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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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아이즈 - 예술은 정교한 사기, 예술가는 거짓말쟁이 영화

※ 본 포스팅은 ‘빅 아이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외동딸 제인과 함께 남편으로부터 도망친 마거릿(에이미 아담스 분)은 샌프란시스코에 정착합니다. 마거릿은 제인을 모델로 큰 눈의 어린이를 그리는 독특한 화풍을 지녔지만 주목받지 못합니다. 마거릿에 접근해 결혼한 월터(크리스토프 왈츠 분)는 그녀의 그림을 자신의 작품으로 위장해 상업적 성공을 거둡니다.

월터, 예술의 경지에 오른 사기꾼

팀 버튼 감독의 ‘빅 아이즈’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아내와 그녀의 독창적 그림을 자신의 것이라 속여 유명해진 남편의 부부의 실화를 묘사합니다. 1950년대 이후 미국을 배경으로 합니다.

마거릿 킨은 피해자입니다. 누구에게도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지 못하고 창작자로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가운데 집 안에 갇혀 그림만 그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반면 월터 킨은 가해자입니다. 그림을 판매해 마거릿에 돈을 가져다주지만 예술가로서의 사회적 명성은 자신이 독차지합니다. 예술가의 고뇌어린 창작의 열매를 다른 이가 가로챈다는 설정은 ‘은교’ 등에서 익숙한 것입니다.

하지만 ‘빅 아이즈’는 마거릿은 선, 월터는 악으로 선명하게 구분하지 않습니다. 우선 마거릿은 공범이라는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림에 영감을 준 제인에게도 숨겨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술과 담배에 빠져듭니다. 반면 월터는 의외로 귀여운 사기꾼으로 묘사됩니다. 아내 마거릿을 두고 여러 여자들에게 집적대지만 특별히 한 여자와 불륜에 빠지지는 않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팀 버튼은 필모그래피를 통해 의외로 악역을 매력적으로 묘사한 바 있습니다. ‘배트맨’의 조커, ‘배트맨 2’의 펭귄과 캣우먼은 모두 악역이지만 유쾌하며 인간적 면모를 지닌 캐릭터들입니다. 그의 연출작 중 주역들이 잔혹한 행동을 일삼는 ‘화성 침공’과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에서도 화성인들과 스위니 토드 및 러빗 부인 커플을 은근히 귀엽게 묘사한 바 있습니다. 팀 버튼은 선과 악, 밝음과 어둠이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한다는 세계관을 지니고 있습니다.

게다가 팀 버튼은 ‘예술은 사기’라는 의식 또한 지니고 있습니다. ‘에드 우드’의 주인공인 실존 인물 에드 우드는 사기꾼에 가까운 인물입니다. ‘빅 피쉬’는 아버지의 일생의 허풍에 관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두 영화의 주인공을 팀 버튼은 결코 악으로 단죄하지 않으며 따뜻한 시선을 견지합니다. ‘정교한 거짓은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주제의식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월터는 그의 거짓말이 너무나 정교하고 뻔뻔스러웠다는 점에서 예술가로서 인정할 수 있습니다. 극중에서 그가 “예술은 예술가와 평론가의 담합”이며 “‘더 팩토리’의 앤디 워홀보다 나의 예술품 복제가 선구적이다”고 주장하는 대사는 예술의 본질이 무엇인지 되새기게 합니다. TV, 신문 등 대중매체의 영악한 활용도 돋보이는 월터입니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빅 아이즈’가 매력적인 영화로 해석될 수 있는 이유는 팀 버튼의 예술론 때문입니다.

에이미 아담스와 크리스토프 왈츠, 팽팽한 연기 대결

‘빅 아이즈’를 범상치 않은 영화로 만드는 또 다른 요소는 두 주연 배우의 연기 대결입니다. 30대 이후 연기에 물이 오른 40세의 에이미 아담스는 내적 갈등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인정받지 못하는 여성 예술가의 고독과 고통을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미세한 내면 연기는 디테일이 돋보이면서도 우아합니다. 그녀가 연기한 마거릿은 두 번이나 남편을 잘못 만나는 기구한 운명을 되풀이합니다. 한편 마거릿의 외동딸 제인을 연기한 두 명의 아역 배우 딜라니 레이와 마들레인 아서는 마거릿의 작품 속 아이들처럼 큰 눈, 둥근 얼굴형, 마른 체형이 흡사해 인상적인 캐스팅입니다.

크리스토프 왈츠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과 ‘대학살의 신’에서 선보인 과장되고 뻔뻔스러운 인물을 다시 한 번 연기합니다. 그의 연기를 통해서도 월터의 내면을 알 수 없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월터가 광기 어린 욕망 외에는 아무 것도 없어 내면이 공허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속담이 딱 맞아떨어지는 인물입니다.

월터와 대립하는 대쪽 평론가 존 카나데이 역의 테렌스 스탬프는 비중은 크지 않으나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월터가 존의 얼굴에 포크로 위해를 가하려 하지만 존이 월터의 손목을 잡아 제지하는 장면은 테렌스 스탬프가 1980년 작 ‘슈퍼맨 2’에서 조드 장군으로 출연했음을 상기시킵니다. 조드 장군이 재등장한 슈퍼맨의 리메이크 ‘맨 오보 스틸’에서 로이스 레인 역을 에이미 아담스가 맡았음을 감안하면 테렌스 스탬프의 ‘빅 아이즈’ 출연은 슈퍼 히어로의 팬인 팀 버튼의 의도적인 캐스팅일 수도 있습니다.

20세기 중반 재현 인상적

‘빅 아이즈’는 등장인물이 적고 스케일이 작습니다. 클라이맥스의 법정 공방은 연극적 성격이 강합니다. 소품에 가까운 영화입니다.

1950년대 이후 20세기 중반 시대 분위기 재현은 돋보입니다. 미항 샌프란시스코와 재즈 바, 매카시즘과 여성의 사회 진출 제한, 1963년 개최된 뉴욕세계박람회 등을 다룹니다. 마릴린 먼로, 칼 제이더 등의 당대 유명 인사들의 이름도 거명됩니다. 흑백 TV의 토크쇼를 그대로 재현해 20세기 중반의 향수를 자극합니다.

결말은 의외로 훈훈하게 인과응보로 마무리됩니다. 엔딩 크레딧 직전에는 실제 월터와 마거릿의 사진과 후일담이 제시됩니다. 90세에 가까워졌지만 여전히 생존 중인 실제 마거릿 킨과 에이미 아담스가 함께 촬영한 사진은 미소를 짓게 합니다.

비틀쥬스 - 팀 버튼 월드의 소박한 시식 코너
가위손 - 세월 이겨낸 팀 버튼의 초기작
배트맨 2 - 진짜 주인공은 주체적인 그녀, 캣우먼
빅 피쉬 - 자신의 작품 세계에 대한 팀 버튼의 항변
찰리와 초콜릿 공장 - 여전히 기괴하면서도 유쾌한 팀 버튼 월드
유령 신부 - 심리 묘사가 돋보인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스위니 토드 - 잔혹한 고어와 치정 뮤지컬의 오묘한 만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IMAX DMR 3D - 팀 버튼과 디즈니의 잘못된 만남
다크 섀도우 - 눈과 귀 즐거운 아름다운 호러 코미디
프랑켄위니 - 고전 호러 오마주한 기괴한 귀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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