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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확장판 - 22분 늘어난 251분, 무엇이 추가되었나? 영화

※ 본 포스팅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확장판’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22분의 추가 장면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1984년 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확장판이 극장 개봉되었습니다. 기존에 공개된 229분 버전에 22분을 추가한 251분 버전입니다. 추가된 22분이 발견 및 복원된 과정은 자막을 통해 서두에 제시됩니다.

추가 장면은 너무나 확연하게 기존 장면과 구분됩니다. 화질과 음향이 매우 조악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디지털 리마스터링 기술이 뛰어나다 해도 원본인 35mm 워크프린트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합니다.

추가 장면과 기존 장면의 연결은 의외로 매끄럽습니다. 이를테면 데보라(엘리자베스 맥거번 분)가 할리우드로 떠나기 전 누들스(로버트 드 니로 분)가 저녁 식사를 초대하는 장면 앞에는 누들스와 운전수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삽입됩니다. “(갱인)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누들스의 질문에 운전수는 “유태인은 원래 적이 많은데 또 다른 적을 만들 필요는 있는지 의문”이라며 누들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조심스레 드러냅니다. 이튿날 새벽 누들스가 데보라를 성폭행하자 운전수가 차를 세운 뒤 누들스가 주는 돈을 받기를 거부하는 장면과 연결됩니다.

데보라와의 이별에 상심한 누들스가 홀로 술을 마시다 이브(달렌 플루겔 분)와 처음 만나는 장면도 확장판에 추가되었습니다. 이브는 누들스의 돈을 노리고 동침합니다. 하지만 데보라의 이름을 외치며 술주정을 하다 홀로 잠든 누들스를 이브는 애처롭게 여깁니다. 이브는 연락처가 남긴 쪽지를 남겨두고 떠납니다. 첫 장면에서 살해당하기까지 누들스의 곁을 변함없이 지키던 이브와 누들스의 관계의 시작입니다. 이어 누들스가 홀로 깨어나 할리우드로 떠나는 데보라를 배웅하기 위해 기차역에 도착하는 기존의 장면으로 연결됩니다. 누들스와 데보라의 기차역 이별 후 약 10분간의 막간이 삽입됩니다.

베일리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맥스(제임스 우즈 분)가 저택 창문에서 내려다보며 아들 데이빗(러스티 제이콥스 분)과 수인사를 나누는 기존 장면 뒤에는 맥스가 창문을 닫은 뒤 노조 간부 출신 정치인 지미(트리트 윌리엄스 분)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추가되었습니다. 지미는 데이빗의 미래를 볼모로 베일리의 죽음을 재촉합니다.

베일리의 죽음을 암시하는 또 다른 장면도 추가되었습니다. 229분 버전에는 거물 여배우가 된 데보라가 연극 ‘클레오파트라’의 타이틀 롤 클레오파트라를 맡아 공연을 마치고 분장을 지우는 장면이 제시된 바 있습니다. 확장판에는 데보라가 클레오파트라를 연기하고 누들스과 관객으로서 관람하는 연극 장면이 삽입되었습니다. 궁지에 몰린 클레오파트라는 뱀으로 자살합니다.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린 베일리의 죽음을 암시합니다.

누들스와 이브의 첫 만남은 흥미롭지만 대부분의 추가 장면은 지나치게 설명적이어서 사족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존의 229분 버전으로도 서사는 충분합니다. 맥스가 죽은 것으로 처리되며 짝눈(윌리엄 포사이드 분)과 팻시(제임스 헤이든 분)가 죽음을 맞이한 연방준비제도의 구체적인 습격 과정은 확장판에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사족을 덧붙이면 시체를 바꿔치기해 죽음을 가장하고 신분을 세탁한 맥스의 트릭은 DNA 검사가 중요한 수사 수단인 21세기에는 통하지 않는 것입니다.

20세기 사나이들의 일대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는 20세기 사나이들의 일대기를 세 개의 시대에 걸쳐 묘사하는 대하 서사시입니다. 첫째, 짝눈과 팻시 등을 거느리고 있던 소년 누들스(스캇 타일러 분)가 소년 맥스(러스티 제이콥스 분)와 조우해 친구가 됩니다. 도미닉(노아 모아제지 분)이 벅시(제임스 루소 분)에 살해당하자 누들스는 복수를 하다 12년 동안 수감됩니다.

둘째, 교도소에서 석방된 누들스가 맥스와 함께 금주법을 틈타 부당 이득을 취하며 승승장구하는 1932년부터 1933년까지의 약 1년간입니다. 금주법이 폐지되자 맥스, 짝눈, 팻시는 연방준비제도를 습격하려다 누들스의 밀고로 인해 실패합니다.

셋째, 1978년 70대의 누들스가 35년 만에 뉴욕으로 돌아와 연방준비제도 습격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 맥스와 재회합니다. 극중에서 가장 현대에 속하는 1978년 장면에는 컬러 TV와 부츠컷 진 등 새로운 시대를 대변하는 소품이 등장합니다.

20세기를 관통하는 세 개의 시대는 절묘한 편집과 아역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로 인해 아무런 위화감이 없이 멋들어지게 조화를 이룹니다. 한편으로는 세 개의 시간이 혼재된 기존의 버전이 아니라 1980년대 말 소련에 공개되었던 시간 순 편집은 과연 어떨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제작 당시 40세를 전후했던 로버트 드 니로는 1978년 장면을 위해 70대 노인 분장을 했습니다. 이제는 그가 진정 70대 노인이 되었습니다.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

과거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엔니오 모리꼬네의 애잔하고 서정적인 배경 음악은 너무나 유명합니다. 하지만 정치적, 사회적 측면의 주제의식을 포괄하는 삽입곡은 ‘God Bless America’입니다.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라는 의미의 이 곡은 암전에서 첫 장면으로 이어져 이브가 살해되기 직전에 삽입됩니다. 이브로서는 죽음을 맞기 전에 마지막으로 들었던 곡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God Bless America’는 종반 베일리가 자살한 직후 광란의 젊은이들이 폭주하는 장면에 다시 한 번 삽입됩니다. 청소차에 뛰어든 베일리의 독특한 방식의 자살은 더러움이 ‘청소’되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무고한 여성의 죽음 직전과 부패한 거물 정치인의 죽음 직후에 삽입되어 장송곡처럼 들리는 ‘God Bless America’는 매우 역설적이며 풍자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노조 간부가 갱단과 손을 잡고 갱이 신분을 세탁해 장관이 되는 등 범죄로 얼룩진 20세기 미국의 어두운 단면에 대한 비판적 의식을 상징합니다.

소녀 데보라(제니퍼 코넬리 분)가 처음 등장하는 발레 장면에서 삽입되는 곡은 ‘Amapola’입니다. 재즈 풍으로 편곡되어 당시가 재즈의 시대임을 상기시킴과 동시에 데보라의 테마곡처럼 활용됩니다. 데보라와의 사랑은 누들스를 가장 행복하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달콤하면서도 뒷맛은 허무해 두 사람의 관계의 비극적 귀결을 암시하는 듯합니다.

비틀즈의 ‘Yesterday’는 연주곡처럼 삽입되었는데 누들스와 맥스의 관계를 상징합니다. 맥스로부터 배신당해 보관함의 돈이 모두 사라진 것을 확인한 누들스가 뉴욕을 떠나 버팔로로 향하기 직전 과거를 회상하는 가운데 흐릅니다. 종반에 베일리로 신분을 세탁한 맥스와 누들스가 재회하는 장면에도 다시 한 번 삽입되었습니다. 두 남자의 우정과 배신, 과거와 회한, 삶과 죽음의 엇갈림을 상징하는 곡입니다.

아편에 취한 누들스의 꿈?

결말에서 누들스는 중국 극장에서 아편에 취해 미소 짓습니다. 맥스를 비롯한 동료 3인이 연방준비제도를 습격하다 실패한 이후의 장면으로 보입니다. 즉 배신자는 맥스가 아니라 누들스라는 해석이 가능해집니다.

그렇다면 누들스가 뉴욕에서 버팔로로 도주하고 35년 뒤에 베일리와 재회하는 장면은 현실이 아니라 아편에 취해 나타난 꿈일 수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스캔들에 휘말린 장관임에도 불구하고 베일리의 얼굴이 언론에 전혀 보도되지 않아 어색한 연출도 누들스의 꿈 때문이었다면 설명이 가능합니다. 누들스의 꿈이라는 해석을 적용한다면 맥스가 생존해 베일리 장관이 되고 자신과 쏙 빼닮은 아들을 낳으며 데보라와 연인이 된 1978년 장면은 모두 거짓이 됩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확장판의 한글자막에는 오탈자가 두드러집니다. ‘비나가는 개’는 ‘지나가는 개’, ‘엄염히’는 ‘엄연히’, ‘세워도’는 ‘세월도’가 옳습니다. 물음표(‘?’)를 타이핑하는 과정에서 함께 잘못 눌린 ‘>’도 두 번이 보입니다. 걸작의 감상을 방해하는 초보적인 자막 오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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