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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카지노 로얄 - 제임스 본드 원점 회귀, 대성공 영화

※ 본 포스팅은 ‘007 카지노 로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MI6 소속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 분)는 2명을 살해하는 현장 테스트에 합격해 007로 승격됩니다. 테러 집단의 자금 담당자 르쉬프(매즈 미켈센 분)는 마이애미 공항 테러를 저지한 본드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입습니다. 르쉬프가 포커 게임 대회를 개최해 손실을 메우려 하자 본드는 재무성 여직원 베스퍼(에바 그린 분)를 대동하고 대회에 참가합니다.

첫 번째 소설, 뒤늦게 영화화

2006년 작 ‘007 카지노 로얄’은 제임스 본드 시리즈 21번째 영화입니다. 1995년 작 ‘007 골든아이’ 이래 2002년 작 ‘007 다이 어나더 데이’까지 4편의 영화의 주연을 맡은 피어스 브로스넌이 하차하고 다니엘 크레이그가 6대 제임스 본드로 발탁된 작품입니다. 연출은 ‘007 골든아이’를 통해 피어스 브로스넌을 5대 제임스 본드로 안착시킨 마틴 캠벨 감독이 맡았습니다. 그는 ‘007 카지노 로얄’을 자신의 연출작 ‘007 골든아이’를 넘어 역대 제임스 본드 시리즈 중 손꼽히는 걸작으로 탄생시켰습니다.

‘007 카지노 로얄’은 이언 플레밍이 발표한 제임스 본드 시리즈 첫 번째 소설이자 이온 프로덕션이 장편 중 유일하게 영화화하지 않은 동명의 ‘카지노 로얄’이 원작입니다. ‘카지노 로얄’은 TV 드라마와 영화로 각각 제작된 바 있었으나 원작 소설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2000년 ‘카지노 로얄’의 판권을 확보한 이온 프로덕션은 뒤늦게 영화화에 나섰습니다.

판타지를 넘어

전작 ‘007 다이 어나더 데이’는 흥행에 성공했으나 평가는 좋지 않았습니다. CG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인해 사실성이 결여된 판타지로 흘렀기 때문입니다. ‘007 카지노 로얄’은 CG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스턴트의 비중을 늘려 사실적인 액션으로 호소합니다.

2002년 작 ‘본 아이덴티티’와 후속작인 2004년 작 ‘본 슈프리머시’는 사실적이며 묵직한 스파이 영화로서 흥행과 비평 두 마리 토끼를 잡았습니다. 로버트 러들럼의 1980년 작 소설을 영화화한 ‘본 아이덴티티’의 주인공 제이슨 본은 이름부터 제임스 본드를 연상시키는 스파이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제임스 본드가 제이슨 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시대상의 변화도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방향성을 바꾼 이유 중 하나입니다. 20세기 내내 제임스 본드는 냉전을 배경으로 설정했습니다. 냉전은 민간인에게는 피부에 닿지 않는 먼 이야기였습니다. 제임스 본드 시리즈가 판타지로 귀결되어도 관객들은 크게 괴리감을 느끼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냉전 종식 후 전 세계에 평화가 도래하기는커녕 2001년 9.11 테러를 비롯한 크고 작은 테러가 민간인을 노렸습니다. 2002년 작 ‘007 다이 어나더 데이’가 북한을 소재로 선택해 또 다시 냉전을 다뤘지만 전 세계 관객 대부분에게는 먼 이야기였습니다. 제임스 본드 시리즈도 냉전이 아닌 새로운 시대상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원점 회귀

다니엘 크레이그는 2002년 작 ‘로드 두 퍼디션’, 2005년 작 ‘뮌헨’ 등 강인함을 앞세우는 악역에 가까운 이미지의 배우였습니다. 로저 무어, 피어스 브로스넌과 같이 세련되고 매끄러운 본드의 이미지를 쌓아올린 배우들과는 대조적입니다. 숀 코네리, 티모시 달튼도 강인한 이미지의 제임스 본드를 연기했지만 다니엘 크레이그가 그들보다 더욱 강렬한 이미지를 지녔습니다.

원작 소설의 첫 번째 작품을 선택하고 새로운 배우를 기용한 ‘007 카지노 로얄’은 원점 회귀를 도모합니다. ‘007 카지노 로얄’은 제임스 본드가 00 스파이가 되기 이전의 행보를 최초로 묘사합니다. 시리즈 사상 최초로 흑백으로 연출된 오프닝 시퀀스가 그것입니다.

본드가 00 스파이가 되기 위해서는 2건의 암살을 실행하는 현장 테스트에 합격해야 합니다. 오프닝 시퀀스의 2건의 암살은 교차 편집되어 속도감이 넘칩니다. 2건의 암살의 마지막 장면은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상징하는 건 배럴 시퀀스로 연결됩니다. 오프닝 시퀀스와 건 배럴 시퀀스가 절묘하게 결합된 것입니다.

남성적인 타이틀 시퀀스

전반적인 남성적 분위기는 타이틀 시퀀스부터 드러납니다.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타이틀 시퀀스는 육감적인 여성들의 알몸 실루엣을 부각시켜 섹스와 본드의 바람둥이 이미지를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007 카지노 로얄’의 타이틀 시퀀스는 본드와 적들의 결투에 초점을 맞춰 남성들의 실루엣으로 채웁니다. 타이틀 시퀀스에 유일하게 등장하는 여성인 본드 걸 베스퍼(에바 그린 분)는 몸매가 아닌 얼굴만 살짝 제시될 뿐입니다.

타이틀 시퀀스에 삽입된 주제가는 크리스 코넬이 부른 ‘You Know My Name’입니다. 남자 가수가 부른 강렬한 록으로 역시 남성적인 강인함을 강조합니다. 제목 ‘You Know My Name’은 제임스 본드의 유명한 자기소개 대사이자 ‘007 카지노 로얄’의 결말에 삽입되는 “My name is Bond, James Bond”로 연결되어 기막힌 대구를 이룹니다. 너무도 유명한 제임스 본드의 테마 음악은 본편 내내 삽입되지 않고 아껴두다 결말의 대사 “My name is Bond, James Bond” 직후 엔딩 크레딧에서 처음으로 제시됩니다.

Q와 머니페니 배제

‘007 카지노 로얄’의 본드는 전작의 본드와는 차별화됩니다. 00 스파이로 막 승격한 본드는 좌충우돌합니다. ‘007 골든아이’와 ‘007 언리미티드’에서 추격전 와중에 넥타이 매무새를 가다듬는 느긋한 본드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숨 가쁜 추격전 속에서 본드는 피투성이가 됩니다. 상처투성이가 된 본드의 얼굴은 전작들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SF와 코미디 요소를 강조했던 캐릭터 Q와 로맨틱 코미디 캐릭터였던 머니페니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양념과 같았던 단골 조연 캐릭터의 배제는 하드보일드 스타일의 강조 의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Q의 미등장으로 인해 기발한 장치는 거의 등장하지 않으며 본드가 몸으로 부딪치는 액션 장면이 더욱 늘어났습니다.

르쉬프, 인간적인 악역

역시 SF 요소의 일환이던 제임스 본드 시리즈 특유의 악역의 거대 기지는 ‘007 카지노 로얄’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스케일보다는 액션의 사실성과 긴박함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입니다.

원작 소설에서 가져온 악역 르쉬프(매즈 미켈센 분)는 본드의 고환을 강타하는 고문으로 남성 관객의 오금을 저리게 하지만 결말까지 버티지 못하고 후반에 어이없이 퇴장합니다. 본드 시리즈의 전통적인 악역들과 달리 르쉬프는 나약함마저 갖춘 인간적인 악역입니다. 천식에 시달리며 자금 확보를 위해 초조해합니다.

르쉬프가 인간적인 악역으로 형상화된 이유는 그가 최종 보스가 아니라 거대 테러 조직의 톱니바퀴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르쉬프를 살해하는 미스터 화이트(제스퍼 크리스텐센 분)도 현장에 나선다는 점에서 최종 보스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르쉬프와 미스터 화이트는 ‘007 스펙터’를 통해 스펙터의 조직원임이 드러납니다.

The bitch is dead

감정적으로도 ‘007 카지노 로얄’의 본드는 미완입니다. 그는 임무 수행의 파트너인 베스퍼와 사랑에 빠집니다. 베스퍼 역시 자신과 같은 고아라는 점에서 동질성을 느낍니다. 그녀에게 남자친구가 있음을 인지하고도 본드는 순정을 바칩니다. 가볍게 하룻밤 섹스를 즐기는 이전까지의 본드와는 차별화됩니다.

베스퍼는 테러 집단에 의해 조종되는 팜므 파탈이었음이 드러납니다. 물에 빠진 베스퍼는 사실상 죽음을 선택합니다. ‘007 네버 다이’와 ‘007 다이 어나더 데이’에서 주역 본드 걸이 익사의 위기에서 본드에 구출되지만 ‘007 카지노 로얄’의 본드는 본드 걸을 익사의 위기에서 구출하지 못합니다. 위기에 빠진 본드 걸을 적당한 시점에 본드가 구출하는 시리즈의 전형적 전개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충격적인 귀결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본드는 베스퍼의 죽음에 슬퍼하지만 M(주디 덴치 분)과의 통화에서 “그년은 죽었습니다(The bitch is dead)”라고 보고합니다. 수치스러움이 포함된 본드의 복잡한 심경이 반영된 대사입니다. 첩자를 간파하지 못하고 사랑했던 자신의 감정을 공식적으로는 숨긴 것입니다. 극중에 카지노 용어로 언급되는 ‘블러핑(Bluffing)’, 즉 본드의 허세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베스퍼로 인한 사적 감정과 공적인 지위 사이의 본드의 내적 갈등은 다니엘 크레이그가 출연한 후속편에도 여실히 반영됩니다. ‘007 퀀텀 오브 솔러스’와 ‘007 스카이폴’에서 그는 새로운 사랑에 빠지지 않습니다. 베스퍼가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았기 때문입니다. ‘007 스펙터’에서 베스퍼를 악과 죽음으로 몰아간 테러 집단이 스펙터임을 알게 된 뒤에야 본드는 새로운 사랑을 받아들입니다.

주인공이 평범한 인간에서 통과의례를 거쳐 영웅으로 등극하는 과정을 리부트를 통해 묘사했다는 점에서 ‘007 카지노 로얄’은 2005년 작 ‘배트맨 비긴즈’와 비견될 수 있습니다. 매너리즘에 빠진 시리즈를 강력한 주인공을 앞세운 사실적인 영화로 돌파했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카지노 로얄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은 극중에서 본드와 르쉬프가 포커 게임 대결을 펼치는 몬테네그로 호텔의 카지노 이름입니다. 본드가 목숨을 걸고 하는 도박은 타이틀 시퀀스의 카드를 활용한 연출을 통해 강조됩니다.

초반부에서 본드는 테러 음모에 가담한 디미트리오스(사이먼 아브카리언 분)와의 포커 게임에 승리해 자신의 상징인 애스턴 마틴을 쟁취합니다. 포커 게임 장면에서 디미트리오스의 왼쪽 옆에 앉은 초로의 여성은 ‘007 썬더볼’의 키스 키스 클럽 장면에서 본드와 잠시 춤을 춘 여인을 연기했던 다이앤 하트포드입니다. 작품 제목을 강조하듯 본드가 마이애미의 ‘인체의 신비 전’에서 디미트리오스를 살해하는 장면에서도 3구의 인체 표본은 카드 게임에 열중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것저것 잡다한 칵테일을 맛보던 본드는 르쉬프와의 마지막 포커 맞대결에서 승리 직전 보드카 마티니를 마시게 됩니다. 보드카 마티니가 이후 본드의 상징으로 자리 잡게 된다고 해석될 수 있습니다. 본드를 상징하는 또 다른 아이템인 검정색 턱시도 재킷은 베스퍼가 선물합니다.

CIA 요원 펠릭스 라이터는 제프리 라이트가 연기해 시리즈 사상 최초로 흑인 배우가 맡았습니다. 본드의 친구 펠릭스 라이터는 ‘007 살인 면허’에 등장했으나 한쪽 다리를 상어에 잃은 뒤 피어스 브로스넌이 연기한 4편의 제임스 본드 영화는 등장하지 않은 바 있습니다. ‘007 카지노 로얄’에서는 본드가 처음으로 00 스파이가 되었기에 펠릭스 라이터와도 처음으로 만났다는 설정입니다.

본드 걸 패러디한 본드

‘007 카지노 로얄’은 ‘007 썬더볼’과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의 촬영지 바하마에서 촬영되었으며 공간적 배경으로도 제시됩니다. 마다가스카르의 프리 러닝 액션 장면 역시 바하마에서 촬영되었습니다.

본드가 바하마의 해변에서 수영복 차림으로 바닷물 밖으로 나오는 장면은 ‘007 살인 번호’의 본드 걸 허니가 물 밖으로 나오며 첫 등장한 장면을 패러디한 것입니다. ‘007 다이 어나더 데이’에서도 본드 걸 징크스가 동일한 장면으로 첫 등장한 바 있습니다.

마이애미 공항에서 본드는 유조차를 둘러싼 액션을 펼칩니다. 유조차는 ‘007 살인 면허’의 클라이맥스에서 활용된 바 있습니다.

클라이맥스의 공간적 배경 베니스는 ‘007 위기일발’, ‘007 문레이커’에 제시된 바 있습니다. 베니스에서 베스퍼와 접촉하는 게틀러(리차드 삼멜 분)는 애꾸눈 악역이라는 점에서 ‘007 썬더볼’의 악역 라르고를 연상시킵니다.

007 골든아이’에서 독신으로 암시된 M은 자택에서 남편으로 보이는 남성과 동침하고 있습니다. 제작자 마이클 윌슨은 애꿎게 체포되는 몬테네그로의 경찰서장으로 카메오 출연했습니다. 베니스에 있는 본드에 M이 입금을 독촉하는 전화를 했을 때 MI6를 방문한 재무성 고위 관리로 출연한 이는 촬영 감독 피터 메이휴입니다.

007 살인 번호 - 제임스 본드 기념비적 첫 영화
007 위기일발 - 본격 오락영화로 발돋움한 시리즈 두 번째 작품
007 골드핑거 - 한국인 악역 오드잡 등장
007 썬더볼 - 본격 해양-수중 블록버스터
007 두 번 산다 - 제임스 본드, 일본서 결혼하고 유람하다
007 여왕 폐하 대작전 - 역대 가장 이질적인 제임스 본드 영화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 숀 코네리의 마지막 제임스 본드
007 죽느냐 사느냐 - 로저 무어 매력적이나 인종차별 두드러져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 - 본드 vs 스카라만가 1:1 대결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 - ‘007 두 번 산다’와 너무 닮았다
007 문레이커 - 우주 SF를 열망했던 제임스 본드 영화
007 포 유어 아이즈 온리 - ‘007 문레이커’에 대한 반동
007 옥토퍼시 - 아기자기 흥미진진, 그리고 피에로가 된 본드
007 뷰 투 어 킬 - 로저 무어, 제임스 본드 은퇴작
007 리빙 데이라이트 - ‘일부일처제 본드’의 탄생
007 살인 면허 - 분노한 본드, 사적 복수에 나서다
007 골든아이 - 제임스 본드 6년 만의 귀환, 다 갈아엎었다
007 네버 다이 - 양자경, 주역 본드 걸 발탁
007 언리미티드 - 제임스 본드에게 세상은 비좁다
007 다이 어나더 데이 - 남북한 고증 엉망에 CG 의존도 높아
007 카지노 로얄 - 새로운 본드의 탄생
007 퀀텀 오브 솔러스 - 살이 찢기는 생생한 액션, 터프한 블록버스터
007 스카이폴 IMAX - ‘어머니’ 업보와 싸우는 본드
007 스카이폴 - 옛것과 새것, 절묘한 줄타기
007 스펙터 IMAX - 스펙터의 부활, 기존 팬은 반갑지만…
007 스펙터 -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본드라도 나쁘지 않다

[블루레이 지름] 007 50주년 기념 한정판
[사진] 007 제임스 본드 50주년 특별전

그린 랜턴 - 유심론 강조하는 슈퍼 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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