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tomino.egloos.com

포토로그


메모장

KBReport 프로야구 필자/다음카카오 1boon/KBO 야매카툰 작가

LG 트윈스 야구 전 경기 아프리카 생중계 http://afreecatv.com/tomino

사진, 글, 동영상 펌 금지합니다. 영화 포스터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서 있습니다.

반말, 욕설, 비아냥, 협박 등의 악성 댓글은 삭제합니다. 비로그인 IP로 댓글 작성은 가능하지만 동일 IP로 닉네임을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 행위' 시 역시 삭제합니다.


괴물의 아이 - 야쿠쇼 코지 열연, 압도적 애니메이션

※ 본 포스팅은 ‘괴물의 아이’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머니와 단둘이 살던 소년 렌은 어머니의 사망으로 인해 방황합니다. 괴물의 도시 쥬텐가이의 수장이 되려는 쿠마테츠는 렌을 제자로 받아들이고 ‘큐타’라 이름 짓습니다. 렌과 쿠마테츠가 아옹다옹하며 세월을 보내는 와중에 렌은 무도가로 성장합니다.

스승과 제자, 함께 성장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괴물의 아이’는 외로운 처지의 소년과 괴물이 서로를 의지하는 9년의 세월을 묘사합니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전작들에서 만남, 인연, 성장, 사랑, 질주, 이별의 요소를 다뤄왔는데 ‘괴물의 아이’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성장이 가슴 아픈 이별로 완성되는 결말도 동일합니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첫 번째 오리지널 극장판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마찬가지로 청춘 영화의 공식에 충실합니다.

성장은 주인공 렌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쿠마테츠 또한 렌과의 만남을 통해 깨달음을 얻습니다. 수직적 의미의 전통적 사제 관계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렌과 쿠마테츠는 친구이자 부자 관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쿠마테츠는 무예에 능하고 덩치만 컸지만 정신 연령은 오히려 렌보다 어립니다. ‘7인의 사무라이’에서 미후네 토시로가 연기했던 키쿠치요와 비슷한 캐릭터입니다. 그가 날계란을 밥 위에 잔뜩 얹어 비벼 먹는 장면은 ‘록키’에서 가난한 록키가 아침에 운동을 나가기 전 날계란을 잔뜩 먹는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쿠마테츠는 근육질 거구이며 직선적인 성격도 록키와 닮았습니다. 쿠마테츠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배우 야쿠쇼 코지의 열연은 압도적입니다.

‘늑대아이’와의 공통점

쿠마테츠는 자신을 희생해 신의 경지에 도달합니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전작 ‘늑대아이’에서 하나가 유키와 아메를 낳고 키우는 과정에서 인간으로서 더욱 성장하는 전개와 다르지 않습니다.

‘괴물의 아이’는 매우 대중적인 가족 영화입니다. 감독이 관객에 제시하는 은유와 메시지는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통해 분명하게 드러나는 친절함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치함과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연출력 때문입니다. 렌이 9세였던 시절과 달리 17세가 된 중반에는 다소 전개의 속도감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오리지널 극장판 애니메이션 중에서 액션의 비중이 가장 높아 오락성이 뛰어납니다.

늑대아이’와는 또 다른 공통점도 두드러집니다. 렌은 소녀 카에데로부터 인간 세상의 지식을 배웁니다. 카에데는 렌의 두 번째 스승입니다. 렌과 카에데의 만남과 둘 사이가 가까워지는 전개는 ‘늑대아이’에서 하나가 늑대인간을 만나는 과정과 흡사합니다. 야성의 남자와 강인한 여성의 만남이라는 점도 차이가 없습니다. 모두 고독하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도서관이 중요한 공간적 배경으로 활용되는 것도 동일합니다.

렌과 카에데에 초점을 맞춘다면 ‘괴물의 아이’는 ‘늑대아이’의 프리퀄과도 같습니다. 렌은 ‘늑대아이’에서 아버지를 빼닮은 아메와 비슷한 외모입니다. 흥미롭게도 렌의 어린 시절 목소리는 ‘늑대아이’에서 하나를 연기한 미야자키 아오이가 맡았습니다. 렌의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은 아메의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과 비슷합니다. 단발이 두드러지는 카에데의 외모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주인공 마코토와 유사합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연상시켜

호소다 마모루가 곧잘 비견되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도 유사점이 엿보입니다. 초등학생 나이의 주인공이 갑작스레 환상의 세계에 발을 디뎌 새로운 이름을 얻고 정착하며 성장한다는 줄거리의 판타지라는 점에서 상당히 흡사합니다. 환상의 세계에 동물을 닮은 의인화되어 다수 등장하며 주인공이 인간 세계로 되돌아오는 결말도 공통적입니다. 렌이 쿠마테츠 등과 여행을 떠났을 때 첫 번째 만나는 수장의 ‘환상이 진실을 능가한다’는 요지의 대사는 판타지 장르를 연출하는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자신의 작품 세계에 대해 말하고픈 메시지를 압축하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습니다.

‘괴물의 아이’는 ‘서유기’를 모티브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주인공은 렌은 손오공, 쿠마테츠는 저팔계이고 타라라는 손오공을 연상시키는 원숭이이지만 실체는 사오정, 햐쿠슈보는 저팔계를 연상시키는 돼지이지만 승려라는 점에서 현장 삼장을 재조합한 것으로 보입니다. 궁극의 깨달음을 얻기 위한 오랜 수행이라는 점에서는 비록 긴 여행을 떠난 것은 아니지만 ‘서유기’와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수장이 보내 네 명의 캐릭터가 잠시 다녀오는 수행 여행을 통해 ‘서유기’를 답습한 요소는 보다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주인공 렌(蓮)의 이름이 불교에서 극락의 꽃인 연꽃에서 비롯된 것도 ‘서유기’와의 연관성을 짐작하게 합니다.

시부야와 요요기 경기장

캐릭터 작화에는 음영이 없는 대신 배경 작화에 공들인 흔적이 역력합니다. 실제 공간을 실사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배경은 놀랍습니다.

허먼 멜빌의 ‘백경’이 분명하게 인용되는 클라이맥스의 공간적 배경은 서두와 마찬가지로 도쿄 시부야입니다. 일본의 수도 도쿄의 최고 번화가를 판타지의 출발점으로 삼은 것은 작품 전체에 사실성과 감정 이입을 배가시키기 위한 설정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쥬텐가이(渋天街)는 ‘시부야(渋谷)로부터 하늘(天)로 연결된 거리(街)’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렌이 쿠마테츠와 자신을 질투한 이치로히코와 최후의 결전을 벌이는 장소는 국립 요요기 경기장 밖입니다. 국립 요요기 경기장은 시부야에서 가까우며 1964년 도쿄올림픽을 위해 건설된 일본을 상징하는 체육관입니다. 인간과 고래의 대결이라는 환상적인 장면에 역시 최대한의 사실성을 담보하기 위해 일본인들에게 가장 익숙한 대결의 장소를 설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렌의 아버지가 렌의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젊어 보이는 캐릭터 디자인은 옥에 티입니다. 공무원의 관료주의는 한국과 일본이 별로 다르지 않은 듯해 쓴웃음을 자아냅니다. 강민하의 한글 자막 번역은 지나치게 의역에 의존해 원래 대사의 매력을 살리지 못합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 즐거웠던 전반부를 잠식한 뻔한 결말
썸머워즈 - 소재는 사이버 펑크, 주제는 가족주의
늑대아이 - 두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엄마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한빈 2015/12/01 14:50 #

    오- 제법 흥미로운 해석 잘 봤습니다. 특히, 서유기를 모티브로 했다는 분석은 정말 무릎을 탁! 치게 하는군요. :)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