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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라 대 비오란테 - 식물 괴수와 맞서는 일본의 상징 영화

고지라는 울트라맨과 함께 일본 특촬물의 대명사입니다. 아니, 일본을 상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일본의 또 하나의 상징인 프로야구팀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미국의 상징인 뉴욕 양키즈로 이적한 강타자 마쓰이 히데키에게 고지라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홈런 타자로 막강한 파워를 자랑했던 그에 대한 일본인들의 최고의 찬사였으니 말입니다.

고지라에 일본이 열광하고 주목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지진과 같은 자연 재해가 유난히 많은 일본에서 일본인들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자연 재해에 대해 잠재 의식 깊숙한 곳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데 그러한 불안감을 형상화한 것이 화산에서 튀어나와 거대한 지진과 해일을 일으키는 고지라입니다.

그리고 핵폭발의 원인이 되어 탄생해 원자력을 자양분으로 삼는 고지라는 핵무기를 상징한다는 것입니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핵폭탄에 의한 피해를 경험한 일본인들에게 고지라는 핵에 대한 공포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헐리우드의 재난 영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입니다. 서울에 비해서도 몇 배나 더 복잡한 대도시 도쿄의 꽉 짜여진 틈바구니와 시스템 안에서 일본인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지만 스트레스의 근원인 도시 - 물론 영화 속에서는 미니어쳐입니다만 - 를 고지라가 나타나 일순간에 쑥대밭으로 만드는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됩니다. 여기에는 일본 사회 특유의 조직 문화에서 기인하는 숨막힐 듯한 폐쇄성이 고지라로 인해 단번에 해소되고 파괴되어 버린다는 면도 있습니다.

장미와 고지라의 세포가 합성해 나타난 식물 괴수 비오란테가 고지라와 맞붙는 ‘고지라 대 비오란테’는 시리즈 중에서도 비교적 수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감상 후에는 다소 아쉽다는 생각이 앞섰습니다. 국내에 정식 개봉된 유일한 고지라 영화 ‘고지라 2000’보다는 훌륭했지만 스피디한 액션에 길들여진 요즘의 눈높이에서 보았을 때에는 대화도 없이 느릿느릿한 움직임으로 미니어쳐를 파괴하는 괴수 액션에는 다소 답답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플롯의 산만함도 아쉬웠습니다. 육상 자위대와 일본 정부, 사라디아 공화국에 초능력 소녀와 생물학 박사까지 지나치게 많은 인간들이 출연하여 괴수 영화 특유의 우직함에 장애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미너어쳐의 정교함에는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오사카 시내를 파괴하는 장면에 등장한 미니어쳐는 모두 파괴되는 한 장면을 위해 제작된 것일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충 만들고 넘어갔나는 느낌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치밀하게 제작되었더군요. 그리고 장면 전개 하나하나가 사전에 정교하게 계산된 콘티를 바탕으로 촬영이 이루어졌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습니다. 어느 도시가 공격당하는 것인지도 알 수 없게 만든 심형래의 ‘용가리’보다 훨씬 이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도시’를 제대로 다루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신이 살고 있거나 알고 있는 도시가 직접적으로 파괴당하는 것과 정체 불명의 스테레오 타입의 도시가 파괴당하는 것은 관객에게 상당히 다른 느낌을 주는데 ‘고지라 대 비오란테’는 전자에 매우 충실했습니다.

고지라의 적으로 등장하는 비오란테의 초기형에는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일반 스토리 공모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은, 장미 꽃봉오리를 머리로 한 비오란테의 다소 우스꽝스러우면서도 기묘한 모습이 너무나 강렬하고 인상적이었습니다. 진화를 거친 후기형은 전형적인 괴수에 가까워 아쉬웠지만 말입니다. 분명 제작비나 촬영의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었겠지만 제목 그대로 고지라와 비오란테의 대결에 조금 더 많은 시간이 할애되었다면 더 멋진 작품이 될 수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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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다인 2004/11/30 16:06 #

    링크 했습니다.
  • 닥터지킬 2004/11/30 22:16 #

    이름은 기억 안 나지만 비오란테의 머리 부분은 포켓 몬스터에 나오는 식물형 포켓몬 중 하나를 떠올리게 하네요...
    고지라 시리즈는 그 시초가 된 '고지라'밖에 보지 않았습니다만 그들 잠재 의식 속에 담겨진 불안감 같은 것들을 잘 형상화시켜 놓았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하지만 그 시리즈들엔 왠지 손이 안 가요.
  • 디제 2004/11/30 22:25 #

    다인님/ 환영합니다.
    닥터지킬님/ '포켓 몬스터'가 당연히 영향을 받은 걸 겁니다. '고지라 대 비오란테'는 1989년작이거든요. '고지라'가 우리 나라에서 큰 인기를 얻지 못하는 이유는 '고지라'가 형상화하는 불안감(지진이나 자연 재해, 핵폭탄)은 한국인들에게 어필하기 힘든 것이니까요.
  • Yum2 2004/12/01 15:06 #

    고지라 마지막 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네요. 그래서 어제 밤에는 시리즈 중 한 편을 방영했는데 뭔 내용인지 하나도 모르고 봤습니다..^^;;
  • 디제 2004/12/01 18:09 #

    Yum2님/ 이번에 일본에서 개봉하는게 '고지라 Final Wars'입니다. 하지만 시사회 반응이 안좋다더군요. 그리고 고지라는 배경 지식 없이 단순하게 봐도 됩니다. 괜히 제가 주절거렸을 뿐이죠. ^^
  • 다인 2004/12/02 14:52 #

  • 냉혈한 2004/12/04 01:21 #

    링크 신고드립니다
  • 잠본이 2004/12/14 21:22 #

    사실 90년대 고지라 영화들 중에는 이것보다 더 절망적인 작품이 쌔고 쌨기 때문에 그나마 이놈은 참 재미있는 편에 속합니다. ;>
  • 디제 2004/12/14 22:41 #

    잠본이님/ 미리 걸작이라는 호평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눈높이가 높아졌던 탓인지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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