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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걷는 남자 - 쌍둥이 빌딩 주인공의 범죄 스릴러? 영화

※ 본 포스팅은 ‘하늘을 걷는 남자’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줄타기 곡예를 독학한 프랑스인 필립(조셉 고든 레빗 분)은 완공을 앞둔 뉴욕 쌍둥이 빌딩에서의 줄타기 곡예를 꿈꿉니다. 그는 절친한 친구들을 동반해 미국을 방문해 자신의 원대한 계획을 도와줄 뉴욕의 현지인을 모읍니다.

전제 조건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하늘을 걷는 남자(원제 ‘The Walk’)’는 1974년 뉴욕 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의 줄타기 곡예를 성공시킨 필립 프티의 실화를 영화화했습니다.

‘하늘을 걷는 남자’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을 분명히 지녔습니다. 우선 필립의 곡예는 성공했다는 전제입니다. 만일 필립이 곡예에 나서지 못했거나 혹시라도 곡예 도중 사고로 사망했다면 영화 ‘하늘을 걷는 남자’는 탄생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쌍둥이 빌딩은 2001년 9·11테러를 통해 사라졌습니다. 따라서 배우 조셉 고든 레빗이 실제로 쌍둥이 빌딩에서 스턴트를 했을 리는 없습니다. 최근 배우들이 고난이도의 스턴트 연기를 직접 행하기는 하지만 지상 400m 높이에서 줄타기 곡예를 직접 행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클라이맥스의 쌍둥이 빌딩 장면은 어쩔 수 없이 CG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습니다. 자칫 관객의 감흥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범죄 스릴러의 요소

1989년 작 ‘백 투 더 퓨처 2’에서 당시로는 미래였던 2015년을 시간적 배경으로 설정해 최근 다시 화제가 되었던 로버트 저메키스의 빼어난 드라마 연출력은 ‘하늘을 걷는 남자’를 관람하는 관객으로 하여금 전술한 전제 조건들을 잊게끔 만듭니다.

어찌 보면 일회성 퍼포먼스라 할 수도 있는 단순한 사건에 로버트 저메키스는 엄청난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 필립은 뉴욕의 또 다른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 위에서 화자로도 등장해 다큐멘터리와 같은 분위기를 유지합니다. 필립과 주변 인물들에게는 개성을 부여해 우리네 주변에 실제 존재하는 듯한 친근함을 부여했습니다. 코미디의 요소도 강조됩니다.

필립이 실패할 것만 같은 여러 가지 장애물도 설정합니다. 극중에 여러 차례 강조되듯 필립의 쌍둥이 빌딩 곡예는 범죄이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이기도 합니다. 필립이 ‘거사’ 날짜를 지정하고 동료들을 포섭해 난관들을 극복하며 차근차근 준비하는 과정은 시간제한 속에서 은행털이와 같은 한탕을 꿈꾸는 주인공 일당을 묘사하는 범죄 스릴러와 같은 긴장감을 확보합니다. 사회 규범을 일탈하는 범죄자들은 무정부주의적 속성을 지니기 마련인데 필립 또한 법에 어긋나는 거리 공연으로 생계를 잇는 무정부주의적 인물로 엄청난 스케일의 무정주부의적 행위 예술 공연에 도전합니다.

로버트 저메키스의 영리한 연출

클라이맥스의 줄타기 장면은 관객을 쥐락펴락합니다. 관객들은 과연 필립이 한 차례의 편도 줄타기를 성공시킬 수 있을지 여부에 조마조마합니다. 그러나 필립은 한 차례 편도 곡예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줄 위를 왕복하며 관객의 애간장을 태웁니다. 로버트 저메키스는 단순히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시키는데 국한하지 않고 ‘엘리제를 위하여’ 등 피아노를 앞세운 상쾌한 배경 음악을 삽입해 긴장을 이완하며 조절합니다.

로버트 저메키스의 영리한 연출은 실제 사건의 취사선택에도 드러납니다. ‘하늘을 걷는 남자’는 필립이 1971년 노트르담 줄타기 곡예를 마친 뒤 곧바로 1974년 쌍둥이 빌딩 곡예 준비에 매진한 것처럼 묘사합니다. 주인공이 쌍둥이 빌딩에서 공연을 해야 하는 당위성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필립 프티는 노트르담 곡예와 쌍둥이 빌딩 곡예의 사이였던 1973년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하버 브리지에서 줄타기 곡예를 펼친 바 있습니다. ‘하늘을 걷는 남자’는 하버 브리지에 대해 일절 다루지 않고 쌍둥이 빌딩에만 집중하는 영리함을 발휘합니다.

‘하늘을 걷는 남자’의 또 다른 영리함은 결말에 있습니다. 실화에 기초한 대부분의 영화들은 결말에 자막과 더불어 영화의 모델이 된 실제 인물들의 사진을 삽입합니다. 하지만 최근에 실화에 기초한 영화가 범람하면서 전술한 연출 방식은 진부해진 것이 사실입니다. 로버트 저메키스는 엔딩 크레딧을 전후해 실화와 실존 인물에 관련된 어떤 자막이나 사진도 삽입하지 않고 깔끔하게 마무리합니다. 관객으로 하여금 오히려 극장을 나선 뒤 필립 프티에 대해 검색하도록 만드는 여운마저 남기는 참신한 연출입니다.

진짜 주인공은 쌍둥이 빌딩?

실은 클라이맥스부터 ‘하늘을 걷는 남자’의 실제 주인공은 필립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문을 불러일으킵니다. 필립의 곡예의 대상이 되는 쌍둥이 빌딩이 집중적으로 조명되기 때문입니다. 작중에는 완공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것으로 묘사됩니다. 2011년 비극적으로 사라진 쌍둥이 빌딩의 탄생 과정의 묘사는 이미 사망한 인물의 탄생 과정을 반추하는 듯한 애잔함마저 유발합니다.

필립이 곡예를 마친 뒤의 후일담도 쌍둥이 빌딩에 대한 향수를 자극합니다. 필립이 곡예에 성공하고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자 뉴욕 시민들은 흉물로 여겼던 쌍둥이 빌딩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대사가 삽입됩니다. 필립은 곡예의 대가로 쌍둥이 빌딩의 옥상에 영원히 정식으로 출입할 수 있는 입장권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의 무기한 입장권은 2011년 휴지조각이 되었음을 관객들은 알고 있습니다.

결말에서 자유의 여신상 위의 화자 필립이 마지막 대사를 마치자 카메라는 쌍둥이 빌딩만을 포착한 뒤 암전 맟 엔딩 크레딧으로 전환됩니다. ‘하늘을 걷는 남자’의 진짜 주인공이기에 마지막 장면을 차지하는 쌍둥이 빌딩입니다. 쌍둥이 빌딩을 전면에 앞세운 ‘하늘을 걷는 남자’는 미국인들이 9·11 테러의 트라우마를 극복했다는 선언과 동시에 쌍둥이 빌딩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헌사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엔딩 크레딧을 전후해 필립 프티의 실제 공연 사진을 삽입하지 않은 연출도 쌍둥이 빌딩에 대한 향수를 여운으로 남기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고공 앵글이 중심이 되는 쌍둥이 빌딩의 CG 연출은 상당히 정교해 오금을 저리게 합니다. 필립 프티의 실화에 관한 인터뷰 혹은 다큐멘터리와 더불어 영화 제작 과정이 포함된 ‘하늘을 걷는 남자’의 블루레이가 기대됩니다.

[후기] ‘백 투 더 퓨처’ 3부작 연속 심야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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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guswns1643 2015/12/23 23:00 # 삭제

    잘 읽었습니다! 다시 한번 줄거리와 중요한 것들을 되새겨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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