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tomino.egloos.com

포토로그


메모장

KBReport 프로야구 필자/다음카카오 1boon/KBO 야매카툰

LG 트윈스 야구 전 경기 아프리카 생중계 http://afreecatv.com/tomino

사진, 글, 동영상 펌 금지합니다. 영화 포스터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서 있습니다.

반말, 욕설, 비아냥, 협박 등의 악성 댓글은 삭제합니다. 비로그인 IP로 댓글 작성은 가능하지만 동일 IP로 닉네임을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 행위' 시 역시 삭제합니다.


인크레더블 - 무한한 상상력의 현실화 애니메이션

이미 ‘오페라의 유령’의 리뷰에서 밝혔듯이 픽사의 애니메이션을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극장에서 뿐만 아니라 TV에서 방영해도 보지 않았습니다. 애니메이션이라면, 모름지기 개인적으로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는 ‘기동전사 Z건담’에서처럼 추악하기 짝이 없는 현실을 여과 없이 반영해야한다는 고집 섞인 지론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족 영화인 픽사의 작품은 관람을 피해왔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꼬박꼬박 챙겨보고 있기는 하지만 지브리의 작품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현실은 픽사나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처럼 말랑말랑하거나 해피 엔드로 결말지어지는 법이 아니니까요.

그토록 피해왔던 픽사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인크레더블’을 보게 된 것은 바로 슈퍼 히어로물이라는 이유에서 였습니다. 그것도 단순한 히어로물이 아니라 가족으로 구성된 전대물이라는 점이 흥미로왔기 때문입니다. 감상 후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만족이었습니다. 풀 CG 애니메이션은 상상할 수 있는 범위의 모든 카메라 앵글과 상황 설정 그리고 액션을 가능하게 만들더군요. 인크레더블 가족이 섬의 정글에 도착해 신드롬의 부하들과 맞서는 중반부 이후에는 전혀 쉴 틈 없이 액션과 유머가 펼쳐져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인크레더블’에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는 것은 결코 뛰어난 기술력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 정도 CG는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구현이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인크레더블’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시나리오입니다. 슈퍼 히어로물의 원조인 미국의 여러 슈퍼 히어로물의 공식을 뒤집고 비틀며 관객을 즐겁게 하더군요. 어릴 적 ‘슈퍼맨’이나 ‘원더 우먼’ 같은 영화나 TV 시리즈를 보면서 ‘슈퍼 히어로가 악당과 맞서며 일으키는 재산 피해는 어떻게 보상할까’, ‘슈퍼 히어로도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을까’, 그리고 조금 더 커서 생긴 질문인 ‘슈퍼 히어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무엇일까’ 등등의 사소한 발상을 확장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스터 인크레더블은 예고편을 보면서부터 느꼈지만 아무리 봐도 매튜 매커너히를 닮았더군요. 제가 남자라서 그랬는지 몰라도 엘라스티 걸과 바이올렛은 너무 귀여웠습니다. 엘라스티 걸의 성우가 ‘피아노’, ‘크래쉬’와 ‘이완 맥그리거의 인질’에 등장했던 홀리 헌터였더군요. 바이올렛은 슈퍼 히어로가 되기 전까지 긴 머리로 얼굴을 가리고 자신의 초능력을 혐오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능력을 보인 건 히어로물의 전형적인 공식이었습니다만 사춘기의 내성적인 10대 소녀라는 점이 독특했습니다.

더욱 놀란 건 흑인 히어로 프로존(종반부에서 그의 활약은 정말 멋지면서도 폭소를 자아냅니다. 극장 안이 뒤집어지더군요.)의 성우가 사뮤엘 잭슨이었다는 것입니다. 엔드 크레딧에서 보고 놀랐습니다. (엔드 크레딧의 일러스트들이 정말 스타일리쉬하고 음악도 좋았는데 다들 외면하고 그냥 나가버리더군요.) 007의 ‘Q’를 연상케하는 ‘E(에드나)’의 성우는 감독인 브래드 버드였습니다. 여성 캐릭터의 성우가 남자라는 것도 놀라웠지만 감독이 직접 성우를 맡는 것도 쉬운 것은 아니었을 텐데 말입니다. 완전히 아줌마 목소리여서 우피 골드버그가 아닌가 싶었지만 의외의 캐스팅이었습니다. 악당인 신드롬은 예고편을 볼 때부터 자꾸만 폭주 상태에 빠진 ‘드래곤 볼’의 베지타가 생각나더군요. 노골적으로 속편을 암시하는 결말부의 새로운 악당(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은 성우 캐스팅에도 공을 들인 것 같던데 ‘토이 스토리’도 그랬듯 후속편 제작도 얼마든지 가능할 것 같군요. 영화를 보고 그 직후에 dvd 구입을 결정하는 경우는 드문데 ‘인크레더블’은 발매 즉시 dvd로 구매하고 반복감상하게 될 것 같습니다.

P.S. '인크레더블' 상영 전에 틀어주는 단편 애니메이션 '바운스'도 놓치지 마십시오. 음악과 나레이션이 애니메이션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작품입니다.

덧글

  • Sion 2004/12/20 00:05 #

    방금 보고 돌아왔는데 정말 멋지더군요.-_-)b(E의 성우가 감독이었다니 더 놀랍습니다;;) 근데 앞에 바운스를 틀어준 이유가 뭘까요??-_-ㅋ
  • EST_ 2004/12/20 01:50 #

    바운딩을 재미있게 보셨다면 픽사의 다른 장/단편들도 권해드리고 싶군요.
    디즈니 브랜드를 달고 나오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폄하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픽사의 애니메이션 작품에는 절대 기술로만 평가할 수 없는 즐거움과 철학이 있습니다.
  • rodigyp 2004/12/20 01:53 #

    전 메가박스에서 봤는데 다행히도 엔딩 크레딧이 다 나올때까지 불을 안켜서 대부분 앉아서 봤답니다. 에드나의 성우가 감독이었다는 건 정말 놀랍군요;
  • 디제 2004/12/20 07:42 #

    Sion님/ '인크레더블'은 단순한 아동용 애니메이션은 아닌 것 같습니다. 픽사의 장편 중에서 인간이 주인공인 것은 처음 아닌가요?
    EST_님/ 디즈니와 픽사의 작품은 구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픽사는 단지 디즈니(브에나 비스타)의 배급망을 빌릴 뿐이죠.
    rodigyp님/ CGV도 불을 키지 않았는데 그래도 사람들은 다 빠져 나가버리더군요. 아무래도 주말 관객들이라 그랬나봅니다.
  • EST_ 2004/12/20 09:43 #

    맞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의외로 픽사 작품=디즈니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서 놀랐었답니다.
  • BLUE 2004/12/20 14:00 #

    시나리오를 영상화하는 능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우리나라에도 분명 탄탄한 시나리오들이 쌓여있을텐데
    영상화만 되면 뭔가 이상해지는.. -_-;;;
  • 디제 2004/12/20 15:26 #

    EST_님/ 디즈니와 픽사는 작화나 메시지 등이 많이 다르죠.
    BLUE님/ 사실 한국 영화판은 스탭이나 시나리오 작가에 대한 대우나 시스템이 엉망인 것은 유명하잖아요. 주먹구구라고 말입니다.
  • happyalo 2004/12/21 07:51 #

    테크닉적인 측면은 고려하지 않고 봤는데, 글 잘 읽었습니다.
  • 일라스트걸 2004/12/30 01:19 # 삭제

    저기요 더빙(우리말녹음) 에서요 엄마역활 헬렌에 성우는누구에여??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