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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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위기일발 - 본격 오락영화로 발돋움한 시리즈 두 번째 작품 영화

※ 본 포스팅은 ‘007 위기일발’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펙터는 소련의 암호 해독기 렉터를 미끼로 007 제임스 본드(숀 코네리 분)를 제거하려 합니다. 소련의 전 정보부 대령이자 현 스펙터 소속의 클렙(로티 레냐 분)은 터키 이스탄불 주재 소련 대사관 여직원 타티아나(다이엘라 비앙키 분)를 본드에 접근시킵니다. 이스탄불에 파견된 본드는 타티아나와 접촉합니다.

본드 걸 타티아나

1963년 작 ‘007 위기일발’은 테렌스 영 감독이 ‘007 살인 번호’에 이어 연출한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두 번째 영화입니다. 원제 ‘From Russia with Love’는 본드가 M으로부터 임무를 부여받은 뒤 타티아나의 사진 위에 직접 쓴 제목에서 유래했습니다. 우디 앨런의 2012년 연출작 ‘로마 위드 러브(원제 ‘To Rome with Love’)’의 제목은 ‘From Russia with Love’의 패러디로 보입니다.

스펙터가 발탁한 킬러 그랜트(로버트 쇼 분)가 본드의 가면을 쓴 대역을 목 졸라 살해하는 첫 장면에 이어 제시되는 타이틀 시퀀스는 춤을 추는 여성의 맨살 위에 자막을 비춰 매우 아슬아슬합니다. ‘007 위기일발’이 전작 ‘007 살인 면허’보다 훨씬 육감적인 영화가 될 것을 암시합니다. 스펙터가 본드와 타티아나의 섹스 장면을 무비 카메라로 도촬해 악용하려는 전개는 20세기 후반부터 사회 문제가 된 몰래 카메라 및 섹스 비디오를 예견한 듯합니다.

본드는 적인 타티아나와 사랑에 빠집니다. 전작 ‘007 살인 번호’의 본드 걸 허니가 적은 아니었던 점을 감안하면 ‘007 위기일발’이 본드와 적측 여성의 사랑을 묘사한 첫 번째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적과의 사랑이 야기하는 짜릿함과 낭만으로 가득한 ‘로미오와 줄리엣’의 첩보 영화 해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드가 타티아나를 추궁하며 따귀를 때리는 장면이 삽입되기도 합니다. 본드가 자신을 소개하는 대사 “본드, 제임스 본드(Bond, James Bond)”는 활용되지 않았습니다.

미스 유니버스 참가가 계기가 되어 러시아인 본드 걸 타티아나로 발탁된 다니엘라 비앙키는 이탈리아의 여배우입니다. 장신과 금발이 매력적이지만 극중의 나긋나긋한 목소리는 다니엘라 비앙키 본인의 것이 아니라 바바라 제포드가 후시 녹음한 것입니다.

Q와 스펙터 1호의 첫 등장

‘007 위기일발’에는 1999년 작 ‘007 네버 다이’까지 Q로 장수한 데스먼드 르웰린이 처음으로 등장합니다. 즉 Q의 첫 등장은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상징하는 만화와도 같은 신무기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는 의미입니다. Q는 본드와 M(버나드 리 분) 앞에 금화, 단검, 총탄, 최루가스를 숨긴 서류가방을 내놓습니다. 조립식 저격용 소총도 함께 제시됩니다. Q의 선물은 결정적인 순간 본드가 목숨을 구하는 단초가 됩니다. 본드는 카메라 모양의 녹음기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스펙터도 신무기를 선보입니다. 그랜트는 손목시계에서 줄을 꺼내 상대를 목 졸라 살해하는 무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랜트는 죠스를 비롯해 향후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 등장하는 본드를 노린 맞춤형 킬러이자 라이벌 캐릭터의 시조입니다. 구두 앞코에서 튀어나오는 독이 묻은 칼날도 등장합니다.

Q와 함께 첫 등장한 캐릭터는 스펙터 1호, 즉 우두머리인 에른스트 스타브로 블로펠트입니다. 그와 스펙터 3호 클렙과의 대화에서 ‘007 살인 번호’에서 본드에 의해 제거된 닥터 노에 대한 복수를 화제에 올리기도 합니다. 에른스트 스타브로 블로펠트를 연기한 배우는 ‘007 살인 번호’에서 덴트 교수로 출연한 안소니 도슨이지만 목소리를 맡은 것은 에릭 폴먼입니다. 에른스트 스타브로 블로펠트는 하얀 고양이를 안은 팔만 제시되며 얼굴은 숨겨지기 때문입니다. 고양이를 키우지만 얼굴을 숨긴 악역 보스는 애니메이션 ‘형사 가제트’에서 고양이를 키우며 얼굴을 숨긴 악역 보스 닥터 클로로 패러디됩니다.

스펙터의 목적은 서방과 소련을 이간질해 세계대전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하지만 소련 측도 본드의 조력자 케림(페드로 아멘다리즈 분)을 두 번이나 습격해 악의 세력으로 묘사됩니다.

액션도 보강

액션도 보강되었습니다. 스펙터의 소형 헬기를 상대로 홀로 도망치다 조립식 저격용 소총으로 격추하는 본드의 활약상을 묘사하는 산악 액션 장면은 알프레드 히치콕의 1959년 작 첩보 영화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의 옥수수 밭 경비행기 추격전 장면을 의식한 것입니다.

클라이맥스에서는 추격해온 스펙터의 보트들을 본드가 가솔린으로 가득한 드럼통을 저격해 폭발시켜 불바다를 만듭니다. 그런데 스펙터의 저격에는 본드의 보트의 드럼통에 구멍만 나지만 본드의 저격에는 드럼통이 대폭발하는 것으로 연출되어 의문을 남깁니다.

결말의 액션 장면도 어색합니다. 클렙이 본드와 타티아나가 묵은 호텔방에 메이드로 변장해 잠입해 구두 앞코의 독이 묻은 칼날로 본드를 살해하려 합니다. 하지만 본드는 의자로 클렙을 벽으로 몰아붙입니다. 클렙은 연신 발을 뻗어보지만 단신이라 다리가 짧아 본드에 닿지 않습니다. 그 사이 타티아나가 클렙을 사살합니다. 공포보다는 웃음을 유발해 마치 후대의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클렙으로 분한 로테 레냐는 현재의 프랜시스 맥도먼드와 비슷한 강인한 인상입니다.

유럽 각국의 주유

007 살인 번호’의 공간적 배경은 영국과 자메이카로 국한되었습니다. 하지만 ‘007 위기일발’에서는 영국은 물론 터키 이스탄불에서 출발해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 이탈리아의 트리에스테와 베니스로 이어지는 오리엔트 특급이 공간적 배경으로 제시됩니다. 한정된 공간인 오리엔트 특급 열차 속에서 벌어지는 음모, 추격, 살인을 묘사한다는 점에서 ‘007 위기일발’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걸작 추리 소설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주된 공간적 배경 이스탄불도 이국적이며 아름답습니다. ‘007 위기일발’의 유럽 각국을 주유한 전개는 향후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방향성을 확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무기의 경연과 액션의 대폭 증가, 그리고 본드의 재치 넘치는 대사를 포함한 뛰어난 유머 감각, 유럽 각국의 주유까지 ‘007 위기일발’은 ‘007 살인 번호’보다 훨씬 재미있는 오락 영화가 되었습니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배경 음악 표절 혐의

육감적인 타이틀 시퀀스에 삽입된 메인 테마는 감미로우면서도 긴장감이 넘칩니다. 케림의 근거지 중 하나인 집시 캠프를 소련 측이 습격하는 장면과 러시아 대사관 폭파 장면에 삽입된 배경 음악인 ‘007 Takes The Lektor’는 TV판 ‘신세기 에반게리온’에서 에반게리온의 리프트 오프 및 전투 장면에서 삽입된 배경 음악 ‘Decisive Battle’이 표절한 의혹이 짙습니다.

엔딩 크레딧에는 제임스 본드 시리즈 사상 최초로 가사가 포함된 동명의 주제가로 맷 먼로가 부른 ‘From Russia with Love’가 삽입됩니다. 아울러 후속작이자 제임스 본드 시리즈 사상 최고 걸작 ‘007 골드 핑거’를 자막으로 예고합니다.

007 살인 번호 - 제임스 본드 기념비적 첫 영화
007 카지노 로얄 - 새로운 본드의 탄생
007 퀀텀 오브 솔러스 - 살이 찢기는 생생한 액션, 터프한 블록버스터
007 스카이폴 IMAX - ‘어머니’ 업보와 싸우는 본드
007 스카이폴 - 옛것과 새것, 절묘한 줄타기

[블루레이 지름] 007 50주년 기념 한정판
[사진] 007 제임스 본드 50주년 특별전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지녀 2015/08/05 19:08 #

    테스트.
  • 위장효과 2015/08/07 10:54 #

    본드가 쏘자 드럼통들이 대폭발하는 장면은,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사용한 총의 총신이 굵습니다. 일반적인 권총이 아니라 신호탄-조명탄을 쏘는 특수권총이죠. 조명탄이든 뭐든 화염을 일으키기 때문에 일반적인 권총보다 화재를 유발하는데는 훨씬 유용합니다. 해당 보트 추격장면에서도 보트에 타자마자 뭐 무기로 쓸만한 게 없나 하고 선내를 뒤지다가 신호탄장전된 권총보고서 실망하는 표정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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