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포스팅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벤져스는 히드라의 근거지를 섬멸하고 로키의 창을 확보합니다. 토니/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은 브루스/헐크(마크 러팔로 분)와 함께 동료들에 비밀로 한 채 지구를 지키는 울트론을 창조합니다. 하지만 자의식을 지닌 울트론은 지구의 평화가 인류와 어벤져스의 절멸을 통해 가능하다고 판단해 어벤져스를 공격합니다.
내부 갈등의 심화
마블 세계관의 슈퍼 히어로를 한데 모은 ‘어벤져스’의 후속편 ‘어벤져스 에이즈 오브 울트론’은 어벤져스가 울트론과 그의 인격을 지닌 무수한 로봇들과 싸우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토니가 울트론을 독단적으로 개발하게 된 계기는 ‘어벤져스’의 클라이맥스에 제시된 웜홀에서의 경험 때문입니다.
‘아이언맨 3’에서도 토니가 웜홀에서 무엇을 보았는지는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은 채 불면증과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만을 묘사했는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토니가 웜홀에서 자신을 제외한 어벤져스 동료들의 전원 사망을 보았음이 드러납니다. 어벤져스만으로는 지구의 평화를 지킬 수 없다는 강박관념으로 인해 토니는 로키의 창을 바탕으로 울트론을 제작하게 됩니다.
나름의 정의감과 선의를 바탕으로 창조했지만 울트론이 토니의 독단의 결과물이기에 어벤져스 내부의 갈등은 피할 수 없습니다. ‘어벤져스’에서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인 슈퍼 히어로들의 개성이 충돌해 흥미를 끌었지만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의 갈등은 보다 심각해집니다. 독선적인 재벌 토니와 고지식한 군인 스티브/캡틴 아메리카의 성향 차이가 두드러집니다.
헐크가 폭주하자 아이언맨이 헐크 버스터를 동원해 아프리카의 시가지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부르스의 대사를 통해 민심이 헐크를 싫어하게 되었다고 언급됩니다. 울트론의 숱한 분신인 로봇들은 아이언맨 수트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즉 어벤져스가 아이언맨과 맞서는 구도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벤져스 소속 슈퍼 히어로들의 증폭된 갈등과 인류로부터의 혐오가 향후 마블 세계관 영화의 새로운 흥밋거리가 될 것임을 분명히 합니다.
쌍둥이 초능력자
토니의 강박관념을 자극하고 헐크를 폭주시키는 슈퍼 히어로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의 엔딩 크레딧 후 추가 장면에 등장했던 쌍둥이 초능력자 중 한 명인 완다/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 분)입니다. 어벤져스에서 여성 히로인은 나타샤/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분) 한 명 뿐이었기에 스칼렛 위치는 상당한 비중을 부여받으며 결말서도 생존해 어벤져스의 정식 일원이 됩니다. 처음에는 울트론에 협조하지만 그의 속셈이 어벤져스 타도를 넘어 인류 절멸에 있음을 간파하고 어벤져스와 함께 합니다.
완다의 쌍둥이 오빠 피에트로/퀵실버(아론 테일러 존슨 분)는 원작 상으로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에반 피터스가 연기했던 퀵실버와 동일한 캐릭터입니다. 재빨리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퀵실버의 비중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 비해 적으며 액션 장면 연출 또한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압도적인 펜타곤 장면에 비해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인지 퀵실버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호크아이(제레미 레너 분)를 지키려다 사망해 유일하게 죽음을 맞는 어벤져스 소속 슈퍼 히어로입니다. ‘킥애스’에서 슈퍼 히어로를 열망해 초능력 없는 히어로를 자칭했던 킥애스를 아론 테일러 존슨이 연기했음을 감안하면 이채롭습니다. 킥애스의 꿈은 이루어졌지만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아론 테일러 존슨과 엘리자베스 올슨은 ‘고질라’에서 부부로 등장한 바도 있습니다. 서로에 대한 완벽한 신뢰로 뭉쳐진 퀵실버와 스칼렛 위치의 관계는 연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쌍둥이는 토니에 대한 증오로 인해 히드라의 초능력자 실험을 자원했는데 스티브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기 위해 슈퍼 솔저 실험에 자원했던 자신의 과거를 대입합니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 퀵실버와 스칼렛 위치의 아버지가 매그니토라는 설정은 암시만 할 뿐 직접적으로 제시되지는 않은 바 있습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도 쌍둥이의 아버지가 매그니토라는 설정은 전혀 암시되지 않습니다. 디즈니가 배급한 ‘어벤져스’ 시리즈는 20세기 폭스의 ‘엑스맨’ 시리즈와 본격적인 교류가 없으니 당연한 것이기도 합니다.
신 캐릭터 비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회심의 신 캐릭터는 비전(폴 베타니 분)입니다. 울트론이 제작한 안드로이드로 아이언맨의 충복 자비스의 정신을 지녔습니다. 즉 토니와 울트론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과도 같습니다. ‘아이언맨’ 삼부작에서 자비스의 목소리를 연기했던 폴 베타니가 드디어 육체를 얻었습니다.
토르(크리스 헴스워스 분)의 해머 묠니르는 토르를 제외하면 어떤 슈퍼 히어로도 들거나 사용할 수 없지만 비전은 묠니르를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타인입니다. 그가 로키의 창에 장착된 마인드 스톤을 이마에 지녔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극중에서는 ‘고결함’으로 규정합니다.
강력한 능력을 지닌 비전의 존재는 울트론과의 싸움에서 어벤져스에 불리했던 전세를 반전시키는 계기가 됩니다. 인간과 우주에 대한 흥미가 강한 비전은 철학적이며 차분한 캐릭터입니다. 경쾌함을 넘어 다소 가벼운 마블의 슈퍼 히어로들 사이에서 이질적인 존재입니다.
인티니티 스톤과 타노스
비전이 지니게 된 마인드 스톤은 마블 세계관의 6개의 인피니티 스톤 중 하나입니다. 스칼렛 위치에 의해 악몽에 시달리게 된 토르는 셀비그 교수(스텔란 스카스가드 분)를 영국으로 찾아가 4개의 인피니티 스톤의 실체를 보게 됩니다.
마인드 스톤을 제외한 나머지 3개의 인피니트 스톤은 ‘어벤져스’에서 ‘큐브’로 한글 자막이 번역된 테서랙트, ‘토르 다크 월드’의 에테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오브 스톤입니다. ‘어벤져스’의 마인드 스톤까지 6개 중 4개의 인피니트 스톤이 등장했고 2개가 남았습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엔딩 크레딧 도중에 타노스가 등장합니다. 인피니티 스톤을 갈망하는 그는 인티니티 건틀렛을 착용하며 “내가 직접 나서겠다”며 후속편에 대한 기대를 증폭시킵니다. 더욱 강한 적은 슈퍼 히어로 장르의 연속성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엔딩 크레딧이 종료된 후에는 추가 장면은 없으며 ‘어벤져스는 다시 돌아온다(The Avengers Will Return)’는 문구로 마무리됩니다.
헐크와 블랙 위도우의 로맨스
기존 캐릭터들의 비중 배분은 매우 적절해 균형 감각이 뛰어납니다. 홀로 주인공을 맡는 영화가 사라진 울분을 떨치기라도 하듯 ‘어벤져스’에서 막강한 힘을 과시했던 헐크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는 다소 힘이 약화된 측면이 있습니다. 브루스가 토니에 휘둘리고 나타샤와 사랑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CG의 어색함이 두드러지는 서두의 소코비아 액션 장면이 마무리될 때 블랙 위도우가 헐크에 ‘자장가’를 불러주며 스킨십을 하는 장면부터 나타샤와의 사랑이 암시됩니다. 하지만 나타샤의 브루스에 대한 접근은 닉(사무엘 L. 잭슨 분)의 의도였다는 암시도 제시됩니다. 브루스와 나타샤가 가까워지자 스티브는 자신에게 나타샤가 접근했던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를 떠올립니다.
헐크와 마찬가지로 단독 주연의 영화가 없는 블랙 위도우는 불임을 위한 수술을 받고 킬러가 된 과거가 처음으로 제시됩니다. 그녀를 극한으로 몰아붙인 마담 B는 줄리 델피가 연기했습니다.
닉은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에서 와해된 쉴드를 재건합니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의 헬리캐리어도 재등장합니다. 하지만 콜슨 요원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의외로 상당한 비중을 부여받는 캐릭터는 호크아이입니다. 그는 아내와 두 아이를 둔 가장임이 드러납니다. 어벤져스 소속 슈퍼 히어로 중 유일하게 평범한 가정을 지닌 인물입니다. ‘어벤져스’에서 나탸사와의 관계는 그야말로 그의 아내도 인정한 친구 사이였음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아내가 세 번째 아이를 임신했기에 울트론과의 싸움은 마지막이 될 것처럼 암시됩니다. 혹시 호크아이가 사망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퀵실버가 대신 죽음을 맞습니다. 울트론과의 싸움이 종료된 뒤 호크아이는 가정으로 돌아갑니다.
워머신 비중 증가
조연 캐릭터 중에는 제임스/워머신의 비중이 큽니다. ‘아이언맨’ 삼부작에는 등장했지만 ‘어벤져스’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그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합류한 이유는 ‘아이언맨 4’가 당분간 제작될 예정이 없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에 처음 등장한 샘/팔콘(안소니 맥키 분)은 어벤져스의 파티에 등장하며 결말에는 어벤져스에 합류해 잠시 자신의 상징인 날개를 펼치기도 합니다. 스칼렛 위치에 의해 캡틴 아메리카와 토르가 과거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장면에는 캡틴 아메리카의 연인에 가까웠던 페기(헤일리 앳웰 분)와 비프로스트 다리의 수호자 하임달(이드리스 엘바 분)도 등장합니다.
토니와 토르의 각각의 연인 페퍼와 제인은 대사로만 언급되며 등장은 하지 않습니다. 마블 세계관의 창시자 스탠 리는 어벤져스의 승리 축하 파티에 참석해 호기를 자랑하지만 고주망태가 되어 퇴장하는 퇴역 용사로 출연합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향후 개봉될 ‘앤트맨’의 주인공 앤트맨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서울 액션 장면
어벤져스의 내부 갈등을 증폭시키는 중반까지의 서사는 다소 지루한 측면이 있습니다. 헐크버스터와 헐크의 대결을 제외하면 딱히 액션 장면이 눈에 띄지 않습니다.
하지만 탄생을 앞둔 비전을 둘러싼 서울 액션 장면부터 클라이맥스의 소코비아 장면까지 쉴 새 없이 밀어붙입니다. 울트론이 자신의 분신을 탄생시키는 공간으로 세빛둥둥섬이 제시되는데 한국이 황우석으로 인해 줄기세포 연구의 선진국으로 알려졌기 때문인가 싶습니다.
울트론의 분신을 강탈하려기 위해 캡틴 아메리카, 블랙 위도우, 호크아이 등이 서울을 방문하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서울과 근교의 촬영지를 이곳저곳 짜깁기해 연출한 액션 장면에는 ‘즉석떡볶이’와 같은 간판이 등장합니다.
철도 액션 장면은 용산과 청량리 간 열차 구간을 재해석했습니다. 즉 열차를 보다 현대적으로 새롭게 바꾸고 실존하지 않는 종점으로서 63빌딩 주변이 등장합니다. 열차가 멈추는 오래된 상가는 문래동 철공소 골목에서 착안한 듯싶기도 합니다. 열차 내부에는 대한항공의 노골적 광고가 반복 노출됩니다. 퀵실버의 운동화가 아디다스임을 홍보하는 장면과 유사합니다.
헬렌(수현 분)의 연구실이 위치하는 세빛둥둥섬을 제외한 서울은 화려한 첨단 도시라기보다는 다소 칙칙하게 묘사되었습니다. 마치 중국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서울에서 직접 촬영한 할리우드가 영화가 드물기 때문에 어색한 느낌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극중에 삽입된 한국어 대사들은 발음이 매우 정확합니다.
헐크 - 주인공보다 관객이 더 괴롭다
인크레더블 헐크 - 속편과 패럴럴 월드 사이, ‘도망자’와 ‘킹콩’ 사이
아이언맨 - 진지한 히어로에 반기를 들어라
아이언맨2 - 빈약한 액션의 히어로 블록버스터
아이언맨3 - 진지한 성찰, 시원한 액션
토르 - 114분짜리 밋밋한 ‘어벤져스’ 예고편
토르 다크 월드 - 로키, 카리스마로 지배하다
퍼스트 어벤져 - 애국심 강조하는 미국의 약물 영웅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 첩보물 추구, 지루하다
어벤져스 - 떼로 나온 영웅들, 악역은 고작 1명?
http://twitter.com/tominodijeh

내부 갈등의 심화
마블 세계관의 슈퍼 히어로를 한데 모은 ‘어벤져스’의 후속편 ‘어벤져스 에이즈 오브 울트론’은 어벤져스가 울트론과 그의 인격을 지닌 무수한 로봇들과 싸우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토니가 울트론을 독단적으로 개발하게 된 계기는 ‘어벤져스’의 클라이맥스에 제시된 웜홀에서의 경험 때문입니다.
‘아이언맨 3’에서도 토니가 웜홀에서 무엇을 보았는지는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은 채 불면증과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만을 묘사했는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토니가 웜홀에서 자신을 제외한 어벤져스 동료들의 전원 사망을 보았음이 드러납니다. 어벤져스만으로는 지구의 평화를 지킬 수 없다는 강박관념으로 인해 토니는 로키의 창을 바탕으로 울트론을 제작하게 됩니다.
나름의 정의감과 선의를 바탕으로 창조했지만 울트론이 토니의 독단의 결과물이기에 어벤져스 내부의 갈등은 피할 수 없습니다. ‘어벤져스’에서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인 슈퍼 히어로들의 개성이 충돌해 흥미를 끌었지만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의 갈등은 보다 심각해집니다. 독선적인 재벌 토니와 고지식한 군인 스티브/캡틴 아메리카의 성향 차이가 두드러집니다.
헐크가 폭주하자 아이언맨이 헐크 버스터를 동원해 아프리카의 시가지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부르스의 대사를 통해 민심이 헐크를 싫어하게 되었다고 언급됩니다. 울트론의 숱한 분신인 로봇들은 아이언맨 수트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즉 어벤져스가 아이언맨과 맞서는 구도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벤져스 소속 슈퍼 히어로들의 증폭된 갈등과 인류로부터의 혐오가 향후 마블 세계관 영화의 새로운 흥밋거리가 될 것임을 분명히 합니다.
쌍둥이 초능력자
토니의 강박관념을 자극하고 헐크를 폭주시키는 슈퍼 히어로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의 엔딩 크레딧 후 추가 장면에 등장했던 쌍둥이 초능력자 중 한 명인 완다/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 분)입니다. 어벤져스에서 여성 히로인은 나타샤/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분) 한 명 뿐이었기에 스칼렛 위치는 상당한 비중을 부여받으며 결말서도 생존해 어벤져스의 정식 일원이 됩니다. 처음에는 울트론에 협조하지만 그의 속셈이 어벤져스 타도를 넘어 인류 절멸에 있음을 간파하고 어벤져스와 함께 합니다.
완다의 쌍둥이 오빠 피에트로/퀵실버(아론 테일러 존슨 분)는 원작 상으로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에반 피터스가 연기했던 퀵실버와 동일한 캐릭터입니다. 재빨리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퀵실버의 비중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 비해 적으며 액션 장면 연출 또한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압도적인 펜타곤 장면에 비해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인지 퀵실버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호크아이(제레미 레너 분)를 지키려다 사망해 유일하게 죽음을 맞는 어벤져스 소속 슈퍼 히어로입니다. ‘킥애스’에서 슈퍼 히어로를 열망해 초능력 없는 히어로를 자칭했던 킥애스를 아론 테일러 존슨이 연기했음을 감안하면 이채롭습니다. 킥애스의 꿈은 이루어졌지만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아론 테일러 존슨과 엘리자베스 올슨은 ‘고질라’에서 부부로 등장한 바도 있습니다. 서로에 대한 완벽한 신뢰로 뭉쳐진 퀵실버와 스칼렛 위치의 관계는 연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쌍둥이는 토니에 대한 증오로 인해 히드라의 초능력자 실험을 자원했는데 스티브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기 위해 슈퍼 솔저 실험에 자원했던 자신의 과거를 대입합니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 퀵실버와 스칼렛 위치의 아버지가 매그니토라는 설정은 암시만 할 뿐 직접적으로 제시되지는 않은 바 있습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도 쌍둥이의 아버지가 매그니토라는 설정은 전혀 암시되지 않습니다. 디즈니가 배급한 ‘어벤져스’ 시리즈는 20세기 폭스의 ‘엑스맨’ 시리즈와 본격적인 교류가 없으니 당연한 것이기도 합니다.
신 캐릭터 비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회심의 신 캐릭터는 비전(폴 베타니 분)입니다. 울트론이 제작한 안드로이드로 아이언맨의 충복 자비스의 정신을 지녔습니다. 즉 토니와 울트론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과도 같습니다. ‘아이언맨’ 삼부작에서 자비스의 목소리를 연기했던 폴 베타니가 드디어 육체를 얻었습니다.
토르(크리스 헴스워스 분)의 해머 묠니르는 토르를 제외하면 어떤 슈퍼 히어로도 들거나 사용할 수 없지만 비전은 묠니르를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타인입니다. 그가 로키의 창에 장착된 마인드 스톤을 이마에 지녔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극중에서는 ‘고결함’으로 규정합니다.
강력한 능력을 지닌 비전의 존재는 울트론과의 싸움에서 어벤져스에 불리했던 전세를 반전시키는 계기가 됩니다. 인간과 우주에 대한 흥미가 강한 비전은 철학적이며 차분한 캐릭터입니다. 경쾌함을 넘어 다소 가벼운 마블의 슈퍼 히어로들 사이에서 이질적인 존재입니다.
인티니티 스톤과 타노스
비전이 지니게 된 마인드 스톤은 마블 세계관의 6개의 인피니티 스톤 중 하나입니다. 스칼렛 위치에 의해 악몽에 시달리게 된 토르는 셀비그 교수(스텔란 스카스가드 분)를 영국으로 찾아가 4개의 인피니티 스톤의 실체를 보게 됩니다.
마인드 스톤을 제외한 나머지 3개의 인피니트 스톤은 ‘어벤져스’에서 ‘큐브’로 한글 자막이 번역된 테서랙트, ‘토르 다크 월드’의 에테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오브 스톤입니다. ‘어벤져스’의 마인드 스톤까지 6개 중 4개의 인피니트 스톤이 등장했고 2개가 남았습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엔딩 크레딧 도중에 타노스가 등장합니다. 인피니티 스톤을 갈망하는 그는 인티니티 건틀렛을 착용하며 “내가 직접 나서겠다”며 후속편에 대한 기대를 증폭시킵니다. 더욱 강한 적은 슈퍼 히어로 장르의 연속성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엔딩 크레딧이 종료된 후에는 추가 장면은 없으며 ‘어벤져스는 다시 돌아온다(The Avengers Will Return)’는 문구로 마무리됩니다.
헐크와 블랙 위도우의 로맨스
기존 캐릭터들의 비중 배분은 매우 적절해 균형 감각이 뛰어납니다. 홀로 주인공을 맡는 영화가 사라진 울분을 떨치기라도 하듯 ‘어벤져스’에서 막강한 힘을 과시했던 헐크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는 다소 힘이 약화된 측면이 있습니다. 브루스가 토니에 휘둘리고 나타샤와 사랑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CG의 어색함이 두드러지는 서두의 소코비아 액션 장면이 마무리될 때 블랙 위도우가 헐크에 ‘자장가’를 불러주며 스킨십을 하는 장면부터 나타샤와의 사랑이 암시됩니다. 하지만 나타샤의 브루스에 대한 접근은 닉(사무엘 L. 잭슨 분)의 의도였다는 암시도 제시됩니다. 브루스와 나타샤가 가까워지자 스티브는 자신에게 나타샤가 접근했던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를 떠올립니다.
헐크와 마찬가지로 단독 주연의 영화가 없는 블랙 위도우는 불임을 위한 수술을 받고 킬러가 된 과거가 처음으로 제시됩니다. 그녀를 극한으로 몰아붙인 마담 B는 줄리 델피가 연기했습니다.
닉은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에서 와해된 쉴드를 재건합니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의 헬리캐리어도 재등장합니다. 하지만 콜슨 요원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의외로 상당한 비중을 부여받는 캐릭터는 호크아이입니다. 그는 아내와 두 아이를 둔 가장임이 드러납니다. 어벤져스 소속 슈퍼 히어로 중 유일하게 평범한 가정을 지닌 인물입니다. ‘어벤져스’에서 나탸사와의 관계는 그야말로 그의 아내도 인정한 친구 사이였음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아내가 세 번째 아이를 임신했기에 울트론과의 싸움은 마지막이 될 것처럼 암시됩니다. 혹시 호크아이가 사망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퀵실버가 대신 죽음을 맞습니다. 울트론과의 싸움이 종료된 뒤 호크아이는 가정으로 돌아갑니다.
워머신 비중 증가
조연 캐릭터 중에는 제임스/워머신의 비중이 큽니다. ‘아이언맨’ 삼부작에는 등장했지만 ‘어벤져스’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그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합류한 이유는 ‘아이언맨 4’가 당분간 제작될 예정이 없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에 처음 등장한 샘/팔콘(안소니 맥키 분)은 어벤져스의 파티에 등장하며 결말에는 어벤져스에 합류해 잠시 자신의 상징인 날개를 펼치기도 합니다. 스칼렛 위치에 의해 캡틴 아메리카와 토르가 과거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장면에는 캡틴 아메리카의 연인에 가까웠던 페기(헤일리 앳웰 분)와 비프로스트 다리의 수호자 하임달(이드리스 엘바 분)도 등장합니다.
토니와 토르의 각각의 연인 페퍼와 제인은 대사로만 언급되며 등장은 하지 않습니다. 마블 세계관의 창시자 스탠 리는 어벤져스의 승리 축하 파티에 참석해 호기를 자랑하지만 고주망태가 되어 퇴장하는 퇴역 용사로 출연합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향후 개봉될 ‘앤트맨’의 주인공 앤트맨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서울 액션 장면
어벤져스의 내부 갈등을 증폭시키는 중반까지의 서사는 다소 지루한 측면이 있습니다. 헐크버스터와 헐크의 대결을 제외하면 딱히 액션 장면이 눈에 띄지 않습니다.
하지만 탄생을 앞둔 비전을 둘러싼 서울 액션 장면부터 클라이맥스의 소코비아 장면까지 쉴 새 없이 밀어붙입니다. 울트론이 자신의 분신을 탄생시키는 공간으로 세빛둥둥섬이 제시되는데 한국이 황우석으로 인해 줄기세포 연구의 선진국으로 알려졌기 때문인가 싶습니다.
울트론의 분신을 강탈하려기 위해 캡틴 아메리카, 블랙 위도우, 호크아이 등이 서울을 방문하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서울과 근교의 촬영지를 이곳저곳 짜깁기해 연출한 액션 장면에는 ‘즉석떡볶이’와 같은 간판이 등장합니다.
철도 액션 장면은 용산과 청량리 간 열차 구간을 재해석했습니다. 즉 열차를 보다 현대적으로 새롭게 바꾸고 실존하지 않는 종점으로서 63빌딩 주변이 등장합니다. 열차가 멈추는 오래된 상가는 문래동 철공소 골목에서 착안한 듯싶기도 합니다. 열차 내부에는 대한항공의 노골적 광고가 반복 노출됩니다. 퀵실버의 운동화가 아디다스임을 홍보하는 장면과 유사합니다.
헬렌(수현 분)의 연구실이 위치하는 세빛둥둥섬을 제외한 서울은 화려한 첨단 도시라기보다는 다소 칙칙하게 묘사되었습니다. 마치 중국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서울에서 직접 촬영한 할리우드가 영화가 드물기 때문에 어색한 느낌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극중에 삽입된 한국어 대사들은 발음이 매우 정확합니다.
헐크 - 주인공보다 관객이 더 괴롭다
인크레더블 헐크 - 속편과 패럴럴 월드 사이, ‘도망자’와 ‘킹콩’ 사이
아이언맨 - 진지한 히어로에 반기를 들어라
아이언맨2 - 빈약한 액션의 히어로 블록버스터
아이언맨3 - 진지한 성찰, 시원한 액션
토르 - 114분짜리 밋밋한 ‘어벤져스’ 예고편
토르 다크 월드 - 로키, 카리스마로 지배하다
퍼스트 어벤져 - 애국심 강조하는 미국의 약물 영웅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 첩보물 추구, 지루하다
어벤져스 - 떼로 나온 영웅들, 악역은 고작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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