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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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스펙터 -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본드라도 나쁘지 않다 영화

※ 본 포스팅은 ‘007 스펙터’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헬기로 시작해 헬기로 끝났다

‘007 스펙터’는 1981년 작 ‘007 포 유어 아이즈 온리’ 후 41년 만에 악의 조직 스펙터를 부활시켰습니다. ‘007 포 유어 아이즈 온리’의 서두에서 스펙터의 수괴 에른스트 스타브로 블로펠트는 007 제임스 본드를 헬기로 유인해 추락사시키려 합니다. 하지만 본드는 헬기를 장악하고 반격을 가해 블로펠트를 살해합니다.

‘007 스펙터’ 서두의 헬기 액션은 ‘007 포 유어 아이즈 온리’를 오마주한 것입니다. 이 장면에서 문어 문양의 반지를 통해 스펙터의 부활을 알린 것은 의도적인 연출로 보입니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 분)는 스펙터의 헬기를 탈취해 살아남는 반면 블로펠트(크리스토프 왈츠 분)는 결말에서 자신의 헬기에 탑승한 채 도주하다 본드의 권총 저격에 격추당해 체포되어 대조를 이룹니다. ‘007 스펙터’는 헬기 액션 장면으로 시작해 헬기 액션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크리스토프 왈츠 매력 못 살려

‘007 스펙터’ 개봉에 앞서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블루레이 스틸북이 발매된 바 있습니다. 스펙터가 등장했던 ‘007 위기일발’, ‘007 썬더볼’, ‘007 두 번 산다’, ‘007 여왕 폐하 대작전’,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007 포 유어 아이즈 온리’에 다니엘 크레이그의 출연작 ‘007 카지노 로얄’, ‘007 퀀텀 오브 솔러스’, ‘007 스카이폴’이 포함되었습니다. 하지만 ‘007 스펙터’를 통해 다니엘 크레이그가 출연했던 세 편의 제임스 본드 영화가 모두 스펙터를 소재로 한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블루레이 스틸북 라인업이 다니엘 크레이그 주연의 세 편 제임스 본드 영화의 실체와 ‘007 스펙터’의 전개를 강하게 암시한 셈입니다.

하지만 ‘007 스펙터’는 스펙터의 부활에 함몰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48분의 긴 러닝 타임이 지루합니다.

제임스 본드 시리즈는 악역으로 좋은 배우를 캐스팅하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전통 아닌 전통’을 지니고 있습니다. 가까운 예로 ‘007 네버 다이’의 조나단 프라이스, ‘007 언리미티드’의 로버트 칼라일, ‘007 카지노 로얄’의 매즈 미켈센 등은 카리스마와 연기력을 갖춘 훌륭한 배우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제임스 본드 영화 속에서 별다른 존재감을 남기지 못한 채 퇴장했습니다.

‘007 스펙터’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블로펠트로 출연한 크리스토프 왈츠가 단지 수다스러운 악역으로만 각인되었을 뿐입니다. 각본, 연출, 편집 모든 면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본드 시리즈, 변화 필요?

오락성 부족에도 불구하고 ‘007 스펙터’는 우아함만큼은 잃지 않았습니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주연을 맡은 4편의 제임스 본드 영화를 하나의 서사시로 본다면 ‘007 카지노 로얄’에서 사랑을 잃은 후 ‘007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복수에 매진하며 ‘007 스펙터’에서 복수의 근원을 뿌리 뽑고 새로운 사랑을 찾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007 스펙터’를 끝으로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피어스 브로스넌의 출연작까지 다소 가볍던 제임스 본드 시리즈는 다니엘 크레이그의 발탁을 기점으로 묵직하며 사실적인 분위기로 전환되었습니다. 제이슨 본 시리즈의 성공으로 인해 사실적인 스파이 영화를 시대가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샘 멘데스 감독이 연출을 맡은 ‘007 스카이폴’과 ‘007 스펙터’는 사실성을 강조하면서 오락성이 약화되어 지루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습니다. ‘007 스펙터’는 20세기의 소재 스펙터를 끌어왔지만 20세기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오락성은 물려받지 못했습니다. 제임스 본드의 후속 영화는 감독과 배우를 동시에 교체하면서 액션과 유머 감각, 즉 오락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맨 프롬 엉클’처럼 약간 가벼워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제임스 본드 영화의 기원으로 되돌아가는 것입니다.

두더지

‘007 스펙터’의 서두를 장식하는 헬기 장면에서 본드가 기내에서 난투극을 벌이자 헬기는 기수를 위로 올려 소문자 ‘l’자의 필기체 모양으로 회전합니다. 이 장면에서 1980년대 TV 시리즈 ‘에어울프’에서 헬기 에어울프의 곡예비행을 떠올렸던 이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MI6를 비롯한 9개국의 정보기관을 스펙터의 휘하에 두려는 맥스 데비(앤드루 스캇 분)는 극중에서 코드네임 C로 통합니다. 정보기관을 하나로 집중시켜 장악하려 한다는 점에서 C는 Center, 혹은 Concentrate 등의 머리글자로 추측할 수도 있습니다.

본드는 남편을 잃은 루치아(모니카 벨루치 분)에 친구인 CIA 요원 펠릭스 라이터를 신변 보호를 위해 소개시켜 준다고 합니다. 펠릭스 라이터는 제임스 본드 시리즈 첫 번째 영화 ‘007 살인 번호’부터 등장했던 단골 조연입니다. 다니엘 크레이그 주연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는 ‘007 카지노 로얄’과 ‘007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제프리 라이트가 맡아 연기한 바 있습니다.

007 스카이폴’에서 사망한 M이 남긴 동영상 메시지로 인해 본드는 MI6 내부에 믿을 만한 이가 없어 고심합니다. 본드는 본능을 믿고 머니페니(나오미 해리스 분)에 휴대전화를 주고 자신을 위해 정보를 캐도록 합니다. 머니페니는 본드에 “나를 당신의 첩자(Mole)로 만들 거에요?”라 묻습니다.

이 대사에서 ‘두더지’로 직역할 수 있는 ‘Mole’은 영국 출신의 스파이 소설의 대가이자 실제 첩보 임무에 종사했던 존 르 카레가 소설에서 처음 사용한 단어로 ‘이중 첩자’를 의미합니다. 그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두더지 찾기’를 포착한 바 있습니다. 작풍은 다르지만 이언 플레밍의 스파이 소설에서 기초한 제임스 본드 영화의 대사에 존 르 카레가 처음 사용한 단어가 사용된 것은 흥미롭습니다.

007 살인 번호 - 제임스 본드 기념비적 첫 영화
007 위기일발 - 본격 오락영화로 발돋움한 시리즈 두 번째 작품
007 골드핑거 - 한국인 악역 오드잡 등장
007 썬더볼 - 본격 해양-수중 블록버스터
007 두 번 산다 - 제임스 본드, 일본서 결혼하고 유람하다
007 여왕 폐하 대작전 - 역대 가장 이질적인 제임스 본드 영화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 숀 코네리의 마지막 제임스 본드
007 죽느냐 사느냐 - 로저 무어 매력적이나 인종차별 두드러져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 - 본드 vs 스카라만가 1:1 대결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 - ‘007 두 번 산다’와 너무 닮았다
007 문레이커 - 우주 SF를 열망했던 제임스 본드 영화

007 카지노 로얄 - 새로운 본드의 탄생
007 퀀텀 오브 솔러스 - 살이 찢기는 생생한 액션, 터프한 블록버스터
007 스카이폴 IMAX - ‘어머니’ 업보와 싸우는 본드
007 스카이폴 - 옛것과 새것, 절묘한 줄타기
007 스펙터 IMAX - 스펙터의 부활, 기존 팬은 반갑지만…

[블루레이 지름] 007 50주년 기념 한정판
[사진] 007 제임스 본드 50주년 특별전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잠본이 2015/11/18 23:22 #

    C라는 코드네임은 MI6의 전신인 SIS의 초대 국장인 맨스필드 스미스-커밍이 서류에 사인할 때 간단히 C라고만 썼던 데서 유래하였다는 전설이 전해지는데 이게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에서는 서커스의 지휘자 '컨트롤'의 버릇으로 응용되기도 했죠. 현재는 Chief의 약자로 받아들여지는 모양입니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M은 MI5의 2차대전 당시 수장이었던 맥스웰 나이트와 몇몇 다른 첩보계 인사를 짬뽕하여 만들어졌다는데 한편으로는 스미스-커밍의 이름 맨스필드에서 따왔다는 썰도 있는 듯.

    초반의 헬기액션은 레드불 이벤트에서 곡예비행을 전문으로 하는 프로 비행사를 데려와서 찍었는데 멕시코시티의 고도제한 때문에 장소를 잡는데 어려움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게 거의 다 CG가 아니라 진짜 헬기로 붕붕거리는 거였다니 징한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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