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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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Report 프로야구 필자, 전 스포츠조선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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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퀀텀 오브 솔러스 - 속편이지만 속편 아니다? 영화

※ 본 포스팅은 ‘007 퀀텀 오브 솔러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007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 분)는 미스터 화이트(제스퍼 크리스텐센 분)를 연행해 심문하지만 MI6 내부의 배신자로 인해 그를 놓칩니다. 아이티로 배후를 추적하던 본드는 사업가 그린(마티유 아말릭 분)을 의심합니다. 그린은 볼리비아의 쿠데타를 조종해 이권을 챙기려 합니다.

‘007 카지노 로얄’의 직계 후속편

2008년 작 ‘007 퀀텀 오브 솔러스’는 마크 포스터 감독이 연출한 제임스 본드 시리즈 22번째 영화입니다. 제목 ‘퀀텀 오브 솔러스(Quantum of Solace)’는 원작자 이언 플레밍의 동명의 단편 소설에서 비롯되었습니다. ‘Quantum of Solace’의 뜻은 의역하면 ‘위안거리’가 정도가 될 듯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공통점을 지닌 본드와 본드 걸 카밀(올가 쿠릴렌코 분)가 악에 복수하며 서로를 위안합니다.

‘007 퀀텀 오브 솔러스’는 전작 ‘007 카지노 로얄’의 직계 후속편입니다. 시리즈 두 번째 영화 ‘007 위기일발’을 시작으로 모든 제임스 본드 영화는 속편이었습니다. 그러나 ‘007 카지노 로얄’과 ‘007 퀀텀 오브 솔러스’처럼 두 편의 서사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구성은 처음입니다.

M(주디 덴치 분), 펠릭스(제프리 라이트 분), 미스터 화이트, 매티스(지안카를로 지아니니 분) 등의 캐스팅이 ‘007 카지노 로얄’에 이어 유지되며 베스퍼(에바 그린 분)는 사진으로 등장합니다. ‘007 카지노 로얄’에서 언급만 될 뿐 등장하지 않았던 베스퍼의 남자친구 유세프(사이먼 카시아니데스 분)도 ‘007 퀀텀 오브 솔러스’의 결말에 등장합니다.

007 카지노 로얄’의 하드보일드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Q와 머니페니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한편 M의 비서 빌 태너 역으로 로리 키니어가 새롭게 발탁되었습니다. 그는 ‘007 스카이폴’과 ‘007 스펙터’에도 재등장합니다.

속편이지만 속편 아니다?

문제는 ‘007 퀀텀 오브 솔러스’가 속편으로서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초반에 이탈리아 시에나에서 미스터 화이트가 MI6의 손아귀에서 탈출한 뒤부터는 ‘007 카지노 로얄’과의 연결고리는 희미해집니다. 본드가 거대 조직 퀀텀의 일원인 그린을 제거하는 수준에서 봉합되기 때문입니다. ‘007 퀀텀 오브 솔러스’는 사실상 독립적인 영화에 그치고 맙니다.

그렇다면 본드가 악의 조직 퀀텀의 전모를 밝힌 것인가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본드는 그린으로부터 퀀텀에 대한 정보는 입수했다고 언급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대사로 처리되거나 영상으로 제시되지 않습니다.

건 배럴 시퀀스는 제임스 본드 시리즈 사상 최초로 서두나 초반이 아닌 엔딩 크레딧 직전에 삽입됩니다. 본드가 베스퍼의 유품인 목걸이를 버리는 결말의 마지막 장면에서 이어집니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출연작 ‘007 카지노 로얄’에서 건 배럴 시퀀스는 본편의 서사와 연결된 바 있습니다.

‘007 퀀텀 오브 솔러스’는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전통적 개념에 충실한 다니엘 크레이그의 첫 번째 건 배럴 시퀀스입니다. 건 배럴 시퀀스를 결말에 삽입한 연출은 ‘007 퀀텀 오브 솔러스’를 끝으로 본드가 초짜의 미숙함과 사랑의 상처에서 벗어나 00 스파이로서 완성되었다고 해석될 수 있습니다.

후속편 ‘007 스카이폴’은 ‘007 퀀텀 오브 솔러스’와는 무관한 영화로 전개됩니다. 최신작 ‘007 스펙터’에서 퀀텀은 물론 ‘007 스카이폴’의 악역 실바까지 모두 스펙터 소속이라는 실체가 드러나지만 억지스러운 연계입니다. 게다가 ‘007 스펙터’에서 본드는 ‘007 퀀텀 오브 솔러스’의 퀀텀의 정보를 바탕으로 스펙터의 실체에 접근한 것도 아닙니다. ‘007 퀀텀 오브 솔러스’의 제작 당시만 해도 제임스 본드 영화 판권을 보유한 이온 프로덕션이 시리즈의 전통적 요소였던 악의 조직 스펙터의 판권을 확보하지 못한 고충을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007 퀀텀 오브 솔러스’의 러닝 타임은 106분으로 짧은 편이었지만 엉성한 설정과 이야깃거리 부족으로 각본의 완성도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잔뜩 벌려놓았지만 수습하지 못했습니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선진국 정부 및 자본의 착취를 비판하지만 수박 겉핥기 수준입니다. 제임스 본드 시리즈가 근본적으로 국제 사회의 모순을 심각하게 파헤치는 영화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엇비슷한 액션 패턴 반복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상징하는 액션 장면은 딱히 인상적이지 않습니다. 마크 포스터 감독은 핸드 헬드와 클로즈업을 병행해 다양한 앵글로 촬영된 영상을 무수한 컷들을 짧게 편집해 긴박감을 강조합니다.

오프닝 시퀀스의 자동차 추격전은 인상적입니다. 하지만 모든 액션 장면이 엇비슷한 방식으로 연출되어 중후반 이후에는 산만하고 진부해집니다. 제임스 본드 시리즈 특유의 탁 트인 액션을 보여주지 못합니다. 200백만 달러의 제작비가 액션이 아닌 로케이션 비용으로 소진되었나 싶은 의문마저 듭니다.

본드와 카밀이 사막을 도보로 횡단한 뒤 현지인들과 더불어 버스에 탑승하는 장면은 ‘007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가장 도드라집니다. 본드가 차량을 탈취하거나 추격전 혹은 난투극을 벌이지 않고 걸어서 대중교통수단에 얌전히 올라타 이동하는 연출은 제임스 본드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이례적입니다. 인간적이며 사실적인 본드를 강조하기 위한 장면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악역의 카리스마는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지탱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마티유 아말릭이 연기한 그린은 카리스마가 부족합니다. 단지 돈을 밝히는 영악한 상인 정도로 보일 뿐입니다. ‘007 카지노 로얄’에서 결말까지 버티지 못하고 퇴장한 르쉬프를 연기한 매즈 미켈센에 비해서도 미약합니다.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와 공통점 많아

본드가 베스퍼의 복수를 위해 좌충우돌하며 살인을 저지르자 M은 본드의 00 스파이 자격을 박탈합니다. ‘007 살인 면허’와 ‘007 다이 어나더 데이’의 전개를 답습합니다.

본드 걸 카밀은 볼리비아 정부 소속 요원입니다. 본드가 타국 정부 소속 여성 요원과 조우해 서로 협조하는 전개는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 이래 ‘007 문레이커’, ‘007 살인 면허’, ‘007 네버 다이’, ‘007 다이 어나더 데이’에서 반복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베스퍼에 대한 복수심으로 가득한 본드는 카밀과 사랑에 빠지지 않으며 섹스를 하지도 않습니다. 본드와 카밀은 이별하며 키스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주역 본드 걸과의 섹스가 배제되었다는 점 또한 이례적입니다.

본드와 카밀이 처음으로 한배를 타게 되는 아이티 보트 추격전 장면은 ‘007 위기일발’ 이래 ‘007 죽느냐 사느냐’,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 ‘007 문레이커’, ‘007 언리미티드 등에서 계승된 것입니다.

오스트리아에서 본드가 퀀텀의 조직원의 넥타이를 붙잡고 옥상에서 심문한 뒤 추락사시키는 장면은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의 이집트에서의 동일한 장면을 반복한 것입니다. 다음 장면에서 본드는 이탈리아로 향하면서도 공항의 항공사 카운터에서 이집트로 향한다고 거짓말합니다.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 대한 오마주 의도를 드러내기 위한 대사로 보입니다.

007 카지노 로얄’에서 선악이 불분명했던 매티스는 ‘007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는 본드를 확실히 돕다 죽음을 맞이합니다. ‘007 위기일발’에서 본드를 돕다 죽음을 맞이한 알리 카림 베이를 연상시킵니다.

볼리비아에서 활약하며 본드를 돕는 MI6 여성 요원 필즈(젬마 아터튼 분)는 온몸이 석유로 뒤범벅이 된 사체로 호텔방에서 발견됩니다. ‘007 골드핑거’에서 본드와 동침한 여성 질이 온몸이 황금으로 뒤범벅되어 피부질식사해 호텔방에서 발견된 명장면의 오마주입니다.

빈약한 블루레이 부가 영상

‘007 퀀텀 오브 솔러스’의 블루레이 부가 영상은 빈약합니다. 시리즈 사상 최초로 음성 해설이 누락되어 있으며 제작 과정에 대한 영상도 짧습니다.

45분 분량의 스태프 파일이 인상적이지만 영화 제작 당시 인터넷을 통해 이미 공개된 바 있으며 다른 부가 영상과도 겹칩니다. ‘007 카지노 로얄’의 풍족하며 깊이 있는 부가 영상에 비하면 크게 부족합니다. ‘007 퀀텀 오브 솔러스’가 ‘007 카지노 로얄’보다 더 많은 제작비를 쏟아 붓고도 흥행은 못 미쳤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007 살인 번호 - 제임스 본드 기념비적 첫 영화
007 위기일발 - 본격 오락영화로 발돋움한 시리즈 두 번째 작품
007 골드핑거 - 한국인 악역 오드잡 등장
007 썬더볼 - 본격 해양-수중 블록버스터
007 두 번 산다 - 제임스 본드, 일본서 결혼하고 유람하다
007 여왕 폐하 대작전 - 역대 가장 이질적인 제임스 본드 영화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 숀 코네리의 마지막 제임스 본드
007 죽느냐 사느냐 - 로저 무어 매력적이나 인종차별 두드러져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 - 본드 vs 스카라만가 1:1 대결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 - ‘007 두 번 산다’와 너무 닮았다
007 문레이커 - 우주 SF를 열망했던 제임스 본드 영화
007 포 유어 아이즈 온리 - ‘007 문레이커’에 대한 반동
007 옥토퍼시 - 아기자기 흥미진진, 그리고 피에로가 된 본드
007 뷰 투 어 킬 - 로저 무어, 제임스 본드 은퇴작
007 리빙 데이라이트 - ‘일부일처제 본드’의 탄생
007 살인 면허 - 분노한 본드, 사적 복수에 나서다
007 골든아이 - 제임스 본드 6년 만의 귀환, 다 갈아엎었다
007 네버 다이 - 양자경, 주역 본드 걸 발탁
007 언리미티드 - 제임스 본드에게 세상은 비좁다
007 다이 어나더 데이 - 남북한 고증 엉망에 CG 의존도 높아
007 카지노 로얄 - 새로운 본드의 탄생
007 카지노 로얄 - 제임스 본드 원점 회귀, 대성공
007 퀀텀 오브 솔러스 - 살이 찢기는 생생한 액션, 터프한 블록버스터
007 스카이폴 IMAX - ‘어머니’ 업보와 싸우는 본드
007 스카이폴 - 옛것과 새것, 절묘한 줄타기
007 스펙터 IMAX - 스펙터의 부활, 기존 팬은 반갑지만…
007 스펙터 -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본드라도 나쁘지 않다

[블루레이 지름] 007 50주년 기념 한정판
[사진] 007 제임스 본드 50주년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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