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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셀 - ‘50원 오락실 세대’ 위한 B급 SF 영화 영화

※ 본 포스팅은 ‘픽셀’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982년 세계 오락실 게임 대회에서 발군의 실력을 자랑한 샘(아담 샌들러 분)은 당시 친구이자 현직 미국 대통령 윌(케빈 제임스 분)로부터 도움을 요청받습니다. 옛 오락실 게임 캐릭터를 빼닮은 외계인의 지구 침공이 개시되었기 때문입니다. 샘은 1982년 세계 오락실 게임 대회에 참가했던 러들로우(조시 개드 분), 에디(피터 딩클리지 분)와 함께 외계인에 맞섭니다.

게임 캐릭터의 지구 침공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의 ‘픽셀’은 외계인이 고전 오락실 게임의 캐릭터를 현실화해 지구를 침략하자 중년의 고전 게이머들이 맞선다는 줄거리의 SF 영화입니다. 1980년대 초반 오락실 게임을 전면에 앞세워 당대에 대한 추억을 자극합니다.

서두를 장식하는 1982년 세계 오락실 게임 대회에는 갤러그, 동키콩 등 고전 게임과 아타리, 남코, 닌텐도 등 게임 회사의 깃발이 등장합니다. 고전 오락실 게임 캐릭터들을 애니메이션으로 불러냈으며 최근 후속편 제작이 결정된 ‘주먹왕 랄프’의 영향을 받았지만 실사 영화라는 점에서 보다 대담한 시도입니다. 아타리의 1982년 작 게임 ‘큐버트’의 주인공 큐버트는 ‘주먹왕 랄프’에 이어 ‘픽셀’에도 등장합니다.

세계 오락실 게임 대회에서 촬영한 동영상은 비디오테이프에 담겨 우주로 보내집니다. 외계인들이 혹시 발견할 경우에 대비해 지구를 알리기 위함입니다. 1977년 보이저 2호가 외계인들이 발견할 경우에 대비해 지구를 알리고자 한 레코드를 탑재한 사례에서 비롯된 발상입니다.

하지만 외계인들은 게임 동영상이 자신들에 대한 위협이라 판단해 게임과 동일한 방식으로 지구를 침공합니다. 1980년 작 ‘슈퍼맨 2’에서 팬텀 존에 갇혔던 조드 장군을 비롯한 크립톤 행성의 악당 3인조가 슈퍼맨이 우주로 보내 제거한 수소 폭탄에 의해 팬텀 존에서 풀려나 지구를 침공한 설정을 연상시킵니다. 샘이 무골인 포터 장군(브라이언 콕스 분)을 ‘조드 장군’이라 부르는 대사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다섯 번의 공격

외계인의 침공은 캐릭터뿐만 아니라 방식에 있어서도 고전 오락실 게임과 동일합니다. 최초 괌을 공격한 외계인들은 남코의 1981년 작 ‘갤러그’의 외계인과 같은 방식을 답습합니다. 픽셀화된 외계인들이 도로 위를 빠르게 비행하는 장면은 ‘미지와의 조우’에서 UFO가 도로 위를 빠르게 비행하는 장면의 오마주로 보입니다. 외계인에 의해 픽셀화되어 납치되는 첫 번째 지구인인 미군 병사 딜런(아피온 크로켓 분)은 결말에서 고스란히 되살아나 지상에 안착합니다. ‘갤러그’의 외계인 우주선이 주인공 우주선을 납치하지만 또 다른 주인공 우주선이 되찾는 방식과 흡사합니다.

두 번째 침공은 인도 타지마할입니다. 한국에 ‘벽돌 깨기’로 알려진 타이토의 1986년 작 ‘아르카노이드’를 활용합니다. 세 번째 침공은 영국 런던 하이드파크를 배경으로 아타리의 1981년 작으로 지네를 잡는 ‘지네 게임(Centipede)’입니다. 영국군 하사관 힐 역을 숀 빈이 맡았지만 이번에는 사망하지 않습니다.

네 번째 침공은 미국 뉴욕입니다. 야간을 배경으로 팩맨으로 등장한 외계인을 세 번에 걸쳐 잡아야 합니다. 남코의 1980년 작 ‘팩맨’에서 게이머가 세 번에 걸쳐 팩맨을 플레이할 수 있는 설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하지만 팩맨은 포스터에 공개된 바와 같이 거대한 것이 아니라 소형 승용차보다 조금 더 큰 정도입니다. 즉 크기보다는 민첩성을 강조합니다.

외계인 팩맨에 맞서 인류는 4개의 자동차를 팩맨의 적인 유령으로 활용해 맞섭니다. 뉴욕의 밤을 배경으로 귀엽고 우스꽝스러운 존재가 괴물로 현실화되자 인류가 자동차를 비롯해 첨단 장비를 앞세워 대결한다는 설정과 줄거리는 뉴욕의 밤을 배경으로 거대화된 머시멜로 괴물에 고스트버스터즈가 맞서는 ‘고스트버스터즈’의 오마주로 보입니다. 두 작품은 코믹 SF 영화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주인공들이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점프 수트를 제복을 갖춰 입고 레이저 무기를 활용하는 것도 동일합니다. 샘과 동료들의 제복에는 가슴에는 ‘아케이드 게임을 즐겨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ARCADER’, 왼팔에는 ‘1플레이어’를 의미하는 ‘1UP’이 새겨져 있습니다.

샘에 가세해 유령 자동차에 탑승하는 캐릭터 중에는 1977년 남코에 입사해 팩맨을 탄생시킨 게임 제작자 이와타니 토루도 등장합니다. 영화 ‘픽셀’의 상징이 된 ‘팩맨’을 비롯한 고전 오락실 게임에 대한 무한한 경의를 상징하는 등장인물입니다. 하지만 ‘픽셀’에 등장한 이와타니 토루는 실제 본인이 아니라 일본계 캐나다인 배우 데니스 아키야마입니다.

인류와 외계인이 네 번의 게임에서 2:2가 동률을 이루자 마지막 5번째 게임은 워싱턴의 지상과 공중에서 동시에 이루어집니다. 지상에서는 소련의 알렉세이 파지트노프가 창안한 1984년 작 ‘테트리스’의 방식으로 건축물의 파괴가 이루어지며 닌텐도가 1983년 발표한 이래 여전히 신작이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의 마리오 등이 지상을 휘젓습니다. 공중에서는 외계인의 모선 내부에서 닌텐도의 1981년 작 ‘동키콩’을 답습한 게임이 벌어져 샘이 인류의 명운을 걸고 싸웁니다. 외계인의 모선은 ‘갤러그’에서 갤러그를 납치하는 능력을 지닌 외계인 우주선의 모양과 동일합니다.

1980년대의 향수

샘은 고전 오락실 게임에 대한 자부심을 지녔지만 현재의 게임에는 흥미를 지니지 못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게임과 같이 게임 속 캐릭터에 자신을 이입하라는 소년 게이머 매티(맷 린츠 분)의 조언에 따라 최종 보스 동키콩을 상대로 승리를 거둡니다. 샘과 매티의 교감은 고전 오락실 게임과 21세기 첨단 게임으로 대변되는 세대 차이를 줄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샘과 빌은 중년이 된 뒤에도 시나 이스턴, 사만다 폭스와 같은 1980년대 여가수들을 잊지 못합니다. 외계인의 침공 메시지에는 1981년부터 1989년까지 재임했던 미국 대통령 레이건과 1980년대 초반 앳된 용모의 마돈나도 등장합니다. 극중에 등장하는 음악들 또한 1980년대에 유행했던 팝송 위주입니다.

현직 대통령인 샘이 외계인에 맞서 직접 총을 들고 싸우는 설정은 ‘인디펜던스 데이’를 떠올리게 합니다. 기괴한 머리를 지닌 로봇이 소속된 최첨단 연구 시설을 미국 정부가 숨겨두었다는 설정은 ‘인데펜던스 데이’와 더불어 ‘맨 인 블랙’을 연상시킵니다.

‘50원 오락실 세대’를 위하여

‘픽셀’은 21세기의 ‘PC방 세대’도, 1990년대의 ‘100원 오락실 세대’도 아닌 1980년대의 ‘50원 오락실 세대’를 위한 영화입니다. 흥미로운 소재를 바탕으로 CG를 활용한 독특한 색상의 액션 연출은 상당히 화려합니다. 영화 전체의 서사를 픽셀로 압축한 엔딩 크레딧도 재치가 넘쳐 귀엽습니다. 1980년대에 코 묻은 50원 동전을 오락실에 바치다 부모에 혼쭐난 경험이 있는 현재의 중년들에게는 참으로 반가운 영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액션 장면은 매우 짧습니다. 괌과 인도 장면은 짧으며 실질적인 첫 번째 액션 장면인 런던 장면까지 110분의 러닝 타임 중 절반에 해당하는 약 50분을 기다려야 합니다. 게다가 미국식 유머로 가득한 B급 코미디라 한국 관객의 정서에는 호소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고전 오락실 게임을 경험하지 못한 20대 이하의 관객들에게는 유쾌하기보다는 유치하고 지루한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등장인물의 감정과 행동, 사건의 발생과 흐름은 개연성이 부족합니다. 차라리 등장인물들의 말장난을 줄이고 액션 장면을 늘리며 15분 정도 러닝 타임을 줄이는 편이 나았을 것입니다. ‘픽셀’은 좋은 소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각본과 연출력 모두 실망스럽습니다.

한글자막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우선 타이토의 1978년 작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외계인 사냥 게임’으로 번역했는데 국내에서는 당시 ‘인베이더’로 알려졌음을 감안하면 생뚱맞은 번역입니다. 번역자가 국내 포털 사이트만 검색해도 금방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와타니 토루를 미국인들이 극중에서 부르는 방식대로 ‘토루 이와타니’로 번역한 것도 어색합니다. 일본인이라면 한국인과 마찬가지로 성을 앞으로 빼고 이름을 뒤로 놓는 ‘이와타니 토루’로 번역해야 옳습니다.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포스21 2015/07/19 09:31 #

    크 , 50 원 세대로서 이건 놓칠수 없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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