함을 덜려 하지만 오히려 산만함을 가중시킵니다. 영화적 완성도는 데이빗 O. 러셀 감독의 전작 ‘파이터’와 ‘아메리칸 허슬’에 비하면 떨어집니다.

서두의 20세기 폭스사의 로고와 함께 삽입되는 팡파르는 끝까지 연주되지 않고 배경 음악으로 전환되어 이채롭습니다. 이어 조이의 어머니 테리(버지니아 매드슨 분)가 즐겨보는 TV 드라마가 삽입됩니다. 복잡한 치정 및 인간관계에 기초한 가상의 드라마는 조이의 복잡한 가족 관계를 상징합니다. 테리는 자신과 가족들이 동일한 드라마의 등장인물이 되는 꿈을 꿉니다. 드라마의 중요 소품 권총은 트루디가 조이에 사업자금을 빌려줄 때 권총을 언급하는 대사로 연결됩니다.

파이터 - 명불허전 크리스찬 베일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 배우는 과대평가, 영화는 과소평가
아메리칸 허슬 - 로버트 드 니로까지, 배우들만으로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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