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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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매트릭스 - 제2의 르네상스 1, 2부 애니메이션

'매트릭스' 한정판 dvd 박스
매트릭스 - 첨단 액션으로 포장된 다층 철학 텍스트
애니매트릭스 - 오시리스의 마지막 비행

'매트릭스'에서 모피어스를 비롯한 느부갓네살호의 승무원들과 스미스의 입을 빌어 언급된 바 있었지만 상세하게는 묘사되지 않았던, 인간의 세계가 어떻게 기계가 지배하는 매트릭스의 세계로 변화되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제2의 르네상스 1, 2부‘는 완벽에 가깝게 풀어주고 있습니다.

기계와 인간의 대립이라는 주제는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마츠모토 레이지의 ‘은하철도 999’, 필립 K. 딕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저주받은 걸작 ‘블레이드 러너’, 흥행작 ‘터미네이터’, 스탠리 큐브릭의 원작을 영화화한 한 ‘AI’, 테즈카 오사무의 원작을 애니메이션화한 ‘메트로폴리스’ 이르기까지 기계와 인간의 대립을 다룬 영상 작품은 많습니다. 반복 작업을 오차 없이 수행할 수 있는 기계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은 이미 산업 혁명 직후의 기계 파괴 운동인 러다이트 운동에서 이미 비롯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2의 르네상스’는 기계와 인간의 대립 속에서, 일체의 타협이나 화해를 거부한 채 잔혹한 파국을 맞이하며 패배하는 인간들(의 역사)을 직선적이고 고집스러우며 그로테스크하게 묘사합니다. 인간과 기계의 대립 속에서 정신적으로 방황하는 하나의 기계(사이보그 혹은 로봇)를 다루거나(‘블레이드 러너’, ‘AI') 인간과 기계의 대립을 세계관의 일부로만 활용하는 대다수의 영상 작품들('터미네이터’ , ‘은하철도 999’)과는 매우 차별되는 접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2의 르네상스 1부’에서는 인간의 기계 파괴를 다루고 있으며 ‘제2의 르네상스 2부’에서는 정반대로 기계의 인간 정복을 다루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영상 작품에서 폭력은 액션이라는 이름으로 통쾌하게 그려지며 관객(혹은 시청자)의 카타르시스로 작용하는데(이는 영화 ‘매트릭스’도 예외는 아닙니다.) ‘제2의 르네상스 1, 2부’의 폭력은 20세기에 대대적으로 행해진 대량 살상을 풍자하기 때문에 더욱 잔혹스럽습니다.

매트릭스가 양육하는 자궁과 같은 공간에 갇혀 다른 인간들과의 교류도 없이 꿈 속에 빠져 지내는 모습은 어쩌면 애니메이션에 빠진 오타쿠들을 풍자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매트릭스’ 3부작 영화로 볼 때에는 몰랐는데 마에다 마히로의 커멘터리를 들으며 애니메이션인 ‘제2의 르네상스 2부’를 보고 있으니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에다 마히로가 직접적으로 오타쿠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그가 말하는 뉘앙스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2의 르네상스 1, 2부’의 감독인 마에다 마히로는 곤조의 CG 애니메이션 ‘청의 6호’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불교의 만다라의 이미지를 간직한 ‘제2의 르네상스 1, 2부’의 나레이터는 왠지 ‘청의 6호’의 뮤타오를 닮은 느낌입니다. (‘턴에이 건담’에 등장하는 디아나 카운터의 양산형 MS 마히로는 그가 직접 디자인하고 자신의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건담 시리즈에서 디자이너의 이름을 그대로 붙인 메카닉은 마히로가 유일합니다.) ‘청의 6호’에는 2D와 3D의 이질감이 두드러졌지만 ‘제2의 르네상스 1, 2부’에서는 기술적으로 진일보하여 2D와 3D의 조화가 매끄럽게 이루어져 있습니다. 커멘터리의 말미에서 마에다 마히로는 관객에게 대단히 난해한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기계가 지배하는 지옥 같은 세상을 아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매트릭스 만든 꿈같이 달콤한 세상에 빠져 모른 체 지내는 것이 옳은가.’

덧글

  • EST_ 2004/12/23 02:33 #

    개인적으로 <애니매트릭스> 중에서는 '비욘드'를 백미로 꼽고 있습니다만,
    불쾌할 정도의 트라우마라는 측면에서는 '세컨드 르네상스'도 만만찮았습니다.
    카와모리 쇼지도 처음에 참여할 예정이었다가 프로젝트 진행이 안 돼서 도중하차했다고 하던데,
    그 와중에 상하 두편을 만들어낸 걸 보면 마에다 마히로도 상당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 닥터지킬 2004/12/23 10:55 #

    인간들의 부끄러운 역사를 인간과 기계의 대립이라는 설정 속에 숨겨놓았더군요. 인간을 가둬둔 전력 타워가 밀교의 무늬로 형상화되는 장면은 정말이지 전율이었습니다...
  • 디제 2004/12/23 11:40 #

    EST_님/ 카와모리 쇼지가 참여했다면 멋진 비행기가 나왔을까요...
    닥터지킬님/ 그래서 '제2의 르네상스 1, 2부'는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작품이죠. 그 때문에 더욱 훌륭하게 느껴지는 작품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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