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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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이야기 -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 영화

러브 레터 - 떠나보내는 사랑, 깨달았지만 올 수 없는 사랑
하나와 앨리스 - 사랑과 우정 사이

‘뭐야? 벌써 끝났어?’ 2000년 4월 개봉 첫날 명동의 중앙 시네마에서 ‘4월 이야기’를 본 제 감상은 허망함이었습니다. 뭔가 될 듯하다가 그냥 끝나버린 듯한 서운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로부터 5개월 전에 개봉된 러브 레터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같은 이와이 슈운지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4월 이야기'가 흥행에 실패한 것을 보면 제 느낌은 저만의 것은 아니었나 봅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오늘 병맥주를 마시며 dvd로 본 ‘4월 이야기’를 보면서 느낀 감상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좋잖아. 다 보여주지 않아도.’였습니다. 사랑이란 시작되려 하는 그 순간의 두근거림이 가장 크고 행복한 것이니까요. 아슬아슬하고 두근거리며 설레이는 긴장감은 사랑이 시작될 때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니까요.

만일 우즈키(마츠 다카코 분)와 야마자키(다나베 세이이치 분)이 사귀는 광경이 묘사되었다면 ‘4월 이야기’는 그토록 ‘유니크’한 작품이 되지는 못했을 것이며 평범한 멜러 영화의 장르의 나락으로 굴러떨어졌을 것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삽시간에 져버리는 영화 속의 벚꽃과 같은 사랑을 묘사한 것이 바로 ‘4월 이야기’만의 장점이죠. 사랑이란 길어지기 시작하면 설레임과 같은 것은 사라지고 어느덧 일상이 되어버려 처음 느꼈던 두근거림과 설레임은 온데간데 없어져 버리니까요. 따라서 지금은 제가 ‘4월 이야기’의 ‘서든 데스’ 결말이 오히려 만족스럽다고 느낄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때 짝사랑하던 선배를 찾아 도쿄의 대학에까지 오게 된 우즈키는 그것을 사랑의 기적이라 표현했습니다만 어쩌면 제게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남중 - 남고 - 스파르타(기숙사식) 학원에서 6년 반을 보내다가 ‘바깥 세상’으로 나왔을 때 예감했던 것이 들어맞아 누군가를 먼발치서 바라보다, 가까이 가기 위해 목표 의식을 가지고 공부를 열심히 해 대학에 가게 되었던 재수 시절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처음 만나게 되었던 어느해 크리스마스 이브도요. 그 다음은 어쨌냐고요? 그건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4월 이야기’처럼 가장 설레이는 순간에 ‘서든 데스’하겠습니다. 예쁜 영화와 병맥주에 취해 횡설수설하고 있군요.

덧글

  • FromBeyonD 2004/12/02 06:06 #

    너무 예기치 않았던 타이밍에 극장의 불이 켜져서,
    잠깐동안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던 영화이지만,
    꽤나 깔끔하다는 느낌을 주던 영화였습니다.
    솔직히 요즘 영화 쓸데없이 너무 길지요.

    근데 이 영화 보면서 여주인공에게 심각한 '스토커' 기질을 느꼈습니다. 예쁘니까 용서가 되기는 하지만 ^^;;
  • shuai 2004/12/02 09:03 #

    아쉽지만 짧은대로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 paper 2004/12/02 10:20 #

    ㅋㅋ 그쵸. 짧았죠.
    저도 짧았던 기억만 나네요.
  • 디제 2004/12/02 11:32 #

    FromBeyonD님/ 그렇게 예쁜 스토커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shuai님/ 짧은대로 좋았다기 보다기 짧아서 좋은 것 같습니다.
    paper님/ 사랑의 시작은 짧은 법이죠.
  • 브룸바 2004/12/02 11:37 #

    황당하게 짧았죠.. 역시 재밌는 영화는 1시간 반은 넘겨줘야 할듯..
  • 레이 2004/12/02 12:55 #

    전 개인적으로 무뚝뚝하던 옆집 아주머니(인가 처녀인가)가 기억에 남는군요. 카레를 함께 먹자고 해 놓고선 전화가 길어지자 당황하던 그 장면도.^-^ 하지만 우즈키가 그토록 그리던 선배는 전혀 제 취향이 아니어서 감정이입이 어려웠던 난감한 기억.
  • Yum2 2004/12/02 16:56 #

    1학년 때 영화 감상문 레포트가 있었습니다. 짧지만 일본적인 느낌을 주는 영화로 선정된 것이 '4월이야기'였지요. 감상은 뭐야 이건, 이걸로 레포트를 쓰란 말야?였습니다. 지금 보면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말입니다.^^;;

    그나저나 마츠 다카코 저 얼굴은 전부 고친 거라는 소문이 돌던데요..(...._ㅡ)
  • 디제 2004/12/02 17:51 #

    브룸바님/ 다시 보니 짧은 것도 괜찮던데요. 재감상하시면 감회가 다르실지도 모릅니다.
    레이님/ 옆집 처녀보다 학교에서 동아리 가지고 꼬시던 친구가 더 무뚝뚝했죠. 선배는 극장에서 처음 봤을 때, '앗! 홍서범'이다 라고 속으로 외쳤답니다.
    Yum2님/ 마츠 다카코 보면서 한고은 + 고소영이라 생각했는데 그러고보니 그 둘도 성형미인이죠. 일본적인 영화라... 군더더기 없다는 점이 일본적인 거겠죠?
  • THX1138 2004/12/02 18:42 #

    친구랑 봤는데 갑자기 끝나서 친구랑 '어머 저게 뭐야?'했는데 생각해보니 그렇게 길 필요가 없었던 영화 같아요. 깔끔하게 잘라서 좋더라구요.
  • flowith 2004/12/02 23:43 #

    멋진 답글이 하나 있군요. ^^
    이 영화 안 봤는데, 기회가 되면 봐야겠네요. 솔직히 <러브레터>가 마음에 안 들어서 <4월 이야기>도 <하나와 앨리스>도 그다지 보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더군요.
  • 디제 2004/12/03 00:19 #

    THX1138님/ 그렇죠. 러닝 타임이 짧아서 깔끔함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죠. 사실 '하나와 앨리스'는 길어서 감정 과잉이라고 느낀 부분도 있었습니다.
    flowith님/ 어떤 답글이 마음에 드세요? '러브 레터'와 '4월 이야기'는 좀 다릅니다. '러브 레터'가 죽음의 그림자가 배어 있는 지나간 사랑에 관한 영화라면 '4월 이야기'는 다가오는 사랑에 대한 설레임이 주를 이룹니다.
  • muplie 2004/12/05 10:56 #

    1학년때 개봉도 하지 않은 러브레터를 동호회에서 보고는 이것도 통신으로 비디오를 구해서 봤었죠.. 갑자기 끝나서 당황은 했지만.. 지금은 가장 좋아하는 영화중 하나가 되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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