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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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다크 서티 - 건조함 돋보이는 사실적 첩보 영화 영화

※ 본 포스팅은 ‘제로 다크 서티’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CIA 분석 요원 마야(제시카 차스테인 분)는 9.11 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의 수괴 빈 라덴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그의 부하로 추정되는 아부 아흐메드의 정체를 밝히는데 주력합니다. 집요한 추적 끝에 아부 아흐메드를 찾아낸 결과 그가 빈 라덴과 직접 접촉하고 있음을 추정하게 됩니다.

CIA 여성 요원의 10여 년의 노력

캐스린 비글로우 감독의 2012년 작 ‘제로 다크 서티’는 빈 라덴의 소재를 파헤치기 위한 CIA 여성 요원의 10여 년간의 지난한 노력을 묘사합니다. 이라크 전쟁에 참전한 미군을 소재로 한 2009년 작 ‘허트 로커’에 이어 캐스린 비글로우 감독이 또 다시 연출한 9.11 테러와 연관된 영화입니다. 9.11 테러 당시의 절박한 음성이 시간 순으로 편집되어 제시되는 암전이 ‘제로 다크 서티’의 서두를 장식합니다.

주인공 마야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CIA에 발탁되어 파키스탄을 비롯한 현장에서 살해 위협을 무릅쓰고 발로 뛰며 알카에다를 쫓습니다. 극중에서 마야는 친구도, 연인도 없습니다. 그녀의 가족이나 고향인 미국에서의 휴가도 묘사되지 않습니다. 그녀가 유일하게 친했던 여성 요원 제시카(제니퍼 엘 분)는 폭탄 테러로 사망합니다. 157분의 러닝 타임은 집념의 화신 마야의 공적 생활에 집중합니다. 마야의 실제 모델은 CIA의 여성 요원이자 ‘고문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붙은 알프레다 프랜시스 비코스키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로 다크 서티’는 첩보 영화이지만 실화에 기초했으며 ‘허트 로커’와 마찬가지로 건조하며 절제된 분위기를 유지합니다. 극영화이지만 배우들의 연기와 자막 삽입 등 연출의 측면에서 다큐멘터리와 같은 담담함도 지니고 있습니다. 제시카 차스테인, 마크 스트롱, 조엘 에저튼, 크리스 프랫, 그리고 2013년 사망한 제임스 갠돌피니까지 캐스팅이 화려하지만 그들의 연기는 대체적으로 차분합니다.

대테러 전쟁, 고문은 불가피?

마야의 수사 및 분석은 ‘사막에서 바늘 찾기’라 일컬어질 만큼 정보의 홍수 속에서 그 진위를 가리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과정이 주가 됩니다. 등장인물들의 등퇴장이라 할 수 있는 CIA 내부의 인사이동은 세세히 설명하지 않습니다. 백악관을 비롯한 정치권의 논리와 움직임, 그리고 여론의 향방이 CIA의 조직 논리와 충돌하는 과정도 담아냅니다. 실제 테러 사건을 뉴스 영상과 극영화를 교묘하게 짜깁기합니다. 따라서 과장되며 오락적인 ‘007’ 시리즈의 대척점에 위치한 첩보 영화입니다.

마야는 애국심보다는 업무에 대한 집착이 강한 것처럼 보입니다. 미국인의 애국심을 고양시키려는 직접적인 의도는 찾아보기 어려운 듯합니다. 하지만 알카에다 색출과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고문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제로 다크 서티’는 인정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남깁니다. 조사 과정에 고문이 자행된 것이 탄로나 여론이 약화되자 CIA는 위축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야는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기 때문입니다. 마야의 감정이 섬세하게 묘사될 수 있던 것은 연출자 캐스린 비글로우 감독 또한 여성인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영상으로 제시되는 영화의 첫 장면은 알 카에다의 자금 지원을 맡은 아마르(레다 카텝 분)에 대한 고문입니다. 한국에서 극장 개봉 당시 삭제 논란이 있었던 장면(국내 정식 발매된 블루레이 무삭제)으로 햇병아리 요원 마야는 선배 요원 댄(제이슨 클라크 분)이 주도하는 고문에 얼굴을 찌푸리지만 세월이 흘러 고문과 구타에 적응하며 본인이 직접 고문을 지휘하기도 합니다. 건조한 분위기와 더불어 초반 고문 장면에 상당한 러닝 타임을 할애해 한국에서 흥행할 만한 오락성은 다소 부족합니다.

클라이맥스 빈 라덴 저택 습격

마야가 아부 아흐메드의 휴대전화 번호를 확보해 감청하는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흥미진진해집니다. 아부 아흐메드가 빈 라덴의 것으로 의심되는 파키스탄의 철통같은 저택을 드나든다는 사실을 알게 된 마야는 군 병력을 동원한 저택 습격을 주장합니다. 백악관은 물론 CIA조차 저택의 주인이 빈 라덴임이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병력 투입은 강행됩니다. 네이비 실 대원조차 실존 여부를 알 수 없었던 스텔스 헬기의 등장 장면은 마치 만화나 SF 영화와 같습니다.

제목 ‘제로 다크 서티(Zero Dark Thirty)’를 의미하는 자정으로부터 30분이 지난 뒤인 오밤중에 네이비 실의 저택 습격이 묘사됩니다. 총을 쏘며 저항하다 살해된 저택의 주인은 빈 라덴으로 밝혀집니다. 마야가 아부 아흐메드를 쫓다 빈 라덴을 발견한 것은 중짜를 노리다 월척을 낚았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극중에서 빈 라덴의 얼굴은 직접적으로 묘사되지 않으며 애매하고 희미하게 제시될 뿐입니다. 물론 네이비 실이 시체를 아프가니스탄 잘라라바드의 미군 기지로 가져왔을 때 시체의 신원이 가장 먼저 빈 라덴인지 확인하는 것은 마야의 몫입니다. 마야는 대업을 달성한 대부분의 인물들이 그러하듯 기뻐해하기보다 허탈해합니다.

직접적인 암시들

동물 등을 활용한 몇 가지 암시는 직접적입니다. 댄은 미군기지 내에서 원숭이를 우리에 가둬 놓고 키웁니다. 그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테러 용의자가 갇혀져 있습니다. 테러 용의자에 대한 지독한 고문을 일삼는 댄이지만 원숭이를 귀여워하며 아낍니다. 테러 용의자가 원숭이만도 못한 대우를 받는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극중에서 고문을 인정하는 듯한 논리와는 반대되는 연출입니다.

제시카는 파키스탄의 미군기지에서 협조자와 접촉하려 하지만 자살 폭탄 테러에 의해 사망합니다. 협조차가 탑승한 승용차가 등장하는 앞에 검은 고양이가 지나가는 장면은 불길함과 비극을 암시합니다.

네이비 실이 저택 습격에 나서기 전 대원 중 한 명이 말굽 던지기 놀이에 50달러를 건 뒤 마야가 지켜보는 가운데 성공합니다. 그들이 잭팟을 터뜨릴 것이라는 암시입니다.

허트 로커 - 아카데미의 과대평가

[블루레이 지름] ‘제로 다크 서티’ 렌티큘러 쿼터 슬립 스틸북 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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