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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평] 5월 22일 LG:롯데 - ‘나성용 만루 홈런’ 이천 트윈스 대반란 야구

LG가 대승으로 2연승을 거뒀습니다. 22일 사직 롯데전에서 20:12로 대승했습니다. 이천의 2군 선수들의 대반란이었습니다.

나성용 LG 첫 타석에서 만루홈런

경기에 앞서 발표된 선발 라인업은 암울했습니다. 21일 목동 넥센전에서 입은 부상으로 정성훈과 손주인이 엔트리에서 제외되었고 이날 경기 전 박용택마저 허리가 좋지 않아 선발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20일 목동 넥센전에서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한 이병규가 1군에서 제외된 것까지 감안하면 LG는 차포에 마까지 떼고 장기를 두는 격이었습니다. 이날 1군에 올라와 선발 출전한 황목치승, 나성용, 이민재, 8회초 대타로 나온 양원혁까지 모두 올 시즌 첫 1군 경기였습니다. 선발 루카스가 불안한 투구 내용을 자주 노출하는 약점을 감안하면 승리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였습니다.

1회초 황목치승이 분위기를 바꿨습니다. 리드 오프 오지환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황목치승이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로 가볍게 밀어 쳐 우전 안타로 무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계속된 무사 만루에서 이병규(7번)가 1루수 땅볼에 그쳐 타점을 얻지 못한 뒤 한나한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선취점을 얻었습니다. 1점으로는 전혀 만족할 수 없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한나한이 적시타로 2타점 이상 얻지 못한 것이 오히려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무사 만루에서 처음 타석에 들어선 이병규(7번)가 첫 단추를 잘못 꿴 탓입니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양석환마저 1루수 플라이에 그쳐 2사가 되어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했습니다. 만일 1득점으로 1회초 공격이 마무리될 경우 경험이 부족한 타자들로 구성된 선발 라인업이 2회초 이후 많은 득점을 얻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나성용은 롯데 선발 김승회의 복판에 몰린 초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만루 홈런을 뿜어냈습니다. 2011시즌 종료 후 FA로 한화에 이적한 송신영의 보상선수로 LG에 온 나성용은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하는 등 지난 3년 간 단 한 번도 1군 경기에 출전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는 긴 기다림을 단 한 번의 스윙으로 씻어냈습니다. 나성용은 LG 유니폼을 입고 나선 첫 경기 첫 타석에서 만루 홈런을 터뜨렸습니다. 스윙은 다소 어설펐지만 힘만은 대단했습니다. LG가 5:0으로 벌리며 승기를 잡는 대포였습니다. 올 시즌 LG의 지긋지긋한 만루 징크를 털어내는 팀 첫 만루 홈런으로 이천에서 올라온 선수들에 자신감을 심어줘 경기 전체의 향방을 좌우했습니다.

양상문 감독, 무엇을 느꼈을까?

2회초에는 1사 후 오지환과 황목치승의 연속 2루타로 1점을 추가한 뒤 계속된 1사 1, 3루에서 이병규(7번)의 2루수 땅볼로 7:0으로 벌렸습니다. 2사 1루에서 한나한은 한 번의 파울 홈런이 나온 뒤에 풀 카운트까지 끌고 가 우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터뜨려 9:0으로 벌렸습니다. ‘파울 홈런 뒤 삼진’이라는 야구의 속설을 비웃는 듯했습니다.

선발 라인업에서 4번 타자 이병규(7번)만이 유일하게 안타가 없는 가운데 5번 타자 한나한은 2타수 2안타 1홈런 2볼넷 4타점으로 만점 활약을 펼치며 타선의 중심을 잡았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마음껏 잡아당기는 타격으로 멀리 타구를 보내며 장타 쇼를 선보인 한나한은 2009년 페타니지가 재림한 듯 보였습니다. 한동안 상대 투수들에 몸쪽을 집중 공략당해 고전했던 결과를 거울삼아 해법을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3회초 1사 후에는 이민재가 투수 앞 땅볼 타구를 치고 1루에 전력질주한 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안타를 만들어냈습니다. 9:0으로 앞선 가운데 나온 1루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안타 1개에 대한 절실함이 묻어난 허슬 플레이였습니다. 오지환의 2루타에 이어 황목치승이 10구까지 끈질기게 승부해 얻어낸 2루수 땅볼 타점으로 이민재는 홈을 밟아 10:0으로 벌렸습니다.

LG 양상문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이 부진과 부상에 시달려도 2군에서 올릴 선수가 없다며 엔트리 변경을 최소화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1군 경기 출전에 목말랐던 2군 선수들은 기회가 주어지자 최선을 다했습니다. 올 시즌 LG가 치른 44경기 중 최악의 선발 라인업이었지만 결과는 올 시즌 팀 최다 득점 승리입니다. 이날 맹타를 휘두른 2군 선수들이 당장 이튿날 침묵해 패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이 이날 경기를 통해 느낀 바는 많을 것입니다.

6이닝 5실점 루카스 ‘불만스런 승리’

2회말까지 패스트볼 계열로 완벽하게 막아낸 LG 선발 루카스는 3회말 2사 후 손아섭에 2점 홈런을 내줬습니다. 루카스의 실투라기보다 낮게 형성된 공을 손아섭이 잘 받아쳤습니다.

문제는 4회말이었습니다. 11:2로 넉넉하게 앞선 가운데 맞이한 4회말 선두 타자 아두치에 몸에 맞는 공, 최준석을 상대로 1-2의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하고도 볼넷을 내줘 루상의 주자를 사사구로 불렸습니다. 1사 후 루카스는 2피안타와 1개의 희생타를 묶어 3실점해 11:5로 좁혀졌습니다. 경기 중반 사사구를 남발해 자멸하는 악습을 버리지 못한 것입니다.

계속된 2사 1, 2루에서 손아섭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시프트를 통해 2루 베이스 뒤에서 기다린 유격수 오지환의 수비가 아니었다면 루카스는 승리 투수 요건은커녕 4회말조차 채우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후 루카스는 실점하지 않고 6이닝을 채워 시즌 3승을 거뒀지만 7피안타 5실점으로 투구 내용은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황목치승 맹활약

5회초도 황목치승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그는 무사 1루에서 절묘한 희생 번트를 안타로 만들어 출루했습니다. 이어 무사 1, 2루에서 이진영의 2루수 땅볼 타구에 1루에서 2루로 향하다 몸을 납작 엎드려 태그를 피한 것은 물론 2루수 정훈이 시간을 끌도록 만들었습니다. 타자 주자 이진영은 1루에서 아웃 판정을 받았지만 양상문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기민하게 나와 합의 판정을 요구해 세이프로 판정 번복을 유도했습니다. 황목치승이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로 만든 만루에서 한나한의 우익수 희생 플라이와 양석환의 2루타에 상대 실책을 묶어 14:5로 벌렸습니다.

6회초에도 오지환과 황목치승의 타점으로 2점을 추가해 16:5가 되었습니다. 한동안 주전 2루수로 출전한 박지규가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는데 이날 6타수 4안타 3타점 4득점을 기록한 황목치승이 당분간 2루수 겸 2번 타자를 맡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8회초에는 그간 1군에 있었지만 활약이 미미했던 채은성과 문선재가 폭발했습니다. 채은성이 1사 2, 3루에서 2타점 2루타를 터뜨리자 대타로 나온 문선재가 풀 카운트 끝에 좌월 2점 홈런을 터뜨려 기어코 20점을 채웠습니다. 문선재의 2점포는 이날 경기 양 팀을 통틀어 최장거리인 비거리 130m를 기록하며 사직구장 좌측 관중석 최상단에 꽂히는 대형 홈런이었습니다.

LG 최초의 부자 선수 양원혁 데뷔 첫 안타

8회초 포문을 연 것은 1사 후 대타로 나온 양원혁이었습니다. 그는 인하대를 졸업하고 2014년 LG에 입단한 우투좌타 내야수로 NC 양승관 수석코치의 아들입니다. 양승관 코치는 프로야구 원년 삼미 슈퍼스타즈 출신으로 1990년 창단 첫해에 트레이드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은 바 있습니다. 유승안 경찰청 감독이 MBC 청룡 원년 멤버 출신이며 아들 유원상이 LG에 몸담고 있지만 부자가 모두 LG 선수가 된 것은 양승관-양원혁이 최초입니다.

양원혁은 1군 데뷔 첫 타석인 이날 경기에서 좌전 안타로 첫 안타를 신고했고 채은성의 적시 2루타에 홈을 밟아 프로 데뷔 첫 득점도 기록했습니다.

김지용-신재웅 도합 7피안타 7실점

옥에 티는 8회말이었습니다. 7회말 2사 후 등판해 1개의 아웃 카운트를 처리한 김지용이 8회말 선두 타자 안중열을 시작으로 대타 황재균까지 5타자 연속 안타를 얻어맞으며 자신의 악송구 실책까지 곁들여 무너졌습니다. 김지용은 구속보다는 제구로 승부하는 유형의 투수인데 공이 몰리니 족족 맞아나갔습니다.

20:9로 쫓긴 가운데 무사 1, 3루에서 신재웅이 구원 등판했지만 1개의 아웃 카운트를 간신히 잡는 사이 2피안타 1볼넷으로 부진했습니다. 아직도 그는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습니다. 김지용과 신재웅이 0,1이닝 동안 도합 7실점하는 바람에 프라이머리 셋업맨 이동현이 등판해 1피안타 2탈삼진으로 이닝을 닫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타자들이 20점이나 뽑아줬다면 추격조의 투수들이라 해도 한 자릿수 실점으로 틀어막으며 더블 스코어를 최소한 유지하는 방향으로 경기를 마무리해야 했습니다. 아마도 김지용은 장진용과 엔트리가 바뀌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9회말 등판한 임정우는 선발 등판 시에는 보여주지 못했던 146km/h의 빠른공을 과시했습니다. 하지만 구속에 집착한 나머지 제구는 다소 흔들렸습니다. 실점은 하지 않았지만 1피안타 1볼넷으로 투구 내용은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물론 8회말에 불을 지른 김지용과 신재웅보다는 나았습니다.

또 하나의 옥에 티는 박지규입니다. 그는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공이 원 바운드로 뒤로 빠졌음에도 1루로 향하지 않고 공을 잡으러 가는 포수 안중열을 구경만 했습니다.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입니다. 타격 부진이 길어져 집중력이 떨어진 것인지 알 수 없으나 기본기를 망각한 플레이였습니다. 이날 1군에 등록되어 매 타석 마다 절실함이 느껴졌던 선수들과는 대조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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