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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죽느냐 사느냐 - 로저 무어 매력적이나 인종차별 두드러져 영화

※ 본 포스팅은 ‘007 죽느냐 사느냐’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국 MI6의 요원 3명이 연쇄적으로 살해됩니다. 007 제임스 본드(로저 무어 분)는 산 모니크의 통치자 카낭가(야펫 코토 분)를 의심해 미국으로 파견됩니다. 본드는 카낭가의 타로 카드 여점성사 솔리테어(제인 세이무어 분)와 사랑에 빠집니다.

로저 무어의 제임스 본드 데뷔작

가이 해밀튼 감독의 1973년 작 ‘007 죽느냐 사느냐’는 시리즈 8번째 영화로 로저 무어가 제임스 본드로 처음 캐스팅되었습니다.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에 이어 ‘007 죽느냐 사느냐’의 각본을 맡은 톰 맨키위츠가 숀 코네리에 출연을 제의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로저 무어는 초대(初代) 제임스 본드 숀 코네리와는 다른 이미지입니다. 숀 코네리는 1930년생, 로저 무어는 1927년생으로 먼저 제임스 본드를 맡았던 숀 코네리보다 오히려 로저 무어가 나이가 더 많습니다. 하지만 1971년 작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에서 40대에 접어들어 늙고 지친 티가 역력한 숀 코네리와 달리 로저 무어는 ‘007 죽느냐 사느냐’에서 30대로 보일 만큼 젊어 보입니다.

숀 코네리는 야성적이며 선 굵은 인상의 거구였지만 로저 무어는 섬세하며 도시적인 인상에 늘씬한 체형입니다. 숀 코네리가 블루 컬러의 이미지라면 로저 무어는 귀족적입니다. 로저 무어를 제임스 본드로 캐스팅된 후대의 배우들과 비교하면 머리색은 다르지만 피어스 브로스넌이 흡사한 이미지를 지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이미지와 달리 로저 무어는 ‘007 죽느냐 사느냐’에서 모터보트 추격전을 비롯한 상당한 분량의 스턴트 연기를 직접 소화해 인상적입니다. 숀 코네리는 6편의 제임스 본드 영화에 출연했는데 로저 무어는 그보다 더 많은 7편의 제임스 본드 영화에 출연해 장수하게 됩니다. 현재까지 로저 무어보다 더 많은 제임스 본드 영화에 출연한 본드 역 배우는 없습니다. ‘007 여왕 페하 대작전’ 단 한 작품에서 본드로 출연한 뒤 하차한 무미건조한 조지 레이젠비의 잘못을 로저 무어는 되풀이하지 않습니다.

세 번째이나 바로 그 본드

로저 무어가 본드로 첫 등장하는 장면은 이탈리아의 여성 요원 카루소(메이들린 스미스 분)와 자신의 집에서 동침한 새벽입니다. 본드의 집이 등장한 것은 시리즈 사상 최초입니다. 본드의 집을 방문한 M(버나드 리 분)의 대사를 통해 본드가 이탈리아 임무를 마쳤음이 드러납니다. 즉 로저 무어가 연기하는 본드가 ‘바로 그 본드’임을 강조하는 서두입니다.

M뿐만 아니라 머니페니(로이스 맥스웰 분)도 본드의 집을 방문해 Q의 발명품인 자석 시계를 전달합니다. Q는 등장하지 않지만 M과 머니페니의 배우가 전작과 바뀌지 않은 채 재등장한 것 역시 시리즈의 연속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입니다.

본드의 심미안도 강조됩니다. 카낭가를 추적하는 새로운 임무를 부여하기 위해 자택을 방문한 M에 본드가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커피를 내려 대접하는 장면이 공들여 연출되었습니다. 하지만 마티니와 보드카 젓지 않고 흔들어 마시는 본드 특유의 칵테일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본드가 버번위스키를 요구하는 장면은 등장합니다. 숀 코네리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의도입니다.

전작의 요소들

‘007 죽느냐 사느냐’는 전작의 요소들을 충실히 오마주합니다. 재즈 장례식 등을 통해 전혀 킬러로 보이지 않는 인물들에 의해 MI6의 요원들이 살해되는 서두는 ‘007 살인 번호’의 서두를 빼닮았습니다. ‘007 살인 번호’의 주된 공간적 배경이자 촬영지는 자메이카였는데 ‘007 죽느냐 사느냐’도 자메이카에서 촬영했습니다. ‘007 살인 번호’ 이후 정형화된 본드의 공항 도착 장면도 되풀이합니다. ‘007 살인 번호’에서 본드의 현지 조력자로 임무 수행 도중 사망한 쿼럴의 아들인 쿼럴 주니어(로이 스튜어트 분)가 ‘007 죽느냐 사느냐’에 등장합니다. 호텔 객실에 숙박 중인 본드를 뱀으로 살해하려는 장면은 가깝게는 ‘007 살인 번호’의 독거미 장면과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 중 ‘얼룩 끈의 비밀’을 합친 듯합니다.

공들인 흔적이 역력한 클라이맥스의 모터보트 추격전 장면은 ‘007 위기일발’의 결말의 모터보트 추격전 장면의 확장판입니다. 보트가 경찰 순찰차와 아슬아슬하게 스치며 도로를 뛰어넘는 장면의 액션 연출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본드가 악어와 식인 상어에 의해 죽음의 위협을 맞이하는 각각의 장면은 ‘007 썬더볼’의 식인 상어 장면과 ‘007 두 번 산다’의 피라냐 장면의 재해석입니다.

악어 농장은 로스 카낭가가 자메이카에 소유 중인 실제 악어 농장에서 촬영되었습니다. 악어 쇼를 하다 악어에 잡아먹힌 아버지의 뒤를 이어 악어 농장을 자메이카에 개장한 로스 카낭가는 ‘007 죽느냐 사느냐’의 제작진의 눈에 들어 자신의 농장과 함께 출연했습니다. 본드가 악어의 몸을 징검다리처럼 밟고 탈출하는 장면을 실제로 연기한 인물이 로스 카낭가입니다. 야펫 코토가 맡은 악역의 이름 카낭가도 로스 카낭가에서 따온 것입니다.

카낭가의 부하 티히(줄리어스 해리스 분)는 악어 농장에서 오른손을 잃어 집게손으로 대신하게 됩니다. ‘피터 팬’의 후크 선장을 연상시킵니다. 티히는 자신의 손을 앗아간 악어의 이름이 ‘알버트’라고 본드에 밝히는데 제작자 알버트 R. 브로콜리에서 비롯된 농담조의 대사로 보입니다.

본드가 카낭가를 물리친 뒤 솔리테어와 함께 모노레일로 탈출하는 설정은 ‘007 두 번 산다’의 클라이맥스에 등장한 스펙터 본거지의 모노레일을 연상시킵니다. 하지만 ‘007 죽느냐 사느냐’에서는 제작비 절감을 위해서인지 모노레일이 가동되는 장면은 제시되지 않습니다.

본드가 솔리테어와 열차에 탑승하자 티히가 습격합니다. 본드의 반격으로 티히가 열차 밖으로 내던져져 최후를 맞이하는 장면은 ‘007 위기일발’의 본드의 그랜트의 격투와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의 윈트와 키드 콤비의 격퇴 장면을 합한 것입니다.

스펙터는 더 이상 등장하지 않습니다. ‘007 죽느냐 사느냐’는 카리브 해의 흑인 마약왕을 악으로 설정합니다. 가상의 섬 산 모니크의 대규모 양귀비 농장을 활용해 미국 마약 시장을 석권하는 것이 카낭가의 목표입니다. 카낭가가 전 세계적인 마약왕을 꿈꾸는 설정은 선박왕 오나시스에서 착안했습니다. 마약왕 미스터 빅이 가면을 뜯어내자 카낭가의 본얼굴이 드러나는 장면은 TV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의 트릭을 연상시킵니다.

인종차별 혐의 짙어

007 골드핑거’와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와 마찬가지로 ‘007 죽느냐 사느냐’는 미국화를 염두에 두었습니다. 공간적 배경으로 뉴욕과 뉴올리언스가 등장합니다. 보트 추격전 장면에 등장하는 보안관 페퍼(클리프튼 제임스 분)는 미국 남부 백인 남성의 스테레오타입으로 미국식 농담의 전형과도 같은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서사의 별다른 비중이 없는 페퍼의 비중이 생뚱맞게 커 추격전의 맥이 끊어집니다. ‘007 죽느냐 사느냐’는 숀 코네리가 주연을 맡았던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 비해 액션과 긴장이 덜하지만 로저 무어의 참신한 매력으로 약점을 메웁니다.

‘007 죽느냐 사느냐’의 가장 큰 약점은 인종차별 혐의입니다. 주인공 본드와 본드 걸 솔리테어, 펠릭스(데이빗 헤디슨 분)는 백인이지만 카낭가의 마약 조직은 전원 흑인입니다. 카낭가가 뿌리박고 있는 뉴올리언스와 자메이카는 흑인의 구성 비율이 매우 높은 지역입니다. 흑인들은 부두교와 타로카드 점을 신봉하는 미개한 인물들로 묘사됩니다.

부두교의 살인 의식으로 인해 호러 영화의 요소도 갖추고 있습니다. 폴 매카트니가 이끄는 윙스가 부른 주제가 ‘Live and Let Die’와 함께 삽입되는 타이틀 시퀀스도 흑인의 공포를 강조합니다. 주제가 ‘Live and Let Die’는 극중에서 흑인 여가수 브렌다 아르고가 클럽에서 부르는 장면이 삽입됩니다.

백인은 정의와 합리, 흑인은 악과 불합리로 압축한다는 점에서 ‘007 죽느냐 사느냐’의 인종차별 요소는 심각합니다. ‘007 스카이폴’에 머니페니로 흑인 여배우 나오미 해리스가 발탁되었으며 다니엘 크레이그의 후속 제임스 본드 역으로 흑인 배우 이드리스 엘바가 거론되는 점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을 피할 수 없습니다. CIA 요원 로지(글로리아 헨드리 분)는 경험이 부족한 흑인 여성 요원이라는 점에서 ‘007 스카이폴’의 머니페니와 유사점이 있습니다. 엔딩 크레딧에서는 후속작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를 자막으로 예고합니다.

‘007 죽느냐 사느냐’의 블루레이 부가 영상 한글 자막 중에는 ‘연료 탱크 만땅’으로 일본식 표현이 순화 없이 사용되었습니다.

007 살인 번호 - 제임스 본드 기념비적 첫 영화
007 위기일발 - 본격 오락영화로 발돋움한 시리즈 두 번째 작품
007 골드핑거 - 한국인 악역 오드잡 등장
007 썬더볼 - 본격 해양-수중 블록버스터
007 두 번 산다 - 제임스 본드, 일본서 결혼하고 유람하다
007 여왕 폐하 대작전 - 역대 가장 이질적인 제임스 본드 영화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 숀 코네리의 마지막 제임스 본드

007 카지노 로얄 - 새로운 본드의 탄생
007 퀀텀 오브 솔러스 - 살이 찢기는 생생한 액션, 터프한 블록버스터
007 스카이폴 IMAX - ‘어머니’ 업보와 싸우는 본드
007 스카이폴 - 옛것과 새것, 절묘한 줄타기

[블루레이 지름] 007 50주년 기념 한정판
[사진] 007 제임스 본드 50주년 특별전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2015/09/12 13:2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9/12 15:0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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