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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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페이스 - 세상은 네 것이다 영화

칼리토 - 3류 갱의 희망과 좌절
팜므 파탈 - 드 팔머의 프랑스 영화 오마주

‘스카페이스(Scarface)’는 원래 1920년대 미국의 금주법 시대에 악명 높았던 갱 두목 알 카포네를 지칭하는 것입니다. 얼굴 왼편에 상처가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불린 것이었죠. 1987년작 ‘언터쳐블’에서 로버트 드 니로가 분했던 바로 그 배역이기도 합니다. 1932년작 동명의 흑백 영화로도 알려져 있는데 냉혹한 주인공의 성격은 그대로 모티브를 얻었다는 것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지만 아직 흑백 영화 ‘스카페이스’는 보지 못했군요.

알 파치노가 분한 쿠바 출신의 토니 몬타나는 냉혹함과 배짱으로 똘똘 뭉쳐진 마약 갱입니다. 동료가 전기톱으로 살해당하는 것을 눈앞에 보면서도 돈의 행방을 말하지 않고, 보스인 로페즈의 부인인 엘비라(미셸 파이퍼)를 얻기 위해 보스도 살해합니다. 하지만 근친상간이 노골적으로 암시될 정도로 여동생인 지나를 끔찍이 아끼고 아이들에 대해 집착하기에 마냥 미워할 수도 없는 캐릭터입니다.

‘대부’ 이후 10여년 만에 알 파치노가 다시 갱으로 분했는데 ‘대부’의 마이클 꼴레오네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캐릭터입니다. 냉혹하다는 면에서는 비슷하지만 ‘스카페이스’의 토니는 ‘대부’의 마이클에 비해 훨씬 격정적입니다. 그에 반해 마이클은 이성적이죠. 이렇게 격정적이던 ‘스카페이스’의 토니가 그대로 나이를 먹는다면 드 팔머의 또다른 작품이었으며 역시 알 파치노가 분했던 ‘칼리토’의 칼리토처럼 변할 지도 모릅니다. 끝없는 야망과 격정 속에서 스스로의 무덤을 팠던 토니와 달리 칼리토는 소박한 꿈을 실현하고 싶어 했는데 아무래도 이것은 나이를 속일 수 없는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대부’와 드 팔머의 작품인 ‘스카페이스’, ‘칼리토’에서의 알 파치노의 배역과 연기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군요.

초반부의 알 파치노의 연기는 평범합니다. 하지만 엘비라에게 추근대다 로페즈와 사이가 벌어진 뒤 클럽 바빌론에서 혼자 멍하니 술을 마시는 장면부터의 연기는 가히 압권입니다. 원하던 것들을 이루고 있지만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허무감과 불안을 떨칠 수 없는 심리 상태가 그의 표정 연기에 하나하나에 모두 농축되어 있습니다. 로페즈를 죽인 후 엘비라를 기다리며, 영화의 역설적인 슬로건처럼 느껴지는 ‘세상은 네 것이다.(The World is Yours.)'라는 문구가 액정으로 흘러나오는 비행선을 교차하는 만감으로 바라보는 연기 또한 압도적입니다.

TV에서 처음 보았을 때 상당 부분이 삭제되어 잘 몰랐는데 종반부의 총격전은 샘 페킨파의 와일드 번치 못지않은 박력이 넘칩니다. 사랑하던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아내는 떠나고, 사업은 궁지에 몰렸으며, 마약에 쩔어 될 대로 되라는 표정으로 기관총과 로켓포를 집안에서 난사하는 알 파치노의 연기는 ‘힘’이 무엇인지 과시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단신의 그가 마초이즘의 현시로 화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스물 다섯의 새파란 미셸 파이퍼를 보는 것도 ‘스카페이스’를 감상하는 또 하나의 포인트입니다. 마약과 담배, 술을 쉴 새 없이 흡입하고, 피워대고, 마셔대지만 결코 흐트러지지 않는 도도함이 엘비라로 분한 미셸 파이퍼의 극중의 매력입니다. 매혹적이라기보다는 고혹적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립니다. 이외에도 ‘아마데우스’에서 살리에리로 분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던 F 머레이 에이브라함이 중간 보스격인 오마로 등장합니다.

뉴 웨이브와 디스코가 울려 퍼지는 해안도시 마이애미에서 벌어지는 쿠바 출신 촌놈의 야망과 좌절이 흥건한 피 잔치 속에서 그려지는 ‘스카페이스’는 비록 그 방식이 잘못되었지만 때로는 부러운, 거침없는 갱의 삶에 초점을 맞춘 작품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단순히 일개 갱의 삶을 묘사하는데 그치려 하지는 않습니다. 아메리칸 드림과 미국의 자유가 위선적이며 허구에 가득찬 것이라는 것을 마약 사업을 통해 우회적이고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 뿐입니다. 어쩌면 영화의 슬로건은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역설적으로 웅변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세상은 네(미국) 것이 아니다’라고 말입니다.

덧글

  • moukatt 2004/12/14 04:11 #

    우연히 찾다가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디제님의 차분한 어조가 인상적입니다, 링크 신고합니다
  • 디제 2004/12/14 10:16 #

    moukatt님/ 링크 환영합니다. 자주 놀러오세요.
  • ㅇㅇ 2006/01/16 00:51 # 삭제

    브라이언 드팔마 영화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오래전에 박중훈이 나왔던 게임의 법칙이란 영화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가장 인상깊게 본 영화가 이 영화라더군요.

  • 라쥬망 2011/10/03 00:22 #

    아아.. 멋진 영화,
    "아임 뻐킹 또니 몬따나!!" 하면서 엽총을 쏴대는 알형의 박력이 생각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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