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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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모로우랜드 - 디즈니 어트랙션의 노골적 홍보에 그치다 영화

※ 본 포스팅은 ‘투모로우랜드’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나사의 로켓 발사대 철거를 몰래 방해하던 소녀 케이시(브릿 로버트슨 분)는 아테나(래피 캐시디 분)로부터 투모로우랜드의 핀을 받습니다. 과학기술이 극도로 발달한 투모로우랜드의 매력에 흠뻑 빠진 케이시는 핀의 비밀을 파헤칩니다. 케이시는 투모로우랜드로부터 축출된 프랭크(조지 클루니 분)의 집을 찾아갑니다.

디즈니 홍보로 가득

브래드 버드 감독의 ‘투모로우랜드’는 세대를 초월해 만난 과학소년과 과학소녀가 인류를 구원한다는 줄거리의 SF 모험영화입니다. 소녀형 로봇 아테나에 의해 선택된 자만이 볼 수 있는 첨단 과학기술 도시로 극중 묘사되는 투모로우랜드는 1955년 미국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세계 각지의 디즈니랜드에 설립된 테마 파크의 이름과 동일합니다. 영화 서두의 디즈니의 성이 익숙한 고성이 아니라 미래의 최첨단 도시 투모로우랜드로 묘사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엔딩 크레딧 이후에는 투모로우랜드의 핀을 만지니 오리지널 성으로 넘어가는 추가 장면이 제시됩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디즈니랜드의 어트랙션은 투모로우랜드뿐만은 아닙니다. 프랭크가 어린 시절 1964년 뉴욕 만국박람회장에서 아테나의 이끌림에 의해 들어가는 디즈니의 어트랙션은 ‘It's a Small World’입니다. 한국에서는 에버랜드가 1980년대 ‘지구마을’이라는 이름으로 모방해 설립한 어트랙션입니다. 관객의 동선이나 어트랙션 내부의 인형, 그리고 주제가까지 답습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프랭크는 ‘It's a Small World’에서 차원을 이동해 투모로우랜드에 처음으로 발을 내딛습니다.

디즈니의 홍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자신들이 판권을 쥐게 된 ‘스타워즈’ 관련 상품도 쏟아집니다. 케이시가 아테나로부터 받은 핀의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골동품 피규어 샵 ‘과거로부터의 폭발(Blast from the Past)’을 방문했을 때 R2D2, 스톰트루퍼, 그리고 ‘스타워즈 에피소드 5 제국의 역습’의 결말에서 냉동된 한 솔로의 거대 피규어 등이 등장합니다.

샵 안에는 브래드 버드가 연출한 애니메이션 ‘아이언 자이언트’의 타이틀 롤 아이언 자이언트의 피규어와 더불어 1951년 작 SF 영화 ‘지구가 멈추는 날’의 외계인 로봇, 1956년 작 SF 영화 ‘금단의 혹성’의 로비 더 로봇 등의 피규어, ‘혹성 탈출’ 관련 상품도 보입니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이 R2D2와 한 솔로의 1:1 스케일의 거대 피규어를 격투 무기로 사용하기에 아무래도 디즈니의 홍보가 앞서는 감을 지울 수 없습니다. 프랭크가 투모로우랜드의 초청장을 받게 되는 계기가 되는 제트팩도 1991년 디즈니가 제작한 영화 ‘로켓티어’의 로켓을 연상시키는 소품입니다. 코카콜라의 노골적 홍보 장면도 곁들입니다.

전형적 요소들

서사를 끌어가는 요소들은 매우 전형적입니다. 아웃사이더였지만 인류를 구원할 마지막 구원자로 선택되어 잠재력을 발산하는 케이시는 ‘스타워즈’의 루크 스카이워커, ‘매트릭스’의 네오 등 SF 영화의 구세주 캐릭터와 다르지 않습니다. 한때 전성기를 누렸지만 나이를 먹은 뒤 은둔한 프랭크는 ‘스타워즈’의 오비완 케노비와 유사합니다. 에펠탑을 비롯해 각지에 숨겨진 차원 이동 장치는 ‘타임 머신’, ‘터미네이터’, ‘백 투 더 퓨처’ 등을 연상시킵니다.

아테나도 외형만 어린 소녀일 뿐 강력한 성능을 지닌 로봇이라는 점에서 ‘터미네이터 3’의 여성형 터미네이터를 떠올리게 합니다. 아테나의 주근깨와 머리모양은 복고적인데 그녀가 첫 등장하는 1964년을 비롯한 20세기 아날로그의 시대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의도로 보입니다. 아테나가 다양한 언어를 구사한다는 설정은 ‘스타워즈’의 C-3PO를 연상시킵니다. 아테나는 일본어 대사 ‘언어의 기능이 손상(言語の機能が損傷)’를 말하기도 합니다.

프랭크는 어린 시절 아테나를 처음 본 순간 한눈에 반합니다. 독신으로 살아온 것으로 보이는 프랭크의 평생의 사랑이 아테나입니다. 인간 남성과 기계 여성의 사랑은 ‘엑스 마키나’에 이르기까지 SF 영화의 단골 소재였습니다. 그리스 신화의 전쟁과 지혜의 여신 아테나와 이름이 동일한, 지혜로우면서도 강력한 아테나를 연기한 아역 배우 래피 캐시디는 천연덕스러운 연기력을 바탕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세월이 흘러 남자는 나이를 먹었지만 여자는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는 ‘렛 미 인’을 떠올리게도 합니다.

케이시 비중 배분 실패

인터스텔라’와 같은 과학기술에 대한 낙관론으로 무장했으며 ‘2012’와 같은 종말론 및 재난 영화의 요소도 포함한 ‘투모로우랜드’는 에펠탑 로켓 발사 장면까지는 그런대로 볼 만 합니다. 그에 앞서 프랭크의 집의 격투 장면은 실질적인 클라이맥스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프랭크, 케이시, 아테나가 투모로우랜드에 함께 도착한 이후부터 결말까지는 진부하고 지루합니다. 영상이나 특수 효과도 딱히 새로운 요소가 없습니다. 중후하며 신사적인 이미지의 조지 클루니는 과학에만 일평생을 바치며 은둔해온 괴짜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케이시의 아버지 에디로 분한 팀 맥그로우도 나사 엔지니어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주연 배우들의 비중 조절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프랭크와 케이시의 2인3각에 초점을 맞춰야 했지만 배우의 이름값 때문인지 조니 클루니의 비중이 지나치게 큽니다. 두 주인공의 안내인 역할을 하는 아테나 역의 래피 캐시디는 캐릭터의 설정과 연기력을 통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결과적으로 케이시는 아테나만도 못한 비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케이시가 마지막 구원자라는 설정이지만 과연 무엇을 한 것인지 영화가 종료된 뒤 뇌리에 남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브래드 버드가 ‘인크레더블’과 ‘라따뚜이’를 통해 기회를 준 디즈니에 보은을 하기 위한 결과물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투모로우랜드’는 디즈니 테마 파크와 어트랙션 광고에 그칩니다.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에서 실사 영화 연출에도 재능을 발휘했던 브래드 버드의 면모는 ‘투모로우랜드’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인크레더블 - 무한한 상상력의 현실화
라따뚜이 - 천재와 실패자의 이인삼각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IMAX - 액션과 유머 돋보이는 아기자기 블록버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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