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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 투 더 스타 - 근친상간의 신화적 비극 영화

※ 본 포스팅은 ‘맵 투 더 스타’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화상 자국이 있는 소녀 아가사(미아 바시코프스카 분)는 플로리다에서 고향 LA로 돌아와 여배우 하바나(줄리안 무어 분)의 조수가 됩니다. 아가사의 정체는 하바나의 치료사 스태포드(존 쿠삭 분)의 딸이자 스태포드의 아들인 아역 배우 벤지(에반 버드 분)의 누나입니다. 아가사는 벤지에 접근해 7년 만에 재회합니다.

두 집안의 비극

‘맵 투 더 스타’는 기괴함과 잔혹함을 즐기는 데비잇 크로넨버그의 작품답게 영화의 도시 LA를 배경으로 두 영화배우 집안의 신화적 비극을 묘사합니다. 아가사는 스태포드 집안의 딸이지만 7년 전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동생 벤지에 약물을 먹인 뒤 집에 불을 지른 바 있습니다. 방화사건 이후 아가사는 플로리아에 격리됩니다. 벤지는 아역 배우로 성공하지만 약물에 중독된 데다 트라우라로 인해 죽은 자들의 환영에 시달립니다. 아가사와 벤지는 남매 지간이지만 서로 결혼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데 부모가 남매지간이기 때문입니다.

아버지 스태포드와 어머니 크리스티나(올리비아 윌리엄스 분)는 따로 양육되어 결혼한 뒤에야 서로가 친남매임을 알아차렸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아가사는 아버지의 일기장을 훔쳐봐 아버지가 근친임을 알면서도 결혼을 강행한 비밀마저 알게 됩니다. 물질적으로는 윤택하지만 속은 곪을 대로 곪은 스태포드 집안의 가족은 광기와 근친상간으로 얼룩진 왕가를 보는 듯합니다.

다른 하나는 여배우 하바나의 집안입니다. 아가사를 조수로 고용하는 하바나는 한때 영화제에서 수상했을 정도로 잘 나가는 배우였지만 현재는 약물에 중독되고 자기 관리에 실패해 좀처럼 배역을 따내지 못합니다. 이미 사망한 어머니 클라리스(사라 가돈 분)의 환영에 시달리며 끊임없이 의식하는 하바나는 어머니의 생전 출연작 ‘Stolen Waters’의 리메이크에 출연해 동일한 배역을 물려받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배역은 아지타(제인 하이트마이어 분)에게 돌아갑니다.

물과 불

스태포드 집안과 하바나의 집안은 화재 사고, 즉 불이라는 공통점도 지니고 있습니다. 클라리스는 화재로 사망했습니다. 아가사는 집에 불을 질러 벤지와 동반 자살을 기도한 바 있습습니다. 후반부에서 크리스티나는 스태포드가 보는 앞에서 불길에 휘말립니다. 실제로 크리스티나가 화재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니라 스태포드의 환영일 수도 있습니다. 불에 트라우마를 지닌 두 가문 사람들은 죽은 자의 환영에 시달리는 공통점도 지니고 있습니다. 하바나, 아가사, 벤지가 환영에 시달리는 또 다른 공통적 이유는 약물이기도 합니다.

불과 대비되는 물도 중요한 소재입니다. 벤지가 영화화의 소재를 위해 병원을 방문해 만나지만 이내 사망하는 소녀 캐미(키아라 글래스코 분)는 수영장에서 물에 젖은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수영장에서 익사한 아지타의 아들 마이카(도메닉 리찌 분)도 캐미와 함께 벤지의 앞에 나타납니다. 마이카의 죽음으로 인해 하바나는 아지타를 대신해 어머니의 배역을 물려받습니다. 그에 앞서 하바나는 클라리스가 욕조에서 물에 흠뻑 젖은 환영으로 등장하자 기겁합니다.

제목의 이중적 의미

제목 ‘맵 투 더 스타(Maps to the Stars)’는 이중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첫째, 아가사가 스타이자 동생인 벤지의 집을 찾기 위한 지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둘째, 아가사와 벤지가 7년 전 성공하지 못했던 자신들의 결혼식 및 동반자살을 통해 하늘의 별, 곧 죽음으로 향하는 길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아가사와 벤지의 죽음은 중반 이후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결말입니다. 하바나, 아가사, 벤지의 죽음은 두 집안을 다룬 신화적 서사가 비극적으로 수렴한다는 의미입니다.

개성적인 것을 넘어 기괴하면서도 자극적인 등장인물들은 화려한 배우들의 과감한 연기를 통해 강렬한 개성을 지니게 됩니다. 두 집안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아가사 역의 미아 바시코프스카는 ‘레스트리스’의 이른바 ‘4차원’ 이미지와 ‘스토커’의 잔혹한 살인자 이미지를 동시에 연기합니다. 벤지 역의 에반 버드는 허세 넘치는 10대 배우 역할을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고 소화합니다. 작품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줄리안 무어는 하바나 역을 통해 예상을 넘어서는 대담한 연기를 과시합니다. 어지간한 여배우라면 화장실 장면은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럽기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주술사에 가까운 스태포드를 연기한 존 쿠삭의 이기적 연기도 인상적입니다.

할리우드의 이면

‘맵 투 더 스타’는 할리우드의 이면을 가감 없이 조명합니다. 라이벌의 어린 아들의 사망에 기뻐하는 여배우, 약물과 섹스에 찌든 10대 스타, 유명인들의 사치와 향락은 충격적입니다. 인기가 생명인 배우와 그 가족들이 캐스팅에 강박적인 모습은 상당히 현실적입니다. 하지만 하바나를 포함한 3인 섹스 장면에서 성기의 모자이크 처리는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 판정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성인용 등급 판정을 내린 예술 작품에는 손을 대지 않고 성인 관객의 선택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할리우드 소재의 영화인만큼 앤 해서웨이, 짐 캐리를 비롯한 실제 배우들의 이름이 거론되며 ‘스타워즈’ 오리지널 삼부작에서 레아 공주를 맡았지만 너무나 외모가 변한 여배우 캐리 피셔도 실명으로 등장합니다. ‘대부’의 명대사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 언급되며 ‘스카페이스’, ‘터미네이터’ 등도 인용됩니다. 극중에서 벤지(Benjie)가 ‘벤지 시리즈’의 타이틀 롤 벤지(Benji)와 유사한 개를 권총으로 죽이는 장면은 언어유희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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