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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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 숀 코네리의 마지막 제임스 본드 영화

※ 본 포스팅은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007 제임스 본드(숀 코네리 분)는 집요한 추적 끝에 스펙터의 수괴 블로펠트(찰스 그레이 분)를 처단하는 데 성공합니다. M(버나드 리 분)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생하는 다이아몬드 유출 사건을 본드에 맡깁니다. 본드는 신분을 위장해 다이아몬드 밀수업자 티파니(질 세인트 존 분)와 접촉합니다.

‘미국화’를 도모하다

1971년 작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는 1970년대에 개봉된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이자 숀 코네리의 복귀작입니다. 신인 배우 조지 레이젠비가 발탁된 1969년 작 ‘007 여왕 폐하 대작전’이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는 미국을 주된 공간적 배경으로 설정해 흥행한 ‘007 골드핑거’를 염두에 두고 ‘미국화’를 모토로 제작되었습니다. ‘007 골드핑거’의 가이 해밀튼 감독이 다시 연출을 담당했고 각본은 20대 후반의 젊은 미국인 톰 맨키위츠에 맡겼습니다. 톰 맨키위츠는 후속작 ‘007 죽느냐 사느냐’를 비롯한 제임스 본드 영화의 각본을 지속적으로 맡는 것은 물론 1978년 작 ‘슈퍼맨’의 각본까지 집필하게 됩니다. ‘007 골드핑거’의 동명의 주제가 ‘Goldfinger’를 불렀던 셜리 배시가 주제가 ‘Diamonds Are Forever’를 다시 맡았습니다.

007 골드핑거’에서 황금이 주된 소재로 활용된 것은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에서 다이아몬드가 주된 소재로 활용된 것과 유사합니다. 주된 공간적 배경은 향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를 비롯한 미국으로 설정했습니다. 화려한 카지노로 가득한 라스베이거스에서 펼쳐지는 자동차 추격전 장면에는 수많은 군중들이 인도에서 촬영 현장을 구경하는 모습이 두드러집니다. 여주인공 티파니의 이름도 미국의 세계적인 귀금속 브랜드 티파니(Tiffany & Co)를 연상시킵니다.

본드는 라스베이거스의 초대형 호텔 최상층 펜트 하우스에 은둔 중인 윌러드 화이트(Willard Whyte)에 주목합니다. 은둔 중인 괴팍한 거부(巨富) 윌러드는 영화 ‘에비에이터’의 실제 주인공이었던 미국인 하워드 휴즈에서 착안했습니다. 하워드 휴즈는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를 비롯한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공동 제작자 알버트 R. 브로콜리와 친분이 있었습니다. 라스베이거스 힐튼 호텔을 로케이션으로 활용한 윌러드의 호텔 명칭이 ‘화이트 하우스(Whyte House)’인 것은 백악관(White House)을 의식한 언어유희입니다.

무엇보다 제임스 본드 역으로 ‘사이코’에 출연했던 미국인 배우 존 개빈이 계약을 맺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숀 코네리가 복귀하면서 존 개빈은 출연료만 받은 채 출연은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만일 존 개빈이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에 출연했다면 미국인이 연기한 본드가 탄생했을 것입니다.

블로펠트와 동성애자 부하들

서두의 첫 장면에서 본드는 집요한 추격 끝에 블로펠트를 찾아내 살해합니다. ‘007 여왕 폐하 대작전’에서 아내를 잃은 복수를 했다고 볼 수 있지만 숀 코네리의 입에서는 ‘아내’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의 제작진과 숀 코네리는 ‘007 여왕 폐하 대작전’의 그림자를 지우고 싶었을 것입니다. 블로펠트의 죽음으로 장식되는 서두는 ‘007 위기일발’과 ‘007 두 번 산다’의 본드의 죽음으로 장식되는 서두의 변형입니다.

블로펠트의 행방을 묻기 위해 본드는 비키니 차림의 여성의 브래지어를 걷어 올려 목을 조릅니다. 이 장면에서 여배우의 가슴이 제임스 본드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노출됩니다.

중반 이후 블로펠트는 성형 수술을 통해 동일한 얼굴을 지닌 2명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화이트를 감금한 채 화이트의 행세를 하며 테러 자금을 모아왔음이 밝혀집니다. 일본 전국시대의 카게무샤와 같은 설정입니다. 블로펠트로는 ‘007 두 번 산다’에서 본드를 일본에서 돕다 살해되는 핸더슨 역으로 출연한 찰스 그레이가 맡았습니다. 성형 수술 소재를 활용했지만 본드의 조력자와 악의 우두머리를 동일한 배우가 연기했다는 점에서 어색한 캐스팅입니다.

블로펠트의 부하로는 미스터 윈트(브루스 글로버 분)와 미스터 키드(퍼터 스미스 분)의 2인조가 등장합니다. 첫 등장부터 유머러스하게 등장한 그들은 살인을 즐기는 캐릭터입니다. 극중 첫 살인을 완수한 두 사람은 손을 잡아 동성 연인임이 노골적으로 암시됩니다. ‘007 골드핑거’에서 푸시와 그녀의 부하들이 동성 연인 관계임이 원작에 제시되지만 영화에는 생략된 것과는 다릅니다.

윈트와 키드는 결말에서 본드를 살해하려다 실패해 오히려 죽음을 맞이합니다. 바람둥이 본드는 이성애자라 선한 주인공인 반면 동성애자 2인조는 악역으로 설정했다는 점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엿보입니다.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가 21세기에 제작되었다면 윈트와 키드를 우스꽝스러운 동성 연인으로 묘사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윈트와 키드는 블로펠트의 부하이지만 블로펠트와 함께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본드가 탑승한 여객선에 그들이 동승해 창문에 얼굴이 비치는 장면은 ‘007 위기일발’에서 본드가 탑승한 오리엔트 특급에 스펙터의 킬러 그랜트가 동승해 창문으로 얼굴을 내민 장면의 연출과 동일합니다.

밀수업자 본드 걸 티파니

본드 걸로는 티파니 역의 질 세인트 존이 맡아 120분의 러닝 타임을 홀로 채우다시피 합니다. 기존 본드 걸들의 성숙하고 나긋나긋한 이미지와 달리 밀수업자 티파니는 말괄량이 이미지를 강조합니다. 미국화를 염두에 둔 작품이니 미국인 여배우 질 세인트 존을 기용해 새로운 이미지의 본드 걸을 제시하려 했던 의도로 보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본드 걸에 비해 깊이 있는 매력이 부족합니다.

본드는 밀수업자 피터 프랭스(조 로빈슨 분)로 신분을 위장해 티파니와 접촉합니다. 그는 자신을 ‘프랭스, 피터 프랭스’로 소개해 명대사 ‘본드, 제임스 본드’를 패러디합니다. 티파니는 프랭스의 본인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본드의 지문을 몰래 채취해 대조합니다. 본드는 Q(데스먼드 르웰린 분)의 발명품인 지문 테이프로 위기에서 벗어납니다. 일개 여성 밀수업자가 지문 대조가 가능한 첨단 기계를 보유해 활용하는 설정은 인상적입니다. 그러나 첨단 기계와 지문을 확보한 티파니가 정작 프랭스의 얼굴 사진을 확보하지 않은 설정은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프랭스가 직접 티파니를 찾아오자 본드는 프랭스와 비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격투를 벌여 그를 살해합니다. ‘007 위기일발’의 본드와 그랜트의 비좁은 열차 객실 안의 격투에서 발전한 장면입니다.

유머 강조하지만 액션은 부족

Q는 라스베이거스로 파견되어 음성변조기를 본드에 전달해 도움을 주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신무기는 제시되지 않습니다. 사막에서 본드가 월면차에 탑승해 벌이는 추격전 장면과 전술한 라스베이거스 시내의 자동차 추격전 장면은 모두 상대가 제풀에 나가떨어진다는 점에서 전개가 비슷합니다. 태평양 한가운데의 블로펠트의 석유시추선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클라이맥스의 액션 장면도 ‘007 썬더볼’과 ‘007 두 번 산다’에 비하면 스케일이 작고 연출력이 부족해 오락성이 떨어집니다.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는 제목처럼 화려한 오락영화는 아닙니다.

다이아몬드를 활용한 레이저 인공위성이 로켓에서 분리되는 우주 장면의 특수 효과가 ‘007 두 번 산다’의 우주 장면에 비해 훨씬 정교해진 것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블로펠트의 레이저에 의해 타격을 입는 국가들 중에는 중국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티파니, 윈트와 키드의 2인조, 머니페니(로이스 맥스웰 분)의 제복 차림 현장 근무, Q의 슬롯머신 조작 등 유머 감각을 앞세우지만 제임스 본드 시리즈 특유의 긴장과 액션은 허전합니다. 40대에 접어들어 나이든 티가 역력한 숀 코네리도 상당히 지쳐 보입니다. 엔딩 크레딧에서 후속작 ‘007 죽느냐 사느냐’를 예고하지만 숀 코네리의 정사(正史) 제임스 본드는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가 마지막입니다.

블루레이 코멘터리의 한글 자막에는 서두의 본드를 소개하는 장면인 ‘teaser’를 ‘광고’로 번역했습니다. 차라리 그대로 ‘티저’로 표기하는 편이 나았을 것입니다.

007 살인 번호 - 제임스 본드 기념비적 첫 영화
007 위기일발 - 본격 오락영화로 발돋움한 시리즈 두 번째 작품
007 골드핑거 - 한국인 악역 오드잡 등장
007 썬더볼 - 본격 해양-수중 블록버스터
007 두 번 산다 - 제임스 본드, 일본서 결혼하고 유람하다
007 여왕 폐하 대작전 - 역대 가장 이질적인 제임스 본드 영화

007 카지노 로얄 - 새로운 본드의 탄생
007 퀀텀 오브 솔러스 - 살이 찢기는 생생한 액션, 터프한 블록버스터
007 스카이폴 IMAX - ‘어머니’ 업보와 싸우는 본드
007 스카이폴 - 옛것과 새것, 절묘한 줄타기

[블루레이 지름] 007 50주년 기념 한정판
[사진] 007 제임스 본드 50주년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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