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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IMAX 3D - 오리지널 삼부작의 충직한 복제품 영화

※ 본 포스팅은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퍼스트 오더의 카일로 렌(아담 드라이버 분)이 민간인 학살을 자행하자 스톰 트루퍼 핀(존 보예가 분)은 탈영해 행성 자쿠로 도망칩니다. 고물 수집으로 생계를 잇는 레이(데이지 리들리 분)는 제다이 루크(마크 해밀 분)가 은둔한 행성의 지도를 보유한 드로이드 BB-8을 입수합니다. 핀과 조우한 레이는 서로를 도우며 퍼스트 오더의 집요한 추격을 뿌리칩니다.

허약한 카리스마, 카일로 렌

‘스타워즈’가 돌아왔습니다. J. J. 에이브람스 감독이 연출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오리지널 삼부작의 최종장 ‘스타워즈 에피소드 6 제다이의 귀환’으로부터 약 30년 뒤의 후일담을 묘사합니다. 루크와 한 솔로(해리슨 포드 분), 레아(캐리 피셔 분)의 활약으로 팰퍼틴 황제와 다스 베이더를 물리치고 제국을 붕괴시켰지만 제국군 세력이 ‘퍼스트 오더’를 칭하며 부활해 공화국을 위기로 몰아넣습니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를 이끄는 새로운 캐릭터는 3명입니다. 카일로, 레이, 핀입니다. 카일로는 한 솔로와 레아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입니다. 퍼스트 오더의 고위층인 슈프림 리더 스노크가 잠시 등장하지만 주된 악역은 시스의 후예를 상징하는 붉은 광선검의 소유자 카일로입니다. 카일로의 본명은 ‘벤’으로 오비완 케노비가 타투인 행성에서 불리던 이름을 연상시킵니다.

카일로는 루크에 보내져 제다이 수련을 받습니다. 하지만 어둠에 매혹되어 루크를 배신합니다. 충격을 받은 루크는 공화국의 멸망 후 요다와 오비완처럼 은둔하고 한 솔로와 레아의 부부관계는 파탄으로 치닫습니다. 카일로는 외조부 다스 베이더의 유지를 받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는 다스 베이더의 망가진 투구를 고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카일로가 다스 베이더의 외손자이며 한 솔로와 레아의 아들이라는 설정은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러닝 타임 중반에 밝혀집니다.

카일로의 정신 상태는 불안정합니다. 악에 몸담고 있지만 다혈질이라 감정을 다스리지 못합니다. 선에 대한 갈망도 남아 있는 듯합니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오리지널 삼부작의 요소로 가득한 반면 프리퀄 삼부작의 요소는 희박한데 유독 카일로 만큼은 프리퀄 삼부작의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재현입니다.

그는 자신을 데리러 온 아버지 한 솔로를 살해합니다. 다스 베이더는 아버지와 같았던 오비완을 살해했으며 루크도 한때 아버지 다스 베이더를 살해하려는 열망에 사로잡힌 바 있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의 대립을 묘사해온 ‘스타워즈’ 특유의 전개의 반복입니다.

하지만 마스크를 일찌감치 벗는 카일로는 6편의 전작들의 시스 로드에 비해 카리스마가 역부족인 것은 물론 격투 능력도 못 미칩니다. 카일로는 한 솔로를 살해할 때 츄바카의 저격을 막아내지 못해 부상을 입습니다. 제다이 수련을 전혀 거치지 않았으며 광선검을 처음 잡은 레이와의 1:1 대결에서 패합니다. 따라서 카일로가 루크를 공격해 부상을 입힌 과거도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카일로의 허약한 카리스마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루크를 습격할 때 대동했던 렌 기사단의 동료가 제대로 등장하지 않는 점도 아쉽습니다. 화려한 광선검 격투에 대한 기대를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충족시키지 못합니다.

오리지널 삼부작의 스톰 트루퍼를 재해석한 퍼스트 오더 스톰 트루퍼는 주인공 중 한 명인 핀이 입는 코스튬이기에 매끈한 디자인을 자랑합니다. 퍼스트 오더 스톰 트루퍼를 약간 변형한 캡틴 파스마는 미미한 비중에도 불구하고 디자인만큼은 강렬합니다. 하지만 카일로는 마스크를 비롯한 캐릭터 디자인과 헬멧을 썼을 때 나오는 음성 모두 매력이 부족합니다.

각성한 포스, 레이

레이는 의문의 소녀입니다. 자신을 떠난 가족에 대한 향수로 가득하지만 정작 그녀의 가족이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묘사되지 않습니다. 타이틀 롤 ‘깨어난 포스’는 레이의 각성을 뜻합니다. 홀로 생계를 잇는 몸부림이 나름의 수련 과정이 되었지만 변변한 스승조차 없었던 그녀가 어떻게 제다이 특유의 능력을 발하는지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규명하지 않은 채 후속편으로 미룹니다.

루크와 레아가 그랬듯이 카일로와 레이가 쌍둥이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레이의 용모는 프리퀄 삼부작의 파드메 아미달라를, 복장은 오리지널 삼부작의 루크를 연상시킵니다. 데이지 리들리의 캐스팅은 신비스러우면서도 동양적인 레이의 이미지와 부합됩니다. 170cm의 키로 팔다리가 길어 시원시원한 액션에 어울립니다. 레이는 결말에서 은둔 중인 루크를 만납니다. 본격적인 제다이 수련에 임할 것이라는 암시입니다.

스톰 트루퍼 출신 제다이? 핀

핀(Finn)은 퍼스트 오더 스톰 트루퍼 시절의 군번 FN-2187에서 비롯된 이름입니다. 그가 저항군 에이스 파일럿 포 다메론(오스카 아이삭 분)과 함께 도망칠 때 포가 부른 칭호 ‘핀(Finn)’이 이름으로 굳어졌습니다. 스톰 트루퍼 출신인 핀의 귀순은 저항군에게 다대한 이득이 됩니다. 퍼스트 오더에 관련된 귀중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핀 또한 의문의 인물입니다. 태어난 직후부터 스톰 트루퍼로 교육받았지만 왜 그가 유독 카일로의 학살에 반기를 들었는지 밝혀지지 않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또한 레이와 마찬가지로 제다이 수련 과정 없이 광선검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5 제국의 역습’에서 한 솔로가 루크를 구하기 위해 잠시 루크의 광선검을 활용해 톤톤의 배를 가르기도 했으나 전투에 사용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다이의 전유물인 광선검을 핀은 다소 미숙하기는 하지만 아무런 거리낌 없이 휘둘러 스톰 트루퍼는 물론 카일로와도 맞섭니다. 그는 아나킨부터 루크와 카일로를 주인으로 거친 파란색 날의 광선검을 레이에 전하지만 단순한 전달자를 넘어 직접 사용한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만일 그도 제다이가 된다면 ‘깨어난 포스’란 단순히 레이뿐만 아니라 핀에게도 해당되는 제목이 됩니다. 게다가 스톰 트루퍼 출신이 제다이가 된다는 점에서 놀라운 설정입니다. 포스터에서 그가 광선검을 잡은 만큼 향후 제다이가 될 가능성은 높습니다.

의협심이 강하며 급한 성격에 좌충우돌하는 핀은 인간적입니다. 그는 흑인으로서 인종적 균형을 맞추는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핀의 핏줄은 레이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후속편에서 규명되어야 할 요소입니다. 인종적인 측면에서 보면 장고 펫의 후손이거나 혹은 메이스 윈두와 연관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할 수도 있습니다.

니엔 넌과 아크바르 제독까지

오리지널 삼부작의 캐릭터들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등장합니다. 한 솔로와 츄바카가 가장 먼저 그들의 ‘집’인 밀레니엄 팔콘을 되찾습니다. 한 솔로의 등장 비중은 매우 큰데 그가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포석입니다. 그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의 오비완과 같이 소년소녀를 여행으로 이끄는 노익장 역할을 한 뒤 광선검에 희생되어 퇴장합니다. 엔딩 크레딧에서는 해리슨 포드의 이름을 가장 먼저 올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를 끝으로 퇴장한 노배우에 대한 예우를 갖춥니다.

이어 저항군이 본격 등장할 때 레아, C-3PO, R2-D2가 차례로 등장합니다. C-3PO는 한쪽 팔에 붉은 칠을 했으며 R2-D2는 오랜 절전 모드에서 깨어납니다. R2-D2의 뒤늦은 등장은 그 역할을 오뚝이 모양의 귀여운 드로이드 BB-8이 대신했기 때문입니다. 중반의 회상 장면에 잠시 등장한 루크는 결말에서 얼굴을 드러냅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6 제다이의 역습’에서 랜도 캘리지언과 함께 밀레니엄 팔콘을 조종했던 니엔 넌과 저항군의 지도자 아크바르 제독도 레아와 함께 등장해 건재를 과시합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5 제국의 역습’의 초반 호스 행성 전투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AT-AT는 자쿠 행성에서 잔해로 등장합니다. 제국군 전함 스타 디스트로이어는 잔해는 물론 개량된 신형으로도 제시됩니다.

명대사 “불길한 예감이 들어(I HAVE A BAD FEELING ABOUT THIS)”는 한 솔로가 중얼거릴 때, “포스가 함께 하기를(MAY THE FORCE BE WITH YOU)”은 루크를 만나기 위해 떠나는 레이에 레아가 축복해줄 때 사용됩니다.

매너리즘으로 가득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가장 큰 약점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을 중심으로 오리지널 삼부작을 지나치게 답습했다는 점입니다. 악의 세력의 창궐, 드로이드에 내장된 비밀 자료, 소년소녀의 만남, 모험의 시작, 노익장의 죽음, 패배 직전의 대역전승까지 서사의 흐름을 고스란히 빼다 박았습니다. 기존의 ‘스타워즈’ 팬들을 지나치게 의식한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세대가 기존 영화들에 익숙해지도록 유도하기 위함인지 새로움을 찾을 수 없습니다. 참신함만 따지면 프리퀄 삼부작만도 못합니다.

두 주인공 레이와 핀은 새로운 요소가 돋보이는 캐릭터이지만 이들을 너무나 익숙한 공간과 상황에만 반복적으로 대입해 빤한 서사로 귀결됩니다. 사막 행성, 어중이떠중이가 몰린 술집, 대량 살상 능력을 지닌 거대 인공 행성 등의 공간적 배경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부터 너무나 익숙합니다.

엇비슷한 상황의 재탕으로 인해 중반부는 지루한 측면도 있습니다. 3D는 입체감이 미미합니다. 영화 속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입체 지도는 ‘프로메테우스’가 먼저 선보였으나 시각적 쾌감은 그에 비해 부족합니다.

‘스타워즈’의 오리지널 삼부작은 SF 영화의 신기원을 열어젖힌 스페이스 오페라로 영화사에 길이 남을 선구적 작품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매너리즘으로 가득합니다.

설정 상의 의문

설정의 측면에서도 의문이 남습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6 제다이의 귀환’에서 팰퍼틴과 다스 베이더가 최후를 맞으며 제국군이 붕괴했는데 그 사이 어떻게 제국군이 부활해 공화국을 약화시킨 것인지 구체적인 설명이 없습니다. 루크가 제다이 마스터로서 카일로를 비롯한 렌 기사단 외에 제다이들을 육성하지는 않았는지도 궁금합니다.

서두에는 공화국을 지지하는 노인 로르 산 테카로 막스 폰 시도우가 등장하는데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에서 알렉 기네스가 연기했던 오비완 케노비와 이미지가 흡사합니다. 밀레니엄 팔콘을 습격하는 무리들 중에는 격투 액션 영화 ‘레이드’의 주연 이코 유와이스가 출연했습니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배급은 월트 디즈니가 맡았지만 디즈니의 성 로고는 제시되지 않습니다. 엔딩 크레딧 도중이나 종료 후에는 전편들과 마찬가지로 추가 영상이 삽입되지 않았습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
스타워즈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험 3D - 미미한 3D, 짜증스런 자막
스타워즈 에피소드 2 - 클론의 습격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 : 두 번째 감상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 : 세 번째 감상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
스타워즈 에피소드 5 - 제국의 역습
스타워즈 에피소드 6 - 제다이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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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블랙하트 2015/12/19 10:12 #

    영화와는 무관하지만 게임 '제다이 나이트' 시리즈에서 제다이가 되는 주인공 카일 카탄이 스톰 트루퍼 장교 출신이었죠.
  • 잠본이 2015/12/27 11:40 #

    카일로가 루크에게 반기를 들 때는 실력보다는 모략으로 방심케 만든 뒤 허를 찌른게 아닌가 싶습니다.
    뭐 어떻게 설명하든 카일로의 거듭되는 삽질을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8편에서는 좀 나아지길 바라야ㅠㅠ
    핀의 가계로는 랜도 칼리지안을 먼저 떠올렸는데 제다이와의 인연을 생각하면 윈두도 그럴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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