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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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므 파탈 - 드 팔머의 프랑스 영화 오마주 영화

칼리토 - 3류 갱의 희망과 좌절

제대로 된 홍보도 없이 개봉되고 있는 브라이언 드 팔머의 ‘팜므 파탈’은 글자 그대로 주변의 모든 남자들을 유혹해 파멸로 이끄는 여성에 관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영화의 제목이 모든 것을 그대로 말해준다면 아무런 반전 없이 밋밋하게 흘러갈 것이기 때문에 영화 제목 속에는 또다른 반전의 요소가 숨어 있습니다.

‘칼리토’, ‘미션 임파서블’, ‘언터쳐블’, ‘스네이크 아이’ 등 많은 영화들을 매끄럽게 뽑아내는 드 팔머의 자질은 ‘팜므 파탈’에서도 유감 없이 발휘되어 있습니다. 각본과 감독을 그가 직접 담당한 ‘팜므 파탈’은 불어로 된 제목을 반영하듯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영화 속에서도 프랑스어가 상당 부분 등장하고, 영화의 분위기 자체도 과거의 프랑스 영화의 캐릭터의 분위기(이를테면 ‘사형대의 엘리베이터’나 ‘네 멋대로 해라’와 같은)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팜므 파탈’은 한때 전성기를 누렸던 프랑스 영화의 오마주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여주인공인 로르 애쉬로 분한 레베카 로민 스타모스는 미국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검은 머리에 커다란 선글라스, 스카프와 붉은 립스틱으로 프랑스인 팜므 파탈의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습니다.

‘스네이크 아이’에서 이미 권투 경기장의 안팎을 넘나드는 무지막지한 롱 테이크로 영화적 테크닉을 유감없이 발휘했던 드 팔머의 기교는 ‘팜므 파탈’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납니다. 오프닝에서 로르가 TV를 보다 일에 관한 지시를 받는 장면이나 파파라치인 니콜라스 바르도(안토니오 반데라스 분)가 자신의 집 밖에 주차된 오토바이를 발견하고 집으로 들어오는 사이 그의 집을 천천히 비추는 장면은 배우의 연기와 감독의 시간 계산이 완벽하게 맞아들어야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만합니다. 아울러 영화 속 칸 영화제 중간에 다이아 몬드 도난 장면이나 니콜라스가 촬영하다 전화를 받는 장면에서의 화면 분할은 쿠엔틴 타란티노의 ‘재키 브라운’의 화면 분할 장면에 전혀 뒤지지 않을 만큼 시간 배분이 적절하며 스릴러 특유의 긴박감이 잘 살아 있습니다.

거장 드 팔머의 ‘팜므 파탈’은 결국 인생 유전을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가 이제 노회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결말은 분명 교훈적입니다만 이런 결말을 얻어내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판에 박힌 것은 아닙니다. 군데군데 숨겨둔, 촘촘히 얽힌 영화적 장치들이 빛을 발하며, 영화는 테리 길리엄의 ‘12 몽키즈’와 같은 결말로 향해 나아갑니다. 더 이상 언급하면 ‘노 스포일러’를 표방하는 제 이글루의 운영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므로 삼가겠습니다만 개봉관이 적어서 많은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이 아까울 만큼 극장에서 놓치기에는 아쉬운 작품입니다. 특히 스릴러와 그 공식을 즐기시는 분이나 드 팔머가 항상 평년작 이상은 만들어낸다고 믿는 분들은 일주일 이상 넘기기 힘든 이 영화를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덧글

  • 닥터지킬 2004/11/22 11:50 #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영화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히치콕이란 감독때문이어서 그런지 드 팔머의 영화에서 유독 히치콕의 체취를 읽어내려는 경향이 강한 편이죠. 아무래도 사람은 자기 입장을 내세우려 하니까요. 그런 탓에 상대적으로 드 팔머의 실력을 과소 평가하는 독단도 행하긴 하지만 그러면서도 좋아할 수밖에 없는 감독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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